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배내고개에서 이천마을까지

2009. 4. 7. 01:54山情無限/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 배내고개에서 이천마을까지


2006. 9. 5 / 시나브로




○ 일시 : 200년 9월 2일 토요일

○ 날씨 : 흐렸다 갬, 오후에 다시 흐림

○ 코스 : 배내고개-배내봉-샘물산장-재약산-수미봉-층층폭포 위-죽전고개-이천마을

○ 참석 : 아내와 함께



오랫만에 와이프와 함께 영남알프스를 찾았다.
한동안 산행을 하지못한 와이프에 맞춰 힘들지 않은 코스로 호젓하게 다녀 오기로 했다.
코스는 배내고개에서 배내봉을 올라 재약산, 수미봉까지 가기로 하였는데 원점회귀를 하려니
돌아오는 길이 너무 멀기도 하고 갔던 길을 되돌아 오는 것도 그렇고 해서
배내골 죽전마을로 하산하기로 했다.
나름대로는 쉬운 코스를 선택한다고 한 것이다.

배내고개에 올라서자 구름이 걷히면서 파란 하늘이 보인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여름이었는데 벌써 완연한 가을 풍경이다.



(배내고개에서 바라본 배내골 방향)




(능동산 오르는 가파른 길에는 가을꽃 구절초가 응원하고...)




능동산 정상에는 벌써 억새가 피기 시작했다.




능동산 아래에는 수량이 풍부하고 물맛이 좋은 샘이 있다.
샘 주변에는 꽃이 피어 샘터를 장식하고 있는데,
"사랑하나 풀어던진 약수물에는 바람으로 일렁이는 그대 넋두리가
한가닥 그리움으로 솟아나고..."로 시작되는 싯귀가 운치를 더한다.




(샘터 주위는 물봉선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뒤 따르는 와이프는 숲에 묻혀 보이지 않는다)




(올해도 잘 자란 영남알프스 억새는 자신들의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다)




(잡목 우거진 숲, 길 찾기도 만만찮지만 그래도 잘 따라주는 아내가 고맙다)




(역시 영남알프스에는 억새가 있어 가을이 더 멋있다)




울창한 숲을 뚫고 나가자 산죽이 반긴다.
산죽은 있어야 할 곳에서 제자리를 지키는 것 같다.




샘물산장도 보이고, 광활한 평원 위로 재약산과 수미봉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돼지감자꽃이 만발해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돼지감자꽃이라니...국우(菊芋)가 정식 명칭이다.




얼음골 방향, 깨진 바위의 억산과 웅장한 운문산이 보인다.




산오이풀, 어린 싹은 식용,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며 뿌리는 지혈제로 사용한다.




(짚신나물)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어린순을 나물로 먹으며, 한방에선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체를
용아초(龍芽草)라는 약재로 쓰는데, 소변출혈,자궁출혈,각혈,변혈 등
각종 출혈 증상에 지혈제로 사용한다.




재약산, 아직도 일본식 이름 천황산으로 되어있어 막아서서 사진을 찍었다.




모싯대, 영남알프스 길섶에서 끊임없이 초롱불을 밝혀주고 있었다.




수미봉에서 바라보는 사자평, 멀리 간월산, 신불산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수미봉에서 바라본 내원골)




(재약산 수미봉)

일제잔재는 해방 60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 땅 곳곳에 뿌리박혀 있다.
여태 제대로된 일제잔재 청산을 하지 않은 탓이다.
요즘, 뜻있는 이들이 일본식 지명과 산이름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의 미온적인 태도로 생각같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는 것 같다.
영남알프스에도 몇년전 밀양시에서 세운 정상석도
부끄럽게 천황산이라 새겨 세워놓고 있다.

밀양시도 하루빨리 일제잔재인 천황산이라는 이름을
바로 잡는데 힘써 주기를 바란다.




(사자평)




죽전마을쪽으로 내려서기 위해서는 사자평을 가로질러 능선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좌측길로 들어서야 한다. 바로 내려가면 산동초교 고사리분교(폐교)가 나온다.




죽전마을로 넘어가기 위해 능선을 오르는데 탐스런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무슨 열매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이름을 찾아봐야 겠다.




(저 골을 넘어야 하는데..)

죽전마을쪽으로 가기 위해선 사자평을 건너 앞 능선을 넘어야 하는데
사자평쪽으로 가는 길이 풀 숲에 묻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풀 숲으로 들어서자 늪지대가 나오고
이번 큰 비로 도랑이 없던 곳에 도랑이 생기고
길은 잘려 나가는 등 지형이 많이 변해 있었다.




제법 넓직한 길을 따라 올라가다 개울을 건너고 왼쪽 능선으로 들어서는데 온통 늪이다.
발이 푹푹 빠진다.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옮겨본다.

늪지대를 통과하자 키보다 큰 억새와 잡목이 우거져 길 찾기가 어렵다.
간간히 시그널이 보이지만 시그널을 따라가도 사람이 다니지 않은 길은
이미 잡목이 뒤 엉켜 더 이상 진행이 어렵게 만든다.
나는 그렇지만 와이프가 힘든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다.

힘들게 죽전마을로 내려가는 능선에 올라
재약산 수미봉을 올려보니 위용이 대단하다.

호젓한 허릿길을 한참 기분 좋게 내려오다 능선으로 내려서니 좋은 조망처가 나온다.



(파노라마)

바위에 올라앉아 바라보니 눈 앞에는 웅장한 영남알프스 산군이 펼쳐진다
바로 간월재가 보이고 양옆으로는 간월산과 신불산, 배내봉과 영취산, 그 아래로...
간월재에는 패러글라이딩이 한창이고...




한동안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조망을 즐기다가
다시 능선길을 내려서는데 길은 오른쪽 골과 산능선로 길로 나뉘었다.
곧장 가는 길이 죽전마을로 가는 길일 것 같아 오른쪽 길로 들어선 와이프를 불러
왼쪽 길로 들었는데... 이 길의 끝이 그렇게 사람을 힘들게 할 줄이야

오른쪽 길을 얼마나 내려왔을까
사람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개짖는 소리도 크게 들려 마을이 다 된듯한데
아뿔싸!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길은 끝이나고 계곡을 막고,
산을 막고 온통 울을 쳐 놓은게 아닌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사유지라 해도 그렇지
산에서 내려오는 길을 이렇게 막아 놓다니
길이 없는 곳을 뚫고 나오느라 힘을 얼마나 썼는지...
딸기나무 가시가 얼마나 활퀴고




사선을 뚫고 드디어 마을에 내려와서 여기가 어디쯤인가 확인을 하니
이천마을 아닌가? 원래 목표한 날머리는 죽전마을인데...
능선에서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서야 되는 것을
길을 잘못든 바람에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




어떻게 차 있는 곳으로 갈 것이냐고 아내가 물었다.
지나가는 차가 있으면 신세를 좀 지자고 했다.
나도 이 길을 지나면서 사람들을 많이 태워주었으니 잘 태워 줄 것이라 했다.
손을 들었다. 다섯대만에 갤로퍼 한 대가 우리 앞에 멈춰섰다.
고마운 분 덕분에 쉽게 차 세워둔 곳까지 잘 왔다

모처럼 아내와 호젓한 산행을 하려고
코스가 길기는 해도 기복이 심하지 않은 코스를 택했는데...
마지막에 길을 잘못드는 바람에 고생을 많이 시킨 것 같다.
앞으로는 좀더 겸허한 마음과 준비를 철저히 하고
산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다.

힘든 길이었지만 잘 따라준 아내가 고맙고
함께하여 더 즐거운 산행이 되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