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9구간 (終, 대곶사거리에서 보구곶까지)

2010. 7. 30. 01:50山情無限/한남정맥(完)

 

 

 

 

 


한남정맥 9구간 (終, 대곶사거리에서 보구곶까지)




○ 산행일자 : 2010. 7. 24(토) 06:27 ~ 18:22 (11시간 55분 / 휴식 2시간 포함)
○ 산행날씨 : 흐림
○ 참석인원 : 와이프와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22.9km      누적거리 : 217.9km('사람과산' 지형도 기준)
○ 산행코스 : 대곶사거리-동연기연-것고개-당고개-문수산-보구곶리
○ 소 재 지 : 경기 김포시 양촌면, 대곶면, 통진읍, 월곶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6:05~10      이동 / 승용차(초지 강화해수랜드-대곶사거리)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6:27         대곶사거리 출발

09:35~10:12   것고개 / 아침

11:27         지석묘

12:34~54      당고개 / 알바

14:03         쌍용대로

15:41~55      문수산 (m)

17:00~23      ?안부

17:55         정맥갈림길

18:22         날머리 / 보구곶리

③ 복귀

16:10~17:40   이동 / 시내버스(대곶신사거리~인천종합터미널)

17:50~23:40   이동 / 시외버스(인천종합터미널~울산)



이번 구간은 한남정맥을 졸업하는 구간으로
정점인 문수산에 오르기 전까지 이전 구간에 비해 더 낮은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김포시 양촌, 대곳, 통진, 월곶을 지나며 50~100m를 오르내리는
낮은 구릉은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다. 대곶사거리에서 출발하여 것고개, 한들고개,
당고개 무시미에서 숨을 고른뒤 김포시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문수산까지 22.9km를
이어간다. 한강 하구와 점점 가까워지면서 문수산 일대를 비롯해 산줄기 곳곳에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지만 도심에서 멀어지며 이전 구간에 비해 한결 여유있는
산자락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산길은 이렇다할 고도차를 느끼지 못하는 유순한
길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쉬이 닿지않는데다 여름철에는 풀숲이 길을 덮는데다
낮은 구릉지대여서 특히 독도에 신경을 써서 운행해야 하는 구간이다.
가끔 조망좋은 곳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답답했던 조망은 문수산에
이르러서야 미약했던 산줄기를 일으켜 세우며 마지막 용트림을 한다.

한남정맥의 마지막 구간을 한 눈에 조망케하는 문수산 정상부는 동쪽으로
한강과 서울의 북한산까지 조망이 가능하고 반대편으로는 인천앞바다와 조강,
강화도의 산줄기 그리고 북녘의 산하가 보인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주말이면
문수산을 찾는 이들로 붐빌정도로 각광받는 이유도 이런 풍광때문인데 좋은 조망처인
문수산에서의 조망도 날씨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 두말할 필요없다.

남부지방은 큰비가 예보되어 있는데 잔뜩 찌푸린 하늘은 가랑비를 뿌리지만
큰 비는 오지 않을 것 같다. 근래 몇 구간은 계속 궂은 날씨에 진행하였는데
오늘은 멋진 조망처 문수산 정상에서 조망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으려나..
좀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그것은 하늘의 일.. 정맥 한줄기를 끝낸다는
기분에 설레며 나의 길을 열심히 갈뿐이다.
이번 구간에는 와이프도 동행을 한다.





(초지 강화해수랜드, 물도 깨끗하고 조용하여 좋다)





(대곶사거리)

공용주차장에 애마를 주차시키고 산행채비를 하여
대곶중학교를 지나 대곶초등학교로 향한다.

해수랜드에서 출발할 때 흩날리던 보슬비도 그쳤다.
남부지방은 큰 비가 온다는데 여기에는 오늘 비가 오지않는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인데 문수산에서의 멋진 조망까지 기대하니 욕심이란..





(대곶초등학교 가는 길)





(대곶초등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초등학교 후문 조금 지나 산으로 든다)





(비로 세수한 깨끗한 숲길을 이른 아침에 걸으니 더 좋다)





(잘 단장된 묘지)





(2차선 포장도로에 내려 좌측으로 20분 넘게.. 도로를 따라..)





(도로 우편으로 보이는 풍경.. 짙은 안개 땜에..)

잠시 가던 길이 긴가민가 하여 주위를 살펴보지만
도로번호도 없고, 확인할 지형지물도 없어.. 주위 공장에 들어가
현위치를 확인하니 다행히 제대로 진행하고 있었다.
아는 길도 물어가라는 말을 한남에서 절감한다.





('뉴팜'을 지나.. 계속 도로를 따르니..)





(시그널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곳에서 야산으로..)

아직은 좀 더 길을 따라야 될 것같아
좌측길로 진행하는데 와이프가 "저기 시그널!"한다.
하마터면 또 지나칠뻔 했다. 지나쳤다면 얼마나 또 헤맷을까?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한남길인데.. 가끔씩 집중이 안된다.

키 큰 목장승 둘이 서 있는 (주)동인기연 울타리 쪽 풀숲으로
드는데 풀이 무성한데다 거미줄이 얼굴을 휘감는다.





(밤나무 밭을 지나..)

입구는 완전히 풀숲에 가려있었으나
조금 지나니 밤나무밭이어서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어 좋다.
다시 철조망을 넘고 밤나무 밭 밖으로 나오니..







(임도를 따르다가 열린 철문을 통해 사유지에 들어섰다.)





(개가 덤벼들듯 으르렁 거리며 짖어대니 주인도 덩달아 고래고래 소리지르지만..)





(가야할 길이기에.. 미안하긴 하지만 못들은 척 꾸역꾸역..)

철망이 쳐진 사유지 밭 가장자리를 거쳐 월담.
산으로 오른 길은 풀숲에 잠겨 또 길 찾느라 우왕좌왕..
따라나선 와이프가 고생이 많다.





(잘 가던 길이 갑자기 사라져 공장 철망 펜스를 따라..)





(내려서서 보니 공장 뒷에서 좌측으로 돌아야 했었다)

공장을 좌측으로 돌아 고갯마루로 올라가니 맞은편
철망에 개구멍이 있고 개구명 위에 시그널이 몇 개 달려있다.
어쩔 수 없을 때는 개구멍을 통과하지만 그래도
내 주특기는 울타리를 넘는 것이니.. 다행!





(다시 풀숲을 헤치고 산으로 든다)





(산을 내려서니 나타난 수로.. 여기서 또 한참동안 알바)

나즈막한 언덕같은 산에 올랐다 내려서니
수로가 나오고.. 여기서 또 좌측으로 가야하는데
잘못달린 시그널을 따라 우측으로 가는 바람에 한참을 알바..
갑자기 한여름에 서산대사의 '踏雪野中去'가 떠 오른다.

눈 내린 들판을 밟고 걸어갈 때    (踏雪野中去 / 답설야중거)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不須胡亂行 / 불수호란행)
지금 걷는 나의 이 발자국은       (今日我行跡 / 금일아행적)
뒤따라 오는 이의 이정표가 되리니 (遂作後人程 / 수작후인정)

잘못달린 시그널을 원망할 수도 있겠지만
알바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다.
선답자가 길을 내지 않고 시그널을 달아놓지 않았다면
이 길을 나설 엄두나 낼 수 있겠는가? 간혹 잘못 달린
시그널을 따르다가 엉뚱한 길로 갈 때는 시그널을
수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지만..
어쩌겠는가 집중하여 걷고, 의심나는 곳은
독도를 제대로하면서 가는 수 밖에..







(달맞이꽃과 나리가 응원하건만.. 길 찾기가 쉽잖다)





(?부대 앞 도로를 따라가다)





(다시 왼쪽 임도를 따라 산에 오르니.. 마루금은 우측 숲으로..)







(다시 나타난 군부대 철조망과 옹벽 옆길을 따른다)





(잠시 철조망없는 이런 멋진 길도 지나..)





(내려서니 해병대사령부가 있는 것고개)

"젊은이여 해병대로!"라는 멋진 간판이 걸려있는 해병2사단 정문 것고개.





(시장기도 들어.. )

도로건너 냉면집이 보여 갔더니 아직 문을 열지않아
마침 문을 연 중국집에서도 냉면을 한다기에 들어섰는데..
젊은 여주인이 단번에 알아보고 반긴다. 자신은 거제도라면서..
속이고 싶지도 않지만 출신지역은 못 속이나 보다.





(해병2사단 정문을 지나 한우마을 좌측으로 돌아..)





(누가 코스모스를 가을꽃이라 했는가?)





(다시 부대후문을 지나..)





(전봇대 있는데서 좌측으로 꺾어들어..)





('푸른미르 아파트' 마당을 가로질러..)

아파트 마당을 통과하니 다시 아파트 경계 철망 울타리가
둘러쳐 있는데 그 위에 시그널이 달려있다. 철망 울타리 위로
넘어가서 이쪽이다 했더니 와이프는 윗쪽 개구멍으로 빠져 나온다.
다시 해병대 철조망을 따라가는데 오늘 구간중 제일 험한 풀숲 길.
마루금은 가시덤불과 풀숲을 헤쳐야 겨우 흔적을 찾을 정도.
난 이런 길이 쥐약이다. 허리를 잔뜩 숙여 진행하는데도 얼굴에는
거미줄이 사정없이 달라붙고.. 배낭은 가시덤불에 자꾸 걸린다.
뒤따르는 와이프도 힘든지 자꾸 뒤쳐진다.





(아파트 울타리를 넘자 풀숲이 무성하게 마루금을 덮고 있고..)





(왕거미까지 길을 막고..)

잘못된 만남.. 거미입장에서야 내가 대단한 방해꾼으로
보이겠지만 내 입장에서도 가는 길을 막는 방해꾼으로 밖에..
그래도 이 곳의 주인은 거미고.. 거미는 생업을 위해 그물을
쳐 놓았는데 내가 그물을 다 못쓰게 만드니 얼굴에 달라붙는
거미줄이 기분은 언짢지만 너무 탓할 수도 없는 일.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풀숲을 지나는데..)





(하늘이 트인다. 건물이 완공되면 마루금을 제대로 이을 수 있을지..)







(풀숲을 뚫고 나온 것을 축하라도 하는듯..)





(끝났는가 싶었는데.. 다시 풀숲에 잠긴 마루금을 더듬듯..)







(당장은 폐타이어를 활용하는듯 하지만.. 결국은 환경오염)





(조망트인 묘지에서 잠깐 휴식, 바람도 산들산들..)





(먼 곳서 기화해 와서 토종보다 더 번창하는 개망초)

개망초는 사진빨을 잘 받아서 좋다.
한 컷 담으려고 카메라를 갖다대니
그만 허리를 살랑거리면서 춤을 추며 아양을 떤다.
가만히 있으면 더 이쁘게 찍어줄텐데..





(왠 계단인가 했더니..)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이라는 고정리 지석묘)





(다시 도로를 따라가던 마루금이)





(산에 들었는가 싶었는데 그것도 잠깐 다시 공장지대로 내려선다.)





(문수산은 구름 속에 잠겨 보이지도 않는다)







(마루금 위에 선 공장.. 마루금을 따르기 위해 공장을 가로질러..)

울타리 안쪽으로 타고 내려와 공장 마당을 거쳐
미안한 맘으로 정문쪽으로 나가다가 직원과 마주쳐 한 소리
듣겠구나 했는데 뜻밖에 "수고많습니다" 하는 것 아닌가!
"미안합니다"하고 기분좋게 대성공조 공장을 빠져 나왔다.





(다시 절개지를 타고 산으로 들어 공동묘지를 지난다)







(패랭이와 원추리도 이쁜 모습으로 반겨 주는듯..)







(시멘트길 임도는 삼거리를 만나고..)

왼쪽 아스팔트 길로 한참을 따른다.
오른쪽으로 산줄기가 이어지는 것 같더니 곧 사라진다.
그나마 도로가 제대로 이어가는 마루금 같지만 아는 길도 물어
가려고 지나가는 차를 세워 비루고개는 얼마나 가야되냐고
물었더니 이 길로 쭈욱가다 좌측으로 가라고 하여..







(아스팔트 길섶에선 붉은서나물과 강아지풀이..)





(56번 도로에서 20여 분 알바를 하며 진을 빼고는 마루금에 붙었는데..)

진행하던 길이 삼거리 비루고개에 도착하였지만
조금 전에 길을 가르켜 준대로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터덜터덜 내려가니
고개는 나오지 않고 계속 고도를 낮춘다. 뭔가 잘못된 것같아 10여 분
내려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 오는데 진이 다 빠지는 느낌..

고갯마루에 올라 시그널이 달려있는 좌측으로 들어섰는데
또 길이 사라졌다. 군 시설물 옆으로 마루금이 이어지는 것 같은데
밭에 울타리를 해놓아 넘어 갈 수가 없어 밭 주위를 돌아 보아도
길이 없다. 할 수 없이 군 시설물을 돌아.. 빨치산 산행으로
치고 오르니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나오는 것 아닌가.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넘어)





(운동장같이 넓직한 공터를 지나니)





(임도는 다시 끝까지 내려서고.. 문수산은 점점 키를 높인다)





(쌍용대로에서.. 김포 '둘레길걷기동호회' 사람들도 만나고..)

정맥중에서 평균고도가 제일 낮은 한남정맥.
그 중에서도 오늘 구간 지금까지가 제일 낮은 구간일듯..
비산비야 흐릿한 산줄기를 이어오다 마지막 벌떡 일어서면서
문수산을 만들고 한남정맥의 하일라이트를 장식하려는데,
고도 376m 밖에 안되는 문수산은 바닥에서 치고 오르는데
이미 30도가 넘는 후덥지근한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린데다
아스팔트길 알바를 하면서 마음까지 지친상태여서
문수산 앞에 서니 기가 질린다.







(쌍용대로를 건너 올라서니 마루금을 점령한 철망 울타리)

피해가려고 주변의 길을 찾아 보니 마루금과는 거리가 멀고,
울타리 옆으로 갈까도 해봤지만 도무지 길 같지 않은 길이어서
엄두가 안나고.. 할 수없이 안에서 잠근 문을 밖에서 열어
철망울타리 안으로 진입, 마루금을 따르 오르다
다시 철망아래 개구멍으로 빠져 나왔다.

후답자들은 여기서 또 난적을 만날듯..
마루금을 따라가며 울을 치는 이유는 뭔지..





(376고지가 왜 이리 힘드는지.. 오르다 휴식하며 뒤돌아본 조망)

우뚝한 문수산 가파른 길을 오르는데 몸에 열이 오르고
힘이 든다. 물을 마시면 그대로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탈수증 초기 증세다. 앞서 가는 와이프는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나와 점점 거리를 벌리며 잘 오른다. 사실 마지막 2구간을 남겨놓고
마지막 구간을 함께 오려다보니 염천에 걷기에는 구간거리가
길어 내 딴에는 고심을 했는데 오히려 내가 퍼진다.
할 수없이 가던 걸음을 멈추고 몸의 열을 식힌다.





(반가운 세월 시그널..)

힘들게 오르는 것을 알고
힘내라고 응원하는듯한 반가운 세월 시그널







(기어코 오르고 만 문수산, 각 각의 증명사진을 찍고 있는데..)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리 없지..






(문수산 / 文殊山 △376.1m)

한남정맥의 마지막 산 문수산
(산경표상 한남정맥의 제일 끝은 文殊山城)
안개로 강 건너 북한 땅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바로 앞에서
화개산에서 임진강과 예성강의 물길을 가르며 내려온 임진북예성남정맥,
백두대간의 분수령 추가령에서 흘러내려 한강하구 장명산에서 끝나는 한북정맥,
그리고 칠장산에서 출발하여 이곳 문수산까지 이어온 한남정맥,
이 부근은 바야흐로 이 땅 중심부를 지나는 정맥 셋이 함께 모여
수명을 다하는 요지로 이 앞을 흐르는 한강하구를
 할아비의 강 즉 '조강(祖江)'이라고도 한다.

 

문수산 정상은 문수산성 장대지(장수가 주변의 정세를

파악하여 지휘하던 곳으로 보통 산성의 정상부에 있다)가

있는 지역으로 지금 한창 발굴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문수산성 장대지에서 삼국시대 기와편과 고배 등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조선후기 문수산성을 쌓기 전에도 이 자리에 산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장대지의 기단부에 사용된 전돌들이

상당수 남아있어 조선시대의 전돌축조법을 알려주고 있다.

향후 문수산성 보존 및 정비계획에 따라 연차적으로 발굴조사 및

복원하여 문화유적지로 면모를 갖추어 공원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남정맥 마지막 구간을 함께한 아내와)

저 아래에 일행과 함께 있던 산객 한 분이
일부러 우리 사진을 찍어주러 올라오는 것 아닌가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이렇게 한남의 마지막 봉우리
문수산까지 온 것을 함께 기념으로 남긴다.







(강화도로 통하는 강화대교, 그 너머에 마니산도 조망될듯 한데.. )

선조들은 예로부터 저 앞 강화도 사이로 흐르는
바다를 염하(鹽河)라 했으니, 짠물이면 이미 강이 아니니
강(江)이 아닌 하(河)라 부른 것. 바다이되 강을 닮았고,
강이라 하기에는 예사로운 강이 아니니 염하(鹽河)라
이름했으니 그 얼마나 멋진 이름인가?





(이왕 세우는 것 한남정맥 정보도 넣지..)





(북문? 북문은 아닐듯하고..)





(기린초)





(아무도 찾지않는 솔 숲 벤치에서 한 숨 자고..)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바람이 불어주는데도 땀이 흐른다.
다시 마지막 봉우리를 치고 오를 것이 부담되어 어디 좀 쉬었다
가야겠다 생각하는데 고갯마루까지 계속 내려가는 내림길이
아까웠지만(?) 골바람이 부는 안부에 벤치가 놓여 있는 것 아닌가?
지나는 사람도 없어 벤치에서 제일 편한자세로 휴식한다.





(호젓한 길.. 솔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어준다)

고도를 100m 가량 올려야 하는 마지막 봉우리 가는 길은
안부에서 충분히 휴식을 한데다 오름길이 심하지 않은
호젓한 길인데다 바람까지 불어주어 걷기가 한층 수월하다.







(유도(留島)가 손에 잡힐듯한데 저 강 가운데로는..)

머머리섬이라고도 유도는 조강의 하구를 지키는 섬.
유유히 흐르는 저 강 한가운데로 한민족을 둘로 가르는
보이지 않는 군사분계선이 지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저강은 한반도 중부지앙 여울이라는 여울은 죄다
하나로 만드는 할아비 강(祖江) 아닌가!

저 아스라한 백두대간의 기슭마다,
또는 크고 작은 정맥 봉우리의 계곡마다 작은 물방울 몇몇이
서로 살을 섞어 맨 처음 수줍고 앙증맞은 첫걸음을 떼던,
그 아름답고 황홀한 강물 한 줄기가 마침내 천릿길 대장정의
닻을 내린다. 길고 짧은 인간의 한 생애가 그렇듯
지난 날을 돌아보면 저마다 애틋하고 눈물겹지 않은가.
그리하여 마침내,
그 시작과 삶의 날들은 비록 수천 갈래였으나
종당에는 저렇게 남김없이 한 몸이 되고 마는 것.
큰 물이 작은 물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깨끗한 물이 더러운 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남쪽 아래로는 충청북도 속리산 천왕봉 기슭에서 거슬러온
물줄기도 있고, 북쪽으로는 함경남도 덕원군 땅인 마식령이나
아호비령(임진강 발원지) 자락에서 내려온 물줄기도 있다.
그 가운데 강원도 태백의 '검룡소'에서 시작하여
가장 먼 길을 달려온 물줄기는 497.5km,
물경 1,240리 길을 흘러왔다.
달려온 길의 길고 짧음이야 또 무에 그리 대수겠는가.
금강산 아래 무산에서 흘러온 물도,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월악산에서 흘러온 물도
거대한 외줄기 장강이 되어 바투 바다에 몸을 섞는 것을.
한반도 중부지방의 여울이란 여울은 죄다 이곳에 모여
다만 조강이란 이름으로 바다에 든다.

김하돈 시인의 '조강(祖江), 영원한 한반도의 할아비 강'중에서





(시멘트와 자갈을 버무린듯.. 백월산 정상에도 이런 퇴적암이 있더니..)





(조강 가운데 있는 유도, 강 건너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신흥리다)

민족의 비극 휴전선은 한강하구의 물길 한가운데로 그어졌다.
때문에 한강하구의 강변은 온통 민통선 철책으로 막혀있다.





(마지막 조망처에서)





(군사보호구역이라 더 이상 따르지 못하고..)

마루금은 직진하지만 '출입금지' 경고문과 철조망이
쳐져있어 더 진행하지 못하고 왼쪽 능선으로 내려선다.





(좌측 능선으로 25분 가량 내려선다)





(드디어 한남정맥 날머리.. 보구곶리 / 甫口串里)

또 한줄기를 끝내며 기념사진을 한 장 남겨본다.
이제 1대간 9정맥도 한북정맥 노채고개에서 장명산까지만 남았다.
마지막 구간도 우여곡절이 많았고, 문수산을 참 힘들게 넘었지만
오늘 한남정맥 졸업하는 길을 와이프와 함께 걸어 좋았다.





(뒤돌아 본 날머리)





(되돌아 가는 길.. 택시를 부를까 했는데..)

버스를 타려면 마을까지 나가야 되는데 시간이 어중간하여
택시를 부르려는데 갤로퍼 한 대가 멈추더니 차를 타라고 한다.
땀 냄새가 많이 날 것 같아 그냥 가겠다며 사양했는데도 동년배쯤 되어
보이는 분이 우리도 걷고 오는 길이어서 괜찮다며 사양말고 빨리 타라고
하여 사랑의 빚을 진다. 그 차로 곧바로 마송까지 와서 마송서 택시로
애마가 있는 출발점 대곶사거리로 왔는데 아마 제일 편하고 빠른 시간에
애마를 회수하지 않았나 싶다. 한남길에서 추억도 많고 사연도 많은데
끝까지 기분좋게 마무리하는 것 같아 정말 감사하다.





(한남정맥과 3정맥이 만나는 한강하류 조강(祖江))

한남정맥은 우리나라 1대간 1정간 13정맥 중 평균 고도가 가장
낮은 산줄기로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내달리던 백두대간이 속리산
천왕봉에서 갈래를 쳐 한남금북정맥으로 이어오다 안성 땅에 이르러
칠장산에서 두 개의 산줄기로 나뉘어 하나는 금강의 북쪽 울타리가 되어
안흥진을 향해가는 금북정맥이 되고, 또 한줄기는 한강의 북서쪽을 따라
김포의 문수산까지 217.9km(사람과 산)를 이어가는 산줄기를 말한다.

한남정맥은 김포지역에 이르면 평야지대를 지나면서는 정맥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비산비야(非山非野)를 이루며 자세를 낮추지만
"산자분수령" 의해 물길을 나눈다. 동북쪽에서 발원되는 물줄기들은
한강으로 합수되고 남서쪽의 물줄기는 남양만으로 합수되어 서해로
흘러드는 한반도의 중심부를 가르는 중요한 산줄기이다.

또, 한남정맥 구간은 난개발과 군부대의 주둔으로 인하여 산줄기가
절개되어 마루금 찾기가 가장 힘든 곳이며 특히 낙남정맥을 자른
가화강 유수교를 건너듯 마루금을 잘라 운하를 만들고 있는 안타까운
현장을 지난다. 한남정맥이 끝나는 문수산 앞 한강하류 조강으로
한남정맥을 비롯해 임진북예성남정맥과 한북정맥이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