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을 쫓아 주계바위 능선으로 올라 주암계곡으로

2009. 4. 15. 00:38山情無限/영남알프스



 


화신을 쫓아 주계바위 능선으로 올라 주암계곡으로




○ 일시 : 07. 2.24(토) 09:40 ~ 14:20
○ 날씨 : 온난, 구름 많음
○ 주암마을-주계바위-사자평-재약산 수미봉-주암계곡-주암마을




오랫만에 혼자하는 산행이다.
배내골 주암마을 주계바위 능선으로 올라
재약산까지 갔다가 주암골로 내려올 참이다
가는 길에 화신(花信)이라도 만나면 좋고
조망이 트이면 영남알프스 멋진 풍경을 담고 싶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의 어울림 산행도 좋지만
혼자하는 산행은 시간에 부담에 없어 좋다
조망을 즐기며 보물찾기하듯 산너울에 숨어 있는 산을 찾아 보고
너럭바위라도 만나면 짐을 내려놓고 유유히 떠 가는 구름도 감상하고
발 아래 지나치기 쉬운 풀 벌레들도 살피며
널널한 산행을 할 수 있어 좋다

그러나 오늘은 혼자하는 산행이지만 사정이 좀 다르다
재약산에 올라 조망이 좋으면 지리산 천왕봉도 담아보고
멋진 산너울을 파노라마로 담아보려 3kg 가까이 되는 삼각대까지 챙겼으나
늦은 시간 집을 나선데다 부산 사는 동생 집들이에
시간 늦지않게 가려니 마음이 바쁘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닭들도 동작을 멈추고 포즈를 잡는건지...)

주암마을에 들어서자 주차비 받는 아주머니가 먼저 반긴다
마을입구에 차 세울 곳이 있었는데 주차장까지 왔더니
덩그런 주차장에 차가 몇 대 없다

주차비로 거금 3,000원이나 주고 산행채비를 하여 출발한다.




("국제신문 근교산 취재팀"의 시그널이 능선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능선을 타려면 계곡을 건너자 마자 우측 등로로 들어서야 한다)

주암계곡으로 오르는 길은 주차장 건물 뒤로 난 우측 길로 오르고
능선길은 닭장을 지나 100여 m쯤 가면 나오는 계곡을 건넌 후
바로 나오는 우측 된비알 길로 오르면 된다




(일명 심종태바위라는 주계바위)

가파른 길을 25분쯤 오르자 주계바위가 머리 위에 나타났다.
옛날, 그나마 심종태의 효성을 알아본 도적들..., 그 아지터(굴)가
있었다지만 다음에 찾아 보기로 하고 암봉을 마저 오른다.




(가야할 능선, 오른쪽 끝에 보이는 재약산 사자봉 꼭대기는 구름이 걸려있고...)





(주계바위 수십길 벼랑에 붙어 선 소나무)

얼었던 등로가 녹아 질척이며 미끄럽지만
쉬엄쉬엄 올라도 40분 정도 오르니 주계바위다.
100m가 넘는 직벽 벼랑에 붙어 선 소나무의 의연한 모습은
마치 동양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하다




(마치 동양화 한 폭을 보는듯...)





(전망좋은 바위에서 바라본 주암계곡)

주계바위에서 한참을 가다 만나는 두번째 전망바위에서는
능동산에서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영취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주능이 손에 잡힐듯 펼쳐진다.
주위에 장애물이 없어 좋은 전망처인 이곳에서는
깊은 골 배내골의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다.

계곡길로 오르고 있는 산객들의 모습도 보인다.




(가야할 능선, 우뚝한 982봉을 넘으면 광활한 사자평이다)





(산행을 하다보면 있어야 할 곳에는 어김없이 산죽이 반긴다)





(982봉에서 뒤돌아 본 주계바위(능선))





(982봉에 올라서자 재약산 사자봉과 수미봉, 그리고 억새평원이 펼쳐진다.)





(주암계곡 갈림길에 있는 간이 매점)

982봉을 지나 억새밭길로 진행하면 간이매점이 있는 갈림길이다.
직진하면 수미봉과 사자봉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로 내려서면 주암계곡이다.




(꽃술을 다 날려버린 억새, 영남알프스는 억새밭이 있어 더 정겹다.)





(겨우내 동토에서 숨죽이던 초목도 해빙과 함께 생기가 돌기 시작하고...)





(건너편에 보이는 재약산 사자봉)

영남알프스는 백두산에서 줄기차게 뻗어내린 백두대간
매봉산 천의봉(1,303m)에서 낙동정맥으로 분기하여
영남의 동부지역을 남북으로 뻗어내리다 대구 영천분지에서
산세를 낮춰 숨을 고르다 경남북의 경계에서 마지막 힘을 솟구쳐
1,000m급의 산 8개를 중심으로 거대한 산군을 형성하고 있다.

고헌산(1,032m), 가지산(1,240m), 간월산(1,083m), 신불산(1,209m), 취서산(1,059m),
재약산 사자봉(1,189m), 수미봉(1,108m), 운문산(1,188m)으로 주봉을 이루고,
중간에 문복산(1,013m), 밀양 백운산(885m), 억산(944m) 등이 있다.

영남의 지붕이라 불리는 영남알프스는 울산을 경계로
울주, 경주, 청도, 밀양, 양산 5개군에 있어 넓이만도 255k㎡에 이른다.
산이 높은 만큼 골이 깊고 나무가 울창하여 말 그대로 심산유곡이다.
기묘한 바위들이 서로 어우러져 어디를 가나 절경을 이루고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원근 각지에서 많은 산객들이 찾는다.

요즘, 울주군에서 "울주7봉"이라고 이름을 바꾸려 하지만
많은 산들이 인근 시,군에 걸쳐 있거나 울주군을 벗어난 곳까지
산군을 이루고 있어 영남알프스 전체를 아우러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인근 시,군의 반발을 사는 등 문제가 많다. "울주7봉"으로는
영남알프스를 대체할 수 없어 울주군의 처사는 이해하기 어렵다.




(재약산 수미봉 오르는 풍경)

적당히 바위와 어우러진 정상은 좋은 조망처이기도 하다.
수미봉은 산행 요충지로 평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지만
오늘은 산객 몇 명만 보일정도로 한적하기까지 하다.




(재약산 수미봉에서)

재약산 명칭에 대해서는
"신라 흥덕왕 4년(829)에 흥덕왕의 셋째 왕자가 병을 얻어
전국 방방곡곡의 명산과 약수를 찾아 두루 헤매다
이곳에 이르러 영정약수를 마시고 병이 낫게 되었다
그 뒤로 이 산을 재약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현재 재약산이라 부르는 재약산 수미봉을 지칭한 것인지?
천황산이라 부르는 재약산 사자봉을 말하는 것인지?
또 국토지리원 지형도(1:25,000)에 나와있는 사자평에서
코끼리봉을 거쳐 향로산 가는 길에 있는 재약산(955.8m)을
말하는 것인지는 고증을 통해 규명을 해야 할 부분이다

수미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과 풍광도 대단한데
오늘은 낮게 깔린 구름으로 먼 곳까지 조망되지 않는다
구름이 걷히고 하늘이 열리기 열리기 시작하지만
갈 길이 바빠 정상 증명사진 한 장만 남기고 걸음을 재촉한다




(재약산 아래 광활한 억새밭 사자평)

사자평은 경남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영남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재약산 수미봉(1,108m) 정상의 동남쪽에 위치한 대평원이다.

"재약산을 중심으로 필봉(筆峯), 사자봉(獅子峯), 수미봉(須彌峯),
천황봉(天晃峯), 관음봉(觀音峯) 등의 연봉이 부챗살처럼 펼쳐져 있고,
상부의 8부 능선 부근인 해발 700~800m 사이에는 '사자평' 또는 '칡밭'이라
불리는 고원지대가 있다"고 고서에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광활한 분지를 이루는 이 사자평에는
가을철이면 억새꽃이 만발하여 은빛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재약산 수미봉에서 뻗어내린 능선, 왼쪽 계곡에 층층폭포가 있다)

왼쪽 길로 내려서 옛 고사리분교 터를 지나면 계곡에 유명한 층층폭포가 있다
저 멀리 향로산(970m)도 보인다




(곧장가면 사자봉,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능선과 주암계곡 갈림길)

사자봉까지 가 볼까도 해 보지만 벌써 12시가 넘었다.
어디서 점심도 먹어야 하고... 3시까지 주암마을에 도착하려면
빠듯할 것 같다. 조망이라도 트이면 걸음을 재촉하여 갔다 오겠지만
다음으로 미루고 주암계곡 가는 길로 내려서는데
등로가 얼마나 미끄럽고 질척이는지...




(계곡으로 내려서자 아직 계곡 상류는 겨울인듯 얼어붙어 있다)

올라 갈 적에도 그랬지만 간이매점엔 제법 많은 산객들이
붐비는데 술잔도 오고가며 왁자지껄하다

좌측 계곡으로 접어들자 산죽밭이 이어지는 가파른 경사길이다
봄 날씨지만 계곡에는 아직 하얀 얼음이
가는 겨울의 뒷다리를 붙잡고 있는듯하다

개울을 건너고 가파른 너덜길을 내려간다.




(계류도 날씨같이 한층 부드러워 보인다)





(얼음이 녹은 물은 다시 얼음을 녹이며 아래로 아래로...)





(고로쇠 수액 채취, 사람이나 나무나 진이 빠지면 제 명대로 못살기는 마찬가지...)

고로실나무, 오각풍, 수색수, 색목이라고도 하는 고로쇠는
전남, 경남, 강원도 일대와 일본 북부, 중국 헤이룽강 등지에 분포한다고 한다.
20m나 되는 키에 껍질은 회색이고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잔가지에 털이 없다.
잎은 마주나고 둥글며 대부분 손바닥처럼 5갈래로 갈라진다.
꽃은 4∼5월에 작은꽃이 잎보다 먼저 연한 노란색으로 핀다.

고로쇠라는 이름은 뼈에 이롭다는 뜻의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되었다 하는데
한방에서는 나무에 상처를 내어 흘러내린 즙을 풍당(楓糖)이라 한다.

수액은 해마다 경칩 전후인 2월 말∼3월 중순에 채취하는데
나무의 1m 정도 높이에 채취용 드릴로 1∼3cm 깊이의 구멍을 뚫고
호스를 꽂아 흘러내리는 수액을 몇 백m나 떨어진 통에 모으는데
돈이 된다고 무분별한 수액 채취로 고로쇠 나무가 수난중이다.




(계곡을 내려오는 내내 심종태 바위가 숨었다 나타났다 한다)





(이미 물도 봄 빛깔을 내기 시작한다.)





(처음 가파른 길을 내려서면 고도차 없는 호젓한 길이 계곡과 함께 간다)





(연리지, 아무렴 연리지락(連理之樂)이라 했을까?)





(하류로 내려 갈 수록 폭포는 위세를 더하고...)





(봄을 맞는 설레임이 물결을 일게 하는가?)





(몇 일 있지않아 경칩인데...
몸에 좋다고 개구리알 찾는 몬도가네 눈에 띄지않아야 할 텐데...)


50평은 됨직한 넓은 반석이 있는 계곡에서 단체로 온듯한
산객 10여 명이 신발을 닦는다고 한창이다.
진창길 산행을 했으니 등산화와 바지 가랭이가 엉망일 수 밖에...
한 산객은 미끄럼을 탓는지... 떡칠된 옷을 세탁하듯 한다.

등산화와 바지를 닦는데 봄날이라도 계곡물은 얼음같이 차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주계바위가 하늘을 찌를듯한데
아래 계곡에는 개구리알이 경칩을 기다리고 있다.
경칩을 기다는 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하늘을 찌를듯 암봉 주계바위, 일명 심종태의 효성이 얽힌 심종태바위)





(큰 고도차 없이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호젓한 길)





(삭풍을 이겨낸 나무들도 물이 오르는듯...)





(머지않아 고슴도치 털같은 나무들도 푸른 잎으로 채워지겠지?)





(곧 터질 것만 같은 꽃망울, 드뎌 화신이 감지된다.)





(노란옷 입은 유치원생같은 산수유꽃이다. 봄은 노란색과 함께 오나 보다.)

산수유꽃 필 무렵 / 곽재구

꽃이 피어서
산에 갔지요

구름 밖에
길은 삼십 리

그리워서

눈 감으면
산수유꽃
섧게 피는
꽃길 칠십 리




(산행 날머리, 반대로 주암계곡으로 오르려면 여기가 들머리다)





(배내고개를 오르다 뒤돌아 본 모습, 주계바위와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