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4. 00:42ㆍPhotograph/photograph
제주도가 가고 싶었다. 겨울 한라산이 보고 싶었다.
어디 제주도 가는 데 없나 기웃거리는데 앞서거니 뒷서거니 공지를 한다.
좋기야 배타고 가는 것이 경비도 적게들고 낭만도 있고 좋은데.. 그 놈의 정맥땜에 날짜가 안맞다.
마침 때 맞춰 W산악회 카페에 공지가 올랐다
2010. 1. 30~31, 15년만에 개방된 돈내코 코스를 간다고..
50일을 앞둔 2009. 12. 9일 얼른 신청을 했다.
성지순례라도 떠나는듯.. 겨울 한라산에서 명함이라도 만드는듯
너도 나도 제주도를.. 한라산을 다녀들 온다. 다녀들 와서는
모두 제주도 홍보대사가 된듯 앞다투어 찬사로 가득한 보고서로 도배한다.
찬사가득한 보고서를 보며 나도 그 가운데 있는듯 착각에 빠진다
기다리는 동안 카메라를 기변했다. 당연히 목적도 바꼈다.
그러나 50일은 너무 길었다. 그동안에 운래 계획도 변경되고 일기도 변하고..
시간이 가면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더니..
하늘은 눈이시리도록 파랗고
설화는 눈이 부시도록 하얀
한라산 설경을 한번 담아보리라
산행에서 순전히 사진으로 목적이 바뀌어 큰 카메라를 챙겨 갔건만
이틀동안 비맞고 구름속에 갇히고.. 재산목록 1호가 된 카메라 상할까
첫날 고작 스무컷 남짓.. 그것도 무채색.. 사진은 빛의 예술인데..
찍을 수 없는 맘 알아주기라도 하는듯.. 모델이라도 된듯 찍히고 또 찍힌다.
둘째날 성판악에는 이른새벽부터 부슬부슬 부슬비가 내리지만
6시부터 갠다는 못믿을 기상청 일기예보를 믿어 보자며 카메라를 가슴팍에 차고 올랐는데
진달래대피소에 오르니 기상청 예보와는 정반대로 가는 날씨.. 그렇지 당신들이 하늘의 일을 어떻게 알아,
빗방울은 굵어지고 카메라 끈은 목을 조이고.. 카메라를 배낭속에 넣어 버리니 맘도 편하고 몸도 편하다
배낭 속 카메라야 비 그치면 꺼집어 내는 것 별일아니건만 그 넘의 비는 종일 지지리도 내린다
둘째날은 한 컷도 못 담고 오는 항공기안에서 분풀이하듯 셔트를 눌러 댄다
속 좁은 마음에 본전생각하며 기대하던 모습아니었다고 아쉬워하지만
한라산도 제주도도 그저 그렇게 자리를 지킬뿐인데.. 자연스럽게..
한라산과.. 제주도에 비를 뿌리던 구름..
그 위에는 언제나 같이 푸른 창공과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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