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경과 조망은 구름속에 숨기고 상고대로 맞아준 팔영산

2011. 3. 10. 00:12山情無限/산행기(일반)

 
 
 

 


비경과 조망은 구름속에 숨기고 상고대로 맞아준 팔영산
(점암면 곡강리에서 능가사 코스로 종주하다)



2011년 3월 1일(토),
비는 그쳤으나 짙은 구름이 장막을 두르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
'울산D종주클럽' 산우 36명과 고흥의 점암면과 영암면에 걸쳐있는
팔영산을 곡강리에서 출발하여 능가사로 종주하다.
도상거리 약 10km를 쉬엄쉬엄 걸으니 5시간 반 소요






2주 전 주말은 지인의 혼사에 참석하느라..
또 지난 주말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산을 쉬었더니 좀이 쑤신다.
산에 들어야 컨디션이 빨리 회복 될텐데.. 때 맞춰 주중에 찾아온 휴일.
마침 'D종주클럽'에서 고흥 팔영산을 가면서 꼬막정식을 곁들인
이벤트 산행을 한다기에 얼른 꼬리를 잡았다. 좋은산에다 별미까지..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아침까지 추적거리고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지만
비가 그친다니 팔영산 기기묘묘한 암릉과 다도해 멋진 조망을
담아 보려는 욕심에 큰 카메라로 무장하고 집을 나선다.

구름도 쉬어 간다는 고흥 팔영산은,
호남정맥이 제암산. 사자산. 주월산을 지난후 존제산 못미쳐
동쪽 고흥반도로 갈래를 치며 지맥 하나를 내려 놓는데 이 지맥이
바로 고흥지맥으로 태봉, 장군봉, 봉두산을 거쳐 고흥방향으로
천등산으로 향하다, 남동으로 갈래를 쳐 다도해 한가운데에
팔영산(八影山 609m)의 암봉을 솟구쳐 놓았다.

옛날 위왕이 세숫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를 중국에서도
찾지 못하다가 이국만리 고흥땅에 와서야 찾았다는 유영봉, 성주봉,
생황봉, 사자봉, 오로봉, 두류봉, 칠성봉, 적취봉 여덟봉우에 감탄하여
팔영산이라 이름지었다는 전설이 서려있는 산, 전설만큼이나 절경의
암릉과 다도해 조망이 멋진 본디 이름은 팔전산이라고 한다.





(선녀봉, 옅어지던 구름이 내려앉아 산정에 걸렸다..)

서쪽인 고흥은 일찍 날이 개일 것이라 생각..
역시 순천을 지나니 비가 그치고 하늘의 구름이 걷히면서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여 한껏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
산허리에 구름이라도 살짝 걸리면 금상첨화겠지..
라며 행복한 상상을 하며 왔는데..





(들머리는 점암면 강산리 곡강마을에서)

팔영산 산행은 5시간 정도 소요되는 능가사 원점 회귀산행이
일반적이라는데 우리는 종주산방답게 곡강마을에서 8봉을
거쳐 깃대봉까지 갔다가 능가사로 내려서기로 했다.
그래봤자 6시간도 안걸리니 종주랄 수 없지만..





(저멀리 여자만이 보인다)

전남 여수시 화정면 여자도를 중심으로 보성군 순천시 여수시
고흥군으로 둘러싸여 있는 내해로 명칭 유래는 알 수 없으나,
만(灣)이 위치한 북쪽 지역이 순천 지역이어서 순천만이라고 부르며,
여수 지역에서는 이 만의 중앙에 위치한 섬 명칭인 여자도에서
유래 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자만으로 부르는 해역.
여자만에는 여자도 장도 달천도 등의 섬이 있고,
해안선이 복잡하고 굴곡이 심하여 개펄이 발달해 있어
꼬막 피조개 굴 바지락 등 양식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성주봉 4km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산길로..)

[성주봉(2봉) 4㎞]라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콘크리트 임도를 따르다가 조금후 등산로 표시 이정표가
나타나면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등산로로 접어들면 시그널이 보인다.
한적한 숲길을 따라 5분 정도 오르면 묘 1기가 나타나고
다시 5분쯤 오르면 석축이 쌓여 있는 임도가 나타난다





(머리 위에 우뚝선 암봉의 위용)





(강산폭포)

임도를 가로질러 산길을 조금 오르니 나타난 폭포.
팔영산이 품은 유일한 폭포라는데.. 비가 오면 물이 흐르려나..





(잠깐 동안이지만.. 코가 땅을 닿을 정도로 급피치를 올린다)

폭포 왼쪽으로 급경사로 길이 이어지지만
조금만 치고 오르면 길은 다시 편안한 흙길로 이어진다.







(암벽을 기어올라..)







(흐릿하게 보이는 여자만.. 고도를 높힐수록 구름은 짙어지는데..)

숲길을 한참 오르다 보면 다시 이정표가 나타나고 대나무
숲을 통과하니 작은 너덜이 이어지고.. 곧바로 전망이 트이지만
들머리와 여자만, 바닷가의 논들이 흐릿하게 보인다.
구름이 걷히기는 걷히려나..





(쇠줄을 잡고 오르기도..)





(오를수록 조망이 더 좋아져야 하는데..)









(오를수록 짙어지는 구름.. 미지의 세계로..)





(명당일까? 가끔씩 보게되는 암봉위의 무덤..)







(누가 산행길이 인생길 같다 했는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팔영산 암릉길..
마치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한 치 앞을 알 수 없어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인생같이..
지금은 갈길이 보이지 않아도 산행에 집중할 때





(구름속에서 희미한 암봉 하나가 벌떡 일어섰다)

팔영산은 전남 고흥군 영남면과 점암면에 걸쳐 있는
해발 608m의 산으로 암릉산행과 다도해 조망산행으로 이름난 곳.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팔전산(八顚山)으로 되어 있다.

8개의 봉우리가 남쪽을 향하여 한 줄로 서 있는데, 험준하고
기암괴석이 많다. 2km 남짓한 능선에 8개의 작은 암봉들이
올망졸망 징검다리같이 연결되어 있다. 날씨가 맑으면
봉우리마다 다도해의 절경이 발 아래로 보이고 8봉에서는
우주센터가 있는 나로도도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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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웬일! 세찬바람 속에 상고대가 피어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능선에 붙으니.. 하얀 상고대가 피어난다.
암릉미와 멋진 다도해 조망을 기대했다가 다들 실망이 큰 눈친데
조망은 빼앗아갔지만 생각도 못한 상고대를 보여 주었다.







(바람과 안개가 피우는 꽃.. 상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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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흰 꽃이 핀 것처럼 아름다운 모습)





(508봉은 온통 상고대가 뒤덮고 있었다)





(508봉을 넘으니 10분 정도 가을분위기 나는 편안한 숲길이 열렸다)





(헬기장을 지나)

헬기장을 지나자마자 왼쪽은 팔영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나타나지만 직진한다. 조금 더 진행하니 드디어 주능선상의
유영봉(제1봉)과 성주봉(제2봉) 사이의 안부 사거리가 나온다.





(구름이 엷어지더니 휴양림쪽이 살짝 흐릿하나마 모습을 드러낸다)





(성주봉(2봉) 가는 길)

오른쪽은 1봉으로 가는 길. 우회로와 암릉길 두 가지가 있지만,
왼쪽 2봉 방향으로 길을 잡고 철계단을 타고 오른다.





(성주봉 철계단을 오르다 뒤돌아 본 1봉 모습)





(성주봉(2봉) / 538m)







(아마도 다음에 한 번 더 오라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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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속 풍경은 신비감을 더해 가지만..)

산 높이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산세가 험준하고 변화무쌍하다.
산행내내 가까이 다가서면 조금씩 보여주는 모습이 궁금증을 더하지만
전북 진안의 구봉산(九峯山/1002m)과 비교된다. 아홉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구봉산이 높고 큰 덩치에 비해 아기자기하여 여성스럽다면
팔영산은 봉우리가 힘차고 골격미를 더해 흔히 남성스럽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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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황봉(3봉)에서)

각 봉우리 사이의 안부에는 봉우리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고
봉우리마다 꼭대기에는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5봉 오르다가 뒤돌아 본 4봉)





(상고대라기 보다 오히려 눈꽃에 가깝다)





(가던 걸음 멈추고 한참동안 머물다 겨우 잡은 모습..)

작가들은 한 장면을 만나기 위해 몇 날동안 숙식까지 하며
기다린다지만 갈 길 바쁜 종주산행길에서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길게만 느껴진다. 구름이 엷어지면서 잠깐 보여준 모습을
다시 보여줄까 기다리는데.. 벌써 후미도 지나가 버린지 오래..





(상고대 하얗게 핀 터널을 통해 이름없는 봉우리를 오른다)

2봉부터 6봉까지 봉우리 간에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3분,
길게는 20분이 걸리는 아기자기한 오르내림의 연속이다.





(다섯 신선의 놀이터였다는 오로봉(5봉) 안내 팻말)

사자봉(4봉)과 오로봉(5봉)은 붙어 있다.
생황봉(3봉)에서 사자봉(4봉)까지는 10분 정도 걸렸지만
사자봉과 오로봉은 바로 이웃해 있어 잠깐이면 오른다.









(오로봉(5봉)도 잠깐 보였다 사라졌다./ 천지님 감사!)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려 보지만 시간만 가고..





(두류봉(6봉) / 59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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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류봉 오름길.. 철 난간을 잡고..)

6봉 두류봉이 해발 고도는 596m로 8개 암봉중
최고봉인 칠성봉(7봉 / 598m)에 비해 2m 낮지만
산세가 험하여 짜릿한 암릉을 오르는 맛이 있다.





(저 봉우리가 7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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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봉 오르는 길의 통천문)





(주능선 8개의 암봉중 가장 높은 칠성봉(7봉 / 598m))







(회색빛 공간, 상고대마저도 회색이다)

팔영산의 묘미가 산행 내내 아름답고 환상적인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조망과 기암괴석의 절경과 짜릿하면서도 넉넉한
산의 정감을 맛볼 수 있다 하여 무거운 카메라까지 챙겨 왔는데..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담을 수가 없으니..







(카메라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

칠성봉에서 내려서면 또 한번 능가사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나오지만
8봉 방향으로 직진하여 무명 무덤이 있는 중간 봉우리를 넘는다.





(마지막 8봉(적취봉)을 향하여..)







(적취봉(8봉)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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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인생길 같은 한치앞도 알 수 없는 안개속길을 간다)





(적취봉의 시나브로)

8봉인 적취봉에 올라서도 가까운 곳에 있을듯한
팔영산 정상 깃대봉은 보이지 않는다.

8봉(적취봉)에서 깃대봉까지 300m,
능가사 3.2km, 팔영산자연휴양림 0.9km를 가르키는
이정표가 서 있다. 좌측 깃대봉 방향으로 진행한다.







(깃대봉 / 팔봉에서 비껴나 있는 팔영산 최고봉)

여덟 암봉중 최고봉은 칠성봉이지만 팔영산에서
최고봉은 여덟 봉우리에서 조금 비껴나 있는 608m의 깃대봉.
팔영산은 고흥군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정상에 오르면 멀리
대마도까지 조망되고 눈앞에 펼쳐지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이 일품이라고 한다. 특히, 여덟 암봉 중 어느 봉우리에서도
전체가 조망되지 않으나 깃대봉에서는 8봉 전체가 조망된다는데
구름이 커텐을 쳐 버리니 별 특징없이 민밋하기만 하다.







(깃대봉에서 되돌아 나와 내려서는데 길이 참 부드럽다)

하산은 깃대봉에서 다시 돌아 나와 탑재 능가사를 가르키는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내려서는데
언제 그랬냐는듯 부드러운 길이 열린다.

내려서는 길은 이정표가 잘 구비돼 있어 길 잃을 염려도 없다.
15분쯤 가면 칠성봉(제7봉) 갈림길을 지나고 5분만 더 가면 임도가
가로지르는 탑재가 나오고, '능가사' 이정표를 보고 임도를 건너
계속 숲길을 따르면 S자 모양으로 휘어지는 임도를 네 번 정도
가로질러 효자골 계곡길로 스며든다.





(무슨 터.. 돌담이 쳐져있다)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으나 조망이 가린다)







(탑재 부근 편백림을 지나..)

부드러운 길로 편백림을 지나고 임도를 건너 효자골 계곡에
내려서니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도 훨씬 지난지라 벌써 봄이 온듯
계류가 개울를 이루며 시원하게 흐르고 있다. 생각같아서는
발이라도 한 번 담갔으면 싶지만 후미라 걸음을 재촉한다.





(구름이 조금씩 옅어지면서 봉우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에서 보지 못했던 봉우리들을 하산하는 도중에라도
보여주어 다행이다, 자연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피고 지고
순환하거늘 인간의 조급한 욕심은 자연의 모습에도 보고싶은
모습만 보려하니 이는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는 일 아닌가!
있는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보아주지 못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불경이 아닐지..





(빼꼼이 고개를 내미는 주능선의 암봉들..)





(사방댐이 있는 계곡을 지나 팔영소망탑이 있는 오토캠핑장을 거쳐)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기라도 하는듯..)





(능가사 앞의 고목, 날머리인 탐방안내소 주차장까지 6~7분 거리)





(장터)





(고흥군 관광안내도)







(꼬막 먹으러..)







(오늘 산행에 이은 이벤트, 꼬막정식.. 15,000원짜리를 12,000원에..)

이 집이 1박2일에 소개되었다나 어쨌다나..
하여간 1박2일에 소개된 곳은 모두가 쑥대밭(?)이 된다더니
강호동이 꼬막 먹었다는 집을 찾아 벌교까지 갔더니 역시
음식점 광고효과가 큰 것 같다. 하긴.. 말해 무엇하겠는가!
나까지 합세를 하는 판이니.. 그나저나 산행비
35,000원 내고 12,000원짜리 꼬막정식까지 먹다니..
이렇게 해도 산방 재정이 제대로 돌아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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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에 나온 집이라나 뭐라나..)





(벌교 시가지 모습)







(오는 길 갈대밭에서..)





(오는 길.. 구름이 거의 걷히고.. 노을이 물든다)






(오늘의 산행 코스)

구름속 산행이어서 팔영산 절경과 다도해 조망은 즐기지 못했지만
우중산행을 하지 않은 것도 다행한 일이고,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듯
생각지 않은 상고대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비록 하산하면서 보기는
했지만 기기묘묘한 여덟봉우리를 다 보았으니 그나마 다행아닌가!
아마 시간내어 다시 들리라는 깊은 뜻이 있는 것 아닐지..
40명 가까운 많은 인원이 악천후 속에서도 거친 암릉을 무사히
넘을 수 있어 감사하고 오는 길 벌교에서의 꼬막정식도 별미였다.
사정이 여의치않아 자주 참석을 못해 아쉽고 미안한 맘이 앞서지만..
좋은 산행을 위해 준비하고 늘 애쓰며 수고하는 한길님을 비롯한
운영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오늘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