신경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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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야경 11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쫒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신경림의 "길" 중
2019.10.29 -
먼 데, 그 먼 데를 향하여 / 신경림
먼 데, 그 먼 데를 향하여 / 신경림 아주 먼데 말도 통하지 않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먼 데까지 가자고. 어느날 나는 집을 나왔다. 걷고 타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몇날 몇밤을 지나서. 이쯤은 꽃도 나무도 낯이 설겠지, 새소리도 짐승 울음소리도 귀에 설겠지, 짐을 풀고 찾아들어..
2014.04.16 -
송년 일몰
(송년시) 아름다운 손들을 위하여 / 신경림 어지러운 눈보라 속을 비틀대며 달려온 것 같다 긴긴 진창길을 도망치듯 빠져 나온 것 같다 얼마나 답답한 한 해였던가 속 터지는, 가슴에서 불이 나는 한 해였던가 일년 내내 그치지 않는 배신의 소식 높은데서 벌어지는 몰염치하고 뻔뻔스러..
2010.12.31 -
떠도는 자의 노래 / 신경림
떠도는 자의 노래 / 신경림 외진 별정우체국에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
2010.02.17 -
가난한 사랑의 노래 / 신경림
가난한 사랑의 노래 - 신경림 -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이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
2009.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