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맞이 내장산 아홉 봉우리 종주

2009. 6. 25. 18:48山情無限/산행기(일반)

 


단풍맞이 내장산 아홉 봉우리 종주





   ○ 일시 : 2006.10.21(토)
   ○ 날씨 : 맑음, 박무
   ○ 코스 : 동구리-유군치-장군봉-연자봉-신선봉-까치봉-연지봉-망해봉-불출봉-서래봉-일주문
   ○ 참석 : 산길따라종주산악회 18명

   ○ 구간별 소요시간               / 총 6시간 35분
       01:15        문수고 출발
       06:00~30     추령 / 아침식사
       07:15~25     들머리(동구리) / 산행시작
       07:46        유군치
       08:22        장군봉(696m)
       08:44        연자봉(675m)
       09:24        신선봉(763m)
       10:05~15     까치봉(717m)
       10:29~35     연지봉(670m)
       10:55        망해봉(679m)
       11:30        조망바위
       11:50        불출봉(619m)
       12:20~50     식사
       13:19~27     서래봉(624m)
       13:50        석란정지
       14:00        일주문
            ~14:40  공원 단풍감상 / 출발
       21:40        울산도착


이틀간 칠선골을 거쳐 창암능을 타면서 가을 지리산 정취에 흠뻑 취했다.
토요일에 추수를 하려 했는데 어찌 농삿일이 인간의 계획대도 되겠냐마는
주말에 비가 올 것 같아 하루 당겨 벌써 추수를 다 해 버렸다고 한다
무심하게 산에서 혼자 즐기다 온 것이 미안하기 그지없다.

그렇게 또 금쪽같은 하루가 생겼다.
추수 때문에 함께 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산길따라 산방의
내장산 아홉 봉우리 종주산행이 궁금해 확인을 해보니 아직 여유가 있단다.
와이프에게 "오늘 밤에 내장산 종주가는데 갔다오면 안되겠냐?" 하니
어이가 없어하면서도, 피곤하지 않냐며 마지못해 승락을 한다.



내장산은 말발굽형 9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9봉을 종주한 후에 원점회귀를 할 수 있어 좋다.

내장9봉은 오늘 종주하는 8개 봉우리에다 서래봉 다음의 월영봉까지를 말하나
우리는 연자봉과 신선봉 사이에 있는 문필봉을 포함하여 내장9봉 종주라 했다.

종주산행 코스는 보통 일주문에서 서래봉이나, 월영봉에서 시작을 하나
당구리에서 유군치를 올라 장군봉에서 서래봉 방향으로 내려가는 역코스를 잡았다.
거리는 12.7km, 8시간 소요 코스로 산길따라 산방의 종주산행이라 하기에는
2% 부족한 감이 있지만 내장산 단풍을 맞으러 종주산행으로 잡은 것 같다.

오는 길 추령근처 도로변에서 아침을 먹고 월영봉 아래까지 갔다가
다시 공원안 당구리에서 산행채비와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 다음

언제나 처럼 이른 아침 산문을 들어선다.



유군치

임진왜란때 승병들이 왜군을 유인해 크게 물리친데서 유래된 지명으로.
장군봉 1km 전 안부다. 추령에서 유군치로 올라 내장9봉을 종주하기도 한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갈 길, 조망이 좋다.
연자봉, 신선봉 멀리 망해봉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장군봉(將軍峰, 696m),
추령에서 연자봉 중간에 솟아있는 봉우리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승병대가 활약했다고 전해지는
험준한 봉오리로 수목이 울창하다.
산정에는 지휘대가 있고 이것을 장군대 또는 용바위라 한다.



높지는 않지만 계곡의 갈래가 많고 산비탈의 흐름이 급하다,
내장9봉이 빙 두른 주릉은 그 자체가 하나의 산성같다.
그래서 내장산에 왕조실록을 보관하였다고 한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내장산은 구례의 지리산, 영암의 월출산,
장흥의 천관산, 부안의 능가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이다.

내장산 가을 단풍은
금산사의 봄 벚꽃,
변산반도의 여름 녹음,
백암산의 겨울 설경과 함께
호남4경이라고들 말하니 내장산 국립공원은
호남 최고의 선경 4개중 2개를 지닌 셈이다.

또, 산경표에 의하면 내장산은 호남정맥의 일부를 이룬다.
추령(秋嶺/갈재)에서 장군봉과 내장산 최고봉인 신선봉~소둥근재(소죽엄재)
~백암산 상왕봉~곡두재에 이어 멀리 담양 추월산으로 호남정맥의 맥이 뻗는다.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아홉번째 봉우리 서래봉
마치 서래발같이 뾰쪽뾰족한 봉우리가 줄지어 있어서란다.



호젓한 산죽길도 지나고...
연자봉(燕子峰, 675m),
연자봉에서 흘러 내린 저 아래에 보이는 봉우리에는
8각정의 2층 전망대가 세워져 있고, 200m 위 지점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우화정 지구 사이를 운행하고 있다.



헬기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신선봉(神仙峰, 763m),
내장산 최고봉으로 내장9봉을 조망 할 수 있다.
경관이 수려하고 금선폭포, 기름바위, 신선문, 계곡 산벽에 용굴이 있다.
신선봉 산정에는 신선들이 바둑을 즐겼다는 평탄한 넓은 지역인 금선대가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금선대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으나
그 모습은 잘 보이지 아니하였다며 신선봉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토요산행대장인 착한마음.
산길산방을 위한 열성을 따를 자가 없지 않을까?



정상부의 나무들은 벌써 가을색이 완연하다.



봉우리와 능선에서 흘러내린 줄기가 가파르다,



초록도 계절을 이기지 못하고 변신을 시작한다.



올 단풍은 멀리서 바라보라는듯...
가까이서 보는 것보다 멀리서 보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까치峰(717m),
내장산 서쪽 중심부에 2개의 암봉으로 되어있는
내장산의 제2봉으로 백암산으로 연결된다.

까치봉에서 몇 사람 빠지긴 했지만 단체로 사진을 담았다.



가을에는 단풍 못지않게 열매도 색이 좋다.



내장산 아홉봉우리가 조망되는 연지봉(蓮池峰, 670m),

까치봉에서 흘러내린 봉우리로서 이곳에서 발원하는 내장산 계곡의 물이
서래봉을 돌아 내장호를 이루며 동진강 줄기의 근원이 된다.

이미 반 이상을 진행했는데 3시간 남짓 걸렸다.
점심을 먹기도 어중간하고 하여 가천님을 비롯한 선두는 망해봉으로 출발을 했고
나머지 대원들은 간식겸 가져온 먹거리들로 전을 펼친다.

술 잔까지 돌리는 것을 보고는 혼자 망해봉으로 출발했는데
무척이나 열심히 산을 타시는 쭈니님이 뒤 따라온다.
이 때부터 서래봉 직전까지 길동무가 되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동행했다.



망해봉에서 바라보는 가야할 방향 능선

곤두서 있는 철계단을 오르니 전망이 확 트인다.
서래봉으로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능선은 타는 재미가
제법일 것 같아 벌써부터 구미가 당긴다.



망해봉(望海峰, 679m),

연지봉과 불출봉 사이에 솟아있는 봉우리로
내장산 안쪽으로 먹방이골이 잘 보이며 바깥쪽으로는 용산저수지와 호남평야는 물론
맑은 날이면 정상에서 서해를 조망 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늘은 아쉽게도 박무로 바다를 볼 수가 없었다.



오늘 홍일점으로 참석한 쭈니님

불출봉(619m) 가는 길 운치있는 소나무 그늘아래
조망바위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한동안 조망을 즐겨본다.

불출봉에서는 조망을 즐길 겨를도 없이 지나쳤다.
오는 도중 간간히 만나던 산객들이 불출봉부터는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몰려 올라오기 때문이다.
아마, 오전에 도착하여 일주문에서 서래봉을 올라 불출봉에서
원적암쪽으로 하산하는 산객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런 것 같다.
봉우리 조망이 장관이라고 하여 "불출운하"라 하며
아랫쪽 암벽에 "내장풍악(內藏風嶽)"이라는 각자가 있다니
옛부터 좋은 경관이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자기 땅도 아니면서,
국립공원 산속에서 술을 파는 것이 정당한냥 당당한 노점상(?)은
술도 팔아주지않으면서 주위 공터에서 점심을 먹는 우리가
못마땅한지 심기가 불편하다.

점심을 먹고 가파른 비탈을 내려선다.
샘은 검사성적서가 무색하게 가뭄으로 말라있다.

서래봉은 곤두선 철계단 몇 번이나 타고 오르 내린다.



아직은 내려온 만큼 다시 올라야 한다.
이쯤되면 내려서는 것도 달갑지 않다.

두꺼비님은 무릎이 많이 불편한가 보다.
그 천하의 두꺼비님 무릎이 고장이 나다니...
무릎은 내려설 때 더 아프고 힘든데
오르내리는 계단이 너무 많다.

암벽사이에 설치된 철계단은 가파른 데다
발딛기에 너무 좁아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철계단은 10분 이상 계속된다.



서래봉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능선이 마치 공룡의 등같이 울퉁불퉁하다.

서래봉(西來峰, 624m),
내장산의 북쪽을 두른 암산이며 내장산의 대표적인 경관이다.
모양이 마치 농기구인 써래같다 하여 "써래봉"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달마조사가 양(梁)나라로부터 이웃에 왔다하여 "서래(西來)"라 한단다.
약1km의 바위절벽이 그대로 하나의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는 서래봉은,
기묘한 바위절벽 아래로 단풍나무가 아름드리 둘러쳐저 있어
마치 여인이 고운 치마를 입은듯한 모습이다.



높은 곳은 다 오른다.
인간의 높아지고자 하는 원초적인 본능
보는 사람을 도리어 걱정하게 만든다



석란정지(石蘭亭址)

암벽 앞에 '석란정지'라고 적힌 안내판이 서있다.
조선말 명성황후를 추모하며 제사를 지냈다는 서보단이 있던 곳으로
석란이 많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지금은 정자나 석란은 없고.
"석란정"이란 글씨만 남아 있다.



이제 단풍나무 초록잎도 변색을 시작한다.
2주는 더 지나야 단풍이 절정일 것 같다.



운치는 덜하지만 산문은 산문이다.
산문을 통과하면 산행이 끝난 기분이지만
일주문까지는 산책로를 따라 가는 길이니
산행이 끝난 것같은 기분이 더하다.



내장산도 이제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러나, 올해 단풍은 한결같이 예전같지 않다며 실망한다.
가을가뭄이 심해서 인지...
단풍이 곱게 물들기도 전에 말라버리거나 낙엽이 되어
아래는 아직 잎이 푸른데 위쪽은 벌써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가 많이 눈에 띈다.



전망대가 있는 앞산도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다



단풍이 좀 덜 들면 어떠랴
노랗게 단풍진 나무아래 연인의 사랑은 익어가는데...



서래봉 암봉, 서래이빨보다는 닭벼슬에 가까운 모습이 아닌지?



내장산 단풍을 담아보려지만 카메라에 제대로 잡히는 풍경이 없다.


유명한 일주문 단풍나무 턴널에 철 이른 단풍객들로 만원이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면 이 길이 메어 터지지 않을까 괜한 걱정을 해본다.

이틀동안 지리산 산행에 이어 내장산 종주까지 했으니
올 가을 산행은 대미를 장식한 것 같다.
선홍빛으로 불타는 단풍이 예전만 못하다해도
어찌 칠선의 가을이 내장산의 가을이 예전만 못하다 할 수 있겠는가?

함께한 산행 무사히 종주할 수 있어 감사하고
그냥 따라 오기야 쉽지만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수고한
산길따라 산방 운영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