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5. 00:58ㆍ山情無限/금북정맥(完)
○ 산행날씨 : 비, 오후 강한 황사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25.1km 누적거리 : 183.85km
○ 산행코스 : 스무재-610번도로-우수고개-오서산 갈림길-공덕고개-신풍고개-96번도로-아홉고개-신풍역-꽃조개
○ 소 재 지 : 충남 청양군 화성면 / 보령시 청라면 / 홍성군 장곡면, 광천읍, 홍동면, 구항면
구간 진행시간
① 접근
07:20~40 이동(대천-스무재) / 승용차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7:45 스무재(36번 도로) 출발
08:41 610번 도로
09:48 우수고개
10:50 오서산 갈림길(m)
11:15 공덕고개
11:30~45 424.4봉 / 점심
12:45 신풍고개
13:17 96번 도로
14:32 아홉고개
16:09 신성역
16:45 꽃조개(21번 도로)
③ 복귀
17:00~10 이동(꽃조개-홍성) / 시내버스
17:45~18:35 이동(홍성-대천) / 시외버스
19:10~40 이동(대천-스무재) / 시외버스
19:40~00:15 이동(스무재~울산) / 승용차
찜질방에서 따뜻한 곳을 찾아 다시 잠을 잔 곳은 한증막.
아침은 가는 길에 식당을 만나면 먹고 못만나면 그냥 가기로
했는데 다행히 불켜진 해장국집이 보여 아침을 해결하고
스무재에 도착하니 7시 40분. 구간 거리도 멀고 차량회수도
힘들어 일찍 산에 들어야 하는데.. 많이 늦은 시간이다.
"萬世保寧" 표석이 있는 스무재에서 은고개 가루고개를
지나 오서산(790m)을 지나면 마루금은 급격히 자세를 낮춰
홍성 꽃조개까지 15km 가까이 구릉지같은 능선으로 끊일듯 말듯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며 물길을 가른다. 오서산 능선에서부터
홍성군에 발을 들인 마루금은 봉수지맥 분기봉을 내려서면서 부터
마을안길까지 걸으며 홍성 장곡면 들판을 가로지르며 북진한다.
신성역에서 장항선 철길을 건너 꽃조개로 향하는데
오늘 구간은 도상거리만도 25km가 넘는다.
(보령에서 청양으로 가는 스무재(106m) )
스무재 구도로에 애마를 주차시키고 산행채비를 하는데
스치는 바람결이 무겁다. 오늘은 그 맞지않는 기상대 예보가
들어 맞을 모양이다. 비도 오고 심한 황사도 온다고 했는데..
서둘러 출발을 하지만 벌써 7시 45분.
(아직 중부지방의 소나무는 생기가 있다)
(610번 도로가 지나는 물편고개 (126m), 오늘은 도로를 7개나 건너간다)
은고개를 지나 물편고개다. 오늘은 도로 여닐곱개를
건너고 도중에 고개도 많이 지난다. 고개없는 산줄기가
있겠냐만 그 많은 고개들마다 다 이름이 있고 민초들의 애환이
서려 있지 않을까? 정맥 마루금에서 만나는 고개들은 그나마
정맥꾼들이 찾고 이름을 불러주니 명맥이 유지되지만..
(반가운 '참고래산악회' 시그널, 울산정맥꾼들이다. )
시그널이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디쯤 가고 있을까?
(우수고개 내려서기 직전, 철망 울타리를 따라서..)
(609번 도로가 지나는 우수고개(위수고개 192m))
609번 도로, 보령과 청양의 경계에 있는데
2차선으로 오던 도로가 고개를 넘어 청양에 들어서면
1차선으로 바뀌는데 보령쪽이 조금 형편이 나은 모양이다.
도로 건너 절개지를 축대를 오르면 오서산 자락이다.
(부지런한 농심은 봄이 오기를 기다렸다는듯이 벌써..)
(벌거벗기고 있는 산..)
(진행방향 왼쪽으로 나타나는 오서산의 웅장한 자태)
(가루고개(380m), 임도가 오서산 휴양림쪽으로 향하는데 휴양림으로 연결되는지는..)
호젓한 송림길로 이어오던 마루금은 385봉을 올랐다가
다시 조금 내려서면 오서산 휴양림쪽으로 임도가 난 가루고개.
습기를 머금은 세찬 바람에 키 큰 소나무도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심하게 흔들리고 나무가지에 달린 시그널도
춤을 춘다. 곧 비가 쏟아지려나 보다.
(광성주차장 방향에서 오서산 오르는 등산로를 만나서..)
고개를 건너 조금 더 진행하면 오른쪽에서 올라온
넓직한 수레길을 만나고 지능선에 올라서면 '오서산 2.0km'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가파른 길을 10여 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르니 오서산 갈림길이다.
(능선 갈림길(525m), 오서산은 좌측, 마루금은 우측방향으로 갈린다)
'←오서산 1.7km, 광성주차장→'를 가르키는 이정표.
능선까지 같이 올라오던 정맥길은 우측으로 꺾어 내린다.
금북정맥에서 조금 비껴나 있기는 금북정맥 최고봉 오서산을 들렸다
있는터에 갈 길까지 멀어서 아쉽지만 발길을 돌린다.
오서산(烏棲山 791m)
충남 보령시 청소면과 청라면, 홍성군 장곡면 경계에 있다.
천수만 일대를 항해하는 배들에게 나침반과 등대 역할을 해 주고 있어
'서해의 등대산'으로 불린다고 한다. 조망도 좋고, 정상을 중심으로
(공덕고개를 향해 내려서는 길은 고속도로 같다 )
(공덕고개에 있는 이정표, 금북정맥은 표시가 없다)
(구름이 덮히고 어두워 지면서 바람까지 세차다. 곧 비가 쏟아질 것 같다)
(봉수지맥 분기점, "준.희"님의 표지가 높다랗게 달려있다)
직진하면 봉수지맥, 정맥은 왼쪽으로 꺾어 내린다.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아 조금 때가 이르기는 하지만 (점심이라야
빵 몇 조각이지만) 점심을 먹고 우중산행 채비까지 하고 막 출발하려는데
여름 비 같은 소나기를 퍼붓는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까딱 잘못했으면
비에 젖은 빵을 먹었거나 그도 아니면 굶어야 했을텐데..
이 상황에서도 점심까지 해결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정맥에서 가지를 쳐 왼쪽으로 삽교천을, 오른쪽으로 무한천을
가르는 봉수지맥은 숫고개, 봉수산(483.4m)을 넘어 삽교천과 무한천의
합수점인 예산군 신암면 신택리까지 도상거리 47.5km가 된다.
(봉수지맥 갈림길, 정맥은 왼쪽방향)
직진하는 봉수지맥길은 고속도로 같은데
금북 마루금은 가파르게 내려서기도 하지만 벌목한 잡목잔해들이
말그대로 악천고투하며 비탈을 내려서니 임도가 나오고 임도를
(신풍저수지를 지나 신풍고개로)
봉수지맥 갈림길을 내려서면서부터는 한동안 우중산행이다.
가파른 비탈과 너덜을 장애물 경주하듯 통과하고 나니 이후로는
해발고도가 채 100m도 안되는 평지같은 호젓한 길을 따른다.
오른쪽으로 그림좋은 신풍저수지가 나타났지만 카메라를 꺼내기는
아직 빗줄기가 세다. 신풍저수지는 삽교천 최상단에 있는 못으로
하구에서 무한천, 곡교천과 합수하여 아산만으로 들어간다.
신풍고개(86m), 오서산을 내려서서 정맥은 북쪽으로
방향을 꺾는다. 구릉지 같은 비산비야 지대를 따라 홍성군을
가로지르면서 처음으로 만나는 시멘트 포장길. 오늘은
이런 길을 시도 때도 없이 넘고 만나서 동행한다.
(마루금은 밭둑을 지나기도 하고..)
(임도를 따르기도 하는데)
(장곡마을에서는 96번 도로를 넘어 이어간다)
마루금이 이제 마을까지 내려왔다.
96번 도로를 건너 생미고개로 오른다.
오른쪽이 장곡면 도산리.
(장곡면 도산리에 있는 "장곡3.1운동기념비")
(다시 한동안 시멘트 포장된 임도를 따르다가..)
(다시 밭가운데로 난 길로..)
(급기야는 밭을 지나가지만.. 밭가장자리를 타고 마루금을 잇는다)
(31)
(정맥꾼들에게 꽤나 유명해진 수원목장 앞길로..)
(마음은 아직 겨울을 다 보내지 못했는데 들판에는 봄이 먼저 온듯..)
(계속 왼쪽에서 따라오는 웅장한 자태의 오서산)
(한동안 축사밀집 지역을 지나는데.. 고향냄새가 진동한다)
(이렇게 증명사진 한 장을 남긴다)
아홉고개가 어디쯤인지?
지도에는 진행하는 길이 다 나오지 않는다.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에게 아홉고개를 물어봤지만
고개를 가우뚱거리면서 아홉고개는 잘 모르겠다 하신다.
(드디어 아홉마을이 있는 아홉고개(84m))
아홉고개는 '홍원리 하원마을' 팻말이 있는 사거리로
홍성군 홍동면과 광천읍의 경계이고 산행 날머리 꽃조개는
홍성군 홍성읍 학개리로 홍성군 복판을 가르며 지나는데
아홉고개에서 좌측 축사있는 곳으로 들어 밭길을 따르면
오른쪽으로 아홉골이 눈에 들어온다.
(마루금은 인삼밭 가운데로)
(횡사당한 소나무는 어느 아궁이를 뎊힐건지?)
잠시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 '열녀 난향의묘'를 지나쳤다.
사연은 춘향이와 비슷한데 춘향이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황규하의 애인인 평양기생 난향이는 그러지 못하고 먼저 간
님의 묘 옆에서 시묘살이를 하다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갈마고개)
밭둑길을 이어가던 마루금이 시멘트 포장길로 내려서면
광천읍과 홍동면의 경계인 갈마고개다.
(무참하게 파헤치고 있는 산, 뿌리가 하늘을 햫하고 있는 나무가 한 두거루가 아니다)
산을 파헤쳐 정맥길 찾기 힘든 것이야 대수아니나
(161.9봉을 넘어 신성역으로..)
이제 161.9봉을 넘으면 신성역이고, 신성역 지나 135봉만
넘으면 날머리 꽃조개다. 고도 200m도 안되는 야산을 넘는데도 힘들다.
161.9봉에 오르니 글씨 확인하기도 힘든 홍성 304 삼각점이 나온다.
이후 키 작은 소나무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지나는데 머지않은 곳에서
열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조금 더 진행하니 궁항리농공단지가
눈에 들어오고, 마루금을 가로 지르는 임도에서 등로를 막아놓은 곳으로
올라서니 묶여있는 염소들이 이방인을 보고 놀라 어쩔줄을 몰라한다.
(철길을 따라 쳐져있는 펜스.. 철길에는 아예 들어갈 수가 없다)
(신성역을 향해 오르다가 보니 계속 철망이 쳐져있고.. 지하통로로 철길을 통과한다.)
지하통로로 통과했지만 신성역은 마루금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오히려 장항선 복선화 공사를 하면서 건축한 신성역 남쪽의 육교를
넘어 바로 맞은편 마을로 들어 마루금에 붙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여기까지 왔으니 굳이 신성역을 보고 가겠다면 모르지만..
(장항선 신성역)
천안에서 익산까지 연결된 장항선의 중간역으로 복선화가 되면서
역사도 번듯하게 신축을 했지만 화물전용 역사라 한다. 선답자들은
철길을 건너다 역무원에게 혼이 나기도 하고.. 어떤 선답자는 역사를
통해 지나갔다고도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신성역사 보다 윗쪽에 있는 지하통로를 통과한 후 역까지 내려오면
다시 200여 m 넘게 도로를 따라 내려와서 마을길로 마루금에 붙어야
하는데 철길 복선화 공사를 하면서 마을 입구에 설치한 육교를
통하면 500m 가까이 거리를 단축할 수 있겠다.
(철길 건너 들머리는 역에서 한참 아래로 내려와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
이제 135봉 하나만 더 넘으면 오늘 구간의 날머리 꽃조개다.
마을길로 들어가 봉우리에 오르면 얼마가지 않아 고도를 낮추고.. .
(황사가 심하다.)
(바로 아파트 내부까지 들여다 보이는 절개를 따라...)
(꽃조개고개, 드디어 21번 도로가 보인다)
우측으로 홍성남부순환도로와 21번 국도가 교차하는 날머리
꽃조개고개다. 절개지 위에서 보니 고속으로 쌩쌩 질주하는
차량들의 속도가 보통 아니다. 차량들이 내뿜는 소음이 대단하다.
순환도로 절개지를 타고 내려 다음구간 들머리를 확인하는데
분간이 안된다. 오늘 들머리를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오늘 당장 갈 길도 아니고 애마 회수하여 집에 갈 일이 바빠
버스를 타러 도로를 거슬러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꼭조개란 특이한 지명은 풍수설에 의하면 홍성 남방에 風吹羅帶
(비단허리띠가 바람에 나부끼는 모양임)의 형국인 명당이 있고,
이 고개가 옷고름을 맨 모양이라 하여 '고쪼개'라 칭한 바
발음의 변화로 꽃조개가 되었다는 국립지리정보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홍성군 홈페이지에는 옛날에 진달래가 많이 피어
꽃동산을 이루어서 봄 꽃구경을 즐기던 고개라 한다.
(15분 가량 기다려도 보령가는 버스가 오지않아..)
(아예 홍성터미널로 가기위해 길을 건넜다.)
(홍성터미널 버스시간표)
(대천가는 길 광천읍.. 토굴새우젓 간판일색인데 정작 그림좋은 곳은 찍지못하고..)
(대천가는 길 사상 최고의 황사)
오늘은 제일 험난한 구간을 우중산행으로 진행하였는데 비가 그치자
이번에는 짙은 황사가 몰려와 악전고투했다. 날머리 꽃조개에서 내려서도
보령가는 차편이 바로 연결되지 않아 홍성터미널까지 가서 장항가는 버스로
보령으로 이동하여 다시 애마를 회수하러 들머리 스무재까지 오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보령에서 스무재 바로가는 버스가 자주없어 일단 스무재를
지나는 차를 타고 스무재에 내려주면 다행이고 아니면 화성에서 돌아오기로 했는데
마침 인상만큼이나 마음씨 좋은 버스 기사님을 만난 덕분에 스무재에서 내리는
바람에 시간을 많이 절약하고 편하게 애마를 회수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깊은 산속의 희미한 고개들만 정맥꾼이 이름을 불러주며 명맥을 이어가는 줄
알았는데 국도변에 있어 매일 몇 차례 그길을 다니는 기사님도 스무재를 몰라
스무재 위치 설명하는 것이 더 힘들긴 했지만 말이다. 스무재 설명하면서
백두대간과 정맥설명도 하고 산맥이 일제잔재라는 이야기까지 했으니..)
그렇게 도움을 받고도 애마를 회수하고 나니 밤 8시가 다된 시간.
자정이 넘어 집에 도착했지만 이틀간 고르지 못한 날씨가운데서도
무사히 계획한 구간을 이어놓을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
근래 바쁜 일들이 겹쳐 산행기회는 겨우 만들어 가지만 산행기 정리할
시간을 내지 못해 계속 숙제가 쌓이고 있다. 산행기 정리를 해야 산행이
완료되는데 말이다. 시간내어 밀린 숙제부터 해야겠다. 금북정맥도 벌써
두 세번만 더 찾으면 끝이라 생각하니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금북길
충청도에서 만난 고맙고 따뜻하고 좋은 인연들 덕분이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정맥산행은 정말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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