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24구간 >(한재에서 토끼재까지)

2009. 11. 27. 23:00山情無限/호남정맥(完)

 

 


호남정맥 24구간 (한재에서 토끼재까지)



○ 산행일자 : 2009. 11. 14(토) 09:41 ~ 16:41 (7시간 00분)
○ 산행날씨 : 흐림, 바람 심하고 추운 날씨
○ 참석인원 : 울산원조산악회 호남정맥종주대 17명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6km        누적거리 : 418.0km (483.2km)
○ 산행코스 : 논실마을-한재-백운산-매봉-511봉-갈미봉-쫓비산-토끼재
○ 소 재 지 : 전남 광양시 봉강면, 옥룡면 다압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6:15            신복로타리

09:35            논실마을 도착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9:41            논실마을 출발

09:53            한재(863m)

10:50            백운산 상봉(1217.8m)

11:28            매봉(865.3m) / 점심

12:37~13:07      511.1봉

14:28            갈미봉(519.8m)

15:05            쫒비산(536.3m)

16:41            토끼재(228m)

③ 복귀

16:55~17:55      토끼재

22:35            울산 도착



오늘은 1년 전인 지난해 11월 28일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출발하여 호남정맥의 끝인 백운산에 당도하는 날이니 실질적인
호남정맥 졸업인데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을 따르려고 한 구간
더 연장하여 호남기맥구간인 광양 섬진강 하구 외망포구까지
이어놓은 후 졸업식을 하려고 한터여서 들뜬 기분을 절제하려
하지만 설레는 맘은 숨길 수 없고 지난 1년의 감회가 새롭다.

낙남길에서 '세월'산방과 작별한 후 본격적으로 정맥길에 들어선
이후 '세월'엔 얼굴 내밀 시간도 없었지만 그나마 호남길을 가면서
'하늘의 백장미'님이 달아 놓은 '세월' 시그널이 세월님을 만난듯
반가웠는데, 이번 구간과 다음 구간은 1대간 9정맥의 9부능선을 넘어
마지막 금북정맥길을 걷고 있는 '하늘의 백장미'님이 동행을 하니
뜻깊다. 약간은 상기된 기분으로 신복로타리에 나가니 동지들도
마찬가진듯 마음을 백운산 자락으로 먼저 보내 놓은듯 하다.





(가는 길 아침 먹으러 들린 남강휴게소에서.. 안개가 자욱한 남강)





(인원이 단촐하여 자리라도 메꿔야 하지만 내가 들어간 사진엔 팔도강산이 없다)





(지난번 입에서 살살녹던 송어 생각을 하며 제일송어산장을 지나...)







(한재 / 863m, 오늘은 여기서 토끼재까지...)

지난번 한재에서 끊고 논실마을로 내려오는 바람에
오늘은 논실에서 한재까지 2km 넘는 임도를 오른다.
한재가 다 되어갈 무렵 승용차 한 대가 내려오는데
바로 위에서 엄청 큰 멧돼지를 만나 혼을 뺐다고 한다.

한재는 따리봉과 백운산 사이에 있는 고갯마루로 양옆
아름드리 소나무숲 사이로 난 신작로같은 길로 오른다
한재에서 구례쪽으로 넘어가면 "화개장터"로 연결된다.
이 재에 오르면 한기를 느낀다 해서 한재라 부른다.





(백운산 상봉에서는 지리산 백리 주능선을 볼 수 있으려나...)

백운산 오름길이 힘든 것보다 안개가 더 신경쓰인다.
안개속에서 가끔씩 모습을 드러내는 산봉우리가 수묵화의
한 장면같고, 커텐같은 안개를 뚫고 비치는 햇살은 몽환적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지난 2구간을 걷는 동안 조망이 좋지않아 지척의
지리산을 상견도 못한 터여서 오늘은 백운산 상봉에서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기를 기대하였는데 한재를 오를즈음부터 멀쩡하던
날씨가 변덕을 부려 안개가 하늘을 덮어 버렸다.







(원조 호남종주대의 멋쟁이 팔도강산과 팔도강산에게 잡힌 시나브로)





(하늘이 뚫린 곳으로 햇살이 비치지만 갈수록 구름은 짙게 내려앉는다)







(나이든 만큼 속이 꽉차기도 하고, 나이든 만큼 실속없기도 하고..)





(군데군데 철지난 가을분위기를 풍기지만 계절은 이미 겨울속으로..)





(철계단 몇 개를 지나.. 바람이 세차고 손이 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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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면 산이되고, 바위에 서면 또 바위가 되고...)







(조금전에 괜찮았듯, 백운산 정상에 오를쯤에는 구름이 걷히기를...)





(수피가 유난히 아름다운 노각나무가 눈에 많이 띈다)

전남북, 경남의 산 중턱 이상에서 자라는데 흑갈색의
나무껍질이 큰 조각으로 벗겨져 오래 될수록 배롱나무처럼
미끈해진다. 꽃은 6∼7월에 백색으로 피며 새가지의 밑동
겨드랑이에 달리고 열매는 10월에 익고 5각뿔형이다.
내한성과 내음성이 강하여 나무 밑이나 그늘, 해변가에서도
잘 자란다. 목재는 장식재, 고급가구재 등으로 사용되며,
수피가 비단과 같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심는다.

세계적으로 7종의 노각나무가 자라고 있으나 한국의 품종이
가장 아름답지만 생장속도가 느려서 심기를 꺼려한다.





(백운산 상봉, 바람이 세찰 것같아 밑에서 시간 좀 보내면서..)





(백운산 / 白雲山, 1217.8m △하동13)

이름이 좋은지 산경표에만 백운산이 50개가 넘는단다.
전국의 그 많은 백운산도 높이로 치면 백두대간 만항재에서
백운산-두위봉-질운산-예미산을 거쳐 영월 계족산에 이르는
두위지맥의 백운산이 1426m로 가장 높고, 1278.6m의 백두대간상에
있는 백운산이 다음이고, 그 다음은 고로쇠로도 유명한 이 곳
호남정맥상의 백운산(1217.8m) 이라고 한다.

호남정맥 졸업식이야 다음구간 마치고 하기로 했지만
오랫만에 "山情無限" 깃발을 펼쳐본다.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바람이 거세지만 추억을 새긴다.





(백운산 상봉에서 '하늘의 백장미'님과 한 컷)









(그동안 눈이오나 비가오나 동고동락했던 산우들과도...)





(억불봉(1008m) 방향 능선)

섬진강 건너 지척인 지리산은 안개로 보이지않고
남쪽으로 뻗은 능선끝에 뾰족한 억불봉도 흐릿하게 보인다.
억불봉은 옛날 천지개벽 당시 산봉우리까지 물이 차올라,
바구니 하나 만큼의 장소밖에 없었다 해서 바구니봉이라 부르다
억불봉으로 바꿔 부른다고 한다. 생각같아서는 한달음에 갔다오고
싶지만 부드러운 길이라해도 여기서 약 6km나 밖에 있다.





(백운산 상봉을 내려서면서... 조심조심)





(바람자는 곳에 모여 떡과 약밥 등으로 허기를 때우고..,)







(호남정맥은 이정표 뒤쪽(오던 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오른다)





(여기까지 어떻게 운구를 했는지... )

매봉으로 가는 산 꼭대기에 묘 1기가 자리하고 있다.
후손들이 산을 좋아하는지 효성이 지극한지 묘는 제대로 관리가
되는 것 같은데... 대간이나 정맥의 높은 봉우리에 자리하고 있는
분묘는 어떻게 운구를 하고 매장을 했는지 의문이 생긴다.





(매봉가는 방향은 하늘을 가르키지만...)





(꿈보다 해몽이라고... 융단같은 낙엽을 밟으며 호남정맥을 이어간다)





(바람이 낙엽을 걷자 아래에 지천으로 있던 도토리가 얼굴을 내민다)





(고도를 계속 낮추지만 일어서는 봉우리들... 매봉도 일어선다)





(무슨 표식인지?)





(매봉 햇살바른 곳에는 아직도 쑥부쟁이가 제철인듯..)







(매봉 / 865.3m △하동421)

매봉 정상은 둥그런 헬기장인데 헬기장 한가운데
삼각점이 서 있다. 떨어진 정상 표지판들을 나무에 달아준다.
오는 동안 바람이 그렇게 불더니 매봉정상에 오르자 바람이
자고 햇살까지 잘 들어와 점심을 먹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후미가 점심을 다 먹기도 전에 선두는 또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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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을 지나면서 호남정맥은 오늘 날머리 토끼재를
향하여 남남동쪽으로 방향을 잡고 광양시 진상면과 다압면의
경계를 탄다. 겨울산은 조망이 한몫하지만 잎을 다 떨궜다해도
울창한 굴참나무 숲에서의 조망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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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같이 헬기장 한복판에 삼각점이 박혀있다)





(고만고만한 봉우리와 골을 지나)





(도망가듯 내빼기는 아까운 길...)







(선두를 앞세웠다. 선두에 섰다간 제대로 된 사진한장 남기기 힘들듯,,,)





(마지막 잎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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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m 고도를 높이느라 제법 힘들게 오른 갈미봉 / 519.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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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데다 바위길을 지나느라 길찾기가 쉽지않다)







(조망바위에서 지나온 길의 궤적도 찾아 보고..)

갈미봉에서 제법 거친길로 내려섰다가 다시 오른 봉우리는
전망바위로 조망이 좋다. 바로 앞 능선너머로 지나온 길과
멀리 백운산이 보이고 지척에는 억불봉이 우뚝하다.





(팔공산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유유히 큰 물길을 이어가는 섬진강)







(아직 다 태우지 못한 불꽃은 재가 되기도 전에 사그러질듯..)





(명암, 그리고 생명)







(쫓비산 / 536.3m, △)

산이 다른 산에 비해 뾰족하다 하여 쫓비산이라는데
오히려 갈미봉이 오르기도 더 힘들고 산도 뾰족한 것 같다.
별 특징은 없지만 봉우리 주변 나무들을 벌목한
덕분으로 화개장터쪽 조망은 훤히 트인다.





(쫓비산 일등삼각점(대삼각점), △)





(쫓비산에서 보는 억불봉, 얼불봉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제각각이다)





(쫓비산 청매실농원)

호남기맥 쫓비산 동쪽 기슭의 섬진마을은 우리나라 최고의
매화 생산지로서, 흔히 '매화마을'로 불리며 매년 매화꽃 피는
봄마다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부드러운 길을 선두가 되어 걷지만)







(멋진 풍경을 담느라 멋칫거리면 그새 멀어져 버린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정념을 불태우는 나무 아래를 지나..)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







(토끼재 / 228m)

부드럽고 운치있는 길을 한참 내러서니
느랭이골 휴양림 사무소 간판이 있는 토끼재인데
공사를 하다 중단했는지 주위가 어수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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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무게를 버티기 버거운듯한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쑥부쟁이)







(수어저수지)

가을은 이미 수어저수지 꼬불꼬불한 길 모퉁이를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광양을 지나면서...)

오늘은 호남정맥 졸업날인데도 졸업식은 다음구간을 끝내고
하기로 하여 기분이 좀 어정쩡한 것은 사실이다. 이전에 호남정맥을
걸은 선답자들은 산경표를 따라 백운산에서 호남정맥의 마무리를
지었는데 근래에는 거의 백운산에서 호남기맥 구간인 약 24km 정도
더 연장하여 광양의 섬진강하구 외망포구에서 마무리를 짓는 추세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르고의 문제는 아니지만 산자분수령을 쫓아
팔공산 데미샘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바다로 합류하는 곳까지
물길을 가르는 산줄기를 따르고 싶어하기 때문이리라.

다음 구간 호남정맥을 무사히 마무리 짓고 이어갈
금남정맥에 들 것을 기대하며 그동안 수고한 산우들과 함께
금남과 한북길도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감사를 드린다.
수고 많았습니다.




Melody of love - Band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