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 지리산 산행

2009. 6. 25. 18:41山情無限/산행기(일반)

 

 

 

사량도 지리산 산행

 

 

 
 
   ○ 일시 : 2006. 6. 10(토)  09:55 ~ 13:15 (7km, 3시간 20분)
   ○ 코스 : 들머리-지리산-촛대봉-불모산(달바위)-톱바위-가마봉-향봉(탄금바위)-옥녀봉-갈림길-날머리    
   ○ 참석 : 본부 단합행사(62명)
   ○ 날씨 : 운무가 엷게 끼었다가 구름이 몰려옴

   ○ 구간별 소요시간
             05:30~08:25  이동(울산 문수구장~삼천포항)
             08:45~09:25      (삼천포항~사량도 내지)

             09:55        지리산 들머리
             10:55        지리산(지리망산)
             11:06        촛대봉
             11:15        내지 갈림길
             11:37        불모산(달바위)
             11:56        휴게소(대항,금평리 갈림길)                        
             12:05        톱바위
             12:20        가마봉
             12:35        향봉(탄금바위)
             12:50        옥녀봉                        
             13:05        대항 갈림길
             13:15        산행완료

             13:20~14:50  식사
             15:10~15:50  이동(사량도 대항~삼천포항)
             16:20~19:30      (삼천포항~울산 문수구장)




사량도(蛇梁島). 오늘 찾는 사량도는 섬 이름이 예사롭지 않다. 뱀과 관련되었다고는 하지만 뜻도 많다. 하늘에서 보면 마치 뱀이 꿈틀거리는 것 같아서 붙였다 하기도 하고, 상도와 하도, 두 섬의 뱀이 동강[이 곳 주민들은 두 섬 사이를 강 같다 하여 동강이라 부른다]을 사이에 두고 밀애를 나누고 있어서 라고도 하고, 또 섬에 뱀이 많아서 이기도 하단다.“량(梁)”은 들보가 아닌 다리를 뜻한다.

 

지리산이라는 이름도 그렇다. 돈지리와 내지리 두 마을 사이에 있다고 해서 공통분모인 지리(池里)에 산을 붙여 지리산(池里山)이 되었다고 하지만…, 뭍에 있는 지리산을 우러러보는[望] 산이라 하여 붙인 지리망산(智異望山)이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 맑은 날에는 노고단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지리주능선을 조망할 수 있다는데서 연유한다지만 한려수도의 그 많고 많은 섬들의 산 중에서 하필 최고봉도 아닌 사량도의 둘째 봉우리에 이 같은 이름을 주었을까? 지리망산(智異望山)으로 부르다가 지금은 줄여 지리산으로 부르는데 이 지역 사람들은 새들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출발/문수구장

 

대간팀은 어제 밤 지난번 경방기간 관계로 건너뛴 덕유산 구간을 이으려 육십령으로 떠났는데 회사 행사관계로 사량도 지리산을 가게 되었다. 그동안 몇 번이나 가 보려 했지만 그 때마다 사정이 생기더니, 이번에는 대간까지 빼먹고 가게 되었으니 귀한 걸음이다. 아직 대간이나 사량도나 5월 대간 직후 수술한 발 뒤꿈치가 아직 아물지 않아 무리지만 회사 행사이기도 하고 지난 대간 이후로는 산행을 못해 좀이 쑤시던 차에 큰 맘 먹고 참여하게 되었다.

 

4시 반부터 설쳐 5시에 문수구장에 도착했는데… 30분이 지나도 버스가 출발을 하지 않는다. 많은 인원이 움직이다 보니 꼭 한 두 사람은 사고를 친다. 예정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출발,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다 남강휴게소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아침을 먹고 삼천포항에 가까스로 턱걸이하듯 도착했다.


 



(08:40분, 울산서 3시간을 달려와 삼천포항에서 유람선 펭귄호를 타고 사량도로 향했다)
 

삼천포항

 

오는 길 내내 신경이 쓰인 것은 날씨였다.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끼면 섬산행의 묘미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통영 하늘은 먹구름이 잔뜩 하늘을 덮고 있다. 8시 45분경 유람선에 오르니 배는 이내 선착장을 빠져 나오니 이내 한려수도의 크고 작은 섬들이 가까워 졌다가는 사라졌다 한다. 한참을 달리자 구름이 조금 옅어져 시야가 트이기 시작했다.



(20분 정도 바닷길을 달리자 사량도가 눈 앞에 나타났다)


사량도 내지항

 

유람선 펭귄호는 40분여를 달려 사량도 상도 내지항에 도착하자 포구입구 크다란 느티나무 아래 집결하여 간단한 의식을 가진 후 조를 나누어 출발이다.

지리산 들머리

 

코스는 내지분교에서 동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5분 정도 가다 왼쪽으로 꺾어 가는데 들머리에 이정표가 서있다. 처음부터 경사가 급하다. 발 뒤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게 까치발을 하여 걷다보니 종아리가 찌릿찌릿하다. 날씨가 덥고 습하다 보니 벌써 이마에도 땀이 맺힌다. 표고 400m는 동네 뒷산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해수면에서 출발하다 보니 표고도 고스란히 다 올라야 하고 처음부터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힘이 든다. 이미 소문이 나 있는 주능선의 암릉코스에 접근하지도 못했는데...     
 



(포구에서 5분정도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지리산 들머리로 들어선다)


중간 능선

 

30여분 잡목 숲을 오르니 좌우로 한려수도 푸른 바다 위 섬들이 그림같이 조망되는 능선이다. 한 줄기 시원한 해풍이 스치자 한 순간에 피로가 싹 가신다. 눈을 들어 갈 길을 보니 마치 낙타등 같은 봉우리가 올망졸망하다.

 

숲 속을 지나고 세로결을 이루며 마치 수많은 군상들이 무리 지어 서 있는 듯한 암릉을 지난다. 오른쪽의 바위절벽이 섬뜩하고 왼쪽은 숲을 지나 시퍼런 바닷속으로 이어져 내린다. 주능선은 암릉으로 이어지고 있어 눈길이 머물 곳이 없다.



(저기가 지리(망)산 정상인데... 운무로 지리산 조망은 힘들것 같다)


암릉의 사면을 타고 오르니 돈지 1.7km, 지리산 0.9km의 표지판이 나오는데 암릉타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급경사를 내려가면 길은 절벽 위 외길 능선으로 진행하다 우회로가 있는 갈림길에서 수십 길 벼랑 위 칼날같은 능선으로 계속된다.

돈지 2.1km, 지리산 0.10km, 가마봉 2.80km 표지판과 "추락지점"의 위험경고를 만난다.



(지리산 정상 100m 전... 그러나 정상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운무가 끼어 있지만 계속 양 옆으로 바다를 끼고 올랐다. 정상은 사방이 시원하게 트여있다)


지리산

 

암릉 지대를 거쳐 아찔한 가파른 바위를 타고 오르니 내지포구를 출발한지 1시간 10분. 하늘과 바다와 땅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지리산 정상(398m)이 나타난다. 높이는 채 400m도 안되지만 한려수도의 빼어난 경관과 어우러져 요즘 한창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지리산이다.

암릉의 정상에는 조그마한 표지석과 92년에 설치한 삼각점이 있다. 정상에서 내려 계속 길을 이으니 주능선은 암릉길이 계속되고 좌우의 급사면 암릉 사이의 숲은 이미 여름인듯 녹음이 짙다. 지리산 0.35km, 가마봉 2.7km, 옥녀봉 3.1km 지점을 알리는 표지판을 지나고 길은 급사면으로 이어진다.

촛대봉

 

촛대봉를 지나 달바위 직전에 안부의 넓은 공터를 지나 칼날 능선을 탄다. 우회로가 있지만 봉우리마다 다 올라볼 참이다. 앞 서가던 홍차장과의 거리가 많이 벌어진 것 같다. 뒤 따르던 사람들이 우회길로 돌아서는 바람에 외톨이가 되어 버렸다.. 




(촛대봉과 멀리 불모산이 위용을 드러낸다)


329m봉을 넘어 안부로 내려서니 내지로 내려서는 갈림길

 

성자암 0.3km, 지리산 0.6km, 내지 0.6km, 옥동 1.3km, 가마봉 2.3km, 옥녀봉 2.7km. 이 곳에서 성자암으로 내려서면 석간수를 맛볼 수 있는데 물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혹 산행중 문제가 생기면 여기서 옥동으로 내려 갈 수 있다.


불모산(달바위)

 

길 옆 오른쪽의 녹슨 철조망을 올라서면 솟구쳐 서 있는 암봉 앞에 가마봉 1.3km, 옥녀봉 1.7km 표지판이 서있고 우측 암봉 아래로 우회로가 있다. 이 곳의 암릉길은 폭이 좁아 훨씬 짜릿하고 고도감이 크므로 자신이 없다면 우회로로 들면 된다. 이 사량도의 지리산 위험한 등산로에는 우회로가 있어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불모산 정상에서 바라본 진행방향 풍경) 


마치 물고기 등지느러미 같이 스릴있는 암릉을 타고 오르니 해발 400m의 달바위 정상이다. 사량도의 최고봉이다. 정상은 암봉으로 나무가 자랄 수 없어 "불모산(不毛山)"이라고 한다. 사방의 조망이 확보되는 곳이지만 운무로 인해 한려수도를 아름다움을 조망할 수 없어 아쉽다. 불모산 정상에서 조망되는 가마봉 - 향봉 - 옥녀봉 가는 능선의 아기자기하면서도 기운찬 산세가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듯하다. 불모산 정상은 주위가 온통 깎아지른 절벽이어서 특히 조심하여야 할 곳이다.

 

(주등로는 직벽에 걸린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지만, 위험한 곳은 우회로가 있다)




(톱바위, 가마봉, 향봉, 옥녀봉이 도열해 있는 주능선)


간이휴게소

 

불모산에서 바위를 타고 미끄러운 길을 얼마나 내려왔을까…, 갑자기 숲 속에서 왁자지껄하다.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생수, 냉커피, 녹차, 칡즙 등을 팔고 있는 간이휴게소가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지만 그냥 지나쳤다.  



(톱바위 오르기 직전에 있는 휴게소, 여기서 대항과 금평리쪽으로 탈출할 수 있다) 

톱바위

 

톱바위 닭 벼슬 같은 암릉을 타고 올랐다가 다시 미끄러운 바위를 타고 내리는데 반가운 얼굴이 다가온다. 이게 누군가! 세상이 참 좁다. 우리와 반대방향에서 산행중인 현삼씨를 만났다. 그것도 많고많은 산중에서 사량도에서 만나다니… 기념으로 사진을 한 장 담았다.

 

(톱바위 능선, 용아장성을 타는 기분이다)



(지나온 길도 만만하지 않지만... 이제부터 바위산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구간이 시작된다)


 

(가마봉에서 바라본 향봉(탄금바위)의 우뚝 솟은 자태가 범상치 않아 보인다)

 

가마봉


가마봉을 향해 계속 발길을 이어 쭈빗거리며 서 있는 소나무 숲을 지나고 비탈길을 돌아 갈 길을 재촉한다.

 

칼날같은 암릉을 오르내리니 눈 앞에 직벽 가까운 바위에 약 20m 길이의 로프 두 가닥이 늘어뜨려져 있는데 위를 쳐다보니 까마득하다. 자신이 없다면 우회길로 가면 되지만, 일단 암릉에 붙었다면 정상까지 올라서야 하는데 정상은 가마처럼 생긴 해발 303m의 가마봉이다.

 

지나온 달바위 봉 능선이 하늘 높이 솟구쳐 있고 그 능선을 걷는 산행객들의 그림자는 흐릿하다. 산 아래 옥동 마을은 전형적인 포구의 마을로 평화롭게 고즈넉하며 마을 앞 바다는 물결 하나 없이 잔잔하다.  

 

(가마봉에서 내려다 본 대항, 한려수도 푸른 바다가 아름답다)


가마봉을 내려서는 길은 양쪽에 우회로가 있고 가운데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바다 위에 떠있는 한려해상의 용아장성, 직벽 33.6M 높이에 모두 98계단인데 30계단은 완만하지만 68계단은 70도 이상의 급경사로 산객들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계단을 중간쯤 내려가는데 우회길로 먼저 와 있던 강과장이 기겁을 하며 돌아서서 내려 오라고 한다. 비경을 조망하면서 내려가고 싶은데 보는 사람이 더 겁이 나는가 보다.


(옥녀봉 가는 길은 몇번이나 직벽에 걸린 로프와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려야 하는 스릴 만점의 코스다)



(왜 암벽을 타고 내려오는가? 다시 향봉을 오르기 위해서다...)


탄금바위

 

다시 길을 계속하여 바위 턱에 오르니 수직 벼랑이 서 있는데 바로 거문고를 닮은 탄금대(彈琴臺)다.

곤두선 암벽에 매달린 밧줄을 타고 오르는게 아찔하지만 일단 꼭대기에 올라서게 되면 가슴이 후련해지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이런 맛에 힘들여 오르는 것 아니겠는가?.



(탄금바위를 오르고 있는데 뒤따르던 이대리가 포즈를 취해 보라고 한다...)




(탄금바위/향봉 내려오는 길, 여기는 가파른 암벽에 밧줄 사다리가 걸려있다)



(뒤 돌아 본 풍경, 멀리 구름은 불모산 봉우리를 덮고 있다)


옥녀봉

 

탄금바위에서 내려 바윗길을 걷다 보면 숲 속에 슬픈 전설을 간직한 옥녀봉이 나타난다. 산객들 중에는 탄금바위를 옥녀봉이라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듯 하다.

 

슬픈 옥녀의 전설을 간직한 옥녀봉은 소나무에 둘러싸여 있고 돌무더기 하나가 있으며 철재나 석재 표지판을 설치해서는 안된다는 말에 따라 프라스틱 안내판과 사각의 프랑카드가 옥녀봉임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다시 옥녀봉을 내려서니 소나무 숲이 우거진 흙 길을 지나고 해풍이 시원하게 땀을 가시게 한다. 옥녀봉 하산길은 고도를 급격히 낮추는데 조금 내려오면 또 철계단을 만나지만 먼저 번보다는 많이 완만하다.



(옥녀봉 정상, 향봉을 옥녀봉으로 아는 사람도 많다.)


 (직진하면 금평항으로 연결된다. 대항은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된다)


대항

 

지금까지의 암릉길은 사라지고 발길 편한 내리막 길은 소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곧장 가면 금평리로 이어지지만 우리는 대항으로 가기 위해 왼쪽에 난 길로 하산한다. 가팔라 미끄러운 자갈길을 내려서면 설악의 암릉과 매화산의 교태를 적당히 섞어놓은 듯한 사량도의 꿈결 같은 산행은 끝이 난다.

 

목적지 대항 ?횟집에 도착하니 거의 다 도착한듯 자리가 가득찼다. 5시간 거리를 3시간 반만에 왔는데 … 어차피 오늘 산행은 극기훈련도 아니고 말 그대로 리프레쉬를 위한 산행이었으니 능력에 맞게 질러 오든 코스를 단축하든 각자 수준에 맞게 안전하게 산행했으면 됐다.


(대항 방향에서 바라본 주능선의 암릉 모습)



(동료들과 한 컷, 유람선에서는 또 다른 감흥이 있다)



15:00에 출발하기로 한 배는 서울 손님들을 기다리느라 10분 늦게 출발.

 

유람선은 갈 때와는 달리 적당히 취기도 오르고 분위기도 고조되어 10여분이 지나자 갑판 위는 갑판 위대로 선내는 선내대로 흥에 겨워 디스코텍이 따로 없다. 한편, 짝을 지어 아름다운 한려수도를 감상하는 사람, 멋진 비경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 등 각자가 유람선에서의 낭만을 즐기고 있다.

 
 

(우리는 돌아왔는데...유람선은 사람들을 싣고 사량도로 향한다.)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섬, 몇 번을 벼르다 마침내는 대간까지 빼먹고 다녀온 산, 사량도 지리산... 사량도 지리산을 생각지도 않은 날 그렇게 다녀왔다. 다음에 시간나면 사량도 하도에 있는 칠현산을 가 보고 싶다, 날씨 맑은 날 한려수도와 산 밖에서 사량도 산들을 보고 싶다. (끝)







(사량도 산행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