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 6구간 (윗장고개에서 엄사리 음절까지/역진)

2010. 3. 22. 19:21山情無限/금남정맥(完)

 

 


금남정맥 6구간 (윗장고개에서 엄사리 음절까지/역진)




○ 산행일자 : 2010. 3. 13(토) 03:03 ~ 11:40 (8시간 37분)
○ 산행날씨 : 흐림, 옅은 황사, 온난했으나 정상부 영하 7도
○ 참석인원 : 원조산악회 금남정맥종주대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8km        누적거리 : 98.2km
○ 산행코스 : 윗장고개-만학골 사거리-수정봉-금잔디고개-관음봉-천황봉-큰서문다리재-멘재-엄사리
○ 소 재 지 : 충남 공주시 계룡면 / 계룡시 남선면, 엄사면 / 논산시 상월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2:30         윗장고개 부근 도착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3:03         윗장고개 출발

04:00         만학골 사거리

05:25         수정봉 (675m)

05:33~40      금잔디고개 / 휴식

06:43~55      관음봉 (766m)

08:00~30      계룡산 천황봉 (845.1m)

09:16         큰서문다리재

10:38         향적산 갈림길

11:40         엄사리 음절

③ 복귀

13:00~16:40      이동 (엄사리~울산)



이번 구간은 멘재에서 관음봉 직전까지와 금잔디고개에서
만학골 도로가 지나는 327봉까지 거의 전 구간이 국립공원과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어있어 부담을 안고 지나가야 하는 구간으로 
얼마남지 않은 1대간9정맥의 마지막 관문이 아닌가 싶다.

계룡산의 산 이름은 무학대사가 말한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과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에서, 두 주체인 계(鷄)와 용(龍)을 따서
계룡산이라 부르게 된 이름이라 한다. 계룡산은 오랜 역사속에 숭배
받아온 산으로 예언적으로는 비결서에 만주 곤륜산과 같은 영산으로
여기고 있어서 향후 계룡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가슴에
품어왔던 산. 어쨌든 계룡산 일대는 풍수지리적으로 신비스런 곳으로
믿어 웬만한 도인들은 계룡산을 갔다와야 명함을 만들고 경력이 된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도인들과 온갖 무속인들이 모여들어
이름도 생소한 간판을 걸고 골짜기 구석구석에 들어 앉아 있었는데
그 수가 2백 곳도 넘었다고 한다. 이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
종교정화운동을 하면서 정리가 되었다고 하나, 아직도 계룡산은
터가 센 수도처로 깊이 각인되어 있는 곳이다.





(윗장고개(158m)에서 치고 오르자 맞는 시그널들)

윗장고개는 공주에서 갑사로 넘는 691번 도로가 지난다.

야경을 보러 야간에 산을 오르거나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가끔 야간산행을 하기도 하지만 산줄기가 어디로 이어가고,
물줄기가 어떻게 나뉘며, 또 마을과 도시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가를
살피며, 수려한 명산을 만날 땐 산경의 아름다움에 취해보기도 하는
정맥산행에서 야반도주하듯 이렇게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3시에 산에
드는 것은 적어도 대간과 정맥산행에서는 원치 않는 모습이다.
그것도 감시를 피한다고 역주행까지 해 가면서.. 새벽 2시반
내키지 않게 먹은 김밥 두토막이 결국 속까지 뒤틀어 놓는다.





(04:00, 통제구간인 만학골재 통과)

고도를 100m쯤 올리니 265봉. 잠시 평탄한 길을 걷는데
능선이 점점 멀어진다. 아니나 다를까 후미가 '빽' '빽'한다.
돌아나와 잡목숲으로 들어 가파르게 치고 오르니 공주423 삼각점이
있는 327m봉. 잠시 후에 도착한 후미와 합류하여 그동안 올렸던
고도를 다 까먹고 만학골고개로 내려선다. 가까운데서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여기서부터 금잔디고개까지는 통제구간..







(금잔디고개(649m), 1차 통제구간을 통과했다)

이마에 불을 켜고 험준한 수정봉(675m)을 지나 윗장고개를
출발한지 2시간 반만인 05:33분 금잔디고개에 도착. 1차 통제구간을
통과했다는 안도감.. 후미가 오기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





(등로가 거친데다 빙판이어서 조심스럽다)





(진행방향 뒷쪽에서 햇귀가 돈다)

오늘 산행시간중 거의 반가량을 어둠속에서 걸어야 한다.
하여 멋진 일출이라도 만났으면 했는데.. 하늘은 구름이 덮고
그 터진 틈으로 나타난 빨간 띠에 만족해야할듯..









(지나온 삼불봉을 뒤돌아 보며..)

30분만 늦게 산에 들었어도..
후미에 쳐져 시간을 끌어보지만 그렇다고 단체산행에서
혼자 날 밝기를 기다릴 수 만도 없었다.





(천황봉 방향, 오늘 천단에 오를 수 있으려나..)





(그 사이 붉은 기운도 사그라들고..)







(관음봉(766m) 정상석과 안내판)

오늘 구간중 중간부분에 해당하는 금잔디고개에서 관음봉까지는
중간에 철사다리를 놓는 등 나름대로 등로를 정비해 놓았다.
수직 철사다리를 타고 오른 관음봉 정상에는 커다란 정자까지..





(관음봉 정상에서.. 연천봉 문필봉 방향)





(?방향, 팔도강산님 작품)





(관음봉 고개 내려가는 길)





(관음봉 고개, 은선폭포는 왼쪽, 공주시 계룡면은 오른쪽)

왼쪽 은선폭포 방향에서 올라온 산객 몇 사람을 만났다.
천황봉은 관음봉에서 직진.. 여기서 또 무거운 맘으로 금선을 넘는다.





(앞에 나타난 암봉을 에둘러 오른쪽 골짜기로..)





(금남정맥 구간이라면서.. 길을 터주는 것도 방법 아닐지?)





(천황문.. 석문을 지나..)





(쌀개봉(827.8m) 정상의 시설물.. 저 앞쪽에 천황봉이 보인다)

통신시설을 철망으로 두른 쌀개봉 정상에서 분기되는
능선은 동쪽 천왕봉을 거쳐 관암산에서 북으로 꺾어 부용봉까지
42.2km를 이어가는 '관암지맥'. 공주시와 계룡시를 가른다.







(천황봉을 향하여.., 천단을 보려고..)

마루금은 맞은편 정상 건물 바로 아래 참호가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돌아야 하지만.. 천단을 가 보려고 좌측길로 들었는데..







(저 위에 천단이 있는데.. )

갈 길을 저지당하고.. 천단은 자료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천황봉 정상 송신소 정문 쪽에서의 조망)





(천황봉을 한 바퀴 삐~잉 도느라 빨치산 산행에다 암벽까지 타면서..)







(전망좋은 바위 위에서, 저 아래가 논산시 상월면.. 양화저수지도 보인다.)





(큰서문다리재, 용천재(382m))

용천재, 지도에는 큰서문다리라 표기된 곳으로
왼쪽은 숫용추로, 오른쪽은 용화사로 내려가는 갈림길.





(논산시 상월면 상도리 전경)





(좌측부터 쌀개봉, 천황봉, 머리봉(733m)의 위용)





(큰 오르내림없이 부드러운 길.. 헬기장(460m)을 지나..)





(통일신라 5악에 속했던 계룡산)

통일신라 이후 명산과 대천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는데
5악은 동서남북 4방위와 중앙에 위치한 유명한 산들로 곧
동악(토함산), 서악(계룡산), 남악(지리산),
북악(태백산), 중악(팔공산)을 말한다.





(우뚝한 향적산, 마루금은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선다)





(진행방향 오른쪽은 논산벌판, 상월면 상도리 모습)





(군사시설보호구역 시멘트 기둥, 뭘 보호해야 할지?)





(그래서 보호구역)

계룡시는 1989~93년까지 계룡대(鷄龍臺 / 육해공 3군본부)가
이전해 오는 바람에 대규모 군대 시설이 들어선 군사도시라 하겠다.







(멘재, 2차 관문도 통과.. 부담이 없어졌지만 마음은 편치않다)

진행방향 오른쪽은 향적산(香積山 574.6m)으로
이어가고, 금남정맥 마루금은 왼쪽으로 꺾어 내린다.
이제부터 논산시와 계룡시의 경계를 타던 마루금은
계룡시로 들어서는데.. 오늘의 키워드는 역시 계룡이다.
우밤중에 들어선 들머리 윗장고개는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공주시를 지나던 마루금은 쌀개봉에서 계룡시를 만나
함께가다 계룡산(천황봉)을 거쳐 큰서문다리재 직전에서
공주시와 이별하고 논산시의 경계를 타고가다 향적봉 능선
갈림길에서 계룡시로 접어들어 엄사리 음절로 내려선다.
계룡시에는 계룡면이 없고 계룡면은 공주시에 속해있다.

계룡시는
동쪽이 대전광역시 유성구, 서쪽은 논산시 상월면, 연산면,
남쪽은 논산시 벌곡면, 북쪽은 공주시 반포면과 접한다.
서쪽으로 국사봉, 향적산, 북쪽으로 신라 5악(五嶽)의 하나인
계룡산과 접하여 지형조건상 임야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삼한 때는 마한에, 백제 때는 황등야산군(黃等也山郡)에
속하다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황산군 소속이 되었다.
고려시대에는 연산현(連山縣)과 공주목(公州牧)에 부속되었고,
조선시대에도 연산현에 속하다가 1895년(고종 32) 연산군을 거쳐
1914년 두마면(豆磨面)으로 이름이 바뀌어 논산군에 편입되었다.
1990년 충청남도 직할 계룡출장소가 설치된 뒤,
2003년 3개면(두마,엄사,남선면)으로 시가 되었다.
(공주시 계룡면의 역사는 계룡시보다 훨씬 앞선
1914년이라고 한다.)





(체력단련장이 있는 고개)





(호젓한 송림길을 따라.. 주민들 산책길인듯..)





(날머리 직전에 만난 삼각점)







(마지막 비탈을 타고 내리니 낯설지 않은 날머리 엄사리 음절)





(그 때 그 집)

새벽 3시에 산에 들어 정오도 되기 전에 하산했다.
지난번 대둔산 구간은 짙은 안개로 주위를 분간하기조차 어려웠고,
오늘 계룡산 구간은 새벽에 산에 들어 거의 반 가까운 거리를
어둠속에서 역주행하느라 멋진 구간의 조망을 즐기지 못했다.
홀로 계룡산에 들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아쉬운 산행이다.
정맥의 꽃이라 불리는 금남길.. 그중 에서도 제일 산세가 수려한
대둔산과 계룡산 구간을 조망의 즐거움도 없이 걷게 될줄이야!
아무래도 이번에 제대로 조망하지 못한 구간은 한번 더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또 이렇게 오늘 몫의 길을 이어놓았으니 (무박으로
와야할 것 같지만) 2번만 더 나서면 금남정맥도 끝이 난다.
날머리 부여 구드레 나루까지 이제 도상 36km 남짓.

오늘 어둠 속에서 험하고 거친 길을 결코 편할 수 없는
맘으로 걷느라 함께 한 님들 수고 많았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금남정맥 완주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
무탈하게 한 구간을 이을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