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고향집 같은 음식점 '흙시루'에서 친구와..

2011. 9. 2. 12:59여행/여행기

 
 
 

 
옛 고향집 같은 음식점 '흙시루'에서 친구와.. 


○ 2011. 8. 21    날씨 : 구름 약간
○ 부산직할시 기장군 교리






미포에서 청사포까지..
몇 십년 만에 들렸으니 추억을 더듬으며 돌아보고 싶은데
주차하기도 힘들고, 피곤하여 돌아 나오면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나 지금 집으로 가고 있는데 지금 달맞이길 들어섰다" 했더니
잠시 의논하던 친구가 "그럼 기장에 있는 '흙시루'에서 만나자"고 하길래
음식점 같지 않게 생소한 이름이 이상해 혹시 잘못들은 것 아닌가 싶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와이프, 유명한 곳이라 귀뜸하면서도 어딘지는 모른단다. 
네비게이션을 찍고 안내 해 주는대로 따라가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50여년 전 고향으로 되돌아간듯한 동네(?) 하나가 나타났다.
민속촌보다 민속적인 저 집이 음식점이라니..





('흙시루' 입구)

마치..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로 시작하는 축복의 말씀같이..





(옛날 시골 고향집 생각에.. 향수에 젖는다)

초가지붕에 박넝쿨, 박넝쿨에 달린 박..
화단에는 손톱에 물들이던 빨깐 봉숭아꽃 하며..




(저 앞이 안내소..)

지금은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그 사이 줄이 얼마나 길게 늘어 서 있는지..







(조롱박과 수세미가 주렁주렁.. 지금은 조롱박, 수세미, 호박넝쿨 축제기간)











(점입가경/漸入佳境)

漸入佳境인데..

한국의 전통문화를 컨셉으로 하고 있다는 흙시루는
곳곳에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도자기 등의 골동품과 60, 70년대의
소품 2,000여점을 전시해 놓아 예전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 놓았다.
특히, 황토 초가집, 토굴, 기와집, 너와집 등 전통가옥에서
이전 잔칫집 음식인 절편, 잡채, 전, 식혜, 찜 등의 음식을
먹으며 진한 향수를 느낀다고..







(낯 익은 농기구들.. 왠만한 민속박물관 저리가라 할 정도..)





(별관 앞 장독대.. )





(밖은 옛날 모습, 안은 현대식인 화장실)





(여기가 놀이 마당인듯..)

계절별로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는데..
11월에는 새끼꼬기, 오자미던지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경연을 하고,
계절별로 봄에는 야생화와 분재 전시회,
여름에는 조롱박, 수세미 축제,
가을에는 국화축제를 연다고 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50년 전으로 돌아간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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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지붕에는 박넝쿨에 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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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시루 안내도.. 대지가 3,000 평이 넘는다고..





민속박물관뿐만 아니라.. 옆에는 동물원과 야생화 정원까지..





(공원보다 잘 꾸며놓은 정원)

옆 농장은 다양한 정원수와 야생화로 잘 꾸며놓은데다,
동물원에는 반달곰을 비롯하여 제법 많은 종류의 동물들을
사육하고 있어 어린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많이 보인다.
식사후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데.. 도심 속에 이런
공간을 만들어 나누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게 여겨진다.









(처음보는 외래종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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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꾸며진 정원에는 원두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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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 시간..)

벌써 땅거미가 지고,
전등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다.
넷이서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
별로 나눈 이야기도 많지않은 것 같은데
아무리 반가운 사람들이라도 그렇지..
그 사이 3시간이나 훌쩍.. 신선놀음이었다.
지겹고 힘든 시간은 정지한듯한데
즐거운 시간은 이렇게도 빨리간다.











('흙시루'는 단순한 음식점이라기 보다는..)

보고 느끼고 즐기는 고객만족과
건강을 추구하며 우리 전통 보전을 경영이념으로 삼고
지역 민속문화의 육성 발전을 기하고, 공원보다 이쁜 정원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등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하니.. 식재료까지 속여가며 부도덕하게
돈벌이에만 급급한 일부 대형음식점들과 다른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나라도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여 부자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그러고 보니 음식 사진이 한 장도..)

늘 카메라를 지니고 다녀도
결정적인 사진은 놓치기 일쑤. 아쉽다
산행할 적엔.. 카메라를 꺼낼 수 없는 경우가 그렇고,
이쁜 꽃.. 맘 홀려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그렇고,
식사할 땐.. 특히 음식이 맛있으면.. 그렇다.





(다음을 기약하며..)

뭐가 그렇게들 바쁜지..
지척인 부산과 울산에 살면서도
칠월칠석 년례행사같이 가끔 만나고..,
그렇다고 연락을 자주하는 것도 아니지만
늘 너와 너의 가족 안부가 궁금하고,
언제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친구야.
네가 사는 부산의 반이 너와 너의 가족으로 가득찬듯하고
네가 존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 기쁨이 되고
너를 생각만 해도 빙그레 웃음짓게하는 친구야
갚고 싶지만.. 늘 받기만 해서 미안하고,
성실하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나를 돌아 보게하는 친구
약점많은 날 늘 이해의 눈길로 감싸주어 고맙구나.
그래, 고맙다는 말은 자주 못해도
이제 세월이 가고 나이들면서 알게 된
나의 또 다른 나인 친구 영호야!
오랜 세월 지켜온 우리의 우정
더 아름답게 키우자구나.

오늘.. 부산 나들이는
해운대 동백섬 누리마루에서 해수욕장,
미포, 청사포로 이어진 아름다움 풍경도 좋았지만
역시 백미는 아름답고 멋진 '흙시루'에서
친구와의 만남! 다음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