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풍 다녀오듯.. 부산 이기대 공원 갈매길을 거닐며..

2011. 4. 14. 23:27山情無限/산행기(일반)

 
 
 

 


봄소풍 다녀오듯.. 부산 이기대 공원 갈매길을 따라
(봄바람과 해안 절경에 취하고.. 갯내음에 취하고..)



○ 2011. 3. 19(토) / 황사 & 박무, 기온은 적당
○ 정상특파원 8명 ○ 부산시 남구 용호1동





주말 상황이 하도 유동적이어서
산행계획도 못세우고 있다가 토요일 아침에사
산에 가려고 하니 왠지 오늘 따라 혼자 가기가 싫어
급하게 아는 산방들을 기웃거려보지만 죄다 주일산행뿐..
토요산행이 없나 했는데 눈이 번쩍 띄게 하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정상특파원. 그것도 10시 출발하여 부산 이기대에 간다니 정말 잘 되었다.
정상특파원은 이전에 가끔 참석하였으나 다른 산방과 마찬가지로
1+9에 일로매진한 5년 동안은 거의 참석을 못하다 작년 1월 첫 주
지리산 갈 때 잠깐 얼굴을 내민터라 시간내어 언제 인사라도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막상 가려니 아는 얼굴이 별로 없다.
그나마 안면이 있는 은혜정 대장도 다른 일로 못간다하고..
다람쥐님에게 전화를 하여 가까스로 합류.

부산 남구 용호동 동쪽의 장자산(225m)을 감싸고 있는
이기대 공원은 장자산 자락 약 2km에 걸쳐 기기묘묘한 바위로
이루어진 해안 풍경이 절경인데 1993년 군사보호지역이 해제되고
2005년 동성말에서 오륙도 선착장까지 해안산책로를 조성해
절경의 구석구석 돌아 볼 수 있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
오륙도와 광안대교, 장산, 샌텀시티, 누리마루, 동백섬 등
사진소재도 많다. 이기대는 2명의 기생과 얽힌 지명..

대공원 동문 앞에서 6명이 승용차 2대에 분승하여 출발,
남창에서 2명이 합류를 했는데도 전체가 8명.. 속닥하다.
울산-부산고속도로로 올라 해운대-광안대교를 거쳐
이기대 공원에 도착. 오늘은 말 그대로 벙개..
해발 225m의 장자산이 최고봉인데 그마저도
중턱까지 차가 오르니.. 봄맞이 소풍가는 기분.





(이기대공원 안내판)





(안내판 왼쪽 오름길로..)

이기대 주차장에 도착하니 11시 10분.
크지도 않은 공원 주차장인데 고맙게도
때 맞춰 차 2대가 빠진다.







(조금 구배가 있긴해도 송림 흙길이 좋다.. 눈 깜짝할 새 끝나지만..)







(북북동쪽으로는 광안대교와 장산, 서쪽으로는 용당동이..)









(헬리포트가 있는 장자산(장산봉 / 225m) 정상에서..)





(장자산에서 내려서면 큰고개 쉼터)

사통팔달인 큰고개쉼터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밭골새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군부대 임도와 용호성당쪽









(호젓한 숲길을 지나)





(길 옆에는 동백꽃이 피어있고..)







(오륙도 SK아파트.. 아파트를 가로질러..)

상전벽해랄까 옛 기억과는 거리가 먼 마천루 내려보며
도로를 따라 걷다가 아파트를 가로질러 나가면 큰 길.

왠 자연공원 안에 대단위 아파트지구..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조망이 좋을지 모르지만..
공원은 공원다워야 하는 것 아닌지..





(오랫만에 보는데도 눈에 익은 131번 버스)







(19)





(동해와 남해의 경계)

남해와 동해의 경계는 바로 여기 오륙도 앞 승두말.
서해와 남해의 경계는 해남의 해남각..









(산 속에서는 산이 안보이듯.. 코 앞에서는 오륙도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오륙도(명승 24호)는 육지에서 가까운데서 부터
밀물 때 두 섬(방패섬, 솔섬)으로 나뉘는 우삭도와 그 뒤로
수리섬, 솔섬, 굴섬, 등대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삭도도 하나로 보이고
그 뒤로 4개의 섬도 하나로 겹쳐 보인다.







(26)





(27)









(오륙도)

IMF를 거치면서 사오정과 함께 좋지않은 은어가 된 오륙도.
오륙도는 한국의 관문으로 가장 큰 국제 항구인 부산항을 드나드는
각종 선박은 이 곳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부산항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고 부산의 대명사로도 통용되고 있는 오륙도는 꿋꿋한 부산시민의
기상을 나타내는 상징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옛부터 시인 묵객들의 제영(題詠)이 끊이지 않았던 오륙도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으며 낚시터로 애용되고 있다.







( )





(33)





(바다에도 길이 있다)

하늘에 바람의 길이 있고
인생에도 사람의 길이 있듯..
제 각각 자기의 길을 간다




(황사와 연무는 하늘과 수평선의 경계도 흐리게 했지만 오늘은 봄소풍)





(38)





(자꾸 뒤따라 오는 오륙도)





(깍아지른 해안 절벽은 병풍을 이루고..)







(진수성찬.. 이게 정상의 식탁이라고..)

이전에 가졌던 생각이 한 순간에 바뀌는 순간.
오래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상특파원하면 산행코스를
잘 잡고 이름같이 적당히 빡시게 타는 이름값하는 산악회..
오고 가는 차 안 음주가무가 없어서 조용해서 좋았다. 하여
시간나면 가끔 찾았는데 몇 번을 가도 항상 어색한 것은 식사시간.
일단 날머리에 내려주면 자기가 알아서 가야하는 것도 그랬고
점심을 각 자 알아서 해결해야 했으니 쑥스럽기까지 했다.
지금이야 1+9를 하면서 바뀐 습관 덕분에 행동식으로 해결하니
문제될 것 없지만.. 익숙치않은 산객이라면 멋쩍을 수 밖에..
그랬는데.. 오늘은 여태 가졌던 생각이 송두리째 바뀐다.
벙개인데다 빡신 산행이 아니어서 그런가 하여
물어 보았더니.. 이제는 그렇지 않단다.
세월가면 바뀌지 않는 것 없다더니..





(이기대 끝단.. 해맞이 전망대)





(해안산책길이라고 거저 가는 것은 아니고..)





(뒤따라 오는 오륙도에 눈길도 줘가면서..)





(산허리를 지나는 차마고도같은 해안산책로)

해안산책로 이름이 이기대 갈매길이라고도 하고..
해파랑길이라고도 하는 것 같다.







(49)







(농바위)

"농"은 버들채나 싸리 등으로 함처럼 만들어 종이를 바른 궤를
포개어 놓도록 된 가구로써 제주의 성산포 해녀들이 남천동
해안에 자리를 틀어 물질을 하면서 이기대와 백운포 해안의
특정바위 등을 기준으로 서로 연락하는 수단으로 농을 닮은
이 바위를 농바위로 불러왔다는 설이 있다고..

바위가 아슬아슬하게 포개져 있는 모습이
지리산의 공개바위를 연상하게 한다.









(해파랑길, 때로는 목책계단을 오르내리지만 해안산책길이 참 좋다)





(다시 뒤돌아 본 농바위)





(풍경이 멋진 곳은 고기도 잘 잡힐까?)













(밭골재.. 바다까지 내려가 보기로..)







(우측길은 큰바위 쉼터.. 우리는 해안산책길로..)









(황사와 연무는 쨍한 모습을 숨겼지만..)





(닻을 걷어올린 범선 한 척이 유유히..)







(치마바위?)





(71)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달은 지구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사랑 / 정 호 승







(다시 광안대교가 나타났다)















(갯내음이 좋아.. 갯바위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82)







(아낌없이 주는 바다.. 담치랑 성게랑.. 가득하다)





(85)







(다람쥐님은 군수 씨를 말리려는 참인지..)





(89)





(이것 맛 좀 보시라니깐요..)







(마냥 머무르고 싶었지만.. 시간은 더 빨리 가고..)





(이기대 주변의 해안생물들 안내판)





(멀리 해운대 달맞이 고개.. 바다는 봄 빛.. 그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요트들)







(영화 '해운대'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기대, 광안대교)

'일본동북부지진'과 쓰나미를 보면서
영화 '해운대'가 한층 실감나는데..

인간은 자연에 경외심을 갖고 겸손해야 한다.
인간의 이성은 어쩌면 곤충의 더듬이만도 못할텐데
인간의 교만은 하늘을 찌를듯하다.

'일본동북부지진'과 쓰나미가 뭘 교훈하는가!
더 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 있는가!







(어울마당의 시비와 이기대 유래 안내판)

이기대(二妓臺)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1850년 좌수사 이형하가 편찬한 "동래영지(東萊營誌)"에
좌수영 남쪽으로 15리에 두 명의 기생(二妓)의 무덤이 있어
이기대라고 부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이곳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수영성을 함락시키고
축하연을 열고 있을 때 수영(水營)의 의로운 기녀가 왜장을 술에
취하게 한 뒤 끌어안고 바다로 투신하여 함께 죽은 곳으로서
이기대가 아니라 의기대(義妓臺)가 올바른 명칭이라는
주장도 있으며, 당시 두 명의 기생이 함께 왜장을 끌어안고
바다에 투신한 데서 유래된 명칭이라고도 한다.
이밖에 경상좌수사가 두 명의 기생을 데리고
놀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도 하고..









(해운대 샌텀지구의 마천루들이 바짝 다가왔다)







(황사와 연무로 동백섬과 누리마루는 흐릿하게..)





(원점회귀.. 동성말까지 가지않고 어울마당 직전에서 주차장으로..)

동성말까지 가고싶지만 사정이 여의치않아
어울마당까지만 갔다가 한층 가까워진 광안대교를 찍고
일행을 쫓았는데.. 겨우 주차장 직전에 따라 붙었다.
민폐를 끼치지않아 다행이다.

봄소풍같은 이기대 벙개는 5시간 만에 원점회귀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대변항으로 가서 제철만난 멸치회로 대미를 장식)













(멸치축제로 유명한 대변항 모습)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에 있는 항구로 멸치,
장어, 미역 등의 해산물이 유명하며, 옛 이름은 용암이었다고 한다.
올해도 4월 22일-24일까지 '기장멸치축제'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일본동북부지진'과 쓰나미로 인하여 고통당하는 일본인들과
아픔을 같이 하는 마음에서 행사를 취소를 하였다고 한다.
대변리 해안을 따라 횟집들이 즐비하고 있으며,
멸치회, 장어구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대변항에 정박중인 어선들..)









(31번 도로를 따라 해안 드라이브.. 기장 호찐빵)

점심을 진수성찬으로 포식하고
산길도 아닌 해안산책길을 쉬엄쉬엄 걷다가
소화도 되기 전에 대변항에 가서 멸치회로 또 포식했는데..
여행길에는 이런 것도 먹어봐야 한다며 오는 길
기장의 유명한 호찐빵까지 하나씩 먹었으니..
오늘은 소모한 칼로리 훨씬 많이 섭취한듯..

역시 주변 다른 집들은 손님이 없는데
호찐빵은 줄서서 기다릴 정도로 문전성시였다.





(부산 봉오리산~장자산 산행 개념도)

오늘 225m의 장자산을 넘긴 했지만
산행이라기 보다는 오붓하게 봄소풍을 다녀 온 기분이다.
남녘에는 봄의 전령사가 나타나고, 봄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탁트인 바다 그 아래로 포말로 부서지며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더 정겨웠던 해파랑길,
가던 길 비껴 서 갯내음 진한 바다로 내려가 해초도 따고, 고둥도 따고..,
멋드러진 해안절경을 거닌 후 제 철 만난 별미 기장 멸치회까지 곁들였으니
오늘 무엇이 부러웠으랴만 이런 달콤한 유혹들에 넘어가
구도에 가까운 산행의 또 다른 멋을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
안되는 바는 아니지만 행복한 여정이었음은 숨길 수 없다.
이제 봄기운은 하루가 다르게 봉기하듯
땅을 뚫고 치솟아 오르겠지..

함께한 시간 즐거웠습니다.
멋진 봄을 맞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