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6구간 (목감초등학교에서 소사고등학교까지)

2010. 7. 15. 06:12山情無限/한남정맥(完)

 
 
 
한남정맥 6구간 (목감초등학교에서 소사고등학교까지)




 
○ 산행일자 : 2010. 7. 3(토) 06:00~14:35 (8시간 35분, 알바 2시간 포함)
○ 산행날씨 : 오전 비, 오후 갬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5.1km + (알바 4km)    누적거리 : 136.5km
○ 산행코스 : 목감초등학교-운흥산-도리재-부대앞-양지산-안현분기점-피정의집-할미고개(소사고등학교)
○ 소 재 지 : 경기도 시흥시 / 부천시 소사구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0:00~04:50   이동 / 심야버스 (울산~안산버스터미널)

05:05~20      이동 / 택시     (안산~목감초등학교)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6:00         목감초등학교 출발

06:12         102봉

06:40         운흥산 정자

07:18         도리재 (~부대앞 / 알바)

08:45~55      금이동사거리 버스정류장

09:00         부대앞

10:00~15      양지정 / 간식

12:41         피정의 집(삼시고개)

13:50~14:20   민들레농원

14:35         할미고개 / 소사고등학교

③ 복귀

14:40~45      이동 / 시내버스 (소사고등학교~벽산아파트)

15:00~55      이동 / 시내버스 (벽산아파트~인천종합터미널)

16:40~22:30   이동 / 시외버스 (인천종합터미널~울산)



막바지에 이르니 마음이 바빠져
1대간 9정맥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주중에만 해도 전국적으로 큰 비가 올 것이라하여
이번 주는 산행을 쉬고 시골에 가려했는데 금요일 기상도와
구름사진을 보니 장마가 다시 남부지방으로 물러나 중부지방에는
큰 비가 오지 않을 것 같아 부랴부랴 한남정맥 길에 나선다.
땀을 식힐 정도의 적당한 비가 오면 오히려 한 여름 염천 아래서 걷는 것보다
걷기도 낫고,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어 좋다. 이제 한남정맥도 반환점을 돌았기에
마지막 구간을 어떻게 갈 것인지를 결정하고 구간계획을 세워 구간을 조절하며 
진행해야 어중간하게 구간이 늘어나거나 마지막 구간이 여유가 있는데..
지난 구간에 예기치 않은 일로 계획했던 거리만큼 잇지 못한 바람에
그것을 만회하지 못하면 염천에 고생을 하거나 한 구간을 늘려야 할 경우가
생길 것 같아 이번에 지난번 못간 거리도 만회하면서 좀 많이 걸어야겠다며
조금 무리하게 목감초등학교에서 장수IC까지 가기로 하고
구간 거리를 계산해 보니 대략 32km 쯤 되는 것 같다.

지난번 알바를 하면서 다음부터는 꼭 선답자의 산행기를
읽어보고 산에 들겠다 다짐했지만 이번에도 갑자기 출정하는 바람에
산행기 한 번 읽어 보지못하고 나선다. 지금까지 등로까지 세세하게
챙겨 보지는 못했어도 산행개념도를 작성하면서 들머리, 날머리 교통편과
중간 탈출로, 택시연락처, 숙박장소 등은 꼼꼼히 확인하였는데..
이번에는 정말 기본적인 준비도 없이 나서게 되었다.
정맥길을 간다면서 이래도 되냐 싶기도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구간은 시흥시를 거쳐 인천광역시를 
지나는 구간이어서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서울외곽고속도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나란히 가며, 도중에 도로도 많이 건너는데다
도심 인근이라 탈출하는데도 문제가 없을 것 같기도 하여
별 일 없겠지하고 나섰는데..





(안산시외버스터미널 택시승강장)

밤을 밝히며 5시간 가까운 시간를 달려 도착한 안산시외버스터미널.
오는 길 잠을 좀 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월드컵 시즌이라 브라질과 네덜란드
축구경기를 끝까지 보고도 비몽사몽간 밤을 새운 탓에 버스가 터미널에 닿자
눈을 뜨기는 떴지만.. 타고온 버스는 인천까지 가는 차여서 정신없이 내리는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제는 정말 심야이동이 힘들다.

터미널을 빠져 나가니 새벽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목감시내 풍경,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택시로 목감으로 이동, 불이 켜진 순대국집에 들어 갔더니
맘씨좋은 아주머니는 그릇이 넘칠 정도로 고기를 잔뜩 넣고
밥도 그릇 수북하게 담아 주는데.. 성의도 무색하게 입맛이 없다.
꼭 모래씹는 느낌이어서 몇 숟갈 뜨고는 24시 마트에 가서
생수와 빵을 구입한 후, 우중산행 채비를 한다.





(목감초등학교, 마루금은 앞쪽)

목감초등학교 앞을 지나 102봉을 오른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고
걷는데도 땀이 비오듯 한다. 새벽부터 왜 이렇게 덥지? 옷이야 비로 젖으나
땀으로 젖으나 마찬가지 땀복같은 자켓을 벗고 나니 시원해서 좋다.





(102봉 돌탑, 구름으로 주위 조망은 없지만 아래로는 차소리가 요란하다)





(여기에도 세월시그널이.. 백장미님과 같이 가고 있는 착각..)







(서울외곽순환고속국도로 노견으로 내려서서..)

무단횡단은 엄두도 못낼 정도로 자동차 통행량이 많고 속도도 빠르다.
고속도로 노견으로 걷고 있는데.. 얼핏 자동차 소음 속에 멜로디가 들린다.
중부고속도로에서 들었던 노래하는 도로 같다.
차량통행이 많아 명확하게 들리지는 않는다만..





(한참을 에둘러 지하차도로 고속국도를 건넌다)

차는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굴다리를 통과하니
또 고속도로 노견으로 둘러왔던만큼 되돌아 가야하는 길이지만
되돌아 가는 길이 멀어 능선을 타고 송전탑을 향해 오른다.
산마루에 오르니 송전탑에 닿기 전에 정자가 나온다.





(204봉, 운흥산(204.1m △안양443)은 조금 벗어나 있다)





(아직도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철거한 자재들이 주위 숲속에 흩어져 있는데 또 새로운 공사를 하려는지..)





(울창한 숲길을 헤치고...)





(도리재, 여기까지는 잘왔는데.. 그만 새로 생긴 고속도로 앞에서 착각을 하는 바람에..)

정맥길을 가다 고속도로 순찰대에 걸리고..
고속도로에서 쫓겨나 1시간 반이나 헤매게 될 줄이야..
여기서 부터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사실 동물이동통로를 건너기 전에 몇 번이나 확인을 했지만)

현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탓에..
바로 앞을 지나는 고속도로가 서울외곽고속도로인줄로만 알았다.





(앞을 가로막는 울창한 풀 숲, 길이 보이지 않는다)

동물이동통로를 건너 둔덕에 올라서니 낯 익은 시그널이 달려있다.
그러나 전면 풀숲으로 나 있어야 할 마루금을 찾을 수 없고 시그널도 안보인다.
풀숲을 헤쳐나갈 엄두도 나지않고.. 무엇보다 산행초반인데 신발에 물이 들어가면
오늘 작정하고 나선 길에 차질이 생기겠다 싶어.. 여태 고지식할 정도로 마루금을
쫓아 걸었지만 한남정맥에서는 마루금 찾는 의욕도 많이 상실된터..
유혹은 쉽게 찾아왔고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어차피 조금 가면 마루금이 고속도로로 내려 올테니
여기서 고속도로 갓길로 질러가면.. 시간도 벌고,
저 무성한 풀숲을 헤쳐가지 않아도 되고, 신발에 물도 들지 않을테고..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고속도로 갓길로 내려서서 가는데...

현 위치를 착각한 상태에서 요령까지 피우려했으니..
'제3경인고속도로'는 아직 개통이 안되었으니
아예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는 '제3경인고속도로'를
'서울외곽고속도로'로 착각한 것이다. 그 착각이 얼마나 심했던지
나중에는 방향도 헷갈려 금이동 사거리까지 가서 그 앞으로 서울외곽고속도로가
지나는 것을 보고서야 2010년 12월에 개통이 된다고 해도 공사중이거나
미리개통을 했거나 (고속도로를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 아닌 다음에야)
계획된 그 위치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이 이해가 안된다.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나침판의 방위각이 많이 돌아갔지만.. 그것도 무시하고..





(고속도로 갓길을 걷다 잠시 마루금을 확인한다고 들린 금이동)

사실 한 번 바로 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잘못된 확신은
결정적인 증거도 무시하는 힘이 있다. 고속도로로 내려서서 걷다가
오른쪽으로 흐르는 능선이 마루금일 것이라 생각하고 마루금을 확인하려 갔지만
마루금이 지나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 고갯마루를 지나는 마루금을 찾지 못했으면
여기서 분명히 했어야 했는데.. 구름 속에 잘 보이지도 않는 우측의 능선인가 하면서
얼렁뚱땅 넘어갔다.(나중에 알아보니 이 도로는 금이동 사거리도 가는 도로였다.)
다시 돌아 나와 고속도로로 '물왕톨게이트'가 보이는 먹적골 부근에 이르자
고속도로 순찰차 한 대가 '위옹위옹' 하면서 경광등을 번쩍이며 나타나더니
"이 길로 다니면 안됩니다. 빨리 도로를 밖으로 나가세요!"
"아 네, 고속도로로 다니면 안되는 줄은 아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조금만 가면 등산로가 나올겁니다. 조금만 가면 됩니다."
"고속도로로 가면 안됩니다. 빨리 고속도로 밖으로 나가세요!"
제기랄! 고속도로에서 어디로 나가란 말인가?
순찰차에 떠밀려(?) 조금 가니 먹적골 소로가 보여 내려섰다.
또 우측 능선이 마루금 같아 소로를 따라가니 밭길로 이어지고,
축사가 나왔다. 마침 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주인에게
"저 위쪽 능선으로 가는 길이 있나요?" 하고 물으니
"능선으로 가는 길도 없고 산에도 길이 없다"라 한다.

그래도 잘못된 확신은 꼭 마루금이 있을 것 같고, 마루금으로 연결되는
길이 없더라도 조금만 빨치산 산행을 하면 마루금에 붙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산으로 올랐는데 가시덤불이 쩌려 도저히 진행할 수 없었다.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 할 수 없이 퇴각..





(정도를 벗어나면 안된다는 것..)

다시 고속도로로 올라와 물왕 톨게이트 건물 앞을 지나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직원이 "이리로 가면 안됩니다. 돌아가세요."
"아~ 네~, 조금 전에 순찰차한테 걸려 사정을 이야기했다"며
"지금 국토순례하다 길을 잃어 여기까지 왔는데 조금만 가면
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오니 그리로 올라갈 겁니다." 했더니
"고속도로 옆으로 펜스를 쭈욱 쳐 놓아 나갈 수 없다"며 돌아 가라고 한다.
나 참! 한심한 분들.. 내가 고속도로에 들어선거야 잘못되었지만
도대체 돌아갈 방법이 없는데 어떻게 돌아가란 말인가?
나 같으면 빠져 나갈 수 있는데까지 태워주겠다.

건물 마당을 다 지나가는데 키보다 큰 초록색 철망이
빙둘러 쳐져 있어 빠져나갈 곳을 찾다가 야적장에서 월담..
풀숲을 헤치고 조금 진행하니 고속도로 아래로 통과한 소로가 나타나고
오른쪽 둔덕이 마루금일 것 같아 가봤지만 마루금은 흔적도 없다.
뭔가 잘못되긴 잘못된 것 같아 지나가는 차를 세워 현재 위치를 물어 보아도
 모르기는 마찬가지.. 다시 지나가는 차를 세워 지도에 나와있는
한인고등학교 가는 길을 물었더니니 이 길로 가다가 우측으로 꺾으면
매화저수지가 나오는데 저수지에서 우측길로 가다가 큰길이 나오면
좌측으로 꺾어서 쭉 가면 된다며 자세하게 설명을 해 준다.
대체 매화저수지는 어딘고? 지도에는 도창저수지인데..
가르켜 준대로 가니 저수지가 나오고 저수지 옆 상점에서
다시 길을 물으니 매화저수지가 지도의 도창저수지 아닌가?
지도를 정치시키니 이제 현 위치가 가늠되고 길이 보인다.

(※ 물론 지명은 나중에 확인한 것, 녹색선이 알바한 길)













(도창저수지 풍경, 길을 잃은 덕분이다.)

그래, 마루금 타다 옆길로 새긴 했지만..
길은 길이 끝나는데서 또다른 길이 열리고..
여행은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 되는 법이지..





(도창저수지 좌측으로 돌아 나오니 큰 도로가 나오고..)

42번 도로인 것 같은데 도로번호가 왜 없지..





(일단 42번 도로인듯한 도로를 따라..)





(아뿔싸! 금이동 사거리 버스정류장, 다음이 목감사거리...)

목감사거리라면..
오늘 출발한 목감초등학교에서도 10분이나 이전에
위치하는 곳 아닌가! 힘이 쭈-욱 빠진다.







(목감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 )

마루금을 찾아..
앞에 보이는 고속도로가 서울외곽순환도로..







(부대 앞, 드디어 마루금, 시그널이 얼마나 반가운지..)

한남정맥에서 색다른 경험을 한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산줄기를 잘라 길을 내고 도시를 내어
지형이 바뀌고, 지도는 그 개벽하듯 변하는 세태를 반영 못하지만
그래도 전래되어 오는 지명은 이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





(다시 군부대 철조망을 타고..)







(고속도로 가까이 갔다가 멀어졌다 하다가)





(여기까지는 철조망 옆길이라도 그나마 양반)







(고속도로로 내려서서 6~7분정도 진행하다 다시 산으로 올랐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고속도로 순찰차를 만나지 않았다.
고속도로 갓길을 걸으면서 느끼는 생각중 하나는
운전할 때는 잘 못느끼지만 모든 차들이 너무 빨리 달린다는 것
운전할 때 과속을 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아카시아 나무가 길을 막고 있는 철조망을 따라 고속도로
갓길로 내려서서 한참을 진행하다가 방음벽이 끝나는 부분에서
다시 비탈로 올라가 철조망 옆길을 따르는데..





(여기서부터는 말그대로 가시밭길 수풀속을 헤치느라 악전고투.. )

철조망이 쳐진 오른쪽은 원형철조망을 풀어놓아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를 당할 것 같아 가능하면 철조망과 떨어져 풀숲을 헤치고 지나는데
온 팔뚝과 목이 긁히고 활퀴고, 거미줄까지 얼굴에 마구 달라 붇는다.
이 일을 왜하지? 1대간 9정맥을 한남정맥부터 시작했다면
아마 더 이상 하고싶은 맘이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20분 넘게 가시덤불을 헤치고 진행하니 제대로 된 길이 나왔다)

군부대에서 철조망 바깥쪽 길을 정비하지 않으면
등로가 곧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높다란 2층 팔각정인 양지정(140m △안양408) )

비는 오락가락 하지만 구름이 낮게 깔려 말그대로 오리무중.
전망대 조망이 좋을 것 같지만 보이는 것은 허연 커텐을 두른듯한 회색공간.
간식을 먹고 있는데 산책객 한 분이 올라왔다. 어느 길로 왔냐고 묻길래
한남정맥을 가는 중으로 저쪽 군부태 철조망쪽을 따라 왔다고 하니
그쪽에 길이 있냐며 깜짝 놀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





(왠 양지산? 여기가 양지산이라고?)





(여기가 양지산(陽支山 / 151m))

조금전 2층 팔각정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봉우리. 별 특징은 없다.





(산책객도 만나고..)





(잘 꾸며놓은 체력단련장. 누가 이용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조금만 방심하면 옆길.. 직진하여 조그만 봉우리 하나를 넘었는데)

내려서서 바로 앞 산줄기를 올랐는데 보여야 할 고속도로가 보이지 않는다.
양지산 정상 조금 지나 좌측으로 가야하는데 큰 길을 따르다보니
북쪽으로 가야할 길을 동쪽으로 간 것이다.





(알바를 하고 제대로 길을 건넜다고 생각했는데..)

아가씨 젖무덤만한 봉우리를 다시 돌아 내려와
오른쪽으로 꺾어 나가 고속도로 지하통로로 건넜는데..





(마루금을 찾아 한참 올라가니 다시 나온 굴다리.. )

고속도로 아래 나란히 가는 길을 따라가니 또 통로가 나와
지도를 확인하니 이 통로를 통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고 보니 1km가까이 에둘러 온 것 같다.
오늘 왜 이러지? 그런데 이게 전부는 아니니..





(제2경인고속도로, '안현분기점 150m' 팻말이 보인다.)





(46)





(이제는 철저하게 지도를 확인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마루금은 이도 저도 아니고 송전탑이 있는 곳이었는데
심한 절개지를 에둘러 오는 길이니 조금 더 걸은 것이 억울(?)하지
그렇다고 마루금을 벗어낫느니 아니니는 또나 개나 그게 그것이다.
맞은 편 마루금은 송전탑을 거쳐 봉우리로 오르게 되어 있어
송전탑쪽으로 올라갔더니 동네 어른 한 분이 위에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쳐놓아 갈 수 없다며 아래에 나 있는 길로 가라고 하여
시그널이 있는 곳까지 다시 내려와서 우측 길로 간다.





(펜스를 따라..)







(칡넝쿨 우거진 길을 지나..)





(51)







(산 속의 까치수영과 온실에서 자란 ?)





(삼시고개)







(성바오로 피정의 집(避靜)의 집)





(삼시고개에서 들머리를 못찾아 또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돌아 올라오니..)

피정의 집(?고개)까지 왔는데 마루금 들머리를 찾지못해
왔다리 갔다리하는데 풀숲이 조금 트여있고 노란 시그널 하나가
붙어 있는 것 아닌가? 간신히 입구를 찾고 산에 드니 입구보다는
길이 뚜렷한데 또 한없이 이어지는 철조망.. 한남정맥은
철조망만 따르면 정맥을 마칠 수 있겠다.





(들머리에 들어서자 길은 뚜렸해졌다)







(피정의 집 철조망을 따라..)





(노출이 부족하여 많이 흔들렸다)





(길을 막고 선 칡넝쿨)

앞쪽으로 길이없다. 어디서 잘못된 것인지?
잘 가다가 앞이 막혀 이리 저리 헤매다가 더 전진해서는 안되겠다싶어
일단 탈출하기로 하고 하늘이 트인 우측으로 빠져나오니 밤나무 밭.
한참을 에둘러 ?고개로 가니 길이 막혔던 곳에서 조금 되돌아 가서
좌측으로 흐르는 마루금을 따랐어야 했는데 갈림길을 놓친 것.
정상적인 상태였으면 다시 뒤돌아 갔을텐데..





(오른쪽으로 탈출하니 마루금은 반대쪽인듯..)





(개망초, 그래 너들이 단체로 반겨주니 힘이 솟는구나!)





(오늘 벌써 몇 번째지..)







(?고개, 인증샷)





(민들레 농원 상단에서..)

민들레농원 상단 잡풀이 허리까지 자란 풀밭에 섰는데..
고개로 내려갈 길을 못 찾겠다. 지도상으로는 밭을 가로질러 우측으로
내려서야 할 것 같은데 황소만한 개가 위를 보고 컹컹 짖어대는 바람에
그곳으로 갈 엄두가 안나고.. 도로까지 내려가기는 가야겠는데 방법이
없어 그냥 풀밭을 헤쳐 내려가니 길이 막히고.. 이리저리 풀밭을 헤매다
겨우 왼쪽 밤나무밭으로 내려서서 보니 처음에 생각했던 길이 맞다.
그렇지만 철계단에도 풀이 무성하게 자라 내려오기 힘들 것 같다.









(반대편 절개지에 쳐진 철사다리)





(풀 숲에 잠긴 철사다리을 헤치고 올라갔지만 도저히 진행할 수 없어 또 퇴각)







(도로를 따라 넘은 할미고개)

철사다리를 뒤덮고 있는 칡넝쿨을 헤치고 올라섰는데
풀숲에 숨은 길을 더 이상 헤치고 나갈 수가 없어 할 수없이
발길을 돌린다. 도로에 내려서서 한참을 쉬다가 도로를 따라
할미고개로 향한다. 고개로 오르니 왼쪽으로 '이조가든'이 보이고
바로 앞쪽으로 '소사고등학교'가 나타났다.





(소사고등학교. 오늘은 여기서 끊어야겠다)

더 진행하려고 해도 많이 지친데다
버스시간 맞추기도 마땅찮아 여기서 끊기로 했다.

길을 건너 조금 내려가니 버스종점, 사무실로 가서 버스기사님에게
인천버스터미널 가는 차편을 물으니 여기서는 가는 차가 없고
도로에 나가서 1번 마을버스를 타고 벽산아파트 근처에서 내려
그기서 22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22번 시내버스 노선도)

도로로 나가니 마침 신호를 받고 있는 1번 마을버스를 타고
두서너 정거장 지나 와서 아파트촌을 걸어 다시 22번 버스를 타고
인천종합터미널에 도착, 화장실에서 땀냄새 풀냄새로 범벅인 옷을 갈아입고,
씻고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2층 PC방에 갔더니 젠장! 기본요금이
2,000원. 그것도 1시간 요금. 과연 버스터미널에서 1시간 동안
PC 잡고 있을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될까? 상술이라고 하기에는
바가지가 너무 심한 것 같다. 메일 확인하며 20분 정도 사용하였는데
1,700원을 받는다. 에이 날 강도 같은 사람들..
인천관문에서 보는 이미지 구기는 모습이다.





(인천종합터미널)

오늘은 지난번 알바하느라 까먹은 거리도 보충하고, 평소보다
조금 운행거리도 늘려서 가보려 했는데 꿈은 야무졌지만 성적표는
초라하다. 계획과는 달리 처음부터 알바를 하면서 힘이 빠지고
도중에 풀밭 헤치느라 힘 빼고.. 또 옆길로 가면서 의욕도 많이 상실되었다.
32km정도 이으려 했지만 소사고교에서 끊고 보니 알바한 거리를 빼면 계획의
반도 못 걸은 것 같다. 선답자들을 갈등하게 만들며, 때로는 강도높은
훈련으로 괴롭힌 '독도 훈련장' 한남정맥길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고,
또 한북길과 함께 가면서 날이 맑으면 한북길을 가고 날이 궂으면
한남길을 가기로 한 것이 섭섭하여 심통을 부리는 것은 아닐지?

이번 구간은 교만한 생각으로 준비없이 임했다.
정말 좀 더 준비하고, 겸손한 자세로 산에 들어야겠다.
그리고 막바지 정상 턱밑에서 숨을 좀 고르고 가야겠다.
무리하지 말자. "산이 어디가냐?"는 말을 자주 사용했지만...
그 말이 통하지 않는 한남정맥에서 비록 산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현실을 확인했더라도 좀 느긋한 자세로 산에 들자.
1대간 9정맥 대장정도 시나브로 여기까지 왔으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무사히 한남정맥 날머리를 향해
또 한 걸음 다가서지 않았는가! 하루를 뒤돌아 보니
그 모두가 많이 부족함을 느끼게 하였으며 반성하게 만든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

그런데 이 일은 어쩌나..
TV에서는 여기에서 지척인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버스가 도로 난간을 치고 떨어졌다는 대형사고 소식을
연신 자막으로 띄우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