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10코스
2013. 4. 10. 00:14ㆍ여행/여행기
올레 10코스
(절경을 마냥 즐기며 갈 수 없는 길)
○ 2013. 3. 29 08:40~10:40 14:00~16:50 / 바람심하고 쌀쌀함
○ 올레10코스/ 하순금모래해변-산방연대-(마라도)-송악산-모슬포
○ 제주 서귀포시 화순, 모슬포
산방산 근처 화순 금모래해수욕장에서 모슬포항까지
산방연대,사계포구,형제해안길,송악산둘레길,섯알오름,알뜨르비행장,
하모해수욕장 등을 거치는 총연장 14.8km, 4~5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번에 올레10코스를 걷기로 한 것은 마라도와 모슬포를 가려던 차에
인근에 멋진 올레길이 있어 여정에 포함시켰는데 이 코스는
걷기여행 길을 무려 5만여km나 조성하고 있다는 스위스의 레만호
'라보 와인길'과 우정을 맺은 '우정의 길'이라고도 불린다.
아름다운 풍광과 화산쇄설층이 절경을 이루는 길이기도 하다.
오늘 일정은 올레10코스를 걷다가 송악산 선착장에서 마라도로
들어가 섬을 한바퀴 돌고 다시 돌아와 모슬포까지 마저 걷고
'봄꽃'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화순 '안덕농협'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배에서 내리자 마자 서두른 바람에
시간맞춰 올레10코스가 시작하는 하순까지 왔다.
(10코스 출발지 금모래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바쁘게 이동하느라 제주에서 아침을 먹지 못하여
문을 연 식당이 있나 찾아봐도 조그만 시골마을에
일찍 문을 연 식당은 보이지 않는다.
(화순 금모래해수욕장에서 보는 산방산)
금모래 해변.. 이전에 한 광산회사가 이곳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사금을 채취하면서 불리는 이름이라고..
이후 경제성이 없어 문을 닿았다고 한다.
바닷가로 내려서니 바람이 차고 심하다.
(게스트하우스 '조이플' 커피숍(?)에서 아침 해결)
금모래해수욕장을 빠져 나오니 집들이 보이고
그 중 불이 켜져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보이길래 혹시나 하고
아침식사가 가능한지 물으니 토스트와 커피가 준비된다고 한다.
감사하다. 날씨도 쌀쌀하여 난로 옆에서 몸도 녹이고
토스트 두 조각과 커피, 밀크로 아침을 해결했다.
(남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풍경)
그런데 나무들이 왜 말라죽고 있는지?
(모래사장을 지나니 퇴적암과 화산쇄설층이..)
마치 잘 조각한 작품같다.
모래사장이 끝나는 부분에서 서근다리오름으로 오르는
계단이 보이지만 해변길로 들어섰다.
(푹푹 빠지는 모래사장을 지나니)
(올레 10코스에 숨어있는 절경, 주상절리대)
'사계(沙溪)'라면.. 모래계곡? 주상절리와 절묘한 조화다.
'놀멍 쉬멍' 멋진 풍경속에서 유유자적 하고 싶은데
마라도 들어가는 배시간을 맞추려니 마음이 바쁘다.
(모래사장에서 올라와 산방연대 가는 길)
연대(煙臺)란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 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으로, 봉수대와 기능면에서 동일하나
연대는 주로 구릉이나 해변지역에 설치하였고,
봉수대는 산 정상에 설치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산방연대 오르면서.. 뒤돌아본 '항만대', '산방개')
(하멜기념비)
기념비문에는
"네델란드의 선박 디 스페르워르호가 표류하여
헨드릭 하멜이 이곳에 발을 딛게된 것은 1653년 8월 16일의
일이다. 그 뒤 13년동안 그는 이 땅에 머물었고 고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책을 펴내 한국을 서방세계에 널리 밝힌
최초의 사람이 되었으니 그 옛일을 기념하여 이 작은
돌을 세운다"라고 적혀있다.
(저 앞에 보이는 것은 하멜이 타고온 배 모형의 하멜 전시관)
용머리해안은.. 옛날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던 시절
탐라국에서 용맹스런 제왕이 탄생할 거란 예언을 듣고는
그 제왕이 태어나는 것을 막으려 자객을 보냈는데.. 그는 태평양을
향해 나가는 용의 모습을 발견하고 용의 꼬리와 잔등을 잘랐는데
그 죽은 용의 모습이 지금의 용머리해안이라는 전설.
입장료 2,000원, 한 바퀴 돌아나오는데 20~30분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라 들어가지 못했다.
(은빛으로 빛나는 용머리 해변, 아래는 사계해안)
멀리 송악산과 형제섬, 그 사이로 어렴풋이 보이는 마라도.
은가루를 뿌린듯한 사계해변길을 걷다보면 사계포구가
나타나고 해안일주도로와 만난다.
(사계리, 사계포구)
(고르바초프 부인 조형물)
사계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1991. 4.20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주도에서 한러 정상회담을 가질 때 부인 라이사 여사가
다녀 갔다는 기념 조형물도 있고..
(46)
(그저 좋은듯..)
(형제섬을 보며 걷는 형제해안로)
(모든 상념 훌훌 털고 그냥.. 무작정 걷고 싶은 길)
폭신한 길이 걷기도 편한데 바다는 은가루를 뿌린듯
은빛으로 빛나고, 드문드문 피어난 꽃들도 반겨맞는다.
뒤돌아 보니 산방산과 한라산이 보이고..
한 폭의 그림같다.
(제주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산지)
2005년 9월 8일 천연기념물 제464호로 지정된
제주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산지는 중기 구석기 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사람 발자국 화석과 동물 발자국 화석,
그리고 식물화석 등 수천여 점이 발견된 화석층이다.
이곳 사람발자국 화석은 구석기시대 제주지역에서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의 흔적으로 사람발자국 화석은 세계에서 6번째,
아시아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 코끼리, 노루, 사슴, 새 등의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발자국
화석 수천여 점, 연체동물, 절지동물, 식물 등 다양한 종류의
화석이 함께 발견되었다. 최근에는 갈대화석도 발견되는 등
학술적보호가치가 높은 지역이라고 한다.
(화석산지를 지나..)
(송악산 선착장이 나타날 때가 되었는데..)
(송악산 마라도유람선 대합실)
마라도 왕복요금 13,500원 입장료 1,500원 인당 15,000원
(쿠폰을 이용하면 2,500원 할인) 할인쿠폰을 준비하는건데..
마라도까지는 30분 소요, 마라도에 1시간 30분 체류.
송악산 출발 시간은 064-794-6661로 문의바람.
(우리를 마라도로 데려다줄 배가 들어온다)
(송악산, 송악산 둘레길이 시작된다)
(제주 송악산 해안 일제동굴진지)
이 시설물은 일제강점기 말 패전에 직면한 일본군이
해상으로 들어오는 연합군 함대를 향해 소형선박을 이용한
자살폭파 공격을 하기 위해 구축한 군사시설물이라고 한다.
그 형태는 'ㅡ'자형, 'H'자형, 'ㄷ'자형 등으로 되어있으며
제주도 남동쪽에 있는 송악산 해안절벽을 따라 17기가 만들어 졌다.
제주도 주민을 강제동원하여 해안절벽을 뚫어 만든 이 시설물은
일제침략의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함과 더불어 전쟁의 참혹함과
죽음이 강요되는 전쟁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송악산관광안내도)
(송악산 오르다 뒤돌아 본 모습)
산방산과 형제섬, 그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한라산.
우리를 태우고 왔던 유람선은 또 다른 사람들을 태우고
마라도로 떠나는데 우리는 모슬포로 향한다.
(송악산 일제 동굴진지)
송악산 외부 능선 해안에 있는 이 시설물은
당시 일본군의 군사시설로서 1943~1945년 사이에 만들어졌다.
이 진지동굴은 태평양전쟁 말기 수세에 몰린 일본이 제주도를
저항기지로 삼고자 했던 증거를 보여주는 시설물 가운데
하나로주변에는 섯알오름 고사포 동굴진지와 해안동굴 진지,
알뜨르비행장, 비행기격납고, 지하벙커, 이교동 군사시설,
모슬봉 군사시설 등이 있다.
(계속 따라오는 산방산과 송악산)
(송악산둘레길)
(두 바퀴에 5,000원?)
(송악산에서.. 모슬봉과 산방산 방향)
(절울이, 저별이악(貯別伊岳)이라고도 불리는 송악산)
기생화산체로 단성화산(單性火山)이면서 꼭대기에
2중 분화구가 있다. 제1분화구는 지름 약 500m, 둘레 약 1,7km이고
제2분화구는 제1분화구 안에 있는 화구로서 둘레 약 400m, 깊이 69m로
거의 수직으로 경사져 있다.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삼림이 적으며,
토양이 건조하여 생태계가 매우 단순하다.
송악산(松岳山)
산중에서도 악산! 옛날에는 소나무가 많았을까?
이름과는 달리 소나무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
(송악산 조망)
송악산 분화구, 분화구 너머로 보이는 산방산
가파도와 그 뒤로 아스라이 보이는 마라도,
그리고 알뜨르 평야와 모슬포 방향,
(絶景! 말 그대로 절경이다)
(9)
(요즘 둘레길이나 산길이나..)
계단을 만들고, 바닥은 온통 나무로 도배(?)를 하고 있다.
저 바닥에 쓴 나무. 방부처리한 약품은 얼마나 환경친화적일까?
흙길이 좋은데.. 훼손이 심하지 않은 곳은 구태여
비싼 돈들여 인공적인 길을 만들필요가 없지않을까?
(송악산 둘레길을 가다 만난 풍경)
알뜨르평야와 은빛바다, 해안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경들이 아름답기만 하다. 이 아름다운 풍경들을
여유롭게 바라보며 유유자적할 수 있다니..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꼼짝없이 덩달아 달려야 하는 일상이지만 한 발만
비껴서면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인 것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멋진 카피다.
(솔잎길, 호젓한 숲길을 걷는데..)
여기에 또 일제동굴 진지가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것 아닌가!
(앗! 저기는?)
도중에 송악산을 오르긴 했지만 저기는?
1시간 반 전에 마라도에서 나와 출발했던 선착장이 있던
바로 그곳 아닌가! 오는 길이 즐겁기는 했지만 불과 200m도
안되는 길을 그렇게 돌아오다니.. 백두산 가면서 중국으로
빙 둘러서 갈 때와 같은 느낌이라면 비약일까!
(섯알오름.. 평지같은 완만한 오름)
(섯알오름 일제고사포진지)
1945년경에 구축한 총 5기의 고사포 진지.
원형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2기는 완공되고 3기는 미완공된 상태.
당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했던 알뜨르비행장 보호를 위해 지은 시설.
이런 군사시설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수세에 몰린 일본이 미국의
일본 본토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제주도를 최후의 방어진지로 삼고
제주도민들을 대규모로 강제동원해 만들었다고 한다.
또다시 욱일승천기를 앞세우고 무장하고 있으니..
정말 나쁜 X들..
(21)
(길섶엔 하얀찔레꽃도 피었는데 유채는 아직 철이 이른듯.. )
(섯알오름 4.3추모공원)
4.3사건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
제주 4.3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으로, 일본 패망 후 한반도를 통치한
미군정에 의한 친일세력의 재등장과 남한 단독정부수립에 남로당을
중심으로 반대하는 과정에서 많은 제주도민들이 희생당한 사건.
이곳에서 무고한 민간들이 학살당하였다 한다.
(꽃길이 반기지만 우리는 왼쪽방향으로 꺾어 좁은길로 든다)
(일제가 남긴 흉물스러운 격납고 알뜨르비행장)
알뜨르는 '아래 벌판'이라는 뜻을 가진 예쁜 이름이지만
알뜨르 곳곳에 입을 벌린 채 듬성듬성 놓여 있는 콘크리트 건축물은
흉물스럽다. 알뜨르의 너른 벌판은 일제 때 비행장이 있던 자리.
현재 제주국제공항ㅇㄴ 정뜨르비행장과 함께 대표적인 일제 군사시설.
1920년대 중반부터 모슬포 지역의 주민들을 동원하여 활주로를 비롯한
비행기 격납고와 탄약고 등을 10년에 걸쳐 세우고 후에 다시 확장.
중일전쟁을 벌였던 일본은 알뜨르비행장을 전쟁의 전초기지로 삼아,
일본에서 이곳으로 날아온 비행기가 주유를 하면 상하이, 베이징, 난징까지
공습 가능하였다고 한다. 전선을 남쪽으로 확대해 나가던 일본은 진주만
공습으로 시작된 미국과의 전쟁을 위하여 남부 해안을 군사기지화하면서
원래 66㏊였던 알뜨르비행장을 264㏊의 규모로 확장했다.
패색이 짙어진 일본이 가미가제를 위한 조종 훈련을 이곳에서
했다고 하니 섬뜩하면서도 가슴 아픈 역사가 아닐 수 없다.
벌판 군데군데 20여 기의 격납고가 있다. 인근 송악산 해안진지,
가마오름 평화박물관과 함께 제주에 남은 일제의 군사유적.
일제와 전쟁의 광기를 기억하며 우리 땅에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무슨 개선문도 아니고.., 혹시 이것도 일제 전쟁의 유물?)
(논 가운데를 지나는 올레10코스)
농부들이 열심히 일하는 들길을 걷기다 미안한 마음으로..
(특이한 장면, 나무에 부표를 등같이 매달아 놓았다.)
(하모해수욕장, 멜케해수욕장, 모슬포해수욕장)
평균수심 1m 정도인 모슬포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어
모슬포해수욕장이라고도 하며 예전에 멸치(멜)가 많이 잡히던 곳이라
멜케해수욕장으로도 불린다고. 모래가 곱고 수심이 얕으며 해안가
넓은 잔디밭에는 야영도 할 수 있어 피서지로 적합하다.
(벌판 너머로 보이는 산방산)
(모슬포 마라도 정기여객선 대합실도 보이고..)
모슬포에서는 마라도 정기여객선이 운항하고 있고
올레10-1코스와 청보리 축제가 유명한 가파도 배편도 있다.
마라도 가는 배편이 송악산 선착장보다 많다.
(모슬포항)
오늘 여정의 종착점 모슬포
'몹쓸 바람이 많이 불어서 모슬포'라 하기도 하고
'사람이 못살 곳이라고 모슬포'라고 한다는데 역시
오늘 올레10코스 출발점 하순 금모래 해변을 출발하면서부터
찬바람을 많이 맞았다. 모슬포까지 8시간 정도 걸렸는데 도중에
마라도에 들린 시간을 빼면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먹고,
산방산 오른 것까지 다 포함해도 5시간도 채 안걸린 것 같다.
올레길은 '쉬멍 놀멍' 걸으면 좋은 길.. 유유자적 즐기며
걸어야하는데 점심시간에 마라도에 들어가려고 금모래해변과
사계해안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밭길을 바쁘게 지나왔다.
올레10코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7코스보다는 때묻지 않아
좋았지만 한편으론 동굴진지, 섯알오름 그리고 알뜨르비행장을
보며 일제만행을 되새겨 보고 섯알오름 4.3추모비에서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 하여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길이기도 했지만
무사히 좋은 여행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제 항구식당을 찾아 저녁 먹고,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가면 오늘 여정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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