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심이골을 품은 가지산, 북릉에서 학소대를 향하여

2009. 4. 15. 00:48山情無限/영남알프스


 


학심이골을 품은 가지산, 북릉에서 학소대를 향하여



○ 산행일자 : 2007. 7. 21(토) 08:21 ~ 18:15 (9시간 54분)
○ 산행날씨 : 짙은 구름, 안개비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22㎞       
○ 산행코스 : 삼계리 천문사-쌍두봉-상운산-쌀바위-가지산-북릉-학심이골-합수부-배넘이재-천문사
○ 소 재 지 : 경북 청도군 운문면 /



1. 구간별 진행시간

08:21           천문사 산행시작

10:00           쌍두봉(910m)

10:57~11:17     헬기장

11:37           상운산(1114m)

12:44~13:10     쌀바위 / 점심

13:45~14:05     가지산(1240m)

13:10           북릉

15:25           헬기장

16:00~15        능선끝 학심이계곡

16:25~35        비룡폭포 / 학소대

17:05~10        합수부

17:45           배넘이재

18:15           산행종료



2. 산행기록


오늘은 천문사에서 출발하여
쌍두봉, 상운산을 거쳐 가지산을 올랐다가
북릉을 타고 내리다 도중에서 학소대를 쪽으로 길을 찾아 볼 참이다.
그런 후에 다시 학심이골을 내려오다 배너미 고개를 넘어 산행들머리 천문사로
원점회귀할 계획. 산행시간은 도중에 길을 찾아야 하니까 9~10시간 예상.

원래는 낙남정맥을 가려고 준비를 했는데 와이프가 궂은 날씨에 혼자
멀리 가지 않았으면 하는 눈치여서 가까운 영남알프스를 가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는, 가려던 낙남구간보다 오늘 영남알프스 코스가 더 위험하고
거리도 훨씬 먼데도 다행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산이 거칠고 높다고 사고를 당하는 것이 아니다.
산행에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운문령을 오르다가... 울산방향 구름바다)


맨날 출근길 아침준비하느라 수고하는 아내에게
토요일과 주일은 좀 늦게까지 잘 수있게 배려해 보려 한다.
아내가 깰세라 아침도 대충 챙겨먹고 서둘러 언양을 지나
천문사로 향하는데 앞에 보이는 가지산은 900 고지 이상이 구름에 잠겨 있다.
오늘 저 구름만 걷히면 영남알프스의 멋진 구름바다를 담을 수 있겠다 생각하며
운문령을 오르는데... 아! 울산쪽 구름바다를 보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운문령에 차를 세우고 조망이 되는 곳까지 되돌아 내려와 셔트를 누른다.
멀리 문수산과 남암산이 마치 바다위 섬 같이 떠 있다.




(직진하면 배너미고개, 왼쪽 좁은 길이 쌍두봉 가는 길)


직진하면 배너미고개를 넘어 학심이골로 통하고
왼쪽 샛길로 오르면 학심이골을 내려보며 먼 곳까지 조망할 수 있다.
관건은 지금 산 중턱 이상에 걸려 있는 구름이 문제지만...




(조망대에서 바라본 나선폭포)


습도가 높아 푹푹 찌는 날씨다. 가파른 길을 20여 분 오르니
오른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조금 나가 선 조망바위에서는 맞은편 계곡의 나선폭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수량이 적어 폭포의 위용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쌍두봉 오르기 전 2번째 봉우리에서 본 운문사 방향)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으려다 보니... 퍼진다)






(그새, 바로 앞 쌍두봉도 완전히 구름에 잠겨 버렸다.)






(치마를 말아 올린 모습이 얼레지 같다. 무슨 나리지?)






(가까이 다가가자 바쁘게 지나가는 구름 사이로 쌍두봉 위용이 어렴풋이 드러낸다)






(쌍두봉 오르는 길, 우회길도 있지만 바위를 타고 오른다.)






(쌍두봉/910m)






(바위채송화)






(함초롬한 모습의 나리가 반가운듯 산객을 맞는다)






(헬기장, 여기서 좌측길로 가야되는데, 우측길로 가는 바람에...)


잘못 들었던 길을 10분간 되돌아 나왔다.
우측길은 학심이골과 배너미고개로 통하는 길이고
좌측길이 쌍두봉 가는 길이다. 능선은 조망은 고사하고 바로 앞 10m도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 바짝 신경 곤두세우고 길을 찾아야 한다.
하긴 알바도 산행의 일부분이니 너무 애통할 필요까지는 없다.




(꽃며느리밥풀)






(알바길에서, 이전에 지룡산 가면서 이 길을 간적이 있었는데...)






(참취)






(물레나물, 허접한 렌즈 접사모드로 하지않으니 더 깨끗하다)






(상운산 가는 길, 이미 옷은 다 젖고 등산화 안에도 물이 차기 시작한다)






(산행 시작한지 3시간이 지나서 만난 상운산 직전에 있는 이정표)






(상운산 정상의 2개의 정상표지목, 표지석)


위치를 파악할 수도 없고, 산 이름을 몰라 불러주지 못할 때 이런 곳에
정상석이나 이정표라도 있었으면 할 때가 많다. 힘들여 올랐을 때 만나면 정상석이
반갑다. 그런데 요즘 영남알프스에는 울산 각 산악회를 중심으로 정상석 세우는 일에
경쟁적인 것 같다. 그럴듯한 봉우리를 찾느라 고심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눈살을 찌뿌리는 일까지 일어난다.

상운산 정상은 정말 그렇다. 상운산 정상석은 문제가 있다
'상운산악회'에서 1987년 6월. 그러니까 지금부터 아득한 30년 전.
큰 산도 그렇지만 왠만한 산에는 변변한 이름표 하나 달리지 못할 때다.
그 때에 상운산 정상에 세워진 표지목인데... 울산에서 기념할만한 일인데도

그런데 얼마전, 울산 모회사 산악회에서
볼품없는 비석같은 정상석을 그 옆에 또 세웠다.
먼저 있던 것을 빼어 버리지 않고 그대로 둔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정말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정상석 하나 세우는 일도 보통이 아닌데
그 옆에 다른 사람이 또 하나 더 세우지 말라는 법 없지 않은가!
또, 정상표지석이 꼭 커야 하고, 비석같이 딱딱한 모습이어야만 할까.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는 아담하고 자연스런 모습이 좋지 않을까?

백두대간길에서 만난 삼도봉 "3도화합탑"은 주변 경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표적인 조형물이다. 보기에 역겨울 정도다. 더더욱 정치적 목적으로 세웠다니..
삼척시에서 댓재에 세운 철조형물 또한 그곳에 있을 이유가 없는 조형물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오히려 그런 곳에는 아름다운 나무 한 그루,
지명설명을 새겨넣은 자연석 하나가 주변경관을 더 살려주지 않을까?
산악인들이여! 기존 정상표지석에 특별한 잘못이 없다면 그대로 두자.
그리고 정상석을 새로 세울 필요라도 느낀 산봉우리가 있다면
한번 더 고심하며 주변 경관과 어울리도록 해보자.




(귀바위)






(운문령에서 올라오는 임도)






(꽃과 나비)






(귀바위 가는 이정표)






(달걀버섯?)






(쌀바위 휴게소)


계획은 가지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습도가 높은데가 기온까지 높아 땀을 많이 흘린데다 중간에 알바도 하고
코스를 두르는 바람에 허기가 진다. 쌀바위 아래서 라면을 끓여 먹을까도 했지만
휴게소에서 라면을 시켜 먹었다. 영남알프스에 오면 이 맛도 별미다.




(구름속 쌀바위)






(수국)






(가지산 정상, 새로 세운 낙동정맥 표지석과 나란한 가지산 정상석)


영남알프스의 주봉,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과
경남 밀양시 산내면, 경북 청도군 운문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주위의 운문산(1190m), 재약산(1189m), 신불산(1159m), 간월산(1083m), 고헌산(l033m)
등과 더불어 영남의 알프스로 불리며 이들 가운데 가장 높으며
또한 낙동정맥중 가장 높은 산이기도다.

밀양강의 지류인 산내천(山內川), 무적천(舞笛川)의 발원지다.
정상 부근에는 바위 능선이 많고 나무가 거의 없는 대신 사방이 탁트여
가을이면 곳곳이 억새밭으로 장관을 이룬다.
인근의 영취산·천성산(812m) 등과 함께 1979년 11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가지산 휴게소, 북릉은 완전 구름속에 잠겨 있다.)






(북릉은 여기서 시작된다)






(키를 넘는 산죽 숲 사이로 북릉길은 이어진다)






(가지산 정상도 구름속에 잠겨 버리고...)






(35)






(갈길이 바쁘지만 암봉을 휘감으며 요동치는 모습을 보느라 정신없다)






(가지산 북릉/1140m 정상석)






(구름이 요동치는 사이 가지산이 어렴풋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구름 속 북릉의 아름다운 모습)





(가지산 북릉길은 영남알프스 산길중에서도 거칠기로 으뜸이다)






(까마득한 직벽길, 물기까지 머금어 미끄러운데... 수도없이 나타난다)






(내려서는 길인데도 도중에 까마득한 직벽을 타고 오르기도 한다 )






(가지산 긴급연락처 06번 지점, 조망처이지만 10m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망태버섯,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 보았다)






(구름은 아름드리 적송 가지사이를 비집으며 빠르게 지나간다)






(바위 오른쪽은 북릉길, 왼쪽으로 학소대로 가려는데 길이 제대로 나있지 않다)






(갈 수록 길은 희미하게 이어졌다 끊어졌다를 반복한다)






(오늘, 랜턴을 켜고 산행을 하지는 않아야 할텐데... 길 찾기가 쉽지않다)






(조망처에서, 비룡폭포가 눈에 들어왔다)


많이 어두워져 마음이 바빠지는데 아래 폭포소리가 요란하다.
학소대폭포가 바로 아래 있나보다. 능선길에서 오른쪽 사면을 내려서는데
폭포소리는 괭음을 낸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어렴풋한 흔적은 사면을 타고
비스듬하게 올라서는데 가파른 비탈에 딛는 발이 습기를 먹은 흙이
미끄러져 내려 더 이상 진행하기가 어렵다.
바로 아래가 학소대폭포인데... 그래도 안전이 제일이다.
산이 어디가는 것 아니다는 생각으로 위로하며
다시 돌아나와 능선으로 내려선다.




(능선을 타고 내려 온 곳)






(잠시 휴식하며...)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 비룡폭포의 위용을 담고...)


학심이골에는 비룡폭포를 비롯하여 쌍룡폭포, 용미폭포등 자태를 숨기고 있는
많은 폭포들과 계곡들의 아름다움은 일상생활에 찌든 속인들의
피곤함을 한꺼번에 풀어 주기에 충분하다.




(학소대 1폭포와 2폭포 가는 길 이정표)






(학소대 폭포, 계곡이 너무 어두워 사진을 찍기가 힘들다)


웅장한 바위 봉우리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학심이 계곡은
그 위용을 자랑하며 산천을 진동시키는 폭포수는 울창한 숲과 함께
태고의 신비를 자아내게 해 이곳을 찾는 이의 넋을 잃게 한다.
학심이골 주등로에서 옆 지계곡으로 약간 비껴나 있는 학소대는
약 30m나 되는 높은 폭포로 입구에 들어서면 여름철이라도 한기를 느낄 정도로 시원하며
바닥넓이는 10여평, 길이가 4m 되는 「소」가 있는데 물의 맑기가 거울과 같다.
옛날에 폭포를 중심으로 많은 학들이 모여살아
학소대라 불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계곡이 너무 어두워 사진찍기가 힘든데다
카메라가 트라블을 일으켜 다시 찾기로 하고 돌아 나왔다




(학심이골은 영남알프스 많은 골중에서도 손꼽히는 계곡미와 청정한 계곡으로 유명하다)






(배너미고개는 이 개울을 건너 숲으로 든다)






(배너미고개 가는 들머리)






(숲에 들어서자 이미 밤이 된듯)






(배바위)


옛적 학심이 골이 물바다였을때 배넘이 고개로 향하던 배가
물이 빠지는 바람에 그만 여기에서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바위를 지탱하고 있는 나뭇가지들이 힘겨워 보인다.




(배너미고개)






(배너미고개를 내려서는 길에 있는 고목나무)






(계곡을 저렇게 파헤져 뭘 하려는 것인지...)






(드디어 날머리에,)






(쌍두봉은 완전히 구름속에 잠겨 있다.)


천문사로 원점회귀하는데 원래 최대예상시간보다 6분이 덜 걸렸다.
홀로하는 산행은 시간제약이 적기는 느슨하게나마 시간관리는 해야한다.
북릉 내림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진행한데다 북릉에서 바로 내려서지 않고
도중에 학소대쪽으로 길을 찾아 나서느라 조심되고 시간도 많이 걸린 것 같다.
시간내어 오늘 내렸던 곳보다 더 상류쪽 학소대 위로 내려서는 길을 찾아 봐야겠다.
어차피 등산은 길이 없는 곳에서 시작되는 것이라 하지 않았는가?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울산산꾼들은 참 복이많다.
이 가까운 곳에 1000m가 넘는 많은 산들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깊은 계곡들이 주변에 늘려 있으니,
오늘, 비록 구름속에서 거닌 길이기는 하지만 학심이골을 품고 있는 능선들을 타다
비경을 감추고 있는 학심이골로 무사히 산행할 수 있었던 것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