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을 마치며.. (25구간, 토끼재에서 망덕포구까지)

2009. 12. 2. 18:54山情無限/호남정맥(完)


호남정맥 25구간(終) (토끼재에서 망덕포구까지)



○ 산행일자 : 2009. 11. 28(토) 08:10 ~ 14:55 (6시간 45분)
○ 산행날씨 : 박무, 산행하기 좋은 날씨
○ 참석인원 : 울산원조산악회 호남정맥종주대 11명 + 게스트 7명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4.5km        누적거리 : 432.5km (497.7km)
○ 산행코스 : 토끼재-불암산-탄치재-국사봉-뱀재-중산마을-천왕산-망덕산-섬진강 하구
○ 소 재 지 : 전남 광양시 다압면, 진상면, 진월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5:15            신복로타리

08:03            토끼재 도착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8:10            토끼재(215m) 출발

08:44~50         불암산(431.3m)

09:09            탄치재(2번국도, 174m)

10:00~10         국사봉(445m)

11:18            뱀재(867 지방도)

15:05            중산마을 / 남해안고속도로

12:44~13:05      천왕산(225.6m)

13:48~59         2번국도(채석장)

14:32            망덕산(197.2m)

14:55            섬진강 하구

③ 복귀

16:55~17:55      외망마을(졸업식 & 終파티)

20:20            울산 도착




지난 주 산경표상 호남정맥의 종착점인
백운산을 지났지만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취지에
맞춰 섬진강 물길을 가르는 호남기맥구간인 백운산에서
망덕산을 거쳐 섬진강 하구 광양시 망덕포구까지 이은
다음 호남정맥을 졸업하기로 한 터여서 오늘이 공식적인
호남정맥 졸업산행이다. 졸업은 언제나 시원섭섭한 것.

오늘은 거리도 얼마 안되어 시간을 늦춰 출발해도 될텐데
평상시와 같이 5시에 출발하는 것을 보니 졸업식을 모양나게
할 것같아 기대가 된다. 평상시보다는 많이 들뜬 기분으로
신복로타리로 나갔는데 늘 보이던 산우가 보이지 않아
힘이 조금 빠진다. 졸업식날 오히려 인원이 더 적다. 
 
지난 1년 1개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호남정맥이 아니었으면 1년에 1번 가기도 힘든 호남땅을
한 달에 2번, 많을 때는 4번이나 갈 일이 있기나 할까?
낯선 길에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 덕분에 미운정 고운정
다 든것 같다. 지난 1년 1개월동안 걸은 길이 금남호남과
호남정맥을 합치면 500km나 될 정도도 멀고 험한 길이었다
한발 한발은 작은 것 같지만 뒤돌아보니 많이 걸을 것 같다.
그 먼길을 무사히 걸은 것이 정말 감사하기만 하다.





(호남의 산줄기와 물줄기)

금남호남정맥은 백두대간 장수 영취산에서 분기하여 북서쪽으로
63.3km를 뻗어가며, 장안산. 수분령. 신무산. 팔공산. 성수산. 마이산.
부귀산을 거쳐, 완주의 조약봉에서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으로 나뉜다.
여기서 금강과 섬진강이 발원하는데, 신무산의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의 물줄기는 장수를 지나, 전북과 충남을 거쳐 군산(금강하구둑)에서
서해로 흘러드는데 길이가 장장 407.5km나 된다. 팔공산 '데미샘'에서 발원한
섬진강은 호남의 옥토를 가꾸는 젖줄기로 광양만까지 225km를 흘러간다.

호남정맥은 산경표상, 모래재 북쪽 0.6km지점의 완주 조약봉에서
남북으로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으로 나뉘는데 호남정맥이 전북지역을
지나는 동안 웅치, 만덕산, 슬티, 경각산, 오봉산, 내장산, 백암산,
추월산, 강천산, 산성산 등을 일구고 전남지역을 지나면서는 무등산,
제암산, 사자산, 일림산, 주월산, 조계산, 백운산 등을 일군다.
호남정맥은 그 이름처럼 호남땅의 16개 시군을 지나는 산줄기로
동서로 물을 가르고 문화와 풍습을 가른다. 섬진강을 중심으로
왼쪽은 판소리와 농악 등에서 특이한 문화권을 형성하며, 평야가
많은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 등은 평야지대의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남북으로 향하는 산줄기(조약봉-사자산)는
호남좌도의 서편제, 호남좌도농악과, 호남우도쪽으로는
동편제 및 호남우도농악을 가르는 경계가 된다.

호남정맥이 끝나는 백운산(1218m)이 호남정맥중 가장 높다.
백운산에서 남쪽줄기를 따라 섬진강을 휘감으면서 망덕산으로
이어가다 섬진강 하구에서 숨을 죽이는 산줄기는 호남기맥이나
근래 호남기맥까지 연장하여 호남정맥을 끝내는 추세다.





(가는 길 아침 먹으러 들린 사천휴게소에서..)





(토끼재 / 215m)

옛날에 토끼가 이 고개를 올라가다가 굴러 떨어져
죽었다 하여, 토끼재라 부른다는데 이전에는 많이 험했을려나..
오늘은 호남정맥 졸업을 축하해 주러 경주에서 7분이나
산행을 동행하기로 하여 제법 분위기가 산다.





(마루금이 지나는 봉우리 하나를 들어내었다는 공터)

토끼재를 출발하여 운동장같이 넓게 파헤쳐 놓은
공터를 지나면서 우측의 수어저수지 풍경을 보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뒤돌아보니 몽둥이를 들고
입에 담기도 거북한 욕을 하며 뒤따라 오고 있는 것 아닌가?
호남정맥 마지막 구간인데.. 지역인심 먹칠 한번 잘 한다.





(수어저수지, 난폭자 바람에 겨우 한 컷 담았다)





(288봉을 향하여... 길이 부드럽다.)

길이 좋다. 등로를 잘 정비해 놓았다.
그렇지만 토끼재에서 마루금을 못 따르게 하면 이 길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광양시에서는 호남정맥 마루금을
제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오늘 당한 일이 후답자들도
피하지 못하고 당할 낭패같아서 마음이 편치않다.





(햇살을 받자 땅에 떨어진 낙엽들마저 얼굴을 붉힌다)





(불암산 직전의 이정표, 거리표시도 해놓으면 좋겠다)





(헝겊깃발 휘날리는 불암산 정상 모습)







(불암산 / 431m, △하동452))

호남정맥은 광양시 진상면과 다압면의 경계를 따라
동진하다 288봉에서 방향을 남으로 트는데 큰 힘 들이지 않고 
올라서면 헝겊조각 휘날리는 깃대가 꽂힌 민둥머리 산정이다.
좋은 조망처지만 박무로 인해 흐릿하다. 지리산은 산을 제대로
분간하기도 어렵지만, 남으로 광양만과 북쪽의 백운산에서
이어오는 능선상의 억불봉은 그나마 또렷하다.





(카메라맨까지 넣어서 한 컷)





(억불봉에서 백운산, 지리산 방향 파노라마, 박무로 구분이 잘 안된다)





(박무가 때로는 좋은 풍경을 연출하기도..., 모델은 백장미님)





(후미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혼자 불암산 조망을 즐긴다)







(산의 정취에 취해 가는 것도 잊고... 山情無限)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큰 학이 그려져 있는 백학광장)

다압면에서 진월면으로 넘어가는 삼면봉에서 우측으로
꺾는다. 이제 호남정맥의 마지막 면인 진월면을 밟게 되는데
117봉을 지난 진목마을까지 진상면과 함께한다.







(2번 국도가 지나는 탄치재 / 174m, 표지석 고도 100m는 잘못되었다)





(헬기장)

헬기장을 내려서면서 우측으로 보면 수어저수지 댐이 보이고,
286봉을 오르면서 뒤돌아 보면 2번 국도와 불암산이 보인다.





(오늘 최고봉 국사봉 2.8km 전, 리경모정은 무슨 뜻인지?)





(친절한 당부의 말씀, 들머리 토끼재의 난폭군과는 정말 대비가 된다)





(계절을 되돌려 놓은듯.. 겨울속 가을 길을 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소리가..)









(오늘의 최고봉 국사봉 / 國師峰 445m, △하동15)

선두가 내빼길래 덩달아 빨리갈 일도 아니다 싶어
속도를 줄여 걷는데 국사봉에서 앞서가던 선두가 기다리고 있다.
오늘 축하객으로 온 경주팀들이 속도를 낸다. 후미가 오기를
기다려 보지만 거리가 많이 떨어진 것같아 그냥 출발한다.
정상부의 돌무더기 정체는? 주위에서 제일 높은 산인데다
산이름과 연관지어 보면 혹시 제단으로 이용한 것 아닐까?

산이름중 백운산 만큼이나 국사봉도 많은 것 같다.







(철지나려는 청미래덩굴 열매와 철없는 철쭉)







(167.2봉(정박산, 삼각점봉)과 소삼각점, 팔도강산님 사진 빌려왔음)

왼쪽으로 벌목지대를 길게 내려서면 시멘트 포장길인
상도재가 나오고 정맥은 곧장 건너편 밭으로 올라선다.
10분쯤 진행하면 무덤가에 소삼각점이 있는 167.2봉인데
정박산 명패가 달려있다. 특징도 없고 조망도 없는
숲속에 묘가 들어선 야트막한 봉우리다.





(등로에서 한참 벗어난 밭에 고운 단풍나무가 있길래...)





(단아하던 모습의 구절초도 세월의 무게는 버티기 힘들어...)





(배암재라고도 하는 2번 국도가 지나는 뱀재)





(수더분한 길이 좋다)





(여기도 엄연한 분수령)

좌측으로 흐른 물은 섬진강으로 가고,
우측으로 흐른 물은 수어천으로 흘러들어
다행히 짧은 이별 후 남해 광양만에서 만난다.





(37)





(저 앞에 보이는 산이 천왕산)

다시 시멘트 고갯길(진정리 고개)을 건너 둔덕을 오르면
앞이 트이며 호남고속도로가 보인다. 진상면 경계는 우측으로 돌아
가버리고, 진월면으로 든다. 시멘트 포장의 내림길이 곧게 뻗어
내리고, 조금 더 가다 선두는 점심상을 펼친다.





(수어천 물줄기)





(시그널을 따라가다 보니 주택 뒤로 해서 마당이 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지도 않게 마루금을 벗어났다.
중산마을로 내려서면서 마을 직전에서 능선으로 곧바로
내려서야 하는 것을 시그널을 보고 왼쪽으로 꺾어 내려서니
남의 집 마당을 통해 대문으로 빠져 나온다. 주인이 앞서간 선두를
보고 낸 화가 다 풀리기도 전에 우리가 또 나타났으니..
이번에는 욕을 먹어도 싸다. 미안하기만 하다.

녹색선이 마루금, 청색선이 우리가 지나온 길





(천왕산 오르는 초입은 길 찾기도 쉽지않고 가파르기도 하고..)

호남고속도로 굴다리를 빠져나와 천왕봉으로 향하는데
초입의 밭지대에서는 길을 찾기 어려워 밭을 가로질러 올랐다.
대간이나 정맥이 늘 그렇듯 끝까지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려는듯
힘을 쓰게 한다. 고작 225.6m인데 큰 산 오르는 것 못지않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조망이 트이기 시작하더니..., 지나온 마루금)





(고지가 저기, 천왕산 정상은 평편한 바위로 된 암봉이다.)





(천왕산 / 225.6m)

천왕산 정상은 힘들여 올라온 보람을 느낄 정도로
바위로 이루어진 멋진 조망대다. 망덕산 부석정도 조망은
좋으나 북으로만 트였지만 천왕봉은 말 그대로 일망무제
사방으로 거칠 것 없는 호남정맥 마지막 조망대다.







(천왕산 조망, 호남정맥 마지막 봉우리 망덕산(위)과 수어천 방향. )

천왕봉 망덕산은 바로 손닿을듯한 지척인데
마루금은 마치 낚시바늘 모양으로 에둘러 간다.
바쁠 것도 없어 선두를 보내고 조망을 즐기고 있는데
저 건너편 중산마을 뒤에 후미가 개미만하게 나타났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도 우리가 온 길을 답습하는 것 아닌가
큰일났다 싶어 연락을 하려니 우리에겐 무전기가 없다.
그래 핸드폰으로 하면 되지. 수초님이 얼른 핸드폰으로 길을
알려주니 되돌아 거더니만 마루금을 타지 않고 오른쪽으로
마루금을 넘어 도로로 내려서는 것 아닌가? 할 수 없지뭐!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전화연락받고 되돌아 선 것이
아니라 누가 길목에서 지키고 있었던 모양이다.





(호남정맥에서 늘 반겨주던 "세월"시그널과 그 시그널의 주인공 "하늘의백장미"님)







(수어천과 중산리, 진정,이정뜰도 한번 당겨보고)







(2번 국도, 내려서는 길도 험하고 내려서서는 도로를 횡단해야 한다)

천왕봉에서 경사가 거의없는 평지같은 길로 에둘러 오던
정맥 길은 왼쪽으로 휘돌면서 다시 2번국도로 떨어지는데,
도로로 내려서는 등로가 가파른데다 복잡하다. 철조망의
개구멍을 통과하여 2번 국도로 내려서고, 다시 도로분리대를
뛰어 넘어 무단횡단한다. 마루금이 복잡하다. 도로를 내고
채석장이 마루금을 파먹으면서 지형이 변형된 것 같다.
선답자의 시그널을 따라 왼쪽으로 망덕산을 오른다.

오늘만 2번 국도를 3번 넘었는데 이런 일도 기록이다.
고속도로까지 통과했으니 큰 길만 4번 가로질렀다.





(하늘 향해 웃음짓던 연보랏빛 쑥부쟁이도 가는 세월이 버거워...)





(호남정맥 일천이백리길 마지막 봉우리 망덕산을 향하여...)





(망덕산 오름길에서 만난 바위, 길이 가파르고 미끄럽다. 날씨까지 더워 이마에 땀이 맺힌다.)





(정상직전 암릉지대도 좋은 조망처, 저 고속도로를 얼마나 다녔는지?)







(준.희의 명패가 붙어 있는 망덕산 / 197.2m, △남해301))





(망덕산 표지석, 세운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삼각점이 있는 곳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묘가 있는 정상부에
초등학생 키만한 망덕산 표지석이 서 있다. 주위에 돌도 많건만
주변과 좀 어울리게 자연석으로 했더라면 더 좋았을걸...

망덕산은 옛날 왜적이 출몰할 때 망을 보던 산으로,
이 산에 오르면 한려수도의 섬들이 한 눈에 보여 전망하기 좋아
망덕산이라 불렀다 한다. 망덕리는 내망과 외망으로 나뉘는데
천왕산과 망덕산 사이에 있는 마을이 내망마을이고
바닷가쪽 마을이 외망마을이다.





(정상에서 망덕리로 내려서는 길은 소나무숲을 잘 정비해 놓았다.)





(용담, 기후탓일까? 가을꽃이 겨울에도 이렇게 튼실하다니..)





(전망대가 좀 가리긴 해도 섬진대교와 광양제철 그리고 바로 앞 배알도도 한 눈에 들어온다)





(환영 현수막은 좋은데.. 백두대간 시발점은 너무 비약한 것 같다.)

호남정맥 시발점(종착점)을 백운산에서 광양 외망포구로 연장한다면,
백두대간 시발점(종착점) 지리산 천왕봉을 산청군 단성면 시천
덕천강변으로 보는 것이 옳다. 망덕산을 백두대간 시발점이라
하는 것은 옳지않다. 조금 신경써서 달았으면 좋겠다.







(호남정맥이 숨을 다하는 망덕포구, 첫번째 사진은 팔도강산님의 부석정 조망)

섬진강(蟾津江)은 길이 212.3 km. 유역면적 4,896.5 ㎢.
전북 진안군과 장수군의 경계인 팔공산(八公山)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진안군 백운면과 마령면 등에 충적지를 만들고, 임실군 운암면에서
갈담저수지로 흘러든다. 곡성읍 북쪽에서 남원시를 지나 흘러드는
요천과 합류한 후 남동으로 흐르다가 압록 근처에서 보성강과 합류한다.
그 이후 지리산 남부의 협곡을 지나 경남.전남의 도경계를 이루면서
광양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대체로 강너비가 좁고 강바닥의
암반이 많이 노출되어 있어 항해하는 데는 불편하다.
호남정맥 길에서 1년 넘게 함께 걸어온 섬진강은
시인 김용택님과 김인호님이 생각나 더 정겹다.


망덕포구에서 / 김인호
섬진강 편지3


숱한 산과 들을 지나온
섬진강이 마지막 숨을 고르는
망덕포구의 저무는 풍경 속
새떼들 점점이 날아올라
한 세기의 마지막 어둠에 묻혀간다

이제 새 천년의 해가 떠오르리라
그리고 시간은 흘러 아이들의
아이들이 자라게 되리라

그 아이들 여기 와서
저무는 풍경 속의 새떼들 만나더라도
지금 같을 수 없는 소중한 오늘임을,
내일에 대한 불안도, 두려움도, 희망도, 기쁨도
오고 가는 것, 그 모든 것이
내 마음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임을
너무도 잘 알기에

강의 끝인지, 바다의 시작인지
굳이 묻는 사람 없는 이 망덕포구에서
한 세월의 끝인지, 시작인지
굳이 알 일 없는 이 어둠을 지나
예삿날들처럼 그저 천천히 나아가
새 천년의 해를 맞이하리라

그를 맞아
맑아지리라,
더없이 맑아지리라







(국화도 방긋, 멍멍이도 멍멍.. 호남완주를 축하해 주는듯)





(외망마을 골목에 달려있는 망덕산 등산로 안내)





(호남정맥이 바다로 스며드는 종착점에 세워 놓은 호남정맥 시발표지판)





(물을 한 움큼 떠서 입에 대었다. 짜다. 벌써 바다가 되어 버렸다)











(망덕리 외망마을 모습)





(호남정맥 졸업식은 진월면 망덕리 계림횟집에서)





(호남정맥 완주를 축하하며... 위하여!)
 
 

(단체사진은 그렇게 많이 찍지 못한 것 같은데... 오늘 마지막으로...)





(함께하여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함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망덕포구 외망마을을 떠나 오기전, 멀리 천왕산과 망덕산의 모습)









(저 흥을 일년넘게 어떻게 참아 왔을까?. 오늘은 내일을 위해 자유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을 가는 중에 "W산악회"의 호남출정
소식을 접했지만 백두대간을 마치고 따라 붙느라 한달 늦은
2008년 11월 28일 지척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고
눈까지 쌓인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홀로 호남정맥 장도에 올라
금남호남정맥을 메꾸고 호남정맥 1구간부터 본대와 합류하여
꼭 1년 1개월 만인 2009년 11월 28일 호남정맥(기맥)이 자세를
완전히 낮추어 바다로 스며드는 섬진강 하구 광양 망덕포구에서
호남정맥을 마치게 되니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홍두깨재를 내려서면서는 키보다 높은 순죽숲에 쌓인 눈을 헤쳐나가느라
눈범벅이 되고 심설산행으로 시간도 지체되었는데, 시루봉을 잘못 표기한
지형도만 믿고 가다가 종아리까지 빠지는 눈길로 밤중에 이마에 불까지 달고
덕태봉까지 갔다가 되돌아 온 일, 컨디션이 좋지않은데다 페이스까지 흐트러져
제일 후미로 가면서 잠시 눈을 붙히고는 갔던 길을 30분이나 되돌아 와서
마주친 산이름은 1시간 전에 지나간 건치산 아닌가! 얼마나 황당했던지..,
후미와도 너무 시간 차이가 나 민폐를 끼칠 수 없어 탈출을 하려했지만
부근에 길이없어 가시밭길을 뚫으며 빨치산 산행을 하며 탈출했던 일,
기분좋게 잘 가던 길에서 내가 좋아한 노짱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어떻게 산행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비분강개 했던 일,
국공파의 방해로 구암사 삼거리로 탈출했던 일, 호남은 여름을 피해서
가면 완주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거친 잡목숲의 통과의례를
거쳐야 하는데 그것도 호남구간중 제일 거친 존제산 잡목숲 구간을 하필이면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 가느라 숨이 막히는 더위속에 기다시피 오른 것하며,
때로는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다리는 납덩이를 단 것같이 무겁고,
고통스럽고, 비와 눈과 잡목이 가는 길을 막아도 풀숲에서 방긋웃는
청초한 야생화 한 송이, 산새들의 노랫소리, 산정에 오르면 펼쳐지는
조망과 한줄기 산들바람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되니 모든 것은 덤이다.
그 순간 순간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시간이 모여 날이 되듯
아름답고 멋진 나의 인생으로 채색되니 마냥 감사할 뿐이다.

뒤돌아보면 힘들었던 순간, 아름답고 즐겁고 행복했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지만 벌써 하나의 의미가 되었고
좋은 추억으로 되살아날 아름답고 행복한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산행시 겪었던 힘듦과 고통들.. 도전과 모험에 따른 난관들도 용기와
인내로 극복하여 발전의 계기가 되었다. 자신을 한 단계 성숙시키고
큰 의미와 보람으로 다가오듯 인생사와 흡사한 산행길에서 비우고
배운 교훈과 경험이 나의 앞길에도 큰 보탬이 되리라 확신한다.

지난한 1년 1개월동안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끝까지
호남정맥을 함께 걸으며 완주의 기쁨을 누린 산우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호남길을 함께 걷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아쉽게도
중도하차한 산우들과도 이 기쁨을 같이 나누며, 주위에서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여러분들이 계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와이프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제는 금남정맥, 한북정맥이다!
9정맥 무사완주를 위해 화이팅!
 


Jij En Ik / Dana Wi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