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23구간 (미사재에서 한재까지)

2009. 11. 3. 01:07山情無限/호남정맥(完)

 

 

 


호남정맥 23구간 (미사재에서 한재까지)



○ 산행일자 : 2009. 10. 24(토) 09:41 ~ 16:41 (7시간 00분)
○ 산행날씨 : 박무, 산행하기 좋은 시원한 날씨
○ 참석인원 : 울산원조산악회 호남정맥종주대 17명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2.9km + 3㎞         누적거리 : 345.7km (401.2km)
○ 산행코스 : (심원마을-)미사재-깃대봉-월출봉-형제봉-도솔봉-참샘이재-따리봉-한재(-논실마을)
○ 소 재 지 : 전남 순천시 서면, 황전면 / 광양시 봉강면, 옥룡면 / 구례군 간전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6:15            신복로타리

09:35            심원 황전터널 도착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9:41            황전터널 출발

09:53            미사재(치)(445m)

10:50            깃대봉(858.2m)

11:28            월출봉(861.3m)

12:37~13:07      형제봉(861.3m) / 점심

14:28            도솔봉(1123.4m)

15:05            참새미재(941m)

15:34            따리봉(1127.1m)

16:14            한재(863m)

16:41            논실마을

③ 복귀

16:55~17:55      논실 제일송어산장 / 식사

22:35            울산 도착



지난구간에 이어 오늘도 1시간 늦춘 6시 출발이지만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아니 1시간 늦게 출발한다고 1시간 반이나
늦게 잤으니 수면시간은 오히려 부족해져 버렸다. 사람 맘이란...
지난번 소형버스가 배차되는 바람에 산행보다 오히려 오고가는
길이 더 힘들고 불편했는데 오늘도 소형버스가 왔다.
인원이 줄었으니 큰 차를 배차시키기에는 부담될 수도 있겠지만
산행은 힘들어도 오고가는 차편은 편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여 오늘도 몇시간은 꼼짝없이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남강휴게소에 들려 시락국으로 아침을 먹고
섬진강휴게소를 지나면서 다음달에 지날 날머리 망대산을
곁눈질 하며 들머리 황전터널이 있는 심원마을로 향한다.
오늘 드디어 1년 넘게 걸어온 호남정맥의 종착점인
광양시에 입성한다고 생각하니
설레임과 약간의 흥분감마저 느껴진다.




(가는 길 식사하러 들린 남강휴게소에서.. 공기가 차다)





(이번 구간에도 몇 분의 지원군이 동행했다)





(모두 자기 몫의 짐을 지고 오늘 길을 가기위해 입산한다)





(지난번 하산길이 제법 멀었던 것 같은데... )

생각보다 쉽게 미사재(치)에 올랐다.
여기서부터는 계족산 일반 등산로를 따르는데
호남길이 언제 가시밭길 잡목숲을 헤쳐왔느냐는듯
길은 엄청 넓어지고 정비도 잘 되어 있어
백두대간 길같이 완전 고속도로 수준이다.

미사재에서 깃대봉까지 400m 이상 고도를 높혀야 되나
생각했던 것보다는 급경사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억새가 마중하는 운치있는 길을 따라...)





(이내,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점입가경! 가을숲 심장부를 향한 발길은 황홀경에 빠져든다)





(이 시간 이 곳에 오른 자에게 내린 축복!)





(계족산(鷄足山, 720m)을 지나는 여수지맥)

계족산은 전라남도 순천시와 광양시을 경계로하고 있다.
동쪽 백운산에서 북쪽으로 한재를 지나 따리봉 도솔봉 형제봉을,
서쪽으로 갓거리봉, 호남정맥으로 이어지면서 깃대봉(858.2m) 직전

3면봉에서 갈래를 쳐 계족산 용계산을 거쳐 여수 봉화산에서
바다로 맥을 다하는 여수지맥 머리부분으로 한문으로
닭발(鷄足) 모양의 산이라는 뜻... 이 지역에는 용계산,
비봉산, 봉계마을 등 닭과 관련이 있는 지명들이 있다.





(순천시 황전면 회룡리 방향, 3면봉 오르다가 트인 조망대에서)





(3면봉 (830m / 여수지맥 갈림길))

순천시 서면과 황전면, 광양시 봉강면의 경계로
드디어 호남정맥의 날머리가 있는 광양 땅에 입성했다.
스텐리스로 만든 벤치와 '3개면 경계'라고 새긴 이정표에는
남쪽 여수지맥쪽으로 계족산이 표기되어 있는데

이정표가 가르키는 숲속으로 길이 또렷하다.

※ 여수지맥 : 호남정맥 '미사봉 분기점(3면봉)'에서

남쪽으로 분기하여 계족산(720m)을 거쳐 순천시내를 지나고,
여수반도의 남단 힛도까지 이어지는 81km의 산줄기다.











(깃대봉 (858.2m △하동24))

깃대봉은 3면봉에서 왼쪽으로 틀어 조금 더 진행한다.
구급함이 설치된 공터에는 많은 수의 유산객들이 왁자지껄하다.
박무로 희미하긴해도 동쪽 백운산에서 뻗어내린 능선이
눈에 들어오고 혹처럼 볼록솟은 억불봉도 보인다.
넓은 공터 한복판에 삼각점이 있다.





(호젓한 길에서 만난 '세월' 시그널, 호남길에서 만나니 더 정겹다)





(갈참나뭇잎이 바람결에 사각사각 속삭이는데 길까지 순탄하니...)





(단풍 터널속이었다가 또 조망이 트였다가...)







(다른 지역은 단풍이 많이 말랐던데... 여기는 곱다)





(월출재를 지나 만난 임도, 월출봉을 향하여 임도를 가로질러..)

깃대봉부터는 찾는 사람이 거의없는 전형적인 정맥길.
볼록하니 솟은 833봉은 우측으로 꺾어 사면으로 내려서 

묵은 헬기장을 지나고, 억새가 무성한 넓은 안부 월출재까지 

내려선다. 지도상 865번 지방도로로 표기되어 있는 임도는
구례와 광양을 잇기 위해 1970년 군 공병부대에서 개설한
도로라는데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묵혀지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광양-구례간 고속화도로가 이 산밑을 지나고
있는데 올해 중으로 개통될 예정이라고 한다.





(달을 조망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월출봉(768.1m △하동429)) 

봉우리 하나를 잠깐 내렸다가 참나무숲 우거진

비탈을 조금 치고 오르면 편편한 능선상에 삼각점이 나온다.

어떻게 월출봉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숲속에 쌓인 평범한 봉우리다. 월출봉은 순천시와 광양시,

구례군의 꼭지점으로 여기서 순천시와는 작별을 고하고 

한재까지 구례군과 광양시의 경계를 타고 이어간다.





(호젓한 길... 아~ 좋다!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허물어진 축대, 옆에 쓰러진 돌판엔...) 

월출봉에서 참나무숲 호젓한 길을 내려오니 
허물어진 돌무더기가 있어 무슨 성터인가 했더니

월출재 도로를 개설한 공병부대의 도로개통 기념비 축대였다.
허물어진 축대 뒤에 쓰러져 있는 돌판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하명으로...'로 시작되는 찬양사

그 시대에는 그러고도 남았으리라.





(이 임도는 광양에서 올라 호남정맥을 가로질러 구례로 간다)

다시 만난 임도를 건너 능선길로 올라선다.
형제봉까지는 큰 굴곡도 없이 곧장 남동으로 뻗어
내리는데 10시 방향으로 도솔봉이 우직하게 보인다.
12시가 넘은데다 시장기도 돌아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조금 앞서간 일행은 뒤돌아 보지도 않고 내뺀다.
형제봉까지 가려나 보다.





(햇살은 부서져 내려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고, )

발밑 낙엽이 바스락 바스락 거린다.
말로도 글로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런 길 걸어본 사람은 그 느낌, 그 기분을 알테지...





(광채를 발하는 나뭇잎, 죽기 직전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낸다는 백조같이..)





(낙엽은 왜 낮은 곳으로 내려앉는지...)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 엽서 / 안도현





(그저 좋지만.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형제봉 첫번째 봉우리가 눈에 들어왔다)





(68)





(형제봉 직전에 만난 삼각점)

곱게 물든 갈참나무 숲길을 가다가 키 큰 산죽숲도 지나면서
형제봉 전위봉에서 왼쪽으로 틀어 내렸다가 다시 오르면
있을곳 같지 않은 곳에 삼각점(하동 △426)이 나온다.







(두 봉우리가 나란한 형제봉 / 861.3m)

형제봉은 두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꽃사슴농장' 이정표가 있는 첫봉에 정상석이 있고,
철계단을 내렸다가 다시 오르면 두 번째 봉이다.
오늘 구간의 최고 조망대가 아닐까 싶다





(형제봉 첫봉우리에서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 보니..)





(모습은 곱다만 이미 쇠잔해진 몸, 이 가을이 점점 버거워지구나)





(가야할 방향, 장쾌한 능선 꼭지 따리봉 그 너머 백운산이 고개를...)





(형제봉 첫봉우리에서 두번째 봉우리 방향, 백운산 주능선 억불봉도 어렴풋이...)





(형제의병장군 사당과 묘가 있는 봉강면 조령리 방향)





(산부추, 주변은 모두 가을옷으로 갈아입었는데...)





(형제봉에서 일행을 만나 점심을 먹고)

앞서간 일행들이 형제봉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후에 도착한 설여사님과 함께 늦은 점심을 먹고
'이곳이 좋사오니..' 하고 싶지만 누구도 대신 가 줄 수 없는

길을 마저 가기 위해 길을 나선다.





(철계단도 간간히 만난다)





(88)





(가을산은 단풍과 낙엽이 주인이라지만 용담도 얼굴을 내민다)





(속태우는 것도 모자라 저렇게 온 몸까지 불 사르는 사연 누가알까?)





(성질급한 녀석들은... 벌써 겨울에 맞설 준비를 다 한것 같다)





(도솔봉 / 1,123.4m △하동308)

국립지리원 지형도에는 참샘이재를 지난 다음봉(1127.1m)을
도솔봉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다른 지도들은 이곳을 도솔봉으로
표기해 놨고, 정상석도 있으니 여기를 도솔봉이라 부른다.
여기서 남쪽으로 뻗는 능선이 성불계곡과 백운계곡을 가르고,
동시에 봉강면과 옥룡면의 경계가 된다.

도솔봉에서 따리봉, 백운산 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가히 호남 최고의 조망대라 할 수 있으나 오늘은 박무로
그 조망의 즐거움이 반감되고 말았다. 몇년전 백운산 종주시
손에 잡힐듯이 눈 앞에 펼쳐지던 장쾌한 지리산 백리 주능선 조망을

잊을 수 없다. 다음구간 백운산 상봉에서는 지리산 백리 주능선을

비롯한 멋진 조망을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도솔봉 헬기장, 그 너머로 따리봉, 또 그 너머 백운산...)







(능선을 경계로 오른쪽은 광양시 봉강면이고 왼쪽은 옥룡면이다 / 아래사진)





(다음구간에 오를 호남정맥 종착점 백운산도 한번 당겨보고...)







(만산홍엽! 어디서 이렇게 고운색들이 배여날까?)







(山情無限! 나도 산의 일부가 된듯...)





(속이야 병들어도 더 살고 싶었을텐데.. 병충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





(장쾌한 능선, 그 꼭지 따리봉)





(참샘이재로 내려서는 길에 본 청기암골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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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악시 옷갈아 입는 것을 엿본듯...)







(제대로 불태우는 40대 여인같은 모습이랄까)





(가을이 서러운 것은 꼭 상처입은 영혼만이 아니다)





(참샘이재 직전 헬기장을 지나...)







(어쩌면 이렇게 이쁠수가... 참 곱게도 물들었구나)





(선연하게 물들게 한 것이 정녕 독이더냐 약이더냐?)





(단풍나무가 따로있나 단풍들면 다 단풍나무지...)





(참샘이재 / 941m)

이정표에서 떨어진듯한 '논실 2.4km' 이정표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다. 논실마을은 지리산 심원마을쯤 되는
백운계곡 끝마을로 민박집도 몇 있다고 한다.

하긴 오늘 들머리도 골 깊은 심원마을을 거쳐왔다.





(처연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넌 이름이 뭐니?)







(따리봉 오르다 전망바위에서 뒤돌아 본 도솔봉 방향)

몇 개의 철계단을 오른 후 뒤돌아 본 도솔봉은
언제 우리가 저 높은 곳을 올랐다 왔나 싶을 정도로
높게 솟구친 모습,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섣부른 억지 표현보다는 침묵하는 것이 도리일 것 같다는 생각도...)







(지나온 도솔봉과 전면의 백운산 상봉의 위용)





(따리봉 / 1127.1m)

"또아리봉"이라고도 부르는 따리봉.
국립지리원 지형도에는 '도솔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한재까지는 가파른 내림길,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망중한을 가진다)





(따리봉을 오르는 범상치 않은 두 여인)

"어디까지 가려고 지금 산을 오르느냐?"고 물어보니
"원래는 도솔봉까지 가려했는데 늦게 산에 드는 바람에
참샘이재에서 논실로 내려 가려고요"라고 하면서
나 보고 "혹시 술 드셨냐?"며 반문한다.
그럼, 오늘 진종일 황홀한 단풍숲길에 취해 걸었는데

얼굴이 상기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것 아닐까!





(나무가 미련없이 잎을 버리듯...)

나무가 미련없이 잎을 버리듯
더 자유스럽게
더 홀가분하게
그리고 더 자연스럽게 살고 싶습니다.
하나의 높은 산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낮은 언덕도 넘어야 하고,
하나의 큰 바다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작은 강도 건너야 함을
깨우쳐 주셨읍니다.
그리고
참으로 삶의 깊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하찮고 짜증스럽기조차 한 일상(日常)의 일들을
최선의 노력으로 견디어 내야 한다는 것을.

이해인 / 가을편지 중











(황홀경에 빠져...)





(내 마음은 불붙는 단풍숲)

당신을 기억할 때마다
내 마음은 불붙는 단풍숲,
누구도 끌 수 없는 불의 숲입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내 마음은 열리는 가을하늘,
그 누구도 닫지 못하는
푸른 하늘입니다.






(단풍잎이 어디 빨갛기만 하냐며 노란단풍잎은 노란색으로 뽐을 낸다)







(전혀 힘들지 않다. 이런 길을 걸으며 힘들어 하면 예의가 아니겠지)





(드디어 한재(863m), 황홀한 산행 벌써 날머리인가?)

상당히 가파른 내림길인데도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단풍나무를 만날 때마다 눈맞춤하면서 쉬엄쉬엄 내려오다 보니

가파른 내리막길도 전혀 가파른 것 같지 않았다.
인생길도 마찬가지 아닐까 크고 많은 것을 한꺼번에
다 가지려들면 60년, 80년 전쟁일테지만
조금만 속도를 줄이고 주변도 살펴보면서 살면
훨씬 여유롭고 아름다운 인생이 되지 않겠는가?

송림 가운데로 고갯길이 나 있는 날머리 한재.

오르면 한기를 느낀다고 해서 한재가 되었다는데

좌측 구례쪽으로 계속 내려가면 화개로 연결이 되고

우측 남쪽으로 내려서면 논실마을이 나온다.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논실쪽으로 내려서는데

단풍은 능선에만 있는게 아니었다.





(서울대학교 남부학습림 간판)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이 좋은 한재 오름길)







(오늘은 마무리까지 멋지게 장식할 모양이다)





(무슨 열매?)





(어디 타는 것이 단풍만이겠는가?)





(가을꽃 쑥부쟁이도 길섶에서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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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서도 와글와글 하는듯...)





(곱다. 솜씨가 이해되는 있는 범주에 속한다면 창조주라 할 수 없을테지)





(단아한 모습의 참취도 기력이 쇠잔해 가고...)







(가을산에 취하고... 무지개 송어 맛에 취해 행복했던 하루)





(소쩍새까지 울어가면서까지 피운 국화꽃인데...)

세월이기는 장사 있겠는가
하지만, 잎이 마르고 비틀어져도
끝까지 고고하게 자세를 유지하려는 자태는

과연 가을의 여왕답다.
내 누님같은 국화여!


이제 말 그대로 호남정맥 종착점 백운산 턱밑까지 왔다.
다음구간에는 백운산 상봉을 넘어 호남기맥구간에 해당하는
탄치재까지 진행하고 그 다음구간에는 섬진강 하구 외망나루에서
호남기맥까지 완료한 후 호남정맥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호남정맥이 끝나면 곧바로 금남정맥에 들고 이어 한북정맥을
탈 예정인데 사정이 허락하면 한남금북정맥을 빨리 끝내고
금남정맥을 이을 때는 금강을 마주보고 있는 금북정맥을,

한북정맥을 갈 때는 한남정맥도 같이 이어가 볼 요량인데

강행군을 해야될 것 같기는 하다.

복기하듯 산행기를 정리해야 산행이 완료되는 셈인데
산행기 정리하는 것이 숙제가 되어 부담이 될 때도 있다.
지난 주는 출장에다 주말에는 이틀 연달아 한남금북정맥을
다녀오느라 산행기 정리할 시간을 내지못해 지각을 하고 말았다.
대간과 정맥 산행기는 가능한한 감정을 절제하고 구체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기록하려 하는데 써놓고 보니 정맥산행기 답지않게 되어 버렸다.
아마 그 때의 감흥이 지금까지 생생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사실 산줄기를 타는 정맥산행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만나는 것은

완전히 덤이다. 이런 걸 행운이라 해야겠지... 올해는 정맥산행에
매진하느라 지리산 국골, 칠선계곡은 커녕 뱀사골, 피아골 단풍도
만나러 가지 못했는데 호남정맥 백운산 자락에서 멋진 단풍을
만났으니 이 가을을 제대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정말 멋지고 행복한 산행이 되어
감사하다.

함께한 님들도 같은 감흥을 받았으리라 믿으며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구간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며
수고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