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정맥 2차 (3구간 : 대안고개 현암삼거리까지)

2009. 11. 24. 00:50山情無限/한남금북정맥(完)

 

 


한남금북정맥 2차 (대안고개 질매재까지)





지난 주에 이어 한남금북길에 들기로 했다.
강행군이지만 시간날 때 조금이라도 이어 놓는게 좋을 듯하다.
이왕 시작한 일 조금이라도 빨리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솔직히 요즘은 정맥에 빠져 몸 담고 있는 산방에 얼굴 내밀
시간도 없고, 큰 배낭 메고 유유자적하며 산정을 나눌 비박도,
지리산도 갈 수 없으니 말이 아니다.
 
다음주 백운산에서 호남정맥을 끝내고,
이어 이달 마지막 주에 광양 섬진강 외망포구에 닿는데
그러면 명실공히 호남기맥까지 아우른 호남정맥이 끝나고
12월 둘째 주부터 금남정맥에 들게 된다.
가능하면 금북정맥도 같이 걸어 볼 계획이다.
그러다 보니 한남금북정맥이 좀 바쁘게 되었다.
누가 대신 가줄 수 없는 길이기에 마침 목요일 청원에
출장갈 일이 생겨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어 3일 일정으로
바로 한북길에 들기로 하고 짐을 챙겨 출장길에 오른다.

내가 생각해도 산에 중독에 많이 된 것 같은데 옆에서 보는
사람은 얼마나 미쳐 보일까? 하지만 충북 보은과 청원과 증평을 지나는
산줄기가 어서 오라 부르는 듯한데 어쩌랴! 어떤 모습일까 가슴이 설렌다.
누가 시킨다면 이 짓(?)을 누가 하겠는가?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산길을 이렇게 걸을 수 있으니 더없이 좋은데...
 
 
 

 

 

(2차 : 대안고개에서 질마재까지 / 46.7km)

 

 

 

3구간(2차 1일째) : 어디 미치지않고 이룰 일이 얼마나 되겠는가!

○ 산행일자 : 2009. 11. 6(금) 06:45 ~ 16:45 (10시간)
○ 산행날씨 : 흐렸다 갬, 간간히 바람 붐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24.4㎞         누적거리 : 69.55km
○ 산행코스 : (미원-)대안고개-475봉-쌍암재-514봉-602봉-살티재-국사봉-추정재-선두산-선도산-현암삼거리
○ 소 재 지 : 충북 보은군 내북면 / 청주시 회인면, 가덕면, 상당구 / 청원군 낭성면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 (청원 - 청주 - 미원) : 승용차 (출장지에서 이동)

- 대안고개 승용차 주차

☞ 산행들머리 대안고개 가는 방법

1. 대중교통 / 보은 <-> 미원간 군내버스

○ 보은출발 : 07:00 ~ 19:00까지 매 시 정각에 보은터미널 출발(40분 소요, 1450원), 08:00)

○ 미원출발 : 07:40 ~ 19:40까지 매 시 40분에 미원출발 (20분 소요, 1000원)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6:45(07:06)     산행들머리 벼제고개(대안고개) 출발

07:37            475봉

08:22            쌍암재 (290m)

10:00            514봉

09:43            602봉

10:26            살티재 (438m)

11:08            국사봉 (587m)

12:12~19         추정재 (250m)

13:23            487봉

15:07            선두산 (526.5m)

16:05~10         선도산 (547.2m)

16:45            현암삼거리

③ 복귀

- 현암삼거리 ~ 미원 : 히치하이크

- 미원 ~ 대안고개   : 군내버스

☞ 현암삼거리에서는 미원방향은 대중교통 없으므로 택시 or 히치 하이크로 이동.

현암삼거리에서 청주방향 : 863번(1회), 864번(5회) 시내버스가 있음.

☞ 미원에서 대안고개 오가는 대중 교통편

(07:40 ~ 19:40까지 매 시 40분에 미원에서 출발 / 20분 소요, 1000원)








(미원에 유난히 올갱이국밥집이 많아 그중 간판 큰 집에 들어갔는데...)

이렇게 그 지역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때는
그 지방 향토음식을 먹어 보기로 한터여서 읍내를 돌아보니
조그만 동네에 올갱이국밥집이 얼마나 많은지? 그중 간판이
괜찮은 집을 찾아갔는데 손님은 없었다. 객지에서 괜찮은
음식점 찾는 쉬운 방법은 사람이 많이 붐비는 식당으로 가면
되는데 그 방법도 변변치 않아 간판을 보고 들어갔다.
올갱이국밥을 시키고 나서 생각하니 올갱이가 그만큼 잡히는가는
둘째치더라도 이렇게 손님이 없으면 얼마나 음식의 신선도가
어떨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댓가를 단단히 치뤘다.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 모퉁이에서 하룻밤 유숙하기로 하고
잠깐 피씨방에 들렸다가 학교로 가니 그 사이 교문이 잠겨 있어
다시 찾은 면사무소 넓은 주차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지난 1차 때는 택시와 모텔, 찜질방을 이용하는 바람에
경비가 너무 많이 지출되되 2차부터는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숙소도 애마를 이용하기로 했다.

가끔 시트를 뒤로 젖히고 차에서 잠을 자기도 했지만 2열 시트를
앞으로 젖히니 2인용 텐트보다 넓은 공간이 생겼다. 지난번
새로 개발한 숙소다. 침낭만 있으면 소음과 탁한 공기를 마시며
자야하는 찜질방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 가히 호텔급이다.
산행 후 사우나를 하고 잠을 차에서 자니 금상첨화다.
길 위의 자유자 보헤미안이 멋지다고 흉내내다
이러다가 정말 보헤미안이 되는 것 아닌가!





(424봉을 넘어 3구간 본격적인 들머리 대안고개)

새벽공기가 차다.
곰탕으로 아침을 끓여먹고는 대안고개로 가서
지난번 주차시켰던 저수지 옆에 애마를 주차시키고
424봉 둘레길을 완전히 한바퀴 돌아 벼제고개에서 시작하여
424봉을 올랐다 내리니 3구간 들머리 대안고개가 나왔다.





(찬란한 일출은 아니어도 ?방향의 산너울이 춤추는 장관)

450봉을 향해 오르는데 숲사이로 산너울이 춤을 춘다.
장관인 모습이 나무가지에 가려 아쉬웠는데 조금 더 진행하니
등로 아래 조망바위가 보여 내려섰더니 거침없어 좋다.

450봉에 "금적지맥분기점" 팻말이 있다는데 찾지 못했다.
금적지맥은 한남금북정맥에서 처음으로 분기하는 지맥으로 450봉
정상에서 왼쪽으로 선회하여 구룡산(549m), 노성산(516m), 거명산,
덕대산(573m), 금적산(652m), 국사봉(475m)을 거쳐 옥천군 청성면
합금리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45.5km의 산줄기를 말한다.
금적지맥과 한남금북정맥에서 사이에서 발원한 보청천은 아늑한
보금자리에 자리잡은 보은들녘을 적시며 대청댐으로 흘러든다.





(날머리와 진행방향을.. )

당연히 2번째 지도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3번째 지도다.
대안고개에서 추정재까지는 약 8km정도는 지도없이 가야할 것 같다.
전쟁에 나가면서 총도 안가지고 가는 격이랄까? 어이가 없다.
잡다한 것 빼놓고 온다는게 정말 중요한 지도를 두고 온 것이다.
다행히 날머리쪽 지도를 가져왔으니 감사해야지.





(쌍암재 내려서기 전 만국기같은 정맥시그널들)





(쌍암재, 청원상주고속도로를 빠져나온 571번 지방도가 내북면으로 넘어가는 고개)





(이번에는 세월시그널도 낯익은 시그널들과 정겨운 모습으로...)





(내북면 양지말 모습)

양지말에서 올라온 시멘트 도로를 지나 가파르게 오른 514봉은
보은군 회인면과 내북면, 청원군의 가덕면 경계인 3면봉으로
팔봉지맥 분기점이기도 하다. 쌍암재를 사이에 두고 금적지맥과
팔봉지맥이 갈리는데, 보은군과 청원군의 경계를 이루는 팔봉지맥은
분기점에서 서진하는 능선이 청주와 상주를 잇는 25번 국도
피반령(360m)을 지나 봉화봉, 용덕산, 팔봉산, 은적산, 먕덕산,
출동산, 황우산을 지나 금강까지 45km의 낮은 구릉지대를 이어간다.
팔봉지맥에서 발원한 무심천은 청주시내를 지나
미호천과 만나 금강에 합류한다.





(가을이 서러운듯... 단아하던 참취도 쇠잔한 모습으로)







(삼각점이 있는 602봉은 오늘 최고봉이지만 잡목에 가려 조망제로)





(12)





(돌 무덤이 있는 살티재는 보은군 염둔리와 청원군 추정리를 넘나드는 고개)





(살벌하게, 뒤에서 총소리가...)

살티재를 지나 국사봉으로 향하고 있는데
멀리서 간간히 들리던 총소리가 갑자기 가까운 곳까지 왔다.
이러다가 큰 일 나겠다 싶어 얼른 바위 뒤로 숨어 배낭을 뒤졌는데
늘 갖고 다니던 호각이 안 보인다. 할 수 없이 큰 소리로
"여기 사람있어요"하고 외쳤더니 총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멧돼지가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것이야 막아야겠지만 그렇다고
마구 살륙하면서 개체수를 줄이겠다는 방식은 너무 야만적이다.
저런다고 멧돼지가 줄어들까. 사냥꾼이야 좋은 놀이감이지만..







(암벽지대와 참호, 헬기장을 지나자 나타난 국사봉 / 587m, )





(17)





(융창공예사 앞 길가에 도열해 있는 목각장승들...)





(추정재는 4차선 국도가 지난다)





(관정리 머구미마을 버스정류장)





(시멘트 포장길을 쭈욱 따라가면 마지막에서 산길로 든다)





(숲사이로 보이는 낭성면 호정리 모습)





(눈을 들어 하늘도 한번 보고)





(가을이 저 잎을 통과하여 지나간듯...)





(487봉, 준.희의 명패는 산꾼들에게는 고마운 등대같은 존재)





(숲사이로 난 임도, 정맥길을 가다 만나는 보너스)





(산이름은 없지만 그냥 480봉이라 하자)





(속리산 천왕봉을 내려서면서부터 혼쭐이 났지만 폭신한 낙엽길이 정겹다)





(저 앞에 봉우리 하나가 또 우뚝 일어선다. 선두산인가?)





(?고개)





(선두산인가하고 힘들게 올라섰는데 선두산 전위 525봉)







(곧이어 나타난 선두산 / 527m, 그리고 △)





(또 다시 일어서는 봉우리)





(선도산인가 했는데 선도산은 우측으로 한참 물러나 있었다)





(선도산 정상의 송신탑)







(선두산과 마주하고 있는 선도산 정상석과 삼각점)

군 통신시설과 한남금북정맥 속리산과 칠장산 방향을 표기한
아담한 정상석 뒤면에는 청주제일봉이라고 쓰여있다. 넓은 공터
한쪽 귀퉁이에서 잠깐 휴식하며 남은 길을 가늠해 본다. 선두산과
선도산은 이름도 비슷하고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키도 비슷하게
마주보는 모습이 오랜기간 정을 나눠온 형제 같기도 하다.





(선도산에서 잡목숲을 30분 가량 내려서니 날머리 현암마을)

220년동안 모진 풍상을 견딘 보호수 느티나무가 있는
현암마을에서 미원까지 대중교통으로는 연결이 안된다.

히치를 하려고 손을 몇 번 들었는데 아랑곳 않고
차들이 쌩쌩 달린다. 지나가는 사람들이야 내가 손드는 것을
한 번밖에 보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몇 대가 그냥 지나가니
조금 멋쩍어 택시를 부르려 하는데 RV 1대가 멈춰서더니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는다.
"대안고개까지 가려구요" 하니 미원간다며 타라고 한다.
그 분은 동년배쯤 되어 보이는 신사였는데 등산을 좋아하여
전국 유명산은 거의 다 가봤다고 한다. 차를 얻어 타면
조금은 분위기가 어색한데 공통 화젯거리가 있으니 덜
어색해 좋다. 그렇게 기분좋은 충청도 인심을 접한다.





(미원에서 보은가는 군내버스 시간표)

대안고개는 미원에서 보은가는 군내버스를 타고 대안리(안대안)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20여 분 기다리니 버스가 왔다.
미원에서 보은 가는 버스는 매 시 40분에 출발한다.





(대안마을에 내려 조금 걸어 올라가서 애마를 회수하고...)

고마운 분을 만나 히치 하이크로 미원까지 가서 20여분 기다리자
도착한 보은행 버스를 타고 대안고개까지 가긴 잘 갔다. 무사히
애마도 회수하고는 청주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집에 전화를 하려니
폰이 없다. 급히 차를 세우고 차를 다 뒤져도 폰이 나오지 않아
차를 되돌려 주차해 있던 곳까지 가서 주변을 살펴보지만 폰이
나오지 않았다. 생각을 더듬어 보니 버스탈 때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호주머니에 넣는다는게 잘못하여 버스에서 흘린 것 같다.

네비를 찍고 찾아 간 보은터미널은 시외버스 전용 터미널이었다.
친절한 경찰이 군내버스가 집결해 있는 곳을 알려주어 그곳에 가니 
조금전 타고왔던 버스가 막 출발하려고시동을 걸고 있는 것 아닌가?
한발만 늦었더라면... 기사님이 올줄 알았다는 듯 폰을 넘겨 준다.
낭패를 당할뻔 했는데 고맙고 감사하다.

초정약수탕 가기는 늦었고, 선답자가 주차하기 좋다고 알려준 
상당공원을 찾아 갔는데 도심지 도청 옆에 위치한 공원에는
주차할 곳이 없다. 아마 상당산성공원을 잘못 알려준 것 같다.
할 수없이 내일 일찍 산행하려면 들머리 가까운데서
노숙(?)을 하는게 좋을 것 같아 주변을 돌아보고 있는데
현암삼거리 넘어가는 명암유원지 도로변에 넓직한 주차장이
보이는 것 아닌가? 하룻밤 묵을 곳으로는 안성맞춤이었다.
하룻밤 유숙할 곳이 확보되자 곧바로 시내로 나가 사우나를 하고
피시방에 들려 내일 계획을 점검하고 돌아오니 벌써 12시가
되어가는 시간. 내일 일찍 산에 들기위해 배낭을 꾸려놓고
감사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