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4차(4구간 : 복성이재에서 무령고개까지)

2009. 6. 29. 19:31山情無限/백두대간(完)

백두대간 4차 (4구간 : 복성이재에서 무령고개까지)




산행일자 : 2006. 1. 7 (토) 05:55 ~ 15:45

산행날씨 : 맑음

산행거리 : 도상거리/18㎞       누적거리 : 95km

           복성이재 - 봉화산 - 중재 - 중고개재 - 백운산 - 선바위고개 - 무령고개

참    석 : 백두대간 종주회 30명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1/7 00:30          신복로타리 탑승 (전용 버스)

     04:00~05:00    탐라가든, 추어탕 식사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5:55          복성이재(550m), 출발

        07:39~50       봉화산(920m), 일출

        09:28~35       무명봉 아래 휴식 

        09:46          광대치(805m)

        10:25          월경산(945m)

        10:58          중치(650m)

        11:30~12:35    고냉지 밭, 점심

        12:55          중고개재(750m)

        14:25~30       백운산 정상(1278m)

        15:28          선바위 고개(1040m)

        15:45          무령고개(920m)

        16:00~18:00    버스 탑승

  ③ 복귀

        18:00          무령고개 출발
                       함양휴게소, 식사

        21:30          울산 신복로타리 도착





2. 산행기록


하필이면 대간 타는 주간에 심한 몸살을 앓다니..., 거기에다 주말에는 올 겨울 들어 제일 추워져 산행들머리 지역은 영하 10도 아래까지 내려가고 산꼭대기는 그 보다 더 추울거라며 와이프는 걱정이 태산이다. 짐짓 하루 쉬었으면 하는 눈치다. 그러나 이 정도 일로 빠지면 앞으로 어떻게 대간완주를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흔히 산꾼들 하는 말로 감기몸살은 눈밭에서 뒹굴면 저절로 낫는다고 하지 않는가! 서둘러 짐을 챙겨 신복로타리로 향했다. 누가 봐도 미쳤다 하겠지. 그런 몸으로 야밤에 그 힘든 대간 타러 간다고 짐 챙겨 나가는 모습이

 

억지로 자려고 노력했는데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제법 깊은 잠을 잤다.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참을만하다. 지난달 3차 하산하면서 탐라가든에서의 저녁식사가 얼마나 맛있었든지 4차 아침식사도 그곳서 해결하기로 하였다. 전라도 추어탕 별미에 경상도 사람들이 감탄을 한 것이다.




(출발하기 앞서 복성이재 이정표에서, 이 사무국장)


05:55
, 복성이재(550m), 든든하게 식사를 하고 복성이재로 이동하여 아이젠과 스패츠를 차는 등 단단한 산행준비를 하고 출발한다. 하늘의 별은 쏟아질 듯 초롱초롱하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왼쪽이 전북 장수군 번안면이고 오른쪽이 남원군 아영면인데 아영면 장성마을은 임춘보(흥부의 본명)가 주인공인 흥부의 배경 마을이다.

 

헤드랜턴을 밝히며 복성이재를 출발한 종주대는 어둠을 뚫고 뽀드득 뽀드득 거리며 봉화산 정상을 향해 치닫는다. 봉화산까지 이어지는 길은 철쭉 군락지로 유명한 지리산 바래봉에 버금간다고 한다.

 

치재에서 후미와 합류하기 위해 잠시 쉬면서 뒤돌아 보니 헤드랜턴 불빛이 마치 쥐불놀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열차같이 이어져 오고 있다. 키가 넘는 철쭉밭을 헤치고 치재를 지나 봉화산으로 향하는데 오른쪽으로 지리 주능선 마루금이 선명하게 나타나는가 싶더니 이내 주황색 햇귀가 돌면서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날씨도 좋아 일출이 멋있을 것 같은데 전망 좋은 봉우리에서 일출을 맞을 수 있을지




(여명이 밝아 오는가 싶더니 이내 짙은 오렌지색 햇귀가 돌기 시작한다)


봉화산 정상으로 다가 갈수록 철쭉나무는 사라지고 눈 밭에 억새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다. 이 곳도 원래 철쭉명소였다고 하나 10여 년 전 산불로 철쭉밭이 타 버린후 황량한 산에 억새가 메우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아름다운 자연도 한 순간의 실수로 잿더미가 되고 훼손된 자연은 원상회복이 어렵다.




(봉화산에서 맞은 일출)

07:39~50 봉화산(920m), 오르는 길을 재촉하여 봉화산 정상에서 일출을 맞았다. 윙윙거리는 북서풍 칼바람이 보통이 아니다. 일출장면을 찍고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데 카메라 배터리 교환 메시지가 뜬다. 몇 장 찍지도 않았는데겨울산행시 겪은 일이지만 카메라는 보온을 해도 일출전에 이미 배터리 하나가 동작을 멈추고 만다.



(봉화산 정상에서)

봉화산은 과거 봉화를 지폈던 역사 속의 산인데 철쭉으로 유명하다. 봉화산 정상에 서면 북쪽으로 오늘 거쳐야 할 백운산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그 너머로 남덕유산과 기백산이 보인다. 남쪽의 병풍을 친듯 장쾌한 지리산 연봉과 주능선은 구름이 걸쳐있어 마루금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봉화산에서 조망한 대간길, 멀리 백운산... 그 너머 남덕유산, 기백산이 보인다)

봉화산에서 바로 보이는 870봉에서 동남쪽으로 뻗은 능선이 경남과 전북을 나누는 경계다. 870봉을 넘자 제법 거친 능선길이 이어진다. 조금 쉬어갈 장소를 찾으려 해도 찬 북서풍을 바로 맞으며 마루금을 계속타는 바람에 쉴 곳이 마땅하지 않다. 944봉을 지나서도 몇 번의 오르내림을 더한 다음 광대치쪽으로 스키장 슬로프 같이 가파른 눈 길을 지나 양지바른 곳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꿀맛 같은 휴식(09:28~35)을 가진다. 다행이다. 더 가려해도 오늘은 벌써 다리가 뻐근하고 허기가 져서 가기 어렵다. 고작 3시간 남짓 진행했는데



(광대치에도 대간 시그널이 만국기같이 달려 있다)


09:46 광대치(805m)에 이르니 대간 시그널이 만국기같이 저마다의 사연을 담고 달려있다. 과연 얼마나 많고 많은 선답자들이 이 길을 지났는지 걸려있는 시그널은 말이없지만 미루어 짐작이 된다. 광대치에서 오름길로 능선에 서니 약초 재배장 울타리 펜스가 꼭 군부대 철조망 같이 견고하게 쳐져있다. 철조망 길을 따라 한 참을 올라간다.



(월경산 조금 지난 지점에서 본 백운산 전경)

10:20 월경산(945m), 광대치에서 35분 정도 걸려 월경산을 통과하니 1 방향으로 오늘 산행의 클라이막스가 될 웅장한 백운산이 나타난다. 별로 힘들 것 같지 않아 보이는데 선답자들의 산행기에는 가도가도 백운산이 나타나지 않는 힘든 길이라고들 하고 있다.




(발목이 빠지는 길, 길을 조금만 벗어나도 허벅지까지 빠진다)


10:45 눈길, 월경산에서 중치가는 허릿길은 응달이라 눈이 많이 쌓여 있고 험하지 않아 걷는데 그렇게 힘 들지 않고 운치가 있어 좋다.




(중치에서 오른쪽 길로 조금만 내려가면 중기마을이다)


10:58 중치(650m), 백두대간 487개의 산...재 중에서 중치도 그 중의 하나다. 중치에서 오른쪽 길로 내려서면 중기마을로 고냉지 채소를 가꾸는 밭이 산자락에 치마같이 펼쳐져 있다. 중치쯤에서 점심을 먹을까했는데 온통 눈밭이라 1진 전체가 먹을 장소로는 마땅치 않다. 중치를 오르니 키만한 산죽이 우리를 맞는다. 산죽길을 한참 헤쳐 지나가다 오른쪽의 양지바른 고냉지 채소 밭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다.




(중재를 지나자 키보다 큰 조릿대가 숲을 이루고 있다)


11:30~12:35  눈 덮인 밭 가운데에 불을 지피고, 양지바른 곳에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었다. 무릎이 아픈 대원 1명은 후미대장과 도중에 하산한다고 하고, 나머지 후미는 1시간 이상 뒤쳐져 있는 것 같아 점심을 먹고 여유를 부려 보지만 후미가 나타나지 않아, 김 대장과 몇 명을 남겨두고 1진은 먼저 백운산으로 향했다.

12:55 중고개재(750m), 식사한 곳에서 중고개재로 질러가면 얼마되지 않는 거리인데, 백두대간은 한 발도 끊어지면 안된다고 하여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 대간길을 이어 간다. 그런데 별로 가파르지 않은 길인데도 힘이 든다. 벌써부터 이렇게 힘들면 저 가파른 길을 어떻게 오를지 걱정이 된다.




(백운산 오름길 심설지역)


드디어 경남 함양군 서상면, 서하면과 전북 장수군 번안면에 위치한 백운산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이번 구간의 최고봉인 백운산은 한치의 여유도 없이 계속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벌써 몇 번의 봉우리를 넘었지만 정상은 가까워 지지않고 또 다른 봉우리가 나타난다. 가파른 길이 연속되어 숨이 턱에 차고 다리는 점점 무거워 진다. 지금까지 선두에서 잘 버텨 왔는데 이제 한계가 온 것 같다. 페이스를 조절하기 위해 선두에서 빠져 나왔다.




(백운산 오르는 길, 바람을 받아 눈이 몰려있는 곳은 허리까지 빠진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사진이나 찍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뒤쳐져 가니 마음이 편하다. 왜 선두에서 미련할 정도로 힘들게 진행했는지 후회가 되기도 했지만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아마 한참 전에 퍼졌을 것이다. 정상을 머리 위에 두고 멋진 설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쉬다 가다를 반복하니 어느덧 백운산 정상 100m전 전망대다.


(백운산 정상 100m 못 미친 지점, 정상보다 오히려 지리산 조망은 더 좋다)


(바람과 눈이 합작한 작품, 눈이 나무를 타고 올라간다)




(백운산 정상에서)    

남쪽으로는 중봉, 끝봉 너머 천왕봉에서 구름에 잠긴 반야봉까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지리산 주능이 눈에 들어 오고, 뒤돌아보니 북쪽 끄트머리 덕유산 동쪽의 갓걸이산(괘관산)과 서쪽 가을 억새가 멋진 장수군의 장안산이 보인다. 역시 백운산은 골도 깊고 전망좋은 이 지방 최고의 명산이다.




(멀리 천왕봉과 구름에 가린 반야봉이 보인다, 사진을 click하시면 크게 보실수 있습니다)


14:25~30  백운산 정상(1278m), 나무에 가려 조망은 조금전 전망대보다 못한 것 같다대원들은 정상에서 증명사진 찍느라 순서대기가 바쁘다. 일부러 여유를 부리며 모두를 보내고 맨 나중 정상에서 출발했다.



(선바위 고개)

조금 진행하니 산죽 길이 나타나는데 산죽이 얼마나 키가 큰지 사람이 지나가면 산죽 숲에 묻혀 보이지 않는다. 진행하는 길 좌우로는 무거운 눈이 산죽을 짓누르고 있는데 버틴 사이로 공간이 생겨 마치 눈이 지붕같은 모습이다. 암봉을 지나 또 봉우리 몇 개를 넘어 가파른 내림길을 미끄럼 타듯 내리 달리니 저 아래 선두가 보인다.

 

15:28 선바위 고개(1040m). 천천히 걸으려 해도 선두가 보이지 않고 시간도 오후 3를 지난데다 가는 길이 끝도없이 이어져 마음이 바빠지는 바람에 속도를 내다 보니 벌써 선바위고개다. 대간지도에 2시간 거리를 1시간도 안 걸려 온 것이다. 몇 사람은 무령고개로 내려가고 몇 사람은 영취산을 오른다고 한다. 몸도 지쳐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다음에 또 올라야 할 영취산을 등정을 미루고 일행과 함께 무령고개로 향했다  

선바위 옆을 지나 영취산 허릿길을 지나니 내리막길이다. 15분 정도 열심히 눈길을 내려오니 눈이 하얗게 길을 덮고 있는 무령고개다.




(무령고개, 빙판길로 인해 버스가 올라오지 못해 한참을 걸어내려 가야했다)


15:44 무령고개(920m), 원래 버스가 이 곳까지 오기로 되어 있었으나 빙판길이 되는 바람에 차 있는 곳까지 걸어 내려가야 한다. 좌측으로는 장안산 오르는 등산로 입구에 이정표가 서 있다.

 

15:55 10분 여 눈 길을 걸어 내려오니 미끄러운 눈 길을 힘들여 올라온 버스가 반갑게 맞이한다. 여기까지 애써 올라온 버스기사님이 고맙다. 차를 타자 히터로 적당히 차 안을 덥혀놓아 피로가 싹 가신다. 2시간 후 후미가 무사히 도착하자 버스는 불을 밝히고 눈 길을 조심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는 길에 함양휴게소에서 단체로 국밥으로 요기를 하고 차안에서 간단하게 하산주를 한다.

출발하면서 김대장이 산행중 금주령을 내린데다 휴게소에서 술을 구할 수 없어 아마 소주 한 두잔으로 하산주를 마친 것 같다. 그렇다. 술 좋아하는 대원들도 산행대장 지시에 잘 따라주어 고맙고, 오늘 험한 눈길을 아무 사고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로 무사히 산행을 마쳐 더욱 감사하고...,

이내 깊은 잠에 빠졌다가 눈을 떠 보니 벌써 버스는 언양을 통과하고 있다. 출발할 적에 지끈거리던 머리도 개운하다. 21:30 신복로타리 도착. 4차 대간종주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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