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8구간 (645지방도에서 스무재까지)

2010. 3. 31. 01:02山情無限/금북정맥(完)

 

 


금북정맥 8구간 (645지방도에서 스무재까지)







○ 산행일자 : 2009. 3. 19(금) 07:25 ~ 17:55 (10시간 30분)
○ 산행날씨 : 오전 맑음, 오후 흐림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22.25km         누적거리 : 158.75km
○ 산행코스 : 645번 도로-문박산-29번 도로-334봉-여주재-천마봉-오봉산-공덕재-백월산-스무재
○ 소 재 지 : 충남 청양군 운곡면, 비봉면, 청양읍, 남양면, 화성면


구간 진행시간


① 접근

07:10~20       이동 (청양읍 ~ 645 지방도) / 시내버스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7:25          645 지방도 출발

08:04          문박산(337.8m)

09:52          29번 도로

10:52          334봉

10:52          여주재

12:04~25       천마봉(422.1m) / 점심

14:01          오봉산(455m)

14:56          공덕재

16:29~35       백월산(570m)

17:55          스무재

③ 복귀

18:30~35       이동 (스무재~화성정류소) / 버스

19:05~20       이동 (화성정류소~청양) / 버스

19:25~55       이동 (청양~보령(대천)) / 승용차



웬 3월 중순에 폭설인가!
차를 가져가야 하는데 청양지역에 눈이 20cm나 내렸다고 하니
금북정맥을 미룰까 어쩔까 하다가 이래저래 미루고 빼먹고 하면
언제 그 길을 가겠냐 싶어 스노우체인을 챙겨 싣고 집을 나선다.
대구를 지나면서부터 희끗희끗하던 산이 구미를 지나면서부터는 
아예 하얀 눈으로 덮혀 설경을 이루고 있다. 고속도로는 눈이 녹아
앞 차에서 날리는 흙물방울에 와이퍼를 작동시키지 않고는 주행이
힘들 정도로 젖어 있지만 그래도 차를 가지고 오기 잘했다.

이번 구간은 청양에서 출발하여 남서진 하다가
금북정맥 최남단 백월산을 찍고 곧장 북진하여 꽃조개까지 가는
48km의 여정인데, 특별히 칠장산에서 안흥진까지 이어가는
금북정맥의 중간 지점을 지나고, 또 실질적 금북정맥 분기점이 되는
백월산에서 방향을 틀어 북진하면서 오서산 7부능선까지 올랐다가
이후로는 구릉지같은 야산, 밭길을 따라 홍성 학계리까지 이어간다.
시작이 반이고, 또 남은 그 반의 반 지점을 통과하니
이제 금북정맥도 벌써 졸업이 가까워진 것 같다.








(청양 시외버스 터미널과 청양발 버스시간표)





(조용한 청양읍내 모습)

일을 마치고 곧장 청양으로 이동하여 시내구경을 하면서
하룻밤 묵을 만한 곳을 찾아 보지만 마땅한 곳이 눈에 띄지 않는다.
청양 시장통에 들려 저녁 먹으면서 청양에 갈만한 찜질방 없냐고
물었더니 찜질방은 청양에는 없고 대천까지 나가야 된다고 한다.
들머리 효제1리(645지방도) 가는 첫차가 6시40분이어서
내일 아침도 가능한지 물었더니 6시에 문을 연다고 한다.

조그만 읍내 시가지는 조금만 걸어도 끝에서 끝이다.
몇 곳을 들러 제일 싼 25,000원짜리 모텔을 찾아 여장을 풀고 
씻고 자려는데 온수도 제대로 안나온다.
역시 싼게 비지떡인가 싶지만..





(청양 시내버스 정류장)

들머리 효제1리 가는 버스는
06:40, 07:10, 07:20, 08:25, 08:50, 10분 소요, 1,100원

식당 아주머니가 너무 여유를 부리는 바람에 첫차를 놓쳤지만
아침을 든든히 먹고 다음 차로 들머리로 향한다.





(효제1리 "요깟"에서 내려.. )

효제1리 '천지인 가든' 앞에서 하차하여 왔던 길을
조금 되돌아 가야 하는데 정류장 이름이 "요깟'이다.
무슨 뜻이 있을듯 한데..





(폭설이 하룻만에 거의 다 녹은 것 같았는데..)





(능선에 오르니 아직까지 발목까지 푹푹 빠진다)





(오늘도 친절하게 안내하는 이 산의 주인들..)









(산불초소를 지나면 문박산(文博山 337.8m △청양302))

별 특징없는 정상에 문박산을 알리는 명패 2개와 삼각점이 박혀있다.
왼쪽은 발가벗겨 놓았고 오른쪽은 잡목 숲이다.





(진행방향.. 오늘은 초반은 부담없는 야산을 걷지만 후반부는..)

문박산을 내려서는데 진행방향이 훤히 조망된다.
우측 들판너머로는 피라미드같이 솟은 오서산이 보이지만
남쪽 끝 백월산은 아직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반갑고..)

시그널의 글씨를 "홀대모 울산"으로 알고는
울산 분인 것 같아 더 반가웠는데 자세히 보니
"홀대모 홀산" 이어서 약간 기분이 반감되긴했지만
같은 길을 걷는 것 만으로도 동지애를 느낀다.





(14)





(말 그대로 황토밭길을 지나.. 마루금이 어딘지?)





(청양읍내로 통하는 29번 도로가 지나는 학당고개)

29번 국도를 건너니 장례식장이 마루금을 점령하고 있다.
장례식장과 청양정비공업사 사이 절개지를 타고 오른다.





(이번에는 매일유업 청양공장이 마루금을 점령하여.. 철망 울타리를 따라)

개가 사납게 짖어대는 바람에 절개지를 잽싸게 올랐지만
정맥길은 다시 매일유업 철망 울타리를 따라 작은 골짜기까지
내려갔다가 능선을 오르면서 숲으로 들어선다.





(안부동 방향, 뾰족한 산은 비봉산)







(3월 중순에 폭설이 내려도 이미 봄이 대세다)

한겨울 언 땅에서 꿈을 키우던 생명은 
봄 기운이 번지자 이깟 얼음과 눈 쯤이야 하면서 기지개를 켠다.





(오류골 임도)

야트막한 봉우리를 넘으니 연이어 나타나는 고갯길.
청수리에서 용천리로 넘는 비포장길을 지나 숲으로 드니
호젓한 임도가 열리는데.. 눈길이 아늑하다.







(334.0봉 (△청양401))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방한 용천주민 신년 해맞이"라고
쓴 현수막이 걸려있다. 해맞이 장소로는 별로인 것 같은데 높은 산이 없어
이런 곳에서 해맞이를 하는지 모르겠다만 현수막은 왠 현수막.
직진하면 청수동으로 내려 가는 길이다. 마루금은 우측 길





(334.0봉 조망, 여기서도 보이는 것은 쥐 파먹은듯한 산들..)





(조금 전부터 차소리가 크게 들리더니 숲사이로 여주재 오르는 도로가..)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분기한 한남금북정맥이 칠장산에서
또 갈래를 쳐 북쪽으로 한남정맥을 이루고, 남쪽으로는
282.4km의 금북정맥을 이루어 안흥진 해안까지 보낸다.
금북정맥의 중간지점을 대략 백월산 오르기 전 공덕재 부근으로 알았는데
정확한 지점은 칠장산에서 141.2km가 되는 여주재 조금 못 미친
319m봉이란다.
그렇다면 벌써 금북정맥 중간지점을 통과했다는 말 아닌가!





(여주재(210m), 휴게소는 폐업중 임대팻말만..)

청양읍과 화성면의 경계에 있는 여주재는 36번 국도가
지난다. 고갯마루에는 SK주유소와 구봉휴게소 건물이 있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고개를 오르는 차들이 간간히 보이건만
'임대' 팻말을 걸어놓고 폐점한 휴게소가 을씨년스럽다.





(한폭의 그림같은 눈길, 밟지않고 갈 수 있었으면...)







(천마봉(天馬峰 422.1m))

여주재에서 코가 땅에 닿을듯 가파르게 치고 오르니
정상에는 산불초소와 산불감시 카메라가 있고 동그란
1등삼각점이 박혀 있다. 210m나 되는 고도를 급하게 올리느라
이마에 땀이 맺히고 힘이 들었는데다 때도 되고 하여
양지바른 곳에서 빵 몇 조각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오르내리니 산이라 한다지만 내림길 또한 오름길과
용호상박. 길이 넓기는 하다만 아직까지 눈이 녹지않은
내림길은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 정도. 하여 조심조심
내려서는데 그만 눈 아래 낙엽에 미끌리면서 콰당탕!
혼자여서 좋은 점. 보는 사람이 없어 다행이라면 다행.
내려서다 우측으로 꺾어야 하는데 내려가는데만 신경쓰다
갈림길을 지나치는 바람에 급비탈을 다시 올라와 마루금에
붙었는데 여주재에서 힘들여 높혔던 210m의 고도를
보기좋게 다 까먹어 버렸다.





(천마봉 정상에 있는 1등삼각점, 국방부 소속)





(1차선 아스팔트 도로가 지나는 큰골고개(238m))

여주재에서 힘들게 고도를 높혔던 천마봉도
큰골고개에 내려서면서 다 까먹어 버렸다.

그러니 산이지..
아직 얼마나 더 올랐다 내렸다 해야할지.
주인공은 나중에 나오는 영화같이
젤 마지막에 백월산을 올라야 하는데
오늘은 공덕재쯤에서 끊어 버릴까...





(매산리 방향, 매산저수지)





('고운식물원'을 지나.. 앞에 올망졸망한 오봉산이..)

큰골도로 절개지를 타고 오르니 마루금은 왼쪽 비탈에
관상수를 심어놓은 농장인 '고운식물원'의 임도를 따른다.
왼쪽으로 조망이 트이면서 멀리 청양 시가지도 보인다.
마루금은 식물원 임도를 따르다 우측 산길로 들어간다.





(눈물도.. 계류가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되겠지)





(저 앞 봉우리가 ?)





(오봉산(五峰山 498m), 구봉산 아닌가?)

올망졸망한 봉우리 오봉산 정상이 어디쯤일까 했는데
표지목에 '이곳은 정상입니다'라고 쓰여 있어 쉽게 알 수 있었다.
대구 '산이좋아모임'에서 구봉산으로 표식을 해 놓은 것을 보고
처음엔 오봉산 정상에 왠 구봉산인가 했는데 확인을 해보니
대동여지도와 산경표에 구봉산으로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구봉산이 언제부터 오봉산으로 바꼈는지?





(반가운.. '제트기 지나가다'..)





(38)





(437봉, 조망도 제대로 되지않는 곳에 산불감시초소가..)







(공덕재(240m), 뒤에 보이는 오서산)





(공덕재에 있는 '백월산 등산안내도'와 이정표)

화성면에서 남양면으로 2차선 아스팔트 도로 넘는 공덕재에는
청양군에서 세운 백월산 등산안내도와 백월산 3.0km 이정표가 있다.
날씨도 좋지않은데다 앞에 버티고 있는 백월산이 기를 죽여
여기서 끊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누가 대신 가줄 것도 아니고
다시 330m의 고도를 올리기 위해 마루금에 길에 붙는다.





(목을 빼꼼히 내밀고 있는 백월산)





(여기까지도 힘들기는 했지만 생각보다는 쉽게 올랐다)

백월산 오름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고
중간중간에 의자와 평상이 많아 놓여 있다.
중간에 만난 봉우리를 내려서는데 우뚝한 백월산이
다가선다. 봉우리를 내려서면 고갯길 간티.





(오늘의 최고봉을 막판에 치고 오르려니..)

백월산 1.0km 이정표가 있는 곳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한참 힘들여 오르면 안부가 나와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여기서부터 능선까지는 가파른데다 눈길이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진을 다 뺀 후에야..)

가파른 눈길이지만 다행히 통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뒤로 미끌리지않고 드디어 있는 백월산 주능선에 올라섰다.
공덕재에서 끊을까 하다가 백월산으로 발길을 돌렸는데
오름길에서 진을 뺏어도 미루지 않은 것은 잘한 것같다.
정상은 능선 우측이다.





(←헬기장, 백월산(0.4km) 정상은 주능선에 올라서도 400m 더 진행해야..)





(배문을 지나)





(능선엔 왠 콘크리트 범벅을 한 것 같은 바위가..)

주능선에 올라 백월산 가는 길은 날등 암릉길을 타는데
바위벽이 양쪽으로 열려있는 배문을 지나고, 지난번 마이산에서
본 것과 같은 자갈을 시멘트와 버무려 놓은 듯한 퇴적암이다.
여기에 무슨 요새가 있기라도 했다는듯..





(오서산.. 내일 정상에 갔다올 수 있으려나..)





(생명은 위대하고 경이롭다, 바위를 가른 나무)





(백월산(白月山 570m) 정상석이 2개)

금북정맥의 최남단 백월산에는 정상석이 2개나 있고
'백월산 성태산 안내도'가 있다. 여기서부터 금북정맥은 북으로
방향을 틀어 서산의 은봉산까지 계속 북진을 하다가 다시 서해
태안반도 안흥진으로 향하지만 실질적인 금북정맥은 백월산까지로
이후 북으로 올라가는 산줄기는 금강의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山自分水嶺'에 부합되는 산줄기는 백월산에서 남으로 뻗어
성태산(623.7m)에서 금강하구둑이 있는 용당정까지 70km를 이어가는
'월명지맥', '호서정맥'이라 불리는 산줄기라 할 수 있겠다.
 
정상에서 셀프로 증명사진 한 장 남겨볼까 했는데
능선에 오를 때부터 불기 시작한 바람이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힘들정도로 세찬데다 차기까지 하여 얼른 떠나는데..





(백월산에서 성태산 방향으로 가다가 우측으로 꺾어 내린다)





(방향감각을 잃게하는 마루금)

능선에서 내려서는 길을 찾지못해 왔다갔다 하다가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길을 찾았는데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급경사 길에 눈까지 쌓여 한발 한발 내딛기도 조심스러운데
진행방향이 능선을 되돌아 가는듯해서 방향감각까지 잃게 했다.
가만히 서 있어도 계속 미끌려 넘어지지 않으려 용을
얼마나 썼는지 안부에 내려서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꽃샘추위가 시샘을 해도 봄은 코 밑에 와 있다)





(이제 고생끝.. 호젓한 송림을 걸으며..)





(세월시그널.. 백장미님은 언제 또 왔다 갔는지..)





(계속 우측에 보이던 오서산이 전방에 나타났다)





(웃말 마을 안부, 마루금은 대밭으로 숨었지만..)

호젓한 송림길을 지나 웃말에 다다르니 마루금은
난데없이 대나무밭 속으로 숨는다. 미로찾기 하듯이 대나무밭을
이리저리 헤집다 빠져나오니 다시 임도가 나오고..
이제 봉우리 하나만 넘으면 스무재다.





(165.2봉 직전 잘 손질된 무덤가에서 뒤돌아 보며.. 마지막 간식)





(스무재, 10시간 30분만에 드디어 날머리 스무재에..)

보령 청라면과 청양 화성면의 경계에 있는 스무재는
36번 국도가 지나는데 36번 국도는 오늘 여주재를 지날 때
넘었던 도로로 보령과 청양을 오갈 수 있다.







(30분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 화성까지 걸어가려는데..)





(그제서야 버스 한 대가 나타나길래 얼른 탔는데 화성까지 간단다.)

화성정류소에서 청양가는 버스 시간표
화성정류소에서 다시 청양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청양으로 향한다.





(청양에 돌아오니 웬 밤하늘에 고추들이..)

청양에 도착하자마자 애마를 회수하여 대천으로 향한다.
대천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막상 아는 곳이 없어 버스터미널부터
확인해야겠기에 네비를 찍었는데 보령버스터미널도 대천버스터미널도
찾지를 못해 그냥 터미널을 찍었더니 연안 여객선 터미널로 간다.
흙 범벅이 되어 엉망인 바지가 미안하기는 하지만 식당에 들려
영양보충을 하고 주인 아주머니가 가르쳐준 근처 찜질방에 갔는데
별로다. PC는 다 고장이 나있고.. 아침도 안된단다. 근래 정맥덕분에 
찜질방 몇 번 가봤다고 다른 찜질방과 비교가 된다.

내일은 스무재에서 꽃조개까지 가려는데 거리도 만만찮은데
티비 뉴스는 비가 오고 심한 황사가 몰려 올 것이라고 겁준다.
내일은 악조건 속에서 또 한 구간을 이어야 할 것 같다.
다시 나갈 수도 없고 PC도 안되고 딱히 할 일도 없는데다 내일은
좀 일찍 산에 들기위해 오늘 하루도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하고
참 오랬만에 10시도 되기 전에 잠을 청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