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7. 01:56ㆍ山情無限/영남알프스
에베로릿지를 타고 신불평원을 거닐며
○ 일시 : 2006. 9. 9(토) 08:50 ~ 15:10
○ 코스 : 가천마을-사격장-금강폭포-에베로릿지-신불평원-신불재-죽림골-파레소폭포-백련마을
○ 참석 : 세월산방 23명
○ 구간별 소요시간
08:50 가천 장제마을 출발
09:00 사격장
09:40~50 금강폭포
10:00~11:30 에베로릿지
11:40 신불능선
12:10~12:45 신불고개 대피소 / 식사
13:00 신불산
13:25 간월재
13:50 죽림굴
14:40~50 파레소 폭포
15:20 주차장 (천지가든)
토요일은 황석산-기백산 종주를 하기로 하였는데
일주일 내내 컨디션이 좋지않아 약속을 취소하였다
그렇다고 다음 주말에 대간을 가야하는데 마냥 쉴 수도 없고 하여
가까운 영남알프스에서 대간갈 준비나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세월산방 에베로릿지 산행에 동행할 수 있게 되었다
잘 되었다.
세월산방 버스 중간 탑승지가 문수고 앞으로 변경되는 바람에
차를 몰아 문수고 앞으로 가니 첫사랑님, 쟁이님, 물소리님 등이 보인다
탑승하니 한동안 함께하지 못한 탓에
새로운 얼굴들도 몇 분 보인다
(칡넝쿨 우거진 평원을 지나... 멀리 에베로릿지가 보인다)
08:50, 연수원과 단독가옥을 지나 철조망 문을 넘어 포사격장으로 들어선다.
사격장 같지 않게 칡넝쿨이 우거진 평원이 펼쳐지는데 걷기가 좋다.
이른 아침 비 온뒤 이런 길을 걷는 것은 상쾌해서 참 좋다.
선두에서 풀 잎에 묻은 빗방울 다 털고 가니까 미안하지만 말이다.
(금강폭포)
에베로릿지 가는 길에 금강폭포에 들려 잠시 숨을 돌린다.
수량이 적어 폭포의 위용은 덜하나 여름 수량이 많을 때는 대단한 폭포다.
겨울에 빙폭이 되면 빙벽을 오르는 클라이머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고...
아마 장미대장님의 배려인듯 하다.
(금강폭포에서 바라보는 에베로릿지 방향 능선)
(에베로릿지길 시작부터가 만만찮다)
어쩌면 오늘 에베로릿지를 오르지 못할뻔 했다.
지난 밤 비가 온데다 오늘도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에
장미대장님은 에베로릿지로 유도하듯 확인하는데 다들 안전사고를 내세우며
우회길로 가자는 여론이 대세다. 난 에베로릿지로 가고 싶은데...
금강폭포를 거쳐 결국은 에베로릿지 입구까지 왔고
우회길을 찾아 왼쪽으로 올랐던 회원들도 다시 되돌아 와
한 사람, 한 사람씩 시작부터 만만찮은 암벽에 붙는다.
(선두는 후미가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출발하고...)
중간 중간 위험구간 마다
장미대장을 비롯한 청학대장, 쟁이님이 줄을 잡아주고
손을 잡아주며 안전하게 이끌어 통과시킨다.
그렇게 하여 선두가 먼저 위험구간을 통과하면
후미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방을 빼 주고는
다음 암벽을 향해 또 출발하고...
(안개가 걷히자 또 암봉 하나가 눈 앞에 나타났다)
잠시 후미가 오르기를 기다리며 휴식중인데
운무가 걷히면서 눈 앞에 갑자기 까마득한 암봉 하나가 나타났다.
모두 저기를 올라야 하나 하며 걱정하는 것 같았으나
이전 구간을 통과하면서 숙달이 되었는지
암벽에 붙자마자 모두 잘 타고 오른다.
(자일 한가닥에 의지하여 개미같이 암벽에 붙어 기어 오른다)
1999년 12 월 11~12일
개척하며 에베로릿지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안개가 걷히자 멀리 문수산, 남암산이 구름속에 모습을 드러낸다)
(암벽도 직벽이지만 금강폭포 위 골짝도 곤두서 있기는 마찬가지다)
(운무가 걷혔다 덮혔다 하면서 연출하는 풍경은 동양화 한폭을 보는듯 하다)
(위험 구간은 장미대장의 수고로 모두 안전하게 통과하고...)
도중에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다행이었다.
한 사람씩 올라야 하는 정체구간이었는데 갑자기 낙석 2개가 아래도 떨어진 것이다
아래에는 몇 명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낙석이 비껴가는 바람에
무사할 수 있었다.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특히, 직벽구간에선 낙석을 조심해야 한다.
(구름이 걷히자 오른쪽에는 아리랑,쓰리랑릿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신불평원, 억새는 가을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에베로릿지 구간을 모두 무사히 통과하자
신불능선으로 오르는 잡목 숲길을 세월산방 멤버들답게 쏜살같이 달리듯 오른다.
컨디션이 좋은 편도 아닌데다 가끔씩 사진이라도 한장 담으려면 바쁘다.
문제는 사진찍느라 지체된 시간을 만회하지 못해
점점 거리가 벌어져 제일 후미가 되어 버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거의 선두에 섰었는데,
선두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해도 후미는 좀 그렇다.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지.. 따라 붙어 보려하지만 다리에 힘이 주이지 않고,
길섶의 구절초는 새벽이슬로 깨끗이 세수하고
방긋 웃는데 도무지 외면하고 그냥 갈 수가 없다.
(구절초가 피면 가을이 오고, 구절초가 지면 가을이 간다지...)
구절초 / 강신갑
가녀린 몸
산들대며
함박웃음 짓고 있다.
상큼한 향
잔잔하게
청초함 더하고
하얀 얼굴
팔등신인 양
은은히 반짝인다.
(어디까지가 산이고, 어디까지가 또 다른 산인지?)
(골을 채워 구름바다를 이루고...)
골짜기를 휘감는 바람결 산울림이 되어 흐느끼는데
휩쓸리는 바람결 사이로 갈참나무 잎이 떨고 산새가 날아 내린다.
솔숲에 이는 바람결처럼 세상사 한순간의 꿈 같은 거라고
들끓던 상념 자꾸만 가라앉히던 산 안개, 구름
세월 표백시키다가 허허로이 스러진다
(신불산 대피소)
12:10~45, 대피소 야외식탁에 10여 명이 올망졸망 둘러 앉아 점심을 먹는다.
쪼그리고 앉아 먹는 것 보다는 편하고 품위가 있어 좋다.
각자 준비해온 반찬과 후식까지 펼쳐놓았으니 푸짐해서 더 좋다
쟁이님이 부지런히 끓인 물로 느긋하게 커피까지 들며 산정을 더한다.
샘터에서 식수를 보충하고는 갈 길을 마저가기 위해
길을 나선다.
(간월재 내려 가는 길)
오늘은 신불산에서 간월재로 내려서 죽림골을 거쳐 파래소폭포로 간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배내골 방향은 조망이 되었는데 갑자기 운무가 몰려오더니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자신을 다 드러내는 것도 괜찮지만
숨길 것을 살짝 숨기면 신비감과 호기심이 더하다.
마치 동양화 같이...
(간월재, 간월산 꼭대기는 구름에 잠겨있고...)
간월재까지 많은 자동차들이 올라와 있다.
억새를 보호하기 위해 목책을 두르고 산책로를 만들어 구경할 수 있도록 하여
보호를 받아서 그런지 억새가 싱싱하게 잘 자라는 것 같다.
얼마있지 않아 영남알프스는 온통 억새의 은빛 물결로 일렁이겠지
(물봉선)
(참나물)
(개망초,고향이 아메리카라지요)
(달맞이꽃)
(죽림굴, 안에서 바라본 바깥 모습)
죽림굴은 천주교 성지로,
기해박해 [기해박해/己亥迫害 조선 헌종 5년(1839)에 두 번째로 천주교도를 학살한 사건.
프랑스 신부 모방, 샤스탕, 앵베르를 비롯하여 70여 명의 교도가 죽음을 당했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헌종은 척사윤음(斥邪綸音)을 내리고
오가 작통법(五家作統法)을 강화하여 천주교를 탄압하였다]당시
천주교 신자들이 잔혹한 박해를 피해 한꺼번에 100여명이나
굴 속에 숨어 피신하곤 했던 곳으로 대나무와 풀로 덮힌 낮은 입구 덕분에
동굴에 숨어 있으면 쉽사리 눈에 띄지않아 피난처로 안성맞춤이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미사를 집전했을 정도로 입구는 낮아도 동굴안은 제법 넓다.
(죽림굴 십자가 앞의 쟁이님, 멋있습니다)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기도는 나의 부족함을 채우고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의 원천이기에...
(파래소 폭포 내려가는 길)
(고들빼기)
( ? )
(파래소 폭포, 울산 12경의 하나로 아름답다)
옛날 기우제를 지내면 바라던 대로 비가 내렸다고 하여 '바래소'에서 유래되었다는
파래소폭포는 경치가 아름다워 지금도 소망을 비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15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는 장관이다.
안개처럼 퍼지는 물보라는 시리도록 차서 아침, 저녁 무렵에는
무지개가 피어올라 어두운 기운을 말끔히 걷어낸다.
검은듯 푸른 수면위에는 산 그림자마저 초록색 물빛으로 비치고,
둘레가 100m나 되는 연못은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다고 한다.
원시림이 우거진 계곡은 여름철 등산객들의 더위를 식혀주며,
특히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자연 휴양림이 근처에 있어
등산객들의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죽림골은 계곡미도 뛰어 나지만, 병풍같은 암벽도 곳곳에 솟아있다)
(가는 여름이 아쉬운듯...)
15:10 드디어 주차장(천지가든)에 도착, 오늘 긴 여정이 끝났다.
속속 개울로 모여들었는데 가는 여름이 아쉬운 듯 발만 담그고 있는 것이
성에 차지 않는듯... 한 사람씩 물에 뛰어 든다.
갈아 입을 옷이 없는 사람들은 부러운듯 구경만 하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좋다.
천진난만한 시골 소년의 티없이 웃는 모습은
세월을 40년이나 되돌린듯 하다.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도 길목에서 저만치 오는 가을을 기다리고...)
세월산방이 좋은 이유야 많지만 그중에서도 정상주를 하지 않는 것도 그중 하나다.
마시는 사람이야 좋을지 모르지만 일행까지 불안하게 하는 정상주는
안전과 일행의 즐거운 산행을 위해서도 자제되어야 할 일이다.
천지가든에서 세월아! 네월아! 를 외쳤다.
역시 세월아! 네월아! 에 낭만이 있고 세월의 멋이 있는 것 아닌가?
이후, 돌아가면서 각자 자기 소개를 간단히 하고,
또, 장미대장은 세월산방의 이름을 걸고
영남알프스 무한종주를 한다고 소개하자
모두 박수로 응원을 보내며 오늘 일정을 마무리 하였다.
함께한 세월산방 회원들이 반갑고
에베로릿지를 넘어 무사완주한 것이 고맙고 감사하다.
특히, 잘 안내하고 인도한 장미대장을 비롯한
대장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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