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새해 일출

2014. 1. 1. 22:51Photograph/photograph

 

 

 

 

2014년 새해 해돋이 / 신불산 정상에서

 

 

 

 

 

 

 

 

해넘이, 2013년 마지막 해는 이렇게 졌다

 

 

 

 

집을 나설 때 뭔가 허전하다 했더니..

바삐 먹는 밥이 체한다 했던가.. 갑자기 야영짐을 챙겨도 그렇지..

신불재에 올라서니 그 허전함의 정체(?)가 밝혀졌는데.. 아뿔싸! (2013년에 못 이룬

일들에 미련이 남아서 허전했던게 아니라) 텐트 폴대를 빼 먹고 오다니.. 낭패다.

되돌아갈 수도 없고.. 텐트 덮고 비박이라도 할 요량으로 신불산 정상 박터로 올라 

바람이 억수로 부는데도 다행히 스틱을 세워 초가집같은 집을 하나 지었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밤새 잘 버텨 주겠지

 

 

 

 

도심은 불야성을 이루는데

공룡능선을 오르고 있는 불빛이 몇 개가 보인다.

매서운 바람이 부는 이 신새벽에 1100고지로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

좋아서 즐기며 하는 일을 당할 것이 없지!

 

 

 

 

여명, 햇귀가 돌기 시작한다

 

 

 

2014년 첫 해는 이렇게 솟아 올랐다

 

 

 

 

 

 

 

 

 

 

 

 

 

 

새해 새날은 / 오세 영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눈송이를 털고
침묵으로 일어나 햇빛 앞에 선 나무,
나무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긴 동면의 부리를 털고
그 완전한 정지 속에서 날개를 펴는 새
새들은 비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이 오는 길목에서
아득히 들리는 함성
그것은 빛과 빛이 부딪혀 내는 소리,
고요가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소리,
가슴에 얼음장 깨지는 소리.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얼어붙은 계곡에
실날같은 물이 흐르고
숲은 일제히 빛을 향해
나뭇잎을 곧추세운다.

 

* 오세영 시집

 '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

(시와시학사)중

 

 

 

 

 

 

일년 내내 빛 가운데로 행하소서!

 

 

 

 

모양은 볼품없지만 그래도 모진 북풍한설을 견뎌주며

신불산 정상에서 하루를 유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텐트.

 

 

 

 

 

 

 

 

 

 

 

영축산으로 해돋이를 보러 간 다물종주 산우들인듯..

영축산 정상에도 사람들이 어른거린다.

 

 

 

 

영남알프스 최고봉 가지산 방향

장쾌한 낙동정맥이 용트림하듯 하다

 

 

 

 

근래 지자체가 영남알프스를 접수(?) 하면서

옛 정취가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 하나 둘 아니다.

산정상에 꼭 이런식의 키보다 큰 정상석을 세워야 할까. 미끈하다고 다 좋은 것인가?

이전 영남알프스를 거들떠 보지도 않을 때 산꾼들이 정성들여 세운 정상석은 어쨌는가?

영남알프스 산봉우리에 세워져 있던 산꾼들의 추억과 애환이 스려있는

그 정상석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마치 주택개량한다면서 초가집이고 한옥이고 다 양옥으로 아파트로 바꾼 것 하고

뭐가 다른가? 이래 가지고 역사가 어디있고 무슨 문화가 발전하고 전통이 이어지겠는가?

영남알프스를 개발하는 지자체는 제발 탁상공론으로 삽질만 하지 말고

선진국들이 문화를 어떻게 보전하고 자연을 어떻게 보존하는지

좀 배워왔으면 좋겠다. 당신들이 잠깐 위임받은 동안에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훼손한 자연과 역사는 복원이 되지 않는다.

 

 

 

 

몇 천만원 들여 세웠다는 정상 케른(?)

케른은 이렇게 인위적으로 바벨탑 쌓듯 돈들여 쌓는 것이 아니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돌 하나 둘 쌓아 가져다 놓아 자연적으로 돌무더기가 되는 것이다.

혈세가 이렇게 쓰여지다니.. 돈이  남아돌면 이 추운 겨울 불우한 이웃이나 돕지..

새해 새날부터 열내면 안되는데.. 볼 때마다 안타깝다.

 

 

 

 

 

조만간 여기도 케이블카 공사하면 난장판이 되겠지..

 

 

 

 

 

밤새 바람이 얼마나 불던지.. 텐트가 날아갈까봐 잠 못자고

텐트 펄럭이는 소리에 놀라 잠깨고.. 열 번은 깼다 잤다 한 것 같다.

그래도 스틱으로 지지한 텐트가 잘 버텨주어 감사하다.

 

이웃 외국인.. 서로 인사라도 나눴더라면..

어제 먼저 와서 바람 자는 좋은 곳에 이미 텐트를 쳐 놓았길래..

'헬로우'하고 인사를 해도 안 받아 주더니.. 오늘 아침에 또 '굿모닝'

했는데도 받아 주지를 않는다. 새해 첫날 서로 인사라도 나눴으면 좋았을텐데..

장비는 밀리터리 룩에다 완전 최고급..

 

 

 

 

 

 

억새가  자리잡은 연유야 슬픈 역사의 단면이지만

영남알프스는 억새가 있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오랫만에 왔더니 신불대피소 주인이 또 바꼈다.

말 그대로.. 여기는 산악인들의 추억과 애환이 서린 대피소였는데

이제 그냥 산중의 매점 정도의 기능밖에 안되는 것 같아 아쉽다.

 

 

 

 

인생도.. 등산도..

정상에서 내려 설 때 조심해야 하는 것

사실 오르는 것 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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