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비엔나), 음악과 예술의 도시
2013. 7. 1. 02:34ㆍ여행/여행기
잘츠부르크 압테나우에서 빈까지 300km가 넘는 거리였지만
조금도 지루함을 느낄 사이가 없었다. 알프스 산맥의 험준한 암봉과
푸른 초원이 이루는 조화, 알프스의 울창한 산림과 높은 산들이 만든
그림같이 아름다운 호수들을 지나면 또다시 끝없이 펼쳐지는 유채가
노랗게 핀 벌판.. 또는 수도 없이 많은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는 차창 밖
풍경을 보며 모짜르트의 왈츠곡들과 베토벤의 '운명교향곡', '월광소나타',
'엘리제를 위하여'가 배경으로 깔리니 잘 짜여진 한 편의 영화같다.
그 사이 4시간이나 달려 달려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했다.
빈, 도로 한가운데로 전차(트램)가 달려온다
빈에 도착하자 마지 점심을 먹고
링 외곽지역에 위치한 세계문화유산인 쉔부른 궁전에 들렸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궁전. 마리아 테레지아와 그녀의 막내딸
마리 앙뚜아네트의 화려했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고
아름다운 정원을 조금 걸어 봤다.
쉔부른 궁전의 화려한 실내 모습. 1441개의 방 중 공개된 방은 40여 개
정문 쪽 앞 마당에 있는 분수대
쉔부른 궁전에서 한참을 이동하여 들린 곳은 벨베데레 궁전
여기서 클림트의 원본 '키스'를 만날 수 있었다.
벨베데레 오베레스(상궁)에서.. 클림트와 에곤실레, 오스카 코코츄카의 작품들..
정원 뒤로 운테레스(벨베데레 하궁)이 보인다.
이제 외곽에서 도심 중심부로..
파리 오페라하우스, 밀라노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세계 3대 오페라하우스로 불리는 빈 오페라 하우스.
1869년 완성되어 모짜르트의 '돈 지오반니'를 초연했고,
1897년부터 10년 동안 구스타프 말러가 총감독으로 있으면서
일류 오페라하우스가 되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카라얀, 카를 뵘 등 세계적인 지휘지가 총감독을 맡아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링을 따라 신왕궁을 앞을 지나서..
빈 최초의 정식 극장인 궁정극장
연극 전용 극장이라도 한다.
눈이 즐겁다. 교차로에도 아름다운 조각상이..
스위스에는 은행이 많고 빈에는 카페가 많다고 한다.
비엔나 커피라는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질 만큼 빈 사람들은
커피를 즐기는데 자기 삶을 카페에서 설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여행자도 빈(비엔나) 근사한 카페에서 비엔나 커피 한 잔
빈의 상징이자 혼인 성 슈테판 대성당
슈테판 광장 / 20세기 전까지 오밀조밀하게 지어져 있던
많은 가옥들을 과감하게 철거를 하여 넓혀 '성 슈테판광장
(Stephansplatz)'으로 부른다고.. 광장의 동쪽과 북쪽으로 빈의
가장 번화한 쇼핑 거리인 '그라벤 스트라쎄'거리와 '케른트너 슈트라쎄'
거리가 연결되며 성 슈테판성당의 반대편으로 현대 건축사에 길이 남을
건축가 '한스 홀라인(Hans Hollein)'이 설계한 '한스 하우스
(Haas Haus)'란 건물이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빈 Subway, U-Bahn(Subway) 노선도
빈 시내는 지하철과 트램, 버스로 구석구석이 연결된다.
지하철과 트램,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티켓은 공용인데,
지하철 정류장과 트램,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발매기를 통해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는데, 티켓은 용도에맞게 1회용권(2.00€), 24시간권(6.70€),
48시간권(11.70€), 72시간권(14.50€) 등을 구입할 수 있다.
가끔씩 보이는 'HYUNDAI'가 반갑다
빈의 지역난방시설이라 부르는 빈의 쓰레기 소각장.
한 때 화재가 발생하여 철거되었다가 빈의 시장인 독트르 헬무트 칠크의
끈질긴 설득 끝에 훈데르트바서가 슈피텔라우 지역난방 플랜트의 외관 개조작업을 했다.
자연 그대로를 주장하는 훈데르트바서는 공해물질을 내뿜는 쓰레기 소각장에 대해
근본적인 반감을 가지고 있어서 처음에는 반대를 했지만, 최신식 배기가스 정화기술이
도입되고, 빈 시민의 3분의 2가 이 소각장으로 부터 난방을 공급받게 되고 빈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쓰레기 소작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개조작업에 참여하여 과거 우중충했던 쓰레기 소각장같지 않은 예쁜
외관으로 바꾸고 공해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 쓰레기 소각장으로 변모시켰다.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연장도 마련되어 있어 이제는 사랑받은 문화활동 공간으로도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 곳에서는 매시간 16.5톤의 가정 폐기물을 소각하여
60메가와트의 열을 얻는다. 굴뚝의 높이가 126m인 빈의 명물이 되고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훈데르트바서는 지구환경에 관심이 있어
평소 좋아하던 인물이었는데 이번 오스트리아에서 존경하게 되었다.
훈데르트바서(1928. 12. 15 ~ 2000. 2. 19)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화가이자 환경운동가로 국적은 뉴질랜드이고
자연을 사랑했던 프리드리히 스토바서(Friedrich Stowasser)였던 본래 이름을
"평화롭고 풍요로운 곳에 흐르는 백 개의 강(Friedensreich Hundertwasser)"
이라는 뜻의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로 개명을 하였다.
20세기 오스트리아 예술가이며 주요 건축물로는 '훈데르트바서하우스',
'쿤스트하우스빈', 주요 회화작품으로는 '대성당1', '노란집들-질투' 등이
있고,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쳐 나갔으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주장하며 환경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당신은 자연에 잠시 들린
손님이다. 예의를 갖추어라.'라는 말로도 유명하다.
저녁을 먹으러 빈 외곽 그린칭 마을로 이동하여
색다른 분위기의 오스트리아 전통음식점을 찾았다.
우리가 찾아간 집은 꽤나 유명한 집인지..
색다른 분위기에서 전통음식과 함께 먹은 '호이리게'가 별미였다.
'호이리게(Heurige)'는 '그 해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을
말하는데..소시지와 구운 돼지고기, 닭고기, 감자와 샐러드가 나오면
'호이리게'는 별도로 주문을 하여야 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 2명의 악사가
테이블을 돌며 바이얼린과 어코디온으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에 이어
'아리랑', '만남', '소양강 처녀' 등 귀에 익은 멜로디들을 연주하며
흥을 돋군다. 오래 전부터 이어오는 전통이라니.. 빈이 음악의
도시임에 틀림없다. 테이블당 5유로 정도의 팁은 필수.
호이리게라는 간판을 내걸기 위해서는 직접 포도를
재배해야 하며 다른 지방의 포도를 구입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이를 위해 빈은 7백20 헥타르 정도의 포도 농장을 가지고 있으며,
이곳에서 매년 생산되는 와인은 3백만 리터가 넘는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나오자 시원하게 소나기가 한 줄기 쏟아진다.
날씨가 정말 많이 도와 주는 것 같다.
48번 트램 종점에 있는 아름다운 그린칭 마을에는
베토벤이 살던 집이 있는데.. 베토벤은 여기서 그 유명한
'전원 교향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한 팀은 호텔로 바로 들어가고, 우리는 음악회장으로 가는데
아뿔싸! 찾아간 음악회장이 예약한 곳이 아니었다. 잘못 찾아간
덕분(?)에 다시 예약한 음악회장으로 가기 위해 이동..
국회의사당 앞을 지나가는데..
빈의 다른 건물과는 달리 제우스 신전같이 그리스풍이다.
지혜의 여신 아테네가 서 있는 분수대가 앞에 서 있는데 의원들이
지혜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아테네 상을 세우고
이곳을 오가면서 아테네 여신상을 바라보며 의회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지혜를 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국회의사당 정문에는 시비곡직(是非曲直)을 가릴 줄 아는
영수로 알려진 상상의 동물 해태상이 세워져 있는데 의원님들은
과연 해태상을 제대로 보기는 할까? 시비곡직은 커녕
술수만 난무하고 바른 것도 굽게 만들며 제대로 하는 것
하나없는 우리나라 의원님들 정신 좀 차렸으면..!
트램을 자주 만나면서 한 번 타 보고 싶었지만
계속 버스로 이동하다 보니 탈 기회가 없을줄 알았는데
음악회장 가는 길에 트램을 타 보다니.. 오히려 전화위복이다.
빈은 버스와 지하철 트램이 있는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교통수단 간 연계가 잘 되어 있으며 대중교통은 자율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표는 Tabak이나 역, 정류장에 있는
발매기에서 1회권, 24시간권, 2일권, 3일권, 8일권 등
자신에게 맞는 표를 끊어 사용할 수 있다.
선진국답다. 우리나라도 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대중교통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까? 부럽다.
다행히 시간 늦지않게 음악회장에 도착했는데
음악회장은 미국인, 일본인 등으로 만원이었다.
음악의 도시 빈에 왔으니 음악회 참석도 해 봐야지..
1시간 반 정도 진행된 공연은 경쾌한 왈츠곡들과
중간에 단막의 뮤지컬도 곁들여 시간 가는줄 몰랐지만
아는 곡은 스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과 서너 곡 정도.
12만원짜리 음악회인데 팜플렛이라도 한 장 나눠 주었더라면..
경쾌한 선율에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오스트리아에 들어서면서부터 문화적인 충격이 컸다.
오스트리아가 이렇게 아름답고 삶의 질이 높은 선진국인줄은
몰랐다. 1인당 GDP 48,479$(2012년 IMF 기준)로 세계 13위,
국민소득만 높은 것이 아니라 문화수준이 세계 제일로 높은 나라.
수도 빈(비엔나)은 역사, 지정학, 경제투자 가치 등 모든 면에서
동구권의 중심지이자 격조 높은 중세 고도이자 아름다운 음악 도시.
빈은 절반 이상이 정원 공원 숲 농지 등 녹지대로 시내에 700㏊의
포도밭과 와인 생산지가 들어서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전원풍 대도시.
또 지리적으로 유럽 중심부에 위치해 유엔본부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국제원자력기구(IAEA) 같은 많은 국제기관이
자리 잡고 있어 국제컨벤션협회 조사에 따르면 빈은 지난 5년간
세계에서 국제회의를 가장 많이 개최한 도시로 기록되었고,
최근 미국의 컨설팅업체 '머서'가 221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2012년 삶의 질'을 평가한 결과 오스트리아
빈이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것도
2009년부터 4년 연속으로 1위라고 한다.
음악회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 오는 길에
택시를 탔는데.. 어디서 왔냐기에 사우스코리아에서
왔다고 하니 호감을 나타내면서 한국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서울, 김치, 아리랑, 삼성, 현대 등은 알고 있었지만 나이 탓인지
강남스타일은 몰랐지만.. 나이는 나보다 1살 적었는데 한국 사람들은
나이보다 젊게 보인다며 듣기좋은 말까지 덧붙힌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한국에 호감가진 택시기사를 만난 것도 기분좋은 경험..
세계에서 가장 생동감 넘치는 도시 빈. 푸른 숲과 다뉴브강,
우아한 고전 음악과 중세 건축물들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수도 빈.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 격조 높은 도시 중 하나로
연중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 빈.
이렇게 멋진 빈의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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