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해와 함께한 황홀한 덕유산 산행

2009. 6. 25. 18:33山情無限/산행기(일반)

 

 

 

운해와 함께한 황홀한 덕유산 산행

 

 

 

 


    ○ 일시 : 2006. 1. 14(토)  10:30 ~ 15:40
    ○ 코스 : 안성매표소 - 동엽령 - 중봉 - 향적봉 - 설천봉 - 설천지구
    ○ 참석 : 세월 34명

    ○ 구간별 소요시간
              06:10        울산 문화예술회관 출발
              10:25        안성매표소 출발
              12:00        동엽령
              12:40~13:20  식사
              13:45        송계삼거리
              14:00        
              14:20        중봉 (1594m)
              14:45        향적봉 (1614m)
              15:10        설천봉 (966m)
              15:40        설천지구
              17:00        설천지구 출발
              17:20~18:30  식사
              22:10        문화예술회관 도착




딱히 가고 싶은 산을 정하지 못해 태백산 눈꽃축제나 가볼까 했는데 세월산방 새 운영진이 선출되고 첫 외유산행으로 덕유산 눈꽃 산행을 간다기에 동행하기로 결정하고 칼 바람 속에서 피어나는 덕유산 눈꽃을 동경하며 덕유산을 설레는 가슴으로 기다렸다.

06:10 울산 문화예술회관 출발,

어째 이런 일이...
운영진이 배급한 아침은 김밥과 떡, 우유, 밀감, 배쥬스 등 한 보따린데 어제 퇴근무렵 갑작스럽게 그룹사로 발령난 동료 송별식에서 먹은 음식이 탈이 났는지 밤새 속이 좋지 않아 배즙 하나만 마시고 굶기로 했다




(88고속도로 거창휴게소, 자욱한 안개는 황홀한 덕유산 운해의 서곡인가?)


전국적으로 비가 올 것이라는데 오는 길 내내 안개가 끼었다 풀렸다 했다. 평지에 비가 오면 덕유산 정상에는 눈이 올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보지만 안개로 봐서 비나 눈이 올 것 같지 않다. 버스는 도중에 육십령 가는 서상방면으로 나가다가 뒷걸음질 쳐 다시 덕유산 IC까지 와서 공정리 방향으로 틀었다. 짙은 안개를 뚫고 무사히 안성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은 10 15.

 

날씨가 포근한데다 어제는 향적봉에도 비가 내렸다고 하여 덕유산 눈꽃 비경을 볼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면서 간단한 채비를 하고 매표소 철문을 통하여 크고 넉넉하다는 덕유산으로 입산한다.


10:25
안성매표소 출발, 간단하게 채비를 하고 매표소 철문을 들어서는데 기분이 꼭 산속에 갇히는 것 같다.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눈이 녹았지만 그래도 눈 길을 걷는 맛은 있다. 이 정도면 아이젠이 필요없을 것 같다.




(10:25, 안성매표소 철문을 통과하며... 마치 덕유산에 가두는 것 같다)




(산죽의 싱그러움이 반갑다. 나무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잎을  벗어버린 겨울은 더더욱 그렇다)

용추계곡은 적당히 흐르는 물과 얼음과 눈이 뒤엉켜 꿈틀거린다. 길을 비켜나와 덕연소를 찍고 돌아오니 선두는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바쁘게 따라 붙으려 해도 길이 미끄러워 따라 붙기가 쉽지않다.

 

10:58 동엽령까지 4.4km 거리인데 2.0km 지점을 통과하는데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모자를 벗었다 쓰기를 반복하면서 체온과 컨디션 조절을 해 본다.

 

칠연계곡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한이 서린 계곡이다. 1907년 일본의 강압으로 정미칠조약이 체결되고 구 한국 군대가 해산되자 시위대 출신 군인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의병대를 조직하였는데, 무주의 시위대 출신 장교 신명선은 스스로 의병장이 되어 150여 의병을 모으고 덕유산을 근거지로 삼아 무주, 진안, 장수 등 여러 곳에서 일본군과 싸워 수많은 공적을 남겼다고 한다.

1908
4월 신명선 장군은 안성에 주둔중인 일본군 수비대를 공격하고자 행군하던 중, 계곡에 잠복중이던 일본군의 협공을 받고 대항할 틈도 없이 전대원과 함께 장열하게 전사하여 이곳에 묻혔다. 1969년 계곡 근처에 묻혀 있던 유해를 주민들이 수습하여 묘역을 만들고 칠연의총(七淵義塚)이라 이름하였다.





(운무는 태양 빛을 필터링하여 은은한 조명이 되어 신비감을 준다)

11:14 동엽령 1.4k, 산객들이 많다. 울산서 새벽에 나섰지만 4시간 넘는 거리이다 보니 벌써 많은 산객들이 입산을 했다. 세월은 빨치산(준족)이 아니라도 걸음이 얼마나 빠른지 여간해서는 산길에서 추월당하는 일이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앞서가던 산객들이 휴식하던 곳도 그냥 지나치고 눈 덮힌 산죽길을 따라 오르는 오름길에서도 한 팀을 추월하고 정상을 향해 쉼없이 전진한다. 그렇다고 할 일 다 포기하고 걷는 것만은  아니다.

 

전방 숲은 안개로 적당히 필터링된 은은한 빛이 마치 조명같이 비친다. 실루엣으로 보이는 숲은 신비감마저 준다.

11:18,
선두 10여명이 고개마루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데 아래에서 산객 한무리가 올라오는 것이 보이자 대장님은 출발하자며 앞장선다.

11:20 고개를 넘어서려는데 맞은편 골짝에 하얀 구름이 용트림하듯 피어 오르기 시작한다. 오늘 종일 함께한 황홀한 구름바다는 골에서 피어 오르는 저 운무가 전조였던 것 같다.





(골짜기에 백설같은 구름이 용트림하듯 피어 오른다)


제법 변화 많은 눈길을 숨가쁘게 오르고 있는데 동엽령 0.8km라고 안내하는 이정목이 나타난다. 눈 쌓인 계단을 오르자 위에서 왁자찌껄하다. 동엽령 바로 아래 조그만 전망대에서 칠연계곡 쪽을 바라보니 이게 왠 일인가? 30분전쯤 고개마루에서 보았던 구름이 그동안 새끼를 얼마나 치고 번식했는지마치 폭포수가 몰려오듯 운무가 골을 타고 올라오고 있는게 아닌가? 자연은 위대하다, 창조주의 재주는 인간의 상상밖에 있는 것 같다. 몇 장면을 찍고는 동엽령으로 향했다. 

12:00 동엽령, 지난번 덕유종주시 동엽령에서의 휴식은 꿀맛이었다. 오늘은 잠시도 다른 곳에 눈을 줄 틈이 없다. 마음은 이미 구름바다에 빠져 버린지 오래다. 이럴 때가 아니다. 감상도 좋지만 멋진 장면 하나라도 잡아보자며 조망이 좋은 곳을 찾아 이름모를 봉우리에 올라보지만 별로다. 그러다 드뎌 망봉(1046m)이 섬같이 구름에 잠긴 장면을 잡았다. 그러나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안타깝다. 컴팩트 디카를 원망해 보지만 그보다는 미천한 실력이 저 황홀한 모습을 담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안달이 날 정도로 절박함을 느낀다.





(동엽령 이정표가 이채롭다)

동엽령 삼거리를 지나 덕유평전 너머 중봉 향적봉까지 전망되는 장쾌한 눈 길을 걷는다. 재미있는 것은 어제 내린 비와 봄날 같은 기온으로 눈이 많이 녹았지만 등로는 다져진 눈으로 한 뼘 이상 높은데 가끔씩 발 목까지 빠지는 함정이 생기는 길이다. 오른쪽 골짜기를 타고 올라온 구름이 휘익 백암봉과 중봉 사이를 타고 넘는다.


12:35~13:20
선두가 백암봉 가는 조그만 암봉아래 억새밭에 식사할 터를 잡고 있었다. 아래 골짝에는 운무가 피어 오르고, 저 멀리에는 이름 모를 봉우리들이 마치 다도해 같이 섬이 되어 뾰족히 솟아 있는 풍경을 보며 아직 속이 편치않지만 아침을 굶은 터에 점심까지 굶을 자신이 없어 와이프가 정성들여 준비해 준 점심을 먹었다.

 

항상 그렇지만, 특별한 풍경 앞에서는 와이프와 함께 오지 못한 것이 더 미안하고 안타깝다. 지금도 유별나게 정에 목말라 조금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칭얼대는 별난 아들녀석 업고 어른다고 한창일텐데

 




(바다가 하늘로 오르다 잠깐 쉬고 있는 것인가 산이 바다에 빠진 것인가?)


13:45  앞에 버티고 선 봉우리를 오르는데 자꾸 뒤돌아보고 싶은 느낌이 와서 돌아 보니 그 웅장한 나이아가라 폭포나 이과수 폭포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폭포가 하늘에 펼쳐져 있는 것 아닌가? 가장 높고 전망좋은 곳까지 뛰어 올라 반사적으로 셔트를 눌러댔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카메라에 담아 놓고 볼 일이다.

숨이 멎을 것 같은 감동이다.
누가 겨울 산에 볼 것이 없다고 했는가?
누가 겨울 산은 눈꽃만이 비경이라고 했는가?
그들에게 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한참 후 제정신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백암봉이지 않은가? 그렇다. 오던 길을 곧장가면 중봉 향적봉으로 이어지지만, 여기서 우측으로 꺾어 능선을 타면 백두대간 길이다. 다음에 올 백두대간 길을 조망해 보려하나 신풍령 방향도 이미 운해가 점령해 버려 조망이 되지 않는다.




(폭포다. 하늘에서 내리꽂는 폭포다)




(장쾌한 덕유 주능 너머는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폭포를 만들었다)




(말 그대로 장관이다. 이런 장관을 제대로 표현해야 하는데... 안타깝다)

친절하고 멋있는 산객 몇 명이 내려가다 엄마를 잃고 울고있는 일곱살 꼬마아이의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 아이는 엄마의 휴대번호를 또박또박 말하건만 휴대폰이 꺼져있어 연락이 안된다. 엄마보다 아이가 더 제정신이다. 혹시 눈 앞에 펼쳐지는 운해에 넋을 잃고 아이까지 팽개치고 달려간 건 아닐까? 친절한 산객들이 고맙다.

 

조금 더 올라가니 2명의 여성이 동료들이 안 보인다고 안절부절이다. 그래서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물으니 "곤돌라로 설천봉으로 올라와 바로 내려 간다"고 하길래 가지고 있는 지도를 확인하니 아뿔싸 중봉에서 백련사방향 코스로 잡혀 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중봉까지 올라가서 우측으로 가야 된다"고 하니 중량감있는 아주머니 왈 여기까지 내려온 게 어딘데저길 어떻게 올라가하며 중봉 오를 걱정이 대단한 것 같아,
"
아주머니 곤돌라 타고 덕유산 올랐다가 그냥 내림길로만 하산하면 안되지요. 중봉 정도는 걸어서 올라야 덕유산 갔다왔다해도 덜 부끄럽지요.”라고 한마디 하고는 천천히 중봉 오르는 중간지점까지 동행했다.

 

14:15 중봉오르는 길에 있는 큰 바위에 올라 아래쪽을 보니 여기도 운해가 산을 휘감아 돌고 있는게 아닌가? 덕유 자락은 이미 구름바다가 되었고 골짜기 마다 쓰나미 밀려오듯 온 세상을 하얗게 덮고 있다. 전망 좋은 곳에서 두 팔을 벌리고 심호흡을 해본다. 상쾌한 공기와 덕유정기가 온 몸에 스며든다. 이런 맛에 힘들여 산행을 하는 것이지.





(양 사방에서 골을 타고 오르는 운무...)


14:20 중봉(1594m)에 오르니 사람들이 많다. 먼저 올라온 사람들과 구천동쪽에서 올라온 산객들로 제법 붐빈다. 물론 설천지구에서 곤돌라 타고 설천봉까지 와서 10분 정도 걸어 향적봉까지 오른 사람들이 가끔 중봉까지 오기는 한다만…. 

중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은 호젓한 능선길인데 주변에 늘어선 천년을 살다가 죽어서도 천년을 간다는 주목을 비롯한 아고산지대 식물의 전시장이다. 겨울채비 한 수종들을 제대로 볼 수는 없지만 한 폭의 동양화 같은 고사목들이 운치를 더하는 호젓한 길이다.





(중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은 동양화의 한 폭같은 호젓한 길이다)


14:45 향적봉대피소는 언제나 북새통이다. 이전에는 대피소에 투숙객이 많았다는데 요즘은 설천지구가 개발되는 바람에 이용객이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높은 곳에 물이 있어 언제나 많은 등산객과 유산객들이 붐빈다.

그래서 흔히들 향적봉 대피소를 유산객과 등산객을 가르는 심리적 분기점이라고 한다. 곤돌라 타고 올라온 사람들은 대개 이쯤에서 돌아가고, 등산객 역시 리조트쪽으로는 애써 눈길을 주지 않는다. 유산객들은 힘겹게 산을 오르는 산객들을 보고 추운데 무슨 고생이야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산객들은 대개 리조트쪽을 바라보며 저 놈의 스키장이 산을 다망가뜨린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향적봉의 산객들도 운무에 넋을 잃고...)


14:50 향적봉(1614m) 정상에 너무 많은 사람들로 향적봉 정상석에서 증명사진 찍기도 어렵다. 왕눈이님 증명사진을 겨우 찍고는 곧바로 등산객들이 애써 눈길을 피한다는 설천봉 방향으로 내려선다. 오늘은 법이 곤돌라로 설천지구로 내려가는 것이니까 할 수 없다.




(향적봉에서 바라본 구름바다)


설천봉 내려가다 바위에 올라 서 보니 이쪽도 운해가 산들을 잠식하고 있는게 아닌가! 저 아래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길다는 슬로프가 s자로 휘어 있는게 눈에 들어 온다.

설천봉 내려가는 길은 나무로 된 계단이 잘 단장되어 있으나 응달쪽 계단이 없는 곳은 완전 스키 슬로프다. 오늘 산행길 중에서 제일 신경을 쓰게하는 구간인 것 같다. 때로는 미끄럼을 타다가 가이드봉을 부여잡고 엉금엉금 기다시피하여 설천봉에 도착한다.




(설천봉 내려가다 우뚝한 바위에 올라... 저 아래 무주스키장 하얀 슬로프가 보인다)

15:10 설천봉(966m) 산객들은 이곳에 스키장이 개발되고 난 후로 잘 찾지 않는다. 산을 훼손한 것도 그렇고 괜히 산행하는 재미보다는 놀이객 형세를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리라.

 

가파른 슬로프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스키어가 멋있다. 보드를 타는 젊은이들은 더 멋있어 보인다. 슬로프 옆에 서 있는 고사목이 이채롭고... 잘 타지는 못하지만 올라 온 김에 활강을 한번 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성우리조트에 간 회사 동료들도 지금쯤 한창 스키를 타고 있을 것 같아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스키어도 멋있고, 보드타는 이는 더 멋있다. 고사목도 한 몫하는 국내에서 제일 긴 슬로프)


덕유산은 하늘마저 이토록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구나.
 

칠봉을 거쳐 인월담으로 하산하는 것도 좋을 것 같지만 오늘은 세월 새 운영진의 첫번째 외유산행으로 곤돌라 타는 것도 코스에 들어 있으니 이 참에 배낭메고 곤돌라를 타기 위해 뱀같이 긴 줄을 서 본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하늘에 새털같은 구름이 수놓고 있다)




(왠 배낭을 메고 곤돌라로 하산하냐구요. 오늘은 그렇게 하기로 작정하고 왔으니까)




(10여 분만에 설천봉에서 하산하다니... 여태 산을 다녀도 이런 하산은 첨이다. 기록이다)


15:40
설천지구, 모두들 한 10년만 젊었으면 스키를 한번 배워 보는건데 한다. 그러나 모르는 말씀 지금이라도 하루만 투자하면 어느정도 스키를 탈 수 있다. 넘어졌다 일어나는 것만 배워도 반은 배운 것이다. 하긴 지난번 성우리조트에서 난생처음 스키를 타면서 얼마나 넘어지고 또 넘어졌든지넘어지면서 웃고 또 넘어지면서 또 웃고그런데, 얼마전 뉴스에서 내려오다 넘어져 있는 사람을 받으면 피해 분담율이 70%나 된다고 하니 처음에 너무 가파른 코스에는 올라가지 마시길 

제법 기다렸는데도 후미가 보일 생각을 않는다. 아마도 학소대님을 비롯하여 몇 분은 덕유산 구름바다에 빠져 하산하는 것 마저도 잊고 셔트 찬스를 찾고 있는지도 모를 일





(리프트를 타기 위해 줄서는데  1시간 내려오는 시간 10분, 그래도 즐겁다)

17:00 설천지구 출발하고 한참을 내려오다 요산님이 차에 타지 않은 것을 알고는 낭만대장님이 많이 바빠졌다. 우리가 들어온 식당에서 5분 거리라며 데리러 간 사람들이 30분이 넘어도 돌아오지 않는다. 주차장에 성냥갑 같이 주차해 있던 차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시간이 되다 보니 길이 많이 막히나 보다.

                   

17:20~18:30 세월아! 네월아!를 외치며 한 하산주를 겸하여 식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주사파들은 뒤에서 옥동파와 무거파가 100년전쟁에 돌입했느니 어쨌느니 하면서 옆에서 들으면 코미디 같은 말들을 몇 번씩 되새갬질하며 벽을 허물고 정을 쌓고 있는 모습을 귀동냥하다 한 숨 자고 나니 평사 휴게소다.

      

22:10 문화예술회관 도착

눈꽃을 보려갔다가 꿩대신 닭이 아니라 꿩 대신 공작을 본 격이다. 초 여름 산 꼴짝에 피는 다소곳한 운해가 아니라 온 덕유산을 휘감는 광대하게 장관을 이룬 환상적인 광경 앞에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던 그런 운해다. 하루 종일 운해와 함께하며 황홀한 산행을 하여 좋았다.

아울러 이런 산행을 준비한 운영진에 감사를 드리고, 함께한 세월산방 가족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특히, 수고한 계수나무 총무님 수고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