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5. 20:25ㆍ山情無限/산행기(일반)
○ 산행일자 : 2007. 3.10(토) 07:50 ~ 16:40 (8시간 50분)
○ 산행날씨 : 박무, 흐렸다가 가랑비
○ 참석인원 : 산길따라종주산악회 22명
○ 산행거리 : 약 21km
○ 산행코스 : 하조마을-형제봉-도솔봉-따리봉-한재-백운산-억불봉 갈림길-노랭이봉-동동마을
○ 소 재 지 : 전남 광양시 봉강면, 옥룡면, 진상면, 다압면 / 구례군 간전면
1. 구간별 진행시간
3.10. 04:10 울산 문수고 출발
06:30~07:05 섬진강 휴게소 도착 / 아침
07:40~50 들머리(하조마을) 도착 / 출발
09:05 형제봉(861.3m)
10:25 도솔봉(1,123.4m)
11:40 또아리봉(1,120m)
12:05 한재
12:35~13:05 백운산 안부 헬기장 / 점심
13:40~55 백운산 상봉(1,217.8)
14:05 헬기장 갈림길
15:20~35 억불봉 갈림길
15:50 노랭이봉
16:40 날머리, 동곡리 동동마을
2. 산행기록
산길따라종주산악회 에서 백운산 종주를 하기로 하였다.
요즘 지리산에 들 수없어 좀이 쑤시던 차에 잘 되었다.
지리에 들면 파도처럼 일렁이던 남쪽의 산너울,
그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
그 백운산 마루금을 걸으며 지리산을 보고 싶다.
화가가 캔바스에서 한발짝 물러나 그리던 그림을 보듯...
광양 백운산!
지리산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 오는 "지리산 조망대".
백두산으로부터 4천리 내리 달려온 백두대간이 갈래쳐
금남호남정맥, 호남정맥이 되어 솟구쳐 마무리 되는 곳.
그리고, 백운산에서 매봉을 살짝 비껴나면
김인호 시인이 <섬진강 편지>에서
"저물면서도
저물면서도
아,
환히 빛나는
그 강 노을빛으로 살아갈 수 있겠네."
라고 노래한 섬진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
그 백운산을 다른 일 재껴두고 가야겠다.
이제 무박종주가 조금씩 부담이 되어 오는데
새벽에 출발한다니 다행이다.
배낭을 챙겨놓고 오지않는 잠을 억지로 청해본다.
마치 어릴 때 소풍 가는 날같이 알람도 울기 전에 잠이 깼다.
와이프가 깰세라 조심조심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새벽 4시! 이 신새벽에 독립투사 접선이라도 하듯
마지막 접선지 문수고 앞으로 시간맞춰 가니
벌써 차가 와서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가
'두꺼비'님과 '착한마음'님이 반갑게 맞는다.
(섬진강 휴게소)
유난히 덜컹거리는 버스는 남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햇귀가 돌기시작하할 즈음 광양 섬진강 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 정자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광양IC에서 내려 봉강면 조령리 하조마을로 향한다.
하조마을, 오른쪽은 성불계곡, 왼쪽은 월출재 가는 길
성불교를 건너 왼쪽 월출재 방향으로 50m쯤 되는 지점에 형제봉 가는 이정표가 서 있다.
매화의 고장에 왔는데 매화를 담기 어렵다.
다가가 자세히 보니 꽃잎이 누렇고 쭈글쭈글하다.
꽃샘추위의 시샘이 심했는가 보다. 냉해를 입은 것 같다.
(들머리, 이정표가 형제봉 가는 길을 가르키는 것 같은데...)
산행채비를 한 후 '형제봉 1.96km'라는 친절한 이정표가 있는
제법 넓은 길로 들어서 150m쯤 올라가자 길이 사라져 버렸다.
주변에는 간벌을 한 나무들만 쌓여있고..., 할 수없이 왼쪽 가파른 능선을 넘어
잡목숲을 헤치고 나가니 잘 정비된 등로가 나타나는게 아닌가?
길도 없는데 저런 이정표를 왜 세워 놨을까?
확인은 못했지만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월출재 방향으로
더 진행하면 형제봉 오르는 들머리가 나올 것 같다
선두가 제대로 길을 찾았다.
처음부터 된비알길이지만 솔향이 코를 간지럽힌다.
대지가 기지개를 켜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 기운이 느껴진다.
(예닐곱번 비알을 치고 오르자 드디어 호남정맥 마루금이 나타났다.)
들머리 고도가 200m 정도고 형제봉이 864m니 650m 이상을 오른 셈이다.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도록 힘들게 올랐지만 그 보상은
한줄기 산들바람으로도 족하고, 산죽밭 만나는 것 만으로도 족하다.
그기에다 조망까지 트이면 더할나위없이 좋다.
(1시간 만에 오른 형제봉, 봉우리가 2개여서 형제봉인가?)
사방이 훤히 트이는데 좌측으로는 지리주능선이 펼쳐지고
진행방향으로는 호남정맥(湖南正脈) 길이 펼쳐진다.
산정무한(山情無限)!
이 순간 무엇이 부러우랴
산에 있을 때는 산이 되고 싶다.
장송이 된들 어떻고 또 바위가 된들 어떠랴!
산과 숲과 나무가 그렇듯
인간도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하거늘...
우뚝하게 솟은 봉우리가 도솔봉인 것 같다.
가야할 길은 앞에 보이는 능선길이 아니고 도솔봉 뒤로 이어진다.
(형제봉 내림길에서 앞서가던 토끼님이 발목을 다쳤다.)
더 이상 산행이 어려워 아쉽지만 탈출하기로 한다.
오히려 요즘이 겨울보다 더 조심하여야 할 시기인 것 같다.
(도솔봉, 정상석 너머로 지리산 주능선이 펼쳐진다)
형제봉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낸 지리산 주능선은
호남정맥과 나란히 가는데 역시 백운산 상봉에서의 조망이 기대된다.
바로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지리산 반야봉, 그 왼쪽이 노고단
(혼자하는 산행이라면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 갈만한 곳인데...)
(아직 잔설이 남아있고 정상부에는 땅이 얼어있다)
일기예보는 오늘 비 또는 눈이 온다고 했는데...
박무로 쾌청하지는 않아도 지리산이 조망되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고도가 높아지니 잔설이 보이고 아직 얼어있는 등로가 미끄럽다.
(참새미재, 또아리봉까지는 급경사 오름길이다)
또아리봉까지는 가파른 오르막 0.8km, 논실까지는 2.4km
백운산 중에서도 또아리봉 일대가 고로쇠 수액 채취로 이름난 곳이어서 그런지
참새미재 부근에 고로쇠 수액 채취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고만고만한 봉을 넘나드는 능선길이었는데
또아리봉 오르는 길은 제법 가파르고 귀이한 형상의 바위들이 나타난다.
(생명의 신비, 생명은 영원하다)
시인 안도현이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할 때 가슴이 아렸다.
오늘, 생명을 다한 나무가 거름이 되어 새생명을 싹 틔우는 것을 보며
아렸던 가슴이 다시 저려온다. 난 이 세상에서 어떤 의미일까?
(처마에 달린 고드름은 겨울과 함께 거꾸로 자랐는데...)
(멀리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백운산)
마치 술래잡기 하는 것 같다.
빨리 오라고 손짓하면서 자꾸만 도망가는 것이...
또아리봉 오르는 가파른 길이 힘이 든다. 연이어 나타나는
철계단은 장애물같지만 그나마 조릿대가 순화시키며 운치를 더한다.
(따리봉이라고도 하는 또아리봉)
또아리봉은 육산에 바위가 얹혀있는 모습이 '똬리'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또아리란 짐을 머리에 일 때 짚이나 헝겊으로 둥글게 틀어서 만든 물건으로,
지방에 따라 또아리, 또바리, 또개미, 또가리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나
'따리'는 정확한 이름 '똬리'를 잘못 부르고 있는 것이 아닐지?
"또아리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파노라마"
(한재, 또아리봉에서 여기까지 얼마나 까먹었는가? 백암봉 오를 일이 까마득하다)
또아리봉에서 한재까지는 가파른 내림길이다.
대간길이나 종주길에서 중간에 나타나는 급한 내리막은
분명 내려온 만큼 다시 올라야 하니까 달갑지 않다.
그마저 녹은 길이 질척여서 더 힘든다.
(가파른 오름길이 힘들어도..., 그 비탈에서도 꽂꽂하게 살아가는 나무들이 있는데...)
이제 허기도 지고, 가파른 오르막 길이 힘이든다.
백운산 방향에서 내려오는듯한 산객들이 제법 눈에 띈다.
산죽밭을 카메라에 담느라 조금 지체한 것 같은데
그새 일행과 간격이 많이 벌어졌다.
따라 붙으려고 속도를 내 보지만 생각같이
거리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더 벌어지는 것 같다.
(달콤한 휴식. 오르기 위해서 쉬고, 쉬기위해 또 올라야 한다.)
제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는데 앞서가던 일행이 쉬고 있다.
지금 쉬면 더 힘들 것 같아 그냥 오른다.
(어찌 백운산에서 고로쇠 수액 채치를 안하겠는가?)
마치 링거를 맞고있는 환자같은 고로쇠 나무
고로쇠 진액을 수탈당한다고 어떤 나무는 비닐봉투가 달려 있고
어떤 나무는 고속도로 같은 호스가 직결되어 있는데
흡사 흡혈귀가 피를 빨아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분별한 고로쇠 수액 채취는 자제되었으면...
(백운산 상봉 오르는 길, 길이 거칠어 진다.)
백운산 정상이 가까워지자 너덜길에 불쑥불쑥
솟아오른 바위들이 절경을 연출한다. 점심 때가 넘었는데도
바위아래 바람자는 곳에서는 식사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무심코 오르는 바람에 신선대가 어딘지도 모르고 올랐다.
(뾰족봉 백운산 정상 상봉에는...)
개미같이 암봉을 타고 오르는 산객들과 정상 증명사진 찍느라 분잡한 모습이다.
(백운산, 지리 주능을 배경으로 넣어 담아보고 싶었지만... 이마저도 힘들게 담은 것)
높이가 1,215m로 광양시 다압면, 옥룡면, 진상면의 경계에 있는
호남정맥 최고봉으로 전남에서 지리산 노고단 다음으로 높다.
서쪽으로는 또아리봉, 도솔봉, 형제봉이, 동쪽에는 매봉이
남쪽으로 뻗치는 4개의 지맥을 안고 있다.
계곡으로는, 다압면 금천리로 흐르는 금천계곡과
진상면 수어저수지로 흐르는 어치계곡,
도솔봉 남쪽 봉강면으로 흐르는 성불계곡,
옥룡면의 젖줄이며 광양읍 동천을 거쳐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동곡계곡 등
백운산 4대 계곡을 품고 있다.
"백운산(상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파노라마"
하나는 남쪽의 경남 하동 청암면 묵계리, 이른바 청학동 뒷산 삼신산이고,
다른 한 곳은 북쪽의 전북 남원 산내면과 경남 함양 마천면 삼정산이다.
백운산도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지리산과 마주보고 있어
장쾌한 지리산 100리 주능선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가야할 능선, 멀리 뾰족한 억불봉이 보인다)
호남정맥은 백운산에서 매봉쪽으로 진행하지만
우리는 억불봉 방향 능선을 따라가다 노랭이봉 쪽으로 방향을 튼다.
원래는 억불봉을 넘어 구황마을쪽을 날머리로 잡았으나
코스를 변경하여 노랭이봉을 거쳐 동동마을로 내려서기로 했다.
분잡한 정상을 비껴서서 제자리를 잡고 사방 조망을 즐기며
넋을 잃고 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일행이 떠난지 오래되어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재촉하여 일행을 뒤쫓아 본다.
(백운사 갈림길, 산길따라종주산악회를 위해 헌신적인 두꺼비님)
오늘은 하산 후에 특식(삼계탕)을 준비했단다.
어디 먹는 사람이야 좋지만 그게 보통 일인가?
착한마음님과 조폭님, 그리고 금마차님은 여기서 산행을 접고
백운사 방향으로 먼저 하산하여 음식준비를 하겠다고 한다.
봉사도 좋고 식솔들을 챙겨 먹이는 것도 좋지만
종주산행 왔다가 음식장만한다고 도중하차하는 건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닐까?
산길따라종주산악회에 대한 애정은
운영진 누구 한 사람 더하고 덜한 사람이 없지만
두꺼비님의 애정과 열정은 도를 넘는다.
(무슨바위? 두꺼비 같기도 하고...)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순천만 방향)
날씨가 좋으면 좋은 그림이 나올듯 한데...
오늘은 박무로 인하여 순천만이 잡히지 않는다.
(편안한 능선, 마치 영남알프스 신불평원을 걷는듯...)
철지난 억새가 운치를 더하는 길이다.
부드러운 길은 맨발로 걷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한달음에 억불봉을 오르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데 이미
선두와 너무 거리가 멀어진 것 같아 아예 여유를 부려본다.
(바구리봉이라고도 하는 억불봉, 노랭이봉 갈림길)
바구리봉은 광양의 억불봉 기슭에 사는 본토박이들이 부르는 억불봉의 토속어라고 한다.
옥룡쪽에서 억불봉을 바라보면 쌀 벌레인 바구미 모양을 닮았다하여
바구미봉으로 불려졌던 것이 구전되어 오는 과정에 와전되어
바구리봉으로 불리는 것 같다고 한다.
우리는 노랭이봉을 거쳐 동곡리 동동마을로 하산한다.
선두는 억불봉을 갔다 온다고 억불봉으로 향했는데
한참을 기다리다 먼저 출발을 한다
(하늘에서는 매가 축하비행을 하고...)
하늘에는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는데
이름을 알 수 없는 매 4마리가 구름을 뚫고 나타나
노랭이봉 위를 선회하고는 북쪽하늘로 사라진다.
몇 번을 시도한 끝에 겨우 한 마리를 담았다
(노랭이봉 돌무덤 앞에서 단체사진 한장을 남기고)
오늘은 점심 먹을 때도 모두 함께 모이지 못한 것 같다.
선두는 선두대로 내달리고 후미는 후미대로 여유를 부린 탓이다.
몇 명되지는 않지만 후미끼리라도 단체사진을 찍고
이제 1시간 거리인 날머리 동동마을로 향한다.
(호젓한 갈참나무 숲길, )
노랭이봉에서 능선을 타고 동동마을로 향하는 길은
갈참나무 낙엽까지 적당히 쌓여 호젓한데
등로변에는 오리나무와 진달래, 그리고 이름모를 꽃들이
봉우리를 터뜨리려 숨을 고르고 있는듯 하다.
(저 아래 광양제철 연수원이 보이고, 저멀리 지나온 백운산이...)
(산행 날머리, 동동마을로 내려선다)
드뎌 대장정이 끝났다. 7시50분에 출발하여 지금 16시 40분
옥에 티라면 도중에 발목부상으로 탈출한 산객이 있어 아쉽다.
(찬 도랑물도 점점 봄색깔이 묻어난다)
(백운산 4대 계곡중 하나인 동곡계곡)
동곡계곡은 실제 길이가 10km에 이르며
학사대, 용소, 장수바위, 선유대, 병암폭포 등의 명소가 있다.
학사대는 호남 3걸로 일컫는 조선 중종 때의 유학자 신재, 최산두가
소년시절 10년 동안 학문을 닦았던 곳이라 한다.
(특별메뉴, 먹는 사람이야 즐겁지만 그 준비에 얼마나 힘이 드는가?)
진눈깨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불어 난장에서 식사를 할 수 없어
가든을 빌렸다. 조폭님과 능삼이님, 초록빛님이 배식하느라 바쁘다.
덕분에 산행도 잘하고 준비하고 수고한 님들 덕분에 식사까지
특별식으로 했으니 고맙고 감사한 마음 뿐이다.
(백운산 자락 동곡리 동동마을에도 정적이 감돈다. 우리도 마을을 조용히 빠져 나온다)
(백운산 종주 산행 코스)
녹색선이 우리가 지나온 길,
들머리 이정표를 보고 올랐는데 도중에 길이 사라져 버려
형제봉 오르는 길 찾는다고 한참을 헤매야 했다.
만약 이 코스로 산행을 계획한다면 형제봉 이정표 있는 곳에서
월출재 방향으로 조금 더 진행하여 나오는 길로 들어서야 할 것 같다.
(구글로 뒤돌아 본 궤적... 참 많이도 걸었구나 / 솔잎님 제공)
함께한 모든 님들 수고 많았습니다.
특히, 준비하고 애쓰신 운영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토끼님도 빨리 쾌차하여 백두대간도 이어 갈 수 있기를...
산길따라종주산악회 화이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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