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5구간 (이동(고고리)고개에서 목감 초등학교까지)

2010. 7. 12. 23:32山情無限/한남정맥(完)

 
 
 
 
한남정맥 5구간 (이동(고고리)고개에서 목감 초등학교까지)

 



 
○ 산행일자 : 2010. 6. 26(토) 07:35 ~ 15:37 (8시간 02분, 알바 40분 포함)
○ 산행날씨 : 가끔 비, 개였다가 다시 비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6.5km        누적거리 : 121.4km
○ 산행코스 : 고고리(이동)고개-오봉산-감투봉-수리산(슬기봉)-수암봉-목감사거리-목감초등학교
○ 소 재 지 : 경기도 의왕시 / 군포시 / 안양시 만안구 / 안산시 상록구 / 시흥시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7:22~30      이동 / 택시 (의왕 이일천랜드~이동고개)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7:35         이동고개 출발

07:47~52      오봉산 (204.2m)

08:14         도로

08:55         당정역(알바 40분)

09:50         산불감시탑

11:28~11:48   수리산 슬기봉 (474.8m) / 점심

12:00~15      수암봉 들머리 정자

13:00~20      수암봉 (m)

13:40         334.7봉

15:37         목감초등학교

③ 복귀

15:40~55      이동 / 택시 (목감~안산시외버스터미널)

16:00~20:30   이동 / 시외버스 (안산~울산)



오늘구간은, 어제 군포 직전에서 끊은 바람에 의왕입구
이동고개에서 출발하여 오봉산을 올랐다 내려서면 군포에 들어서고,
한세대학교를 지나 수리산을 오르면 안양시를 만나고, 다시 조금
더 진행하면 군포시와 작별하고 안산시와 안양시의 경계를 탄다.
수암봉을 지나 223봉에서는 시흥시를 만나고, 목감동에서 안양시와
작별한다. 시흥시를 가르며 오늘 날머리로 잡은 방죽재까지는 수도권답게
47번국도, 서해안고속도로, 또 42번 국도와 수많은 도로를 건너며
무려 도시 5곳을 거치며 한다. 대간과 정맥구간중 어떤 어떨 때는
군 하나를 두 세 구간으로 나누어 가기도 했는데..

오늘 중부 지방에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가 신경쓰인다. 
올 비는 오더라도 천둥 번개나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아예 우중산행 채비를 하여 하룻밤을 잘 보낸 찜질방을 나선다.
예상한 것 보다 구름이 높다. 사우나 건물에 딸린 24시 마트에서 빵과 우유로
대충 때웠는데 바로 옆 건물에 일찍 문을 연 해장국집이 있는 것 아닌가!
여기서 아침을 해결하면 간단했을 것을.. 조금 후에 군포 시가지를
통과할 때 아침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택시를 타고 이동고개로 이동하였는데..





(한남정맥 덕분에.. 의왕에 들려 하룻밤을 묵은 이일천랜드)

건물에 딸린 24시 마트에서 생수와 빵을 사서 출발준비..
정맥산행은 일반산행과는 달리 산행채비가 단촐하여 좋다.





(7분 만에 택시로 도착한 들머리, 이동고개)





(입구보다는 길이 뚜렷하여 다행..)

어제 확인했던 들머리. 어제 이동고개 내려설 때 풀숲에
묻힌 길을 헤쳐나오느라 혼쭐이 난터여서 잔뜩 긴장했는데
감사하게도 입구에 들어서니 등로가 뚜렸하다.





(숲에 둘러쌓인 산불감시탑.. 감시가 제대로 되려나..)

오봉산 오르는 길, 고작 204m의 오봉산도 거의 바닥 가까운데서
치고 오르려니 힘들고 이마에 땀이 맺힌다. 더군다나 우중채비까지
했으니.. 자켓이야 언제든 입고 벗을 수 있으니까 관계가 없지만
비옷바지가 벌써 땀에 채여 쩍쩍 달라 붙는다.





(마루금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오봉산 五鳳山 / 204.2m )

도심 가운데 위치한 산이니 산책을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숲으로 둘려쌓여 한쪽만 조망이 트이는 별 특징없어 보이는데..
산 이름은 봉황 다섯마리와 관계가 있는듯..





(정상 직전 조망터에서 본 남쪽방향)

여기서부터 문제발생, 남쪽방향을 동쪽으로 인식했는데..





(고인돌(?)을 지나..)





(아뿔싸! 지적삼각점과 삼각점 방향이 각각이라 어느 것이 맞는가 확인하려고..)

나침판을 꺼내려니.. 나침판이 없다.
항상 목에 걸지 않으면 카메라쌕 제일 앞 포켓에 넣어다니던
나침판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카메라쌕과 배낭을 다 뒤져도
나침판은 나오지 않는다. 낭패다. GPS로 무장하고도 알바를 한다는
한남정맥길에 딸랑 지도 한 장과 나침판만으로 진행하는데
나침판마저 잊어 먹다니.. 비상사태다!
아마 어제 저녁먹으면서 지도 확인하다 흘린 모양이다

산행을 접어야 하나 어쩌나..이것 보통 일이 아니다.
전장에 나간 군인이 총을 잃은 것과 뭐 다른가?
오늘 큰 비까지 예보되어 있으니 엎친데 덮친 격이다.
조금 후에 군포시내를 통과할 때 나침판을 구해보고
안되면 군포에서 산행을 접어야 할 것 같다.





(나침판이 없으니 방향감각이 없어져 버렸다.)

나침판이 없어 어디 조망될만한 곳은 다 올라보며
방향을 잡으려는데.. 오봉산 정상직전 조망 좋은 바위에 올라섰는데..
90도나 틀어 남쪽을 동쪽으로 착각한 바람에 이후에는
이 착각이 원인이 되어 군포에 내려서면서 부터 헤맬 줄이야..

지도와 일치되는 지형지물이 없다.
발아래 도로는.. 지도에는 도로가 없다.





(이럴 때 시그널이라도 있었으면..)

일단 시내로 내려서면 물어서라도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마루금일 것 같은 능선으로 내려서는데.. 아늑한 숲길이 좋다.
길이 이렇게 좋건만 어찌 한 사람도 만날 수 없냐?





(지도에도 없는 도로에 내려섰는데.. 누가 있어야 길을 물어나 보지)

일단은 울창한 침엽수 조경지로 난 길로 내려섰는데
조금전 조망처에서 확인했던 4차선의 넓은 아스팔트 도로가 나타났다.
최근 지도가 아니라 새로 닦은 도로인가 했지만 신설도로는 아닌것 같다.
시그널도 하나 보이지 않고, 물어보려니 지나가는 사람도 없다.
인근에 있을 것 같은 한세대학교만 찾으면 될 것 같은데..
어찌 대학교가 안내판도 하나 안 세워 놓았냐?

답답한건 이 상황에서 방위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
차고있는 등산용 시계도 나침판이 듣지 않은지 오래고..
태양이라도 비추면 시계로 방위를 확인할 수 있을텐데..
할 수 없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시그널이 나타나던가,
사람을 만나던가.. 아니면 한세대학교 안내판이라도
나타나겠지 했는데 한참을 가도 별무소득..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걷다보니 오늘 출발한 들머리 이동고개
가까운 곳 아닌가! 이제사 방향감각이 되살아 난다.





(저 건너편에 군포노인복지회관이 보이는 것 아닌가?)

방향을 잡고 길을 돌아나와 일단은 군포역 방향으로 걷고 있는데
좌측에 조그만 글씨의 군포노인복지회관이 보인다.
철길을 어떻게 넘을까 했는데..





(한참을 헤맨 덕분에 10분도 안되는 거리를 50여 분만에.. )

왠 당정역?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당정역사로 철길을 넘어
군포노인복지회관앞에 섰다. 40여 분 알바하고 마루금에 붙은 것이다.
그나마 지도를 잃지않고 나침판을 잃은 것도 감사하고
산 속이 아니어서 또 얼마나 감사한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니.. 처음 내려선 길이 맞은 것 같다.
그냥 그 4차선 도로를 건너 갔으면 되었는데 방향감각도 없는데다
지도에 없는 큰 도로까지 만났으니.. 지도에는 지명도 별로 없고..
또 비싼 수업료 내고 유비무환이라는 교훈을 얻는다.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 앞을 지나..)

군포노인복지회관 앞에서 용호고등학교 쪽으로 가면서
어디 나침판 구입할 만한 등산매장을 수소문해 보지만 아는 사람이 없어
잠시 고민하다 하늘을 보니 오늘 큰 비는 오지 않을 것 같고 구름도 높다.
목감까지는 산줄기도 뚜렷하여 2km 남짓 마루금을 잇고 산행을 접기는
너무 아쉽다는 생각에 일단 수리산까지 올랐다가 안되면
후퇴하기로 하고 그냥 무식하게 산에 들기로 한다.

산에 들려니 갑자기 배가 출출하고 속도 끓어 냉면이나
한 그릇하려고 몇 집을 기웃거렸지만 아직 문을 연 집이 없다.
냉면집을 찾으며 오느라 중간에 만난 마트를 다 지나치는 바람에
생수를 준비못했는데 이크! 벌써 산으로 들어야 할 안양베네스트
골프장 정문 아닌가? 다시 마트를 찾아 되돌아 가려니 내키지 않고..
일단 부딪혀 보자며 바로 앞에 있는 주유소에 들려 생수 한 병
구입하자고 하니 맘씨 좋은 주인 아저씨 파는 생수는 없다며
그냥 한 병 주신다. 고맙기도 하셔라.





(수리산 오르는 등산로는 아파트 단지 공사한다고 반갑잖은 폐쇄팻말만..)

인근에서는 수리산이 유명할 것 같은데
왜 산행객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거지?
'군포 당동국민임대주택' 공사판을 가로질러
마루금으로 찾아 오른다.





(산불감시탑이 있는 감투봉, 산행객들은 다른 길로 오르고 있었다.)

좁은 마루금을 타고 오르니 봉우리가 운동장같이 열리고 등로도
수렛길만큼이나 널찍하다. 높다란 산불감시초소와 용진사, 옥천약수터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고 기둥 한쪽에 감투봉이라 적혀있다.





(산보님의 시그널이 정맥길임을 확인시켜 주고..)





(258봉, 아이스케키 하나 물고 )

좀 쉬어가라고 그러는지 아이스케키가 얼마나 단단한지..
한참을 녹여 먹고 부드러운 길을 오르는데 능선이 벌떡 일어선다.
이마에 땀이 줄줄 흘러내릴 정도로 힘들게 오른 봉우리에는
용진사, 수리산역, 대야미역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고
길 가운데 삼각점은 글씨를 알아 볼 수가 없다.





(반질반질한 길.. 맨발로 다녀도 되겠다)





(전방으로 보이는 수리산과 정상을 차지한 군부대)





(다시 만난 산불감시탑)





(8단지, 속달동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





(23)





(한남정맥 마루금은 군부대가 차지하고..)

왼쪽으로 검은색 배수관 파이프 드러난 등로를 따라
수리산을 오르는데.. 돌짝밭이 꽤 가파른 오름길이다.
습도가 높은 날씨인데다 우중산행 준비를 하느라 비옷바지까지 입은
터여서 땀이 비오듯 한다. 어디서 바지를 갈아 입을 수도 없고..





(수리산 중턱 전망데크에서.. 산본방향)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땀에 절은 비옷바지가 쩍쩍 달라붙어
반바지 같이 걷어 올려 보아도 걷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더위는 별무효과.
이제나 저제나 하고 정상이 가까워지기만 기다리며 걷고 있는데
왼쪽에 멋진 조망데크가 보이는 것 아닌가? 데크에 섰더니
산본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바람이 얼마나 시원하게 부는지..
그동안의 더위와 힘듦은 한 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태을봉 방향, 수리산 정상은 슬기봉이나..)

군부대가 정령하고 있어 우측의 태을봉으로 가는 산객들이 많다.
지나온 광교산도 주변의 모든 봉우리들을 모두 광교산이라고 했듯
수리산도 슬기봉, 태을봉, 수암봉까지도 수리산이라 부르는 것 같아 헷갈린다.
하긴, 봉우리는 산에 연결되어 있는 새끼산이고, 산은 큰고개가 지나면서
가르는 곳까지를 하나의 산으로 보니 구태여 봉우리까지 구분하지 않는
일반적인 산개념으로서는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도 맞다.
고개는 이전의 고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금같이 큰 길을
내느라 산줄기를 싹뚝싹둑 자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수리산까지는 왔는데..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수리산(469m) 정상은 철조망이 쳐져있고.. 수암봉 가는 길은..)

수리산 정상부를 점령한 군부대 철조망이 앞을 막는데
우측으로 '수암봉 가는 길'은 목책계단에 지붕을 씌워 놓은 통로 앞에
도착하자 간간히 뿌리던 빗방울이 소나기가 되어 쏟아 붓는다.
얼른 그 쪽으로 오르니 계단을 따라 지붕이 씌워져 있어 비를 피하기는
좋다만 구조물이 커서 산의 자연미를 너무 훼손하는 것 같다.

수리산 정상석은 아마 철조망 안에 있는듯하고,
수암봉 가는 길은 수리산(슬기봉)을 돌아 지붕이 씌워진
목책계단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간다.





(북북동 방향의 태을봉)





(북북서 방향의 수암봉)





(한남정맥 마루금을 점령한 군부대 그리고 시설물들..)

비가 제법 쏟아지지만 계단위에 씌워진 지붕이 좋은 도피처.
점심 때도 되고 하여 비를 피하며 지붕밑에서 간식을 먹고..





(정맥길은 계단을 타고..)







(좌측으로 가면 군부대 정문, 한남정맥 마루금은 도로를 따라..)

나무계단을 한참 돌아 내려가면 숲길로 연결되고 숲길에서 조금 오르면
군부대 정문과 연결된 도로가 나온다. 여기에서 수암봉 가는 길 팻말이 가르키는
우측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왼쪽에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수암봉 1.25km'
이정표가 있고 그 안쪽에 수암봉 들머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수암봉 가는 길, 그 옆에 정자가 있고 정자에는 산행객 몇 분이..)

잠깐 쉬었다 가려고 들렸는데.. 백두대간 이야기가 나오고..
자연스럽게 일제때부터 전파된 산맥의 부당성과 우리 민족 고유의 산경개념인
백두대간과 정맥, 그리고 또 잘못 알려져 있는 '고산자 김정호'에 대해서
설명을 했더니 한 분 빼고는 모두 반신반의.. 일단은 화두를 던졌으니..
더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서로 갈길이 다른데다 날씨는
계속 찌푸려 비를 내릴 태세라.. 서로 덕담하며 아쉬운 작별..





(한참 치고 오르니 능선에 붙고, 돌탑봉도 지나며..)





(헉! 저 아래 입구 이정표가 수암봉 1.25km 였는데 여기는 1.20km)

못 믿을 이정표 거리.. 15분을 올랐는데도 고작 50m 진행했다는 이야기.
이정표를 세워주는 것은 고맙지만.. 이왕 할 것이라면 좀 정확하게 하시지..
이것도 국민의 세금으로 세웠을텐데.. 오히려 멀어지지 않은게 다행.





(한남정맥은 철조망만 따라가도 될듯..)





(밤꽃 향기가 진동하는 길을 따라..)





(헬기장에서 본 수암봉)





(수암봉(秀岩峰 398m)에서.. '山情無限' 깃발은 세찬 바람에..)

수암봉 오르는 길은 가파른 암릉길이지만 아기자기 하다.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지금까지 언제 그랬냐는듯
시원한 바람이 더위를 식혀주고, 탁트인 조망은 가슴속까지 탁트이게 한다.
수리산에서 태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군부대가 들어선 수암봉으로 이어져
?쪽으로 마루금이 한 눈에 들어오고 안산시와 ?방향도 일망무제 거침없이
펼쳐지는데 구름으로 인해 멀리까지 조망되지 않는 것이 아쉽다.
태을봉 뒤로 관악산이 있을 것 같은데 구름으로 보이지 않는다.







(수암봉 정상에서.. 안산시 방향 조망)

안산시 조망도 너머로 안산시가 펼쳐 보인다.
수리산에 오르면서 안양시와 안산시를 만났는데,
수암봉 지나 목감으로 들어서면서 시흥시와 만난다.
시원하게 뚤린 외곽순환도로와 가야할 마루금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나침판도 없이 딸랑 지형도 한 장에 의지하여 가는 정맥길에 비까지
뿌리지만 구름이 높아 마루금을 확인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마루금이 구름에 덮히면 수리산에서 하산하려던 생각을 바꿔
일단 목감까지 가보기로 목표를 수정한다.

산 이름이 먼전지 동네이름이 먼전지..
바로 아래가 안산시 수암동.





(태을산 방향 조망, 태을산 아래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지난다)





(안산시 방향이 조망되는 수암봉 전망데크, )





(수암봉 정상에서 한참을 노닐다가 334.7봉으로 향하는데 능선길이 참 좋다)





(운치있는 시는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철문 옆 뚫린 철조망을 통과하여..)





(334.7봉 삼각점, 여기서 왼쪽으로 꺾인 능선으로)

마루금을 정면으로 막고 선 철조망 철문 옆 터진 틈으로
간신히 들어가 삼각점이 있는 334.7봉 직전에서 마루금은
왼쪽으로 90도 꺾어 내려선다.







(반가운 시그널들, 선답자 울산 산꾼 김영환 님과 백장미님의 흔적들..)

선답자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 아닌가!
항상 존경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뒤따르고 있다.
특히, 천리밖 울산에서 이 길을 지나간 선답자는 몇 분이나 될까?
구경쟁이님, 백장미님, 김태곤님, 제트기님, 은우님, 김영환님.. 등
나 있는 길을 뒤따르기도 힘든데.. 물길을 가르는 마루금을 따라
숲속에 길을 낸 분들이 얼마나 대단하며 그 길을 길되게 이어간
선답자 또한 얼마나 존경하고 감사해야 할 분들인가?
이 길을 따를 수 있는 것 그 분들 덕분아닌가!





(나침판이 없으니 조망이 되는 곳에서 지형을 익히느라..)

숲속에 드니 위치 분간이 안되어 현위치가 궁금하던 차에 참호가 있는
지점에 이르자 전방으로 조망이 트인다. 조금 내려가 조망 좋은 바위에 앉아
하늘을 보니 구름이 빠르게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파란 하늘이 희끗희끗 보인다.
잘 되었다. 더 이상 비가 오지않을 것 같고 이쪽으로는 다니는 사람도 없으니
비옷부터 갈아 입어야겠다. 옷을 갈아입고 양말도 갈아신고, 간식도 먹으며
진행방향 지형을 숙지하고 진행거리와 시간을 대략 가늠해 본다.
북쪽으로 방향을 트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저 앞 중간부분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능선을 타야할 것 같은데..)





(다시 나타난 절조망은..)





(조금전 지형숙지를 했건만 막상 그 지점에 오니 원형 철조망을 쳐 놓고..)





(다음 봉우리인가 하며 막 내려서는데.. 시그널 2개가 나란히..)

오른쪽 능선으로 가는 등로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을 정도.
봉우리에는 원형 철조망을 쳐 놓아 도저히 길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아
다음 봉우리에 갈림길이 있겠다싶어 봉우리를 내려서려는데 우측 비탈에
노란 시그널 2개가 이쪽이 마루금이다며 신호를 보내는 것 아닌가?
하마터면 지나칠뻔 했는데.. 여기는 인적이 드물어서 그런지
선답자들의 눈에 익은 시그널들이 그대로 달려 있다.





(다시 끝없이 이어지는 철조망을 따라)

223봉 사면을 타고 가던 등로는 철조망 울타리를 따라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시흥시 경계를 따르는 곳으로 일반산객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어서 길도 많이 거칠고 희미한다. 수풀이 등로를
덮어 길을 만들며 가야 할 곳도 있지만 한동안 철조망을 따른다.





(61)





(아직은 철조망 옆 등로가 많이 침범을 안 받아 다행이다)





(허리까지 키가 자란 수풀이 무성한 넓은 안부, 습지다.)

허리까지 키가 자란 무성한 수풀속에서 등로는 흔적도 없다.
앞 봉우리를 향해 트진 곳으로 한발 한발 내딛는데 꼭 풀숲에서
뭐가 밟힐듯한 느낌이어서 스틱으로 길을 내면서 걷는다.





(오디밭.. 한참을 따 먹다.. 정신차리고 또 갈길을 가야지..)

인적이 드문 곳을 지날땐 가끔씩 횡재도 한다.
조금 전에는 딸기 따 먹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이번에는
오디밭이다. 뽕나무가 몇 그루 되는데 한창 오디가 익어가고 있는 중.
날밤을 새워도 다 못 따먹겠다. 욕심을 부려서는 안될 것 같고..
먹을 만큼만 따먹고 또 갈길을 가야지..





(65)

오디를 따먹고 올라서니 또 철조망이 나오고 통신탑이 나온다.
계속 이어지는 철조망을 따라 가는데 철조망 바깥은 수풀에 덮혀
길도 제대로 분간이 안되건만 안쪽은 잘 정비가 되어 있다.





(드디어 임도가 나오고..)





(목감사거리로 내려 목감초등학교로..)

횡단보도를 건너 도로를 따라 목감초등학교로 향한다.
수암봉을 지날때까지만 해도 가끔씩 비를 뿌리던 날씨는 바쁘게
구름을 걷어내고 터진 구름사이로 태양이 작열하는데 오전에 비가
온 바람에 습도도 높고 아스팔트 지면의 복사열이 얼마나 강한지..
산으로 난 길을 찾아 보지만 마루금은 도로를 따르고 있다.





(목감 시가지 모습)

안산서 울산가는 시외버스 16:00,
택시정류장이 있는 목감시내에 들어선 시각은 15:32분





(목감초등학교 앞)

고지식하게도 목감초등학교까지 갔다와야 할 것 같아 학교로
향했는데 산길보다 더 힘든 아스팔트 길 발바닥에 불붙은 듯하고
속도도 나지않아 안산버스터미널까지 가야할 시간까지 감안하니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어 그냥 목감초등학교 팻말이 붙어있는
골목입구까지만 갔다가 급하게 택시 정류장을 향하여..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안산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15:55
승차권을 구입하고 버스를 타니 곧 출발. 집으로 향한다.





(울산 가는 길.. 얼마나 감사한지..)

오늘 1시간 밖에 있는 방죽재까지 가려했으나 예기치 못한 일로
목감초교에서 산행을 마무리하였지만 뒤돌아 보면 정말 감사한 하루였다.
어제 저녁 먹으면서 지도를 확인하다 나침판을 두고 나오는 바람에
GPS로 무장하고도 마루금을 벗어나기 일쑤인 한남길을 딸랑 지형도
한 장 들고 진행하는 바람에 군포시에 들어서면서 생각잖은 알바를 하고는
산행을 접을까 갈등하다가 일단 부딪혀 보기로 하고 강행하였는데 감사한 것은
간간히 비를 뿌리는 날씨임에도 구름을 하늘 높게 두어 목측으로
마루금과
지도를 확인하면서 진행할 수 있었다. 계획했던 것보다 3km쯤 전에서
끊긴했지만 무사히 한 구간을 이어 놓을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버스가 출발한지 30분도 채 안되어 갑자기 창밖이 어두워지면서
차창으로 빗방울이 비치길래 창밖을 내다봤더니.. 아뿔싸! 짙은 구름이
바로 앞 산 봉우리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려 앉는 것 아닌가!
이 구름이 오늘 산중에 있을 때 내려 앉았다면 나침판도 없이 어쩔뻔
했겠는가?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오늘은 그렇게 무모한 산행을
하면서도 도움을 받아 무사했지만 산중의 날씨가 어떻게 돌변할지모르는
상황아닌가? 다음부터는 좀 더 겸손하고 준비된 자세로 산에 들어야 겠다.
우선 나침판부터 구입하고 시계도 고치고 시간내어 선답자의
산행기도 읽고 유비무환의 자세로 산에 들어야겠다.

오늘 나침판을 잃고 받은 교훈은..
방향을 알 수 없으면 우왕좌왕 할 수 밖에 없고,
아무리 열심히 걸어도 목표점에 도달할 수 없으며,
잘못된 확신은 오히려 목표점에서 더 멀어질 수 있다는 것..
내 인생 최종의 목표점은 어디고 그 목표점으로 갈 수 있게 
방향을 잡아주는 인생의 나침판은 무엇인가?
오늘 비록 산행용 나침판을 잃고
잠시나마 도심에서 길을 헤매며 가슴 졸였지만
내 인생의 나침판은 결코 잃는 일이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