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 2구간 (광덕고개에서 노채고개까지)

2010. 6. 24. 06:22山情無限/한북정맥(完)

 

 


한북정맥 2구간 (광덕고개에서 노채고개까지)




○ 산행일자 : 2010. 6. 5(토) ~ 6(일)
○ 산행날씨 : 한 여름 같은 날씨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35.0km + 접속 12.0km        누적거리 : 63.1km
○ 산행코스 : 광덕고개-백운산-도마치봉-국망봉-견치봉-민둥산-도성고개-강씨봉-오뚜기령-청계산-길마고개-길매봉-노채고개
○ 소 재 지 : 강원도 포천시 이동면, 일동면 / 화천군 사내면 / 가평군 북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6/05 01:10~05:25   이동 / 심야(울산~동서울)

06:50~08:20   이동 / 버스(동서울~광덕고개)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8:30         광덕고개 출발

09:35         백운산 (903.1m)

10:48         도마봉 (883m)

12:15~20      신로봉

14:12         국망봉 (1168.1m)

14:48         견치봉 (1102m)

15:34         민둥산 (1008.5m)

17:03         도성고개

17:34         강씨봉 (830.2m)

18:37         오뚜기령

③ 복귀

18:40~20:00   하산 / 오뚜기령~무리울 입구

20:15~25      이동 / 택시 (무리울 입구~일동)



한북정맥 2차 출정. 이번구간 출발지 광덕고개(630m)는,
강원도 화천군과 경기도 포천시 경계를 타는 마루금상에 있지만
광덕리는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에 속한다. 광덕고개는 위도상
백두대간의 한계령과 비슷한 위치로 38선 조금 윗쪽에 위치하는데
서울에서 포천시 일동면과 이동면을 지나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로
가는 372번 2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지나는 고갯마루다.

마루금은 광덕고개에서 오른쪽은 경기도 포천, 왼쪽은 강원도 화천을
경계하며 가다가 도마봉에서부터 왼쪽도 경기도 가평군에 들어서면서
강원도를 완전히 벗어난다. 이후로 마루금은 경기도 포천시와 가평군을
가르며 가다가 서파고개 직전 425.4봉에서부터는 포천시를 가운데로
이어가다 이후 의정부와 양주시를 지나 서울 북한산으로 향한다.

이번 구간은 중간 탈출로를 어디로 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광덕현에서 32km 떨어진 387번 도로가 지나는 노채고개까지 가는
방법이 좋긴한데 도중에서 끊으려면 신로령과 도성고개, 오뚜기 고개,
길마고개 등이 있지만 어느 곳으로 내려서더라도 대중교통이 연결되는
도로까지는 1시간 이상 걸리고 다음 구간을 잇기 위해서 다시
접근하기에도 쉽지않아 일단, 노채고개까지 갈 수 있으면 가고,
다음날 화현고개나 서파고개까지 가보려는 대략적인 계획을 세워보지만
역시 늦은시간 산에 드는데다 불볕더위속 방화선 통과가 관건이다.

첫구간 들머리 수피령보다는 산행시간이 1시간 가량 빨라지고
차비도 조금 싸졌지만 그래도 역시 한북은 한북이다.





(06:37, 동서울버스터미널 풍경)

내일 돌아갈 차편을 예약하는데..
벌써 늦은 시간은 다 매진되고 그나마 제일 늦은 시간이 18시 40분.
일단 예매를 했는데 둘째날 이른 시간에 돌아와야 하니 머리가 복잡하다.
15시 30분 이전에는 산행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인데..





(서울 강변 모습.. 성벽같은 콘크리트 아파트가 하늘금을 이루는..)







(다시찾은 광덕고개 모습)

지난번 광덕고개에 내려설 때는 가게들이 많이 붐볐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가게들이 문을 열지않은 것 같아 가슴이 졸이며
쉼터로 향한다. 사연인즉, 지난 6.2일 투표하고 산에 가려고 배낭을 챙기다
그제서야 스틱이 없는걸 알고는..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뿔싸! 지난구간 광덕고개
쉼터에 두고 온 것 같아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사장님이 잘 보관하고 있다고하여
2구간 갈 때 찾아 가겠다하고는 오늘 찾으려 하는데.. 산행하기 전에 스틱을 찾지
못하면 스틱도 없이 산행을 해야하고 산행을 마치고 다시 광덕고개까지 와서
찾아야 할테니 그러면 여간 불편하지 않을 것 같아 문이 열려있기를 바랬다.
다행히 쉼터는 벌써 문을 열고 영업중이어서 신경쓸 일이 사라졌다.





(오늘 구간 시작은 이 철계단을 오르는 것으로부터..)

스틱을 찾고 기분좋게 철계단을 올라서서 별로 가파르지않은 오르막을
오르는데 벌써 이마에 땀이 맺힌다. "백운산 3.27km, 광덕고개 0.3km" 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서 반팔티로 갈아입는데 아래 계곡에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린다.
이어지는 참호를 지나며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조금씩 고도를 높혀간다.





(6)





(백운산 / 白雲山 903.1m, △갈말27)

"백운산은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광덕산에서 내려온 한북정맥이 광덕고개에서 고도를 낮췄다가
다시 백운산-도마치봉-국망봉-개이빨산-강씨봉-청계산-운악산으로
뻗어가는 능선상의 한 봉우리로서, 이 일대는 경기도내에서 1,000m급
고봉들이 밀집해 있는 산악지대이나 백운산은 해발 660m인 광덕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어 접근도 용이하고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흰 구름에 쌓인 산, 또는 신성한 산이라는 뜻을 가진 백운산은 이름이
좋아서인지 우리나라에 같은 이름의 산이 23개나 있다고 한다.

정상은 넓은 헬기장이 있고 큼직한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역시 한북정맥을 간다는 승량씨를 만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결국은 날머리까지 함께 가게된다.





(백운산 정상의 이정표, 직진하면 흥룡사. 마루금은 좌측으로 꺾어 내려선다)











(? / 풀솜대 / ? / 감자난초)





(신록이 좋다. 검푸른 짙은 녹색보다는 연록이 더 싱그럽다)







(피나물 / 풀솜대)





(지형도에는 나오지 않는 삼각봉. 내려서는 길이 급비탈이다)





(벌깨덩굴)





(도마치봉 / 925.1m)

널찍한 헬기장 한쪽에 큼직한 정상석과 주변 산 안내판이 서 있다.
도마치봉은 동쪽아래 도마치(道馬峙)에서 따온 이름 같긴한데
산이름에 고개를 의미하는 '언덕 치(峙)'를 쓰는 이유는 좀..?





(진행할 방향..)





(샘터, 바위에 박혀있는 플라스틱 파이프를 통해 제법 많은 물이..)

도마치봉에서 5분 정도 진행하니 수량이 제법되는 샘터가 나왔다.
바가지 넘치도록 물을 받아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오늘 여기서 물을 보충하려
비워온 날진통 가득 물을 채운다. 무더운 여름 산행은 물과의 전쟁인데
이렇게 샘터라도 만나면 하루먹을 물을 한꺼번에 거의 반은 먹는다.
그렇게 많이 먹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 / 은방울꽃)







(샘터에서 15분 정도 진행하니 나타난 도마봉 / 883m)

조금 전에 지나온 도마치봉과 마찬가지로 동쪽아래 도마치(道馬峙)와
관련된 이름같은데 도마치봉보다는 도마봉이 더 관련이 깊을듯..
도마봉 역시 넓직한 헬기장 가장자리에 오석으로 된 정상석이 서 있고
'국망봉 6.09km, 도마치 1.67km' 이정표가 있지만 조망은 없다.
여기까지 강원도 화천군과 경기도 포천시의 도경계를 이루던
마루금이 왼쪽은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바톤을 넘긴다.

도마치를 넘어 경기의 최고봉 화악산(1,468m)으로 가는 화악지맥은
한북정맥 도마봉에서 분기한 능선이 도마치를 지나며 남동진하며
석룡산, 화악산, 매봉, 촛대봉을 거치다 남서진하며 가일고개를 넘어
물안산, 보납산을 거쳐 가평천과 합수되는북한강에 이른다.





(도마봉 이후 끝없는 방화선 덕분에 뙤약볕에 땀을 뻘뻘 흘리며..)





(정말 힘들게 오른 신로봉 / 1099m)

아침부터 푹푹찌는 무더위에 끝없이 이어지는 방화선을 걷다보니 벌써 기진맥진,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졸리기도 하여 승량씨를 먼저 보내고 방화선 옆 그늘진 곳에서
배낭을 베고 다리뻗고 잠깐 쉬었다 간다는게 잠이 들어 한 숨 자고 신로봉을 오르는데
이내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다시 이어지는 방화선.. 신로봉을 참 힘들게 올랐다









(신로봉 조망, 뾰족한 봉우리가 국망봉)

조망좋은 신로봉에서 한참을 노닌다.





(신로봉(新路峰)에서 내려서니 반기는 붓꽃)

신로봉에서 곤두선 비탈길을 내려서면 신로령,
국망봉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갈림길 안내 이정표 '휴양림2.5km' 가 서 있고
오른쪽 휴양림 내려서는 쪽으로 리본이 주렁주렁하다.





(신로령에서 조그만 봉우리를 올라서면 돌풍봉)





(돌풍봉 정상에서.. 신로봉에서 가리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국망봉 가는 길, 마주오던 산객이 하산길을 물어..)

단풍봉을 내려서는데 마주오던 분들이 제일 빠른 하산 길을 묻는다.
천리타향 객지이긴하지만 오면서 만난 휴양림 내려서는 갈림길도 만나고
지도도 있으니 다행히 국망봉휴양림 내려가는 길을 가르켜 줄 수 있었지만
산에 들 때는 필수적으로 대상산에 대한 준비를 하고 주변 지도는
꼭 챙겨서 산에 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잘 하산하였는지..

드디어 한북정맥 최고봉 국망봉(1,167m)이 우뚝 일어선다
물론 한북정맥 최고봉은 대성산이지만 대성산은 갈 수 없으니
실제 지날 수 있는 한북 최고봉은 국망봉이 되는 셈이다.









(큰앵초? / 눈빛승마? / 수달래)







(국망봉 오름길 조망대에서.. 가리산 방향)







(국망봉 / 國望峰 1,168.1m △갈말26) )

국망봉은 화악산(1468), 명지산(1267)에 이은 경기 3번째 고봉으로
후삼국 시대 태봉국왕 궁예가 나라가 망하자 이곳에 올라 불타는
철원 도읍지를 바라보았다고 하여 연유된 이름이라고 한다.
국망봉 규암석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깨끗하여 이 물로 빚은 막걸리가
이동막걸리로 유명하다. 국망봉은 그 높이에 비해 산세는 비교적 단순하다.
제일 큰 계곡인 광산골에는 장암저수지가 있어서 국망봉 산 그림자를 비추는데,
여름에는 신록의 자태로 가을에는 단풍이 물든 홍상의 자태를 비춘다 한다.





(일급 조망처 국망봉, 일망무제.., 이동면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진행방향 조망, 개이빨봉, 민둥산..)





(46)







( ? / ? )





(풍성한 식탁에 끼어들어..)

국망봉에서 식사중인 승량씨와 또 다른 산꾼들을 만났지만
신로령 오르기 전에 휴식하면서 빵으로 요기를 한터라 그냥 진행한다.
숲길도 좋아 기분좋게 가는데 얼마쯤일까 식사중이던 춘천서 오셨다는
분들이 뭐 좀 먹고 가라신다. 그냥 인사로 하는 것 같지는 않아 걸음을
멈추었더니 이럴 때는 막걸리가 최고라며 시원한 막걸리를 권하신다.
술을 못 먹지만 갈증날 때 막걸리 한 잔이 갈증을 없애는데는
최고인 것 같아.. 고마운 분들 늘 건강하시고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한 산행 계속하시길.. 정중히 인사를 하고 길을 가는데
기분이 참 좋다. 산이 좋다. 꼭 무엇을 주고 받아서만이 아니라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 좋다.







(개이빨봉이라고도 하는 견치봉(1102m) 정상석과 이정표)

조금 전에 개이빨산을 지났는데..
또 개이빨산? 이번이 진짜 개이빨산(견치산)인가?
삼각봉 지나 도마치봉, 도마봉도 둘이나 있더만..
이정표는 좌측으로 적목리 용수목(3.3km)를 가르키는데
지형도에는 등로가 표시되어 있지않다.





(병꽃나무)





(저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민둥산)





(민드기봉이라고도 하는 민둥산 / 1008.5m)





(지나온 방향.. 국망봉, 개이빨산이 우뚝하다)







(꽃길을 따라가다..)

이제 컨디션도 많이 회복되고 크게 힘들지도 않지만
운치있는 꽃길에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와 이런 멋진 곳을
그냥 지나기보다 조금 머물다 가는게 좋겠다 싶어 배낭을 베고
누워 연분홍 수달래 가득한 사이로 비치는 하늘의 뭉게구름을
상상의 나래를 펴다 꿈나라로 갔는데 인기척이 나서 일어나 보니
국망봉에서 식사중이던 승량씨와 그 일행이다. 벌떡 일어났더니
승량씨가 하는 말 나 보고 "꼭 신선같단다."





(다시 방화선을 걷지만 이제 태양도 기력을 잃어.. 걸을만 하다)

오늘 어디서 끊을 것인가?
보통 도성고개에서 많이 끊으니 일행들은 도성고개까지 간다는데
승량씨가 어디까지 갈거냐 하길래 노채고개까지 가려했는데 시간이 야간산행이
될 것 같아 오뚜기 고개에서 내려서야겠다고 했더니 승량씨도 그렇게 할까한다.
사실 정맥길을 간다면 다음구간 접속을 위해서라도 도성고개에서 하산하는게
많이 유리하다. 하지만 나는 순전히 내일을 하산시간을 당기기 위해 조금
불편해도 오뚜기 고개까지 가려한 것인데 따라 붙겠다하니 고맙기도 하지만
솔직히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따라 오지마라 할 수도 없고..

도성고개로 하산하면 1시간 정도면 대중교통이 연결되는데도
굳이 1시간 반이나 걸리는 임도길로 내려서야하는 오뚜기 고개까지
가려는 이유는 내일 예매한 차 시간 때문에 1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즉, 도성고개에서 오뚜기 고개까지는 4.2km로 1시간 반 거리니
접속시간이 30분 더 걸리더라도 1시간이 세이브되기 때문이다.







(민백미 / ?)







(도성고개, 여기서는 1시간이면 일동면 사직리 방향으로 내려설 수 있다)

아직 도성고개로 내려간다는 산꾼들이 오지 않아 승량씨에게
다시 한번 의견을 물어 본다. 내가 굳이 오뚜기 고개에서 내려서려는
이유를 설명했는데도 오뚜기 고개까지 가겠다하여 혹시나 하여 일동택시에
전화를 걸어 택시가 오뚜기고개 오르는 임도로 어디까지 올 수 있냐고 물으니
임도가 험해서 오르지 못하고 무리울 입구까지 밖에 못 간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무리울까지 임도길 6km를 걸어야 된다고 했는데도..

도성고개는 헬기장이 있는 안부 4거리로, 마루금은 강씨봉을 향하여
직진하고, 왼쪽으로는 가평군 논남기로 내려서고,오른쪽으로는 포천
일동면으로 내려설 수 있는데 광덕고개에서 출발하여 노채고개까지
가지 못하면 대부분 도성고개에서 교통이 편리한 포천 일동으로 내려선다.
이정표는 "←논남 4.4km →포천 km, ↓민둥산 2.55km ↑강씨봉1.54km"

왼쪽 가평군 논남기는 옛날 어느 선비들이
이곳에서 남쪽을 논했다는 데서 얻어진 이름이라 한다.
이 고장 주민들은 세가지 덕(德)을 먹고 산다는데..
첫째는, 송이버섯의 송덕(松德)이요,
둘째는, 억새로 지붕을 잇고 사니 새덕이요,
셋째는, 더덕이라니 산촌의 소박한 마음을 보는 것 같다.





(왼쪽 울창한 숲, 조림지인 것 같다)





(백호봉)





(고추나무)







(강씨봉 / 姜氏峰, 830.2m)

궁예의 부인 강씨부인이 유배온 후 강씨들이 모여 살면서 강씨봉이라 하고,
지금도 지형도상에 오뚜기고개 너머 가평쪽에 ‘강씨봉 마을’이 있다.

이제 오뚜기 고개까지 2.7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68)





(늠름한 운악산도 성큼 다가섰다)





(큰으아리꽃?)





(앞서가는 승량씨, 잘 걷는다)





(붓꽃 군락지에서)





(우측으로 강씨봉과 오뚜기고개 사이에 있는 한나무골 이정표)

강씨봉에서 내려선 안부에는 우측으로 화대리 한나무골로 내려가는 샛길이 있고..





(운악산을 다시 한번 당겨보고..)







(한나무봉 정상 / 일동 410)

방화선을 따라가다 조그만 봉우리에 올라서니







(드디어.. 오뚜기령에서..)

오늘 산행을 끊기로 한 오뚜기령까지 왔지만.. 잠시 급하게 계산해 본다.
오후들어 몸도 많이 좋아져 산행속도도 정상을 되찾았는데다 기온도 많이
낮아지고 바람까지 살랑살랑 부니 산행하기 딱 좋은데.. 지금 시간 18:40분,
노채고개까지 9km 남았으니 3시간이면 될 것 같다. 그러면 21시 40분..
무리울까지 1시간 반 가까이 걸어 내려가도 어차피 20시 경.
1시간 반 정도만 야간산행을 하면 내일 문제도 해결될 것 같고..
잠시 갈등하지만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지금은 혼자가 아니니..







(찔레꽃, 아카시아꽃 흐드러지게 핀 임도를 따라)





(무리울 내려가는 길.. 골이 참 깊다)





(어느듯 해는 기울고..)





(무이울 방향, 우뚝한 산이 강씨봉)





(아카시아꽃 흐드러지게 핀 길로..)





(드디어 무리울 입구)

오늘은 마루금 23.5km 잇고, 하산하느라 6km를 더 걸었다.
쉬엄쉬엄 1시간 20분 만에 무리울입구까지 걸어 내려왔다.
이내 도착한 택시를 타고 일동으로 가면서 가까운 곳에 깨끗한
찜질방 있냐고 물었더니 일동에는 찜질방이 없다며 오늘은
괜찮은 숙박시설도 외박나온 군인들이 다 차지했을 것이라며
새벽 일찍 문 여는 식당도 없단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당장 하룻밤 묵을 곳과 내일 아침 해결이 쉽지않을듯..
하긴, 지난번 1구간 사창리에 들렸을 때 주말에는 숙박비가 배로
뛰고 그마저도 잡기 힘들다 하여 사창리만 그런줄 알았는데..
군인인듯한 젊은이들이 눈에 많이 띄는 낯선 풍경이다.

찜질방 있는 인근 지역으로 가려해도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니
내일 새벽 이동도 쉽지않을 것 같고, 또 택시비나 숙박비나 그게
그것일 것 같아 뒷골목 흐름한 모텔을 찾았는데.. 맙소사!
5만원을 내라한다. 밤 10시 넘어 들어 새벽 5시도 안되어 나갈텐데..
그럼 아예 호텔로 갈까보다.. 갱상도 산꾼이 파주까지 와서 찜질방을
찾다가 여기까지와서 혼자 몇 시간만 자고 갈거라며 3만 5천원에
네고하여 숙소를 구했는데 생각보다는 방이 깨끗하였다.






6/6일,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6:03~14      이동 / 택시(일동~무리울입구)

06:16~07:43   접근 / 무리울입구~오뚜기령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7:45         오뚜기령 출발

09:00         귀목봉 갈림길

09:35~10:05   벤치봉 / 휴식

10:24~34      청계산 (849.1m)

11:25         길마고개

12:00         길매봉 (735m)

12:11         387 지방도 / 노채고개

③ 복귀

13:22~13:30   이동 / 택시 (노채고개~일동)

14:05~15:30   이동 / 버스 (일동~동서울터미널)

16:10~20:30   이동 / 버스 (동서울터미널-울산)



일어나니 4시 반, 새벽에 교회에 갔다오니 식당이 문을 열어
아침을 해결하고 곧바로 택시로 무리울로 향한다. 어제 도성고개에서
내려서지않고 오뚜기 고개까지 진행한 것도 오늘 산행거리를 줄여
1시간이라도 시간을 줄여 보려 한 것인데 아침을 해결하고 출발하느라
어제 오뚜기 고개까지 오며 벌었던 시간을 그냥 까먹고 말았다.
예매한 버스시간이 18:40이어서 오늘 15시 30까지는 산행을 마쳐야
곧바로 일동으로 가서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서울 들어가는 길이
막혀도 버스시간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었는데 출발도 늦은데다
아침부터 찌는 더위가 심상치 않아 운악산을 넘을 수 있을지..









(다시 무리울 입구, 오뚜기령까지는 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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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려올 적에는 향기가 없던 아카시아꽃과 찔레꽃은 향기를 진동하고..)





(차소리가 들리더니 한참 후에 RV 한 대가 올라 오는데..)

한편으론 차를 좀 태워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차를 태워달라고 손을 들 엄두도 나지 않았다. 저 윗쪽 도로 사정을 아니까.
지금도 차에 3명이 타고 있는데 나까지 타면 차가 망가질까 해서다.
실제로 길이 험해 차를 타고 가나 내가 걸어가나 크게 차이가 없었다.





(107)





(1시간 15분만에 오른 오뚜기령 / 692m))

어제 하산길도 1시간 20분 걸렸는데,
7시 15분에 출발하여 쉬엄쉬엄 올라오는데 1시간 15분 밖에 안 걸렸다.
물론 임도길이 지루하긴 해도 오뚜기 고개에서 끊어도 괜찮을듯 하다.
하지만,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벌써 9시나 되어 내리쬐는 태양이
따갑다. 오늘도 무지 더울 것 같다. 바람이라도 좀 불었으면..
.
제8사단 오뚜기부대에서 길을 냈다고 오뚜기령으로 불린다.
무리울에서 오뚜기령으로 차가 올라와 바퀴자국은 많이 나 있지만
노면상태가 좋지않아 4륜구동차나 겨우 올라올 수 있다. .







(귀목봉 갈림길 직전 소나무 밑에서..)

아침부터 푹푹찌는 날씨 오뚜기령에서 귀목봉 갈림길까지는
고작 고도 ?m 높히는 것인데도 땀이 줄줄 흘러내려 마저 오르지 못하고
큰 소나무가 드리우는 그늘아래 잠시 쉬며 지금쯤 한창 낙남길을 걷고있을
팔도강산에게 전화를 했더니 역시.. "어제 더워서 죽었심미더" 하며
지금 남쪽 낙남길도 무지하게 덥단다. 동병상린이다.

어디 1대간 9정맥 산길 1만리가 호락호락한 길인가?
계획할 때야 가슴 설레고, 뒤돌아보면 지나온 길이 가슴벅차지만
그 길을 걷고 있는 순간 순간은 때로는 눈보라와 빗줄기를 헤쳐야 하고
북풍한설과 찌는듯한 삼복더위와도 싸우며 바느질을 하듯 한발자국도
건너띄지않고 한땀 한땀 이어가는 길 아닌가?







(? / 둥굴래)







(귀목봉 갈림길 / 귀목봉 1.1km 청계산 2.1km, 오뚜기고개 0.7km' )

진행항향 좌측(동쪽)에 우뚝한 귀목봉(1,030m)을 넘으면
경기2봉 명지산(1,267m)과 연인산(1,068m)으로 갈라진다.
여기서 부터 방화선이 끝나고 등로는 숲으로 든다.





(방화선을 따르던 지루한 마루금은 드뎌 숲속으로 들었다)

숲으로 드니 따가운 햇살이 가려 좋은데
다니는 사람이 없어 거미줄이 얼마나 많이 쳐져 있는지
거미줄이 땀난 얼굴에 감기면 기분이 영 별로여서 덥지만
모자쓰고 고글까지 끼며 완전무장을 하고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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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시간이 너무 남게되어.. 벤치에 누워 하늘을 보며..)

숲으로 드니 그늘도 지고 걷기가 훨씬 나아졌지만
찌는 더위는 여전하다. 귀목봉 갈림길을 출발한지 30분쯤 진행하여
나타난 벤치가 놓여있는 봉에서 잠깐 쉬며 오늘 갈 길을 점검해 보니
운악산을 넘어 37번 도로가 지나는 화현고개까지 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
현재시간 9시반, 남은 거리 약 19km 시간당 3km를 걸으면 6시간.
계획대로 걷는다면 15시 30분이 되지만.. 이 염천에 청계산과 길매봉,
원통산과 운악산까지 넘으며 시간당 3km로 걷기는 무리일 것 같다.
어제는 오늘을 생각하여 오뚜기고개까지 가며 1시간을 벌어놓았는데
일찍 입산하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1시간이 문제다.

그래, 산이 어디가는 것 아니고..
너무 무리할 필요없겠다 싶어 날머리를 노채고개로 잡고보니
너무 시간이 남는다. 벤치에 누워 망중한을 즐긴다.





(느긋해진 발걸음, 연록의 숲에 동화되어..)





(이 계단을 오르면 청계산일줄 알았는데..)





(청계산 직전봉에서의 일동방향 조망)





(길바닥에 누워있는 이정표)





(이번엔 진짜 뾰족봉 청계산 오르는 철계단)







(청계산 / 849.1m)

귀목봉 갈림길 직전 소나무 밑에서 쉬고,
또 벤치가 있는 봉우리에서 푹 쉬다 쉬엄쉬엄 걸었다.
오뚜기령에서 2시간 50분만 걸려 오른 청계산 정상에는 두 분이
먼저 와 있다. 오늘은 처음 만나는 산객이라 반가웠는데 조금 있으니
또 너댓명이 반대편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오고 있다.
청계저수지쪽에서 원점회귀로 청계산을 많이 오른다 한다.







(지나온 방향과 진행할 방향을 조망해 보고..)





(청계산 정상에서.. 山情無限을 펼쳐 본다)

DSLR을 메고 올라온 산객이 있어 한 장 찍어주고 부탁했다.
오랫만에 山情無限 깃발을 펼치고 증명사진 한 장 남겨본다.

뾰족봉 청계산을 철계단으로 올랐는데 반대쪽 내려서는 길은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긴해도 아찔할 정도로 가파른 길이다.
가파른 계단길을 다 내려서니 갈림길에 이정표가 있다.





(길매봉 너머로 보이는 운악산 자채)





(청계저수지 방향 이정표 왼쪽으로..)





(돌탑봉에서 조망을 즐기고 있는데.. )

완만한 능선길을 잠시 이어가면 돌무더기 있는 770봉이 나오고,
앞쪽으로 훤히 조망되는 바위에서 조망을 즐기고 있으니 영남알프스에
매료되었다는 서울서 온 부부 산객도 만나 맛있는 참외도 얻어 먹으며
영남알프스 이야기도 한다. 물론 억새가 물결로 일렁일 즈음 영남알프스를
한 번 다녀 가시라고도 하고.. 그 분들도 청계저수지에서 출발하여 원점회귀
하는데 길매봉을 넘으니까 한동안은 한북길 길동무가 되었다.







(돌탑봉 조망, 위:길매봉과 그 너머 운악산, 아래:가평 상판리 방향)





(운악산을 한번 당겨보고..)





(청계산 오름길도 가파르고.. 내림길도 가파르다)

청계산 정상에서 내려서는 길도 가파르고, 돌탑이 있는
770봉에서 내려서는 길도 급하게 고도를 낮춘다. 급비탈로 15분 정도
내려서니 길마고개 안부. 왼측 상판리로 내려가는 길은 ‘출입금지’,
오른쪽 청계저수지 방향으로는 ‘내려가는길’ 팻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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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매봉 오르는 암릉)





(?굴)





(길매봉 오르는 암릉지대를 좌측으로 에둘러 오른다)







(자리를 잘못 잡은 듯하지만 그래도 이슬을 먹고 자란다.)





(청계저수지(가산저수지) 방향)





(길매봉을 오르다 뒤돌아 본 청계산 방향)





(길매봉 / 735m)

우회길로 능선에 올라 서면 멋진 조망바위가 나오고 다시
조금 더 오르면 바위위에 납딱한 정상석이 나오는데 길매봉 정상이다.





(한북정맥 이정표)

정상석이 서있는 길매봉 정상에서숲으로 들면
마사토가 깔린 헬기장이 나오고 노채까지 다소 지루하지만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이어간다.





(이제 운악산 코 앞까지 왔는데..)





(마사토 길이 미끄러워 몇 번 미끌미끌 했는데 그만 비탈길에서..)

집중하지 않고 걷다가 갑자기 미끄러지면서 중심이 흐트러져 앞으로
꼬꾸라지려는 순간 급하게 스틱을 짚었는데 "딱"하며 스틱 첫째칸이 부러져
멀리 날아간다. 몸은 꼬꾸라지기 직전 중심을 잡았지만 자세를 낮추면서
왼쪽 종아리 옆부분은 이미 바위에 미끄러지면서 제번 넓은 부분이 까져
피가 흐르고 있다. 자리를 옮겨 일단 소독하고 응급조치를 한다.
어휴~ 그만하기 다행이다. 산에서 엉뚱한 생각은 금물..





(가끔씩 밧줄이 쳐져 있기도 하고..)





(길매봉, 그 뾰족한 청계산)





(드디어 387번 도로가 지나는 노채고개)

자동차 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리더니 아래 숲사이로 길이 보인다.
오른쪽은필로스 CC, 절개지 위에서 어디로 내려설까 가늠하고 있는데
웬 철망이..절개지를 따라 쭈욱 쳐놓은 철망. 다행히 문이 열려있다.

어제 여기까지 올 수도 있었는데..
이번에도 하룻길을 이틀동안 걸은 셈이다.





(노랑제비꽃?)





(노채고개(386m), 일동방향 동물이동통로)

포천시와 가평군의 경계에 있는 387번 도로가 넘는 고개로,
고개 아랫쪽에 하판리 노채마을이 있는데 이 곳에 옛날 이조자기를 구워
내던 가마터가 있고, 이 요(窯)는 관에 납품하던 관급요(官給窯)였다.
일설에 의하면 이곳에서 청자(靑磁)를 구어 냈다고 하지만 가마터를 발굴치
못해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지금도 노채동에는 이조자기를 구워
내던 자리에 무수한 파편 무더기만이 그 흔적을 엿보게 할 뿐이다.





(노채고개 가평군 하면방향)





(터널속에서.. 택시를 기다리며)







(일동 시가지 모습)

지난번 이 길을 지나갈 때는 후보자 현수막이 걸려 있더니만
잔치는 끝나고 이제 당선사례 현수막이 또 거리를 장식하고 있다.
택시로 일동으로 돌아왔는데 같은 더위라도 산정에서 느끼는 더위와
아스팔트 복사열을 받으며 느끼는 더위는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

심심찮게 보이는 외박 외출 나온 군인들이 뒷골목에서 서성이는 모습들..
시원한 콩국수를 먹으려 찾은 집들은 한결같이 내일부터 할거라하 하여
몇 번 발걸음을 돌리다 어렵게 찾은 집에서 시원한 냉콩국수
한 그릇 먹고 2시에 출발하는 동서울행 버스를 탄다.





(한북정맥 하늘금.. 다음구간 지나갈 운악산 구간..)

이제 다음구간은 일동오는 차를 타니까 입산시간이 40분 가량
빨라지겠다. 그래봐야 8시 전후겠지만.. 더운 날씨에는 조금이라도
일찍 입산하여 진도를 좀 빼어놓아야 하룻길을 갈 수있지..





(하루 해가 하늘을 멋지게 수 놓으며 하루가 저물고 있다)

이번 구간도 하루길을 이틀 나누어 걷다보니 쉽게 걸은 것 같다.
하지만 접근거리가 장장 6km나 되는 오뚜기 고개로 오르내리다 보니
구간을 연결하기가 어려웠다. 홀대모가 과연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다시하는 순간이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편리하기야 하지만 산행을 마치고도
장거리 운전을 해야하는 부담이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운전하는 수고야
덜 수 있지만 대중교통 시간까지 맞추어 산행하려면 또 다른 제약이 따른다.
이번 구간도 무리하여 30km가 넘는 광덕고개에서 노채고개까지 한꺼번에 걸으면
대중교통으로 연결되지만 늦게 산에 드는 바람에 그렇게 하지 못해 중간에 끊고
접근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또 주말이라 서울에서 울산 돌아가는 늦은시간
차편이 일찍 매진되다보니 돌아가는 날도 또 산행시간에 제약을 받았고..
하여 이틀동안 걷기는 참 많이 걸었는데.. 접속하는데 12km나 걸었으니 
실속은 그렇게 없었던 것 같다. 둘째날 운악산 구간도 도중에 끊을 곳 없는
3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구간인데  결국 1시간이 부족하여
중간 노채고개로 내려서다 보니 그렇게 되고 말았다. 
 
이제 서울이 가까워지면서 그런 불편은 해소될 것 같다.
일찍 산행을 마친 덕분에 일찍 동서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제일 빨리 가는 표로 바꾸니 16:10분, 40여 분 기다리다 버스에 오른다.
마지막 정맥 한북길에 들어 1구간에 이어 2구간도 여러 사정으로
하루만에 걸을 수도 있는 길을 이틀씩 걸었지만 한북정맥이 짧고
교통이 편리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룻길을 이틀이나 걷고 미끌어 지면서
스틱 한짝을 부러뜨리긴 했지만 큰 부상당하지 않았으니 감사하고,
시간이 가면 날이 새듯.. 그럼에도 종착점은 한발 한발 더 가까워진다.
이제 날씨도 무더워지고 장마철로 접어들어 산행에 불편이 따르겠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