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 6구간 (대교아파트에서 울대고개까지)

2010. 9. 30. 07:53山情無限/한북정맥(完)

 

 


한북정맥 6구간 (대교아파트에서 울대고개까지)




 

○ 산행일자 : 2010. 9. 23(목) (09:10~14:42)
○ 산행날씨 : 맑음, 산행하기 좋은 날씨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0.8km         누적거리 : 123.9km
○ 산행코스 : 대교아파트(오산삼거리)-호명산-한강봉-챌봉-항공무선표지소-울대고개
○ 소 재 지 :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장흥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7:50~08:40   이동 / 버스(34번, 불광동 서부터미널~의정부 세무서앞)

08:50~09:05   이동 / 버스(?번, 의정부 보훈지청앞~대교아파트)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9:10         대교아파트 출발

11:00~15      호명산(423m)

11:23         작고개

11:45~58      한강봉(474m)

12:27         챌봉

13:40         항공무선표지소

14:42         울대고개

③ 복귀

16:00~16:40   이동 / 버스(34번, 울대고개~불광동 서부터미널)





큰 녀석이 월요일 학교에서 늦게 오는 바람에
추석 전날 아침에야 시골에 와서는 또 추석날 오전에
서둘러 집을 나서려니 어머님께는 미안하긴 하지만
근래 장인어른께서 기력이 많이 약해지신데다 얼마 전
장모님도 간단하긴 하지만 수술을 받으신터라 올 추석에는
꼭 처가에도 다녀와야 할 것 같아 서울로 나서는 길인데
마침 1대간 9정맥을 마무리하는 한북정맥도 서울인근을
지나고 있어 겸사겸사 산행까지 하고 오기로 하고
시골가는 길에 배낭까지 챙겨 나왔다.

지난 구간 축석령에서 울대고개까지 올 계획이었으나
대교아파트에서 끊는 바람에 이번 구간이 어중간하게 되어
버렸다. 하여, 대교아파트에서 울대고개까지는 10km 남짓,
그렇다고 우이암에서 무수골로 내려서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또 우이령으로 내려서는 것도 마땅찮고..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 구간을 와이프와 함께 걸으려니
솔고개까지는 무리고.. 하여간 이래저래 궁리를 해보지만
다음구간을 하루에 끝내기 위해서는 윗배다리까지는
가야하는데 이틀동안에 윗배다리까지 가기는 무리여서
오늘은 울대고개까지만 가고, 형편을 봐서 토욜 일찍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오늘 구간은
거리도 짧은데다 별 특징도 없는 구간이어서
와이프는 친구와 북한산 가라하고 홀로 나선다.





(은평 불광동 서부터미널)

명절에 처가에 와서 산에 간다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려니 장인장모님께 미안하다. 오늘은 산행거리도 짧은데다
가까운 서부터미널에서 1시간 정도면 들머리까지 도착할 수
있어 아침을 먹고 조금 이야기를 나누다 집을 나선다.





(대교아파트)

불광동 서부터미널에서 34번 버스를 타고
의정부보훈지청앞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대교 아파트
정류장에 내리니 09:05. 지난 구간 여기서 끊었지만 비가
쏟아지는데다 곧바로 버스가 도착하는 바람에 아파트는
보지 못했는데 이 아파트가 대교아파트였구나.

서울쪽은 날씨가 쾌청했는데 송추를 지나면서 안개가
끼기 시작하더니 의정부부터는 짙은 안개가 하늘을
덮고 있다. 오늘은 비가 오지 않겠지..





(오산삼거리)

도로를 건너 마트에서 생수 하나와 빵 2개를 사서
배낭에 챙겨넣고 양주시청 방향 오산삼거리로 걸어내려오면서
들머리가 어디쯤일지 지형을 살펴본다.





(오산삼거리 들머리에 선답자의 시그널이..)

정확한 지형도와 콤파스만 있으면 마루금을 찾아 갈 수
있지만 1/50000 지형도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삼거리 건재철물점 왼쪽 진입로 입구에 노란 시그널 몇 개가
달려있다. 바로 저기가 들머리구나. 이런 곳이야 지형을
보고도 쉽게 마루금을 찾을 수 있지만 시그널이 없으면
바른 길 찾기 어려운 곳도 종종 나온다.







(약수터가 있는 세심정을 지나 꽃밭을 가로질러..)

산성 쪽으로 향하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
약수터가 있는 세심정(洗心亭)을 지나 ?꽃이 수를 놓은
풀밭을 지나는데 바지가 축축하게 젖어 버렸다.









(태풍 곤파스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많이 쓰러졌다)

세심정 윗쪽으로 이어지는 풀밭 길을 따라 진행하다
좌측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다시 밤나무가 많은 오르막을
거쳐 능선에 올라서니.. 지난번 곤파스 위력이 얼마나 컸는지
아름드리 나무들이 쓰러져 등로를 완전히 막아 버렸다.









(장애물 경주하듯..)

때로는 등로에 쓰러진 나무를 피해 에둘러 가기도 하고,
넘어 가기도 하고.. 때로는 큰 절까지 하면서..





(산성터를 지나 숲이 트인 틈으로 조망되는 백석읍)





(물봉선이 고운 모습으로 반기는 꽃밭을 지나..)





(작고개)

완만한 능선으로 진행하다 철탑을 지나 능선을
내려서니 백석읍 복지리와 어둔동을 잇는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지나는 작고개.. 버스정류장이 있다.
도로맞은편 집으로 들어가는 시멘트길로 들어서야 할 것
같은데 개도 짖고 주인인듯한 사람이 서 있어 다른 길이
있나 찾다가 주인이 비낀 틈을 타 다시 들어섰더니
이 넘의 개들이 기다렸다는듯이 일제히 합창을 한다.
도망치듯 얼른 우측 능선으로 붙었다.





(정말 아까운 나무들이 많이 쓰러져 있다)





(무슨 버섯?)

밤나무 숲으로 들어서니 이름모를 버섯들이 제법 보인다.
올 여름엔 비가 많이 와서 버섯이 많이 난 것 같기도 하고..
벙커와 교통호가 있는 완만한 능선을 오르니
우측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합류하는데 진행방향은 좌측.
급하지 않은 능선으로 오르니 우측에 돌탑이 나오고
조망이 시원한 13번 철탑이 나타났다.





(호젓한 솔밭길, 호명산 등산로)





(등산로 A,B,C,D를 알리는 이정표)





(등산로가 완만한데다 잘 정비되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듯..)

운동복과 운동화 차림으로 내려오는 사람들을
몇 사람 만나 인사를 나누고 호명산으로 향하는데 연세가
지긋한 분이 맨발로 내려오고 있는 것 아닌가!





(생명의 순환)







(호명산 / 虎鳴山, 423m)

정상에 정상석은 없고 명패가 둘이나 있는 호명산.
정상에는 벤치가 두 개가 놓여 있는데 먼저 예순가량
되어 보이는 분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끼어들었다.

호랑이 '호(虎)'에 울'명(鳴)'이라면 호랑이가 운다는 뜻.
옛적엔 호랑이가 많았던듯 호랑이와 관련된 지명이 많긴 하지만..
이 산에서는 호랑이가 울고 건너편 은봉산(隱鳳山 380.9m)에는
봉황이 숨어 있다는 이야긴데.. 높은 산은 아니지만
이름은 평범하지 않은 것 같다.




(1977년 에베레스트 등반대 일원이셨다는 분도 만나고..)

그렇다면 산악인 고상돈이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그 등반대란 말씀 아닌가! 산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15분 가량 나눴는데 그중 가슴에 와 닿은 말씀은..
"산에서 교만해서는 안된다. 0.1mm가 모자라 불상사를 당할 수 있고
0.1초 차이로 큰 화를 면할 수 있는 것이 산이다"라고 하셨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연락처를 받고
울산 내려가면 전화 드리겠다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이정표가 복잡한 등산로를 잘 가르켜 준다)

B등산로 방향의 오르막 능선올라 분기점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내려선 다음, 완만한 오르막 능선을
조금 오르면 깃봉이 있는 헬기장이 나온다.





(한강봉산사랑산우회에서 세운 특이한 이정표)







(홍복고개, 저 위가 한강봉)

홍복산(△463.3m)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버리고
서쪽으로 내려서면 1차선 아스팔트 도로가 있는 홍복고개.
남쪽 양주시 백석읍 복지리 홍복마을로 들어가는 도로로
고갯마루에는 상수원보호구역 안내판이 서 있고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는 것도 보인다. 우측 커브를 돌아 팔도강산
시그널이 달려 있는 왼쪽으로 들어선다.





(흥복고개에서 한강봉 오르는 들머리에 달려있는 팔도강산 시그널)







(벌써..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 가을꽃이 반기는 풀밭을 가로질러)





(드디어 수락산과 도봉산.. 북한산국립공원이 시야에..)







(한강봉 정상(漢江峰 474m)의 정자와 삼각점△문산470)

급하지 않은 비탈을 20여 분 오르니 한강봉.
정상에는 팔각정자와 삼각점, 그리고 특이한 사다리같은
이정표가 각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정자에 올라보니 남쪽
방향으로 사패산과 도봉산, 포대능선 너머 북한산도 보이고,
지난 구간 악천후 속에서 보지 못한 불곡산 세 봉우리도
한 눈에 들어오고 전방으로 첼봉도 조망된다.





(한강봉 이정표 옆에서..)





(불곡산, 앞 구간에서 지나온 임꺽정봉은 불곡산 3봉우리중 하나)





(사패산, 도봉산, 포대능선 건너 북한산까지..)









(한북정맥 갈림길)

갈림길에 한강봉산사랑산우회에서 설치한 이정표가
서 있는데 직진하면 사패산, 도봉산, 노고산, 견달산을 거쳐
장명산(長命山)으로 가는 한북정맥을 도봉지맥으로 표기해 놓았고,
오른쪽 일령봉, 고령산, 월룡산을 거쳐 오두산(鰲頭山)으로
가는 산줄기를 한북정맥으로 표기해 놓았는데
아마 박성태님의 '신신경표'를 따르는 것 같다.

정맥꾼들이 이 지점에서 산경표상의 마루금인 장명산으로
가느냐 아니면 곡릉천까지 아울러 한강으로 보내는 오두산으로
가느냐 하고 고심을 할 것 같은데 물론 필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느 길로 갈까 갈등을 했지만 그래도 산경표를 따르는 것이
맞을 것 같고, 이후에 시간내어 여기서 오두산으로 가는
마루금도 걸어 보리라 생각하고 장명산 방향으로 향한다.





(?)





(약간의 오르내림이 오히려 더 정겨운 숲길을 따라)





(이 가을을 아름답게 장식할 단풍잎.. 햇살받은 모습도 곱다)





(벙크봉을 지나..)





(사패산과 도봉산, 포대능선 너머 북한산까지 한 눈에..)





(챌봉 / 516m)

약간의 기복이 있는 능선을 오르 내리기를 반복하다
제법 길게 오른 벙커의 굴뚝이 있는 봉우리가 챌봉인가
했는데 조금 후 나타난 높은 안테나와 철망 울타리를
둘러친 통신시설물이 있는 봉이 첼봉(516m). "산봉우리가
채를 친거 같다하여 챌봉" 이라지만, 도통 뭔 말인지..

헬기장이 있는 정상, 넓은 공터에 산불감시카메라가
높이 서 있고 억새가 바람에 흔들거리는데 조망이 좋다.
사방이 막힘이 없어 바로 앞으로 427m봉 헬기장이 보이고
좌측 수락산부터 사패산과 도봉산, 포대능선 우측으로
북한산과 상장능선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가야할 능선 너머로 의정부 시내도 보이고..)





(곱다. 이렇게 고우니 꽃이라 하겠지)





(군데군데 모 제과회사 신입사원 면접코스 팻말이..)

별로 높지도 가파르지도 않은 수더분한 산길이지만
신입사원 면접이라니.. 이 길을 분명 힘들고, 지루하게, 억지로
오르는 이들도 있었으리라. 젊은이들이 시내에서도 놀 곳도 많은데
운동중에서도 3D에 해당한다는 산행을 하면서 땀 뻘뻘흘릴 이유가
있겠냐 싶지만 인간은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모든 현대병은 산에서 자연속에서 다 치유할 수 있으니 건강한
삶을 살려면 자연과 벗하여 생활하길.. 신입사원 면접을
이런 곳에서 하는 회사의 깊은 뜻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면접이라 있는 힘을 다해 올랐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





(부담없는 길.. 적당히 숲을 뚫고 내린 햇살까지 좋다)





(등로에 설치된 조형물들..)





(잘록이 고개에는 로프까지 쳐 놓았다)







(등로 주변에 설치되어 있는 조각품들을 보는 즐거움도..)







(61)





(무슨 열매?)





(바로 앞이 헬기장처럼 보이던 항공무선표지소)





(한국공항공사 양주항공무선표시소의 시설물 정문)

챌봉에서 헬기장같이 넓고 편편하게 보이던 봉우리에는
한국공항공사 양주항공무선표시소의 시설물이 들어서 있는데
감시카메라가 철책을 따라 쳐저있는 등 보안이 대단하다.
철조망을 따라 좌측으로 돌아 도로를 따라 정문쪽으로
꺾어 가야하는데.. 무심코 직진하는 바람에 다시 돌아와
정문으로 가니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여기도 어김없이 태풍에 상처입은 나무들이..)

고지식하게 항공무선표시소 정문 왼쪽으로
마루금에 붙었는데 길도 희미하고 곧바로 시멘트 길로
내려서는데 풀숲이 엉겨 도로에 내려서기가 힘들다.
정문 앞 시멘트 길로 내려가다가 조금 후에 시그널이
달려있는 곳에서 왼쪽 숲으로 들어도 될 것 같다.





(길음동천주교회 공동묘지)





(묘지 상단에서 휴식하고 다시 왼쪽 능선으로..)





(이고들빼기)







(울대고개)

공원묘지에서 좌측 숲으로 들어선 마루금은 정맥꾼만 다니는 길인지 길도 희미하고 많이 거칠었다. 완만한 내리막길로 15분 여 능선을 내려서니 시멘트 포장길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 울대고개에 도착했다. 울대고개는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를 넘는 고개로, 의정부와 고양을 잇는 39번 국도 4차선 도로가 넘어가는데 평소에는 쌩쌩 달리던 차들이 추석 다음날이어서 그런지 완전 도로전체가 정류장 수준이어서 경찰이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고갯마루에는 버스정류장과 주변에 음식점과 주유소가 자리하고 있다.



(날머리에서, 길 건너 다음구간 들머리..)

오랫만에 정말 느긋한 산행을 한 것 같다.
10km 남짓 거리를 5시간 반동안.. 그것도 높지도 않은
동네뒷산 같은 길을 걸었으니.. 정맥길에서는 수지가 맞지
않지만 지난 구간에서 어쩔 수 없이 어중간하게 끊은 바람에
오늘은 다음 구간을 위해 조정한 셈이 되었지만 확실한 것은
종착역 장명산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선 것은 분명하다.
내일 사패산과 도봉산, 포대능선 등 북한산국립공원구간이
기대되는데 우이령과 상장능선을 무사통과할 수 있을지..
그러나 내일은 내일, 내일 걱정은 내일 하루로 족한 것.
오늘도 무사히 이어갈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명절 날 처가에 와서 장인 장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 드려야 하는데 아침 일찍 나와서 미안한데다
내일도 한 구간을 더 이으려면 또 일찍 집을 나서야
할 것 같아 일찍 집에 들어가려 했는데 돌아가는
이렇게 도로가 정체되니.. 마음만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