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눈길 산행(어리목에서 돈내코까지)

2014. 1. 25. 23:54山情無限/한라산

 

 


한라산 눈길 산행
(어리목에서 남벽분기점거쳐 돈내코로)


○ 2014. 1. 14 / 흐렸다 맑았다 다시 흐림
○ 어리목탐방안내소-사제비동산-만세동산-윗세오름대피소-남벽분기점-돈내코지구안내소
○ 제주 애월읍(어리목), 서귀포시





제주 여행 첫날, 첫 코스는 한라산 눈길 산행.
성판악, 관음사코스는 자주 가는 코스라 이번엔 윗세오름에서
남벽분기점까지 설원이 환상적인 어리목~돈내코 코스로 정했다.
제주에서의 2박3일 여행 일정중 산행을 배에서 내리자 마자
직행하면 거의 야영장비 챙긴 수준의 배낭 무게가 부담이 되긴 하지만
전체 일정을 고려하면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감수할 수 밖에..

제주도는 언제 찾아도 좋은데, 겨울 한라산은 그 중 백미라 할 수
있겠다. 폭설로 입산통제를 시킬듯 말듯 하다 입산을 허가했을 때가
풍경으로는 제일 멋있고 심정적으로 제일 짜릿하다. 그기에 날씨까지 활짝 개이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오늘도 날씨가 활짝 개여 푸른 하늘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나 아무렴 어떠랴! 날씨가 흐리면 흐린대로, 눈비가 오면
오는 대로 한라산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고 느끼고 즐기고 가면 되는 것이지..





(동이 틀 무렵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날씨가 많이 흐린 것 같다.
그런데 어리목 가는 버스는..??





(1100도로 어리목행 740번, 동절기엔 첫차가 08:00)





(7:48, 어리목탐방지원센터)

6:35분 하선하여 연안여객선터미널을 빠져나오니
정문에 진을 치고 있던 택시는 어리목까지 20,000원이란다.
어리목가는 버스를 타려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먼저 달려 갔는데
버스는 8시에 있다고 하여 조금 서성거리다 지루하여
15,000원을 주고 돌아서 어리목으로 왔다.





(입산하기전 증명사진 한 장 남기고..)













(설국, 온 천지가 눈세상)

나목도 하얀 꽃을 피웠다.
꽃없는 겨울에 눈은 온 산에 꽃을 피워 황홀하게 한다.
또한 추한 모습들까지 눈으로 다 덮어 버렸다.
올 한해 하얀백지위에 새롭게 출발했으면..









(너는 아는가 눈길 걷는 멋을..)

뽀드득 뽀드득.. 키 큰 나무 밑 눈길 걷는 멋을..
이 시간 이 길을 걷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멋을..
온 세상이 하얗고 숲은 고요하기만 한데
발자국을 따라오는 뽀드득 뽀드득..















(황홀한 풍경, 만발한 눈꽃이 발길을 붙잡는다)

올 겨울 한라산에서 제대로된 눈꽃을 보는 것 같다.
하얀색이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다니..





(윗세오름 오르는 길)

황홀한 눈꽃지대를 지나니 하얀설원이 펼쳐진다.










(만세동산 오르는 길)

예로부터 나무가 자라지 않는 정상부를
민오름, 민대가리동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만세동산 전망대에서..)

만세동산은 예전 한라산에서 우.마를 방목할 때
높은 곳에서 소나 말들을 감시했다고 하여
망동산이라 부리기도 한다고..





(만세동산을 지나 윗세오름을 향하여)









(정상부의 나무들은 눈꽃이 아니라)

눈 범벅이 되어 작은 산을 이루고 있는듯...






(윗세오름대피소 오르는 길)

스키장 같은 넓은 설원이 펼쳐진다.









(윗세오름 대피소)

설산 대피소에서 먹는 컵라면 맛은.. 세상에서 제일
맛난 컵라면 맛 아닐까? 컵라면으로 이른 점심을 해결했다.
조금전 도착할 때 기상상황판 기온이 -7.8도 였는데 그 사이 0.5도나
올랐다. 산행하기 좋은 날씨인데 날이 많이 풀리고 있는 것 같다.
친절하게도.. 대피소 문에 1100도로 버스시간표가..







(우리는 돈내코 코스로 방향을 잡았다)

윗세오름대피소까지는 산객들이 좀 보였는데
거의 영실쪽으로 내려가고.. 돈내코방향은 우리뿐인 것 같다.
실은 여기서 남벽까지의 설경이 정말 멋진데..







(새하얀 눈과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청정하고 청결하다. 속된 생각까지 정화가 되는 것 같다.
이런 풍경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눈 터널을 지나..)













(!!!!!)







(새하얀 눈, 파란 하늘, 피어오르는 구름)















반기는 산 / 조태일
 
하이얀 살들을 드러내놓고
누구나 와서 뒹굴라고
겨울산은 말없이 누워 있다.

세상의 온갖 욕설도 괜찮다고
세상의 온갖 권력도 괜찮다고
세상의 온갖 가난도 괜찮다고

혼자라도 좋고
여럿이어도 좋다고
겨울산은 다만 저렇게 누워서

하이얗게
하이얗게
반길 뿐이다.









(무념, 무상.. )









(방아오름전망대와 남벽통제소)









(남벽통제소 전망대에서..)

어디서 날아 왔는지 까마귀떼가..











(돈내코쪽으로 내려서다 뒤돌아 보니..)

그 사이 한라산 정상부는 구름이 덮혔다 걷혔다를 반복한다.
가장 좋은 때에 윗세오름에서 남벽통제소 구간을 통과한 것 같아
감사하다. 하얀 설원과 코발트 빛 파란 하늘..









(넓은드르 전망대에서..)

서귀포쪽은 구름이 끼어있고 구름이 트진 사이로 보이는 금빛 바다.
돈내코 방향에서도 몇 팀이 올라 온 것 같다.





(대피소 처마까지 덮힌 눈)









(1100고지부터 눈이 엷어 지더니..)

1000고지 아래로는 아예 흙길 돌길로 변하고 가을같은 분위기와
봄 분위기가 공존했다. 양지바른 곳은 벌써 봄 기운이..







(돈내코탐방안내소와 돈내코 버스정류장 시간표)

예상보다 빨리 내려왔다.
계단길이 부담스러웠는데 눈이 쌓여 걷기가 편했다.
빨리 내려오긴 했는데.. 대중교통 연결이 어떻게 되려나?
주차장에서 500m 아래쪽에 충혼묘지 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하여
급히 내려 갔더니 시간이 맞지않다. 버스는 가물에 콩나듯 띄엄띄엄..
1km 아래쪽에 또 주차장이 있다고 쓰여 있어 가봤더니 돈내코 버스정류장
역시 다니는 차는 같았다. 대중교통으로 돈내코 코스를 이용하는
산객들은 버스 시간을 잘 맞춰 다녀야 할 것 같다.





(법호촌 버스정류장에서 본 한라산)

돈내코 주차장에서 1.5km정도 걸어 내려와서 지나가는 포터로
히치하이킹.. 시내버스가 연결되는 정류장까지만 태워 달라하여
포터를 타고 가는데 맘씨 고운 아줌마가 맛 있다며 밀감을 건넨다.
태워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려다
하늘을 보니 한라산 설봉이 우뚝하게 보이는 것 아닌가!
정말 멋있다. 우리가 거닌 산이라니..





(동문로타리 버스정류장 시간표)

법호촌정류소에서 시내버스로 동문로타리까지 이동하여
다시 700번 시외버스를 타고 숙소 해비치가 있는 표선으로
쉽게 갈 수 있었다. 오늘 산행도 멋있고 감격스러웠는데 이렇게
고마운 분들을 만나 교통편까지 도움을 받아 산행마무리까지
잘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오늘 하루 정말 기분 좋은 날.
감사하게도 첫날 첫 일정을 이렇게 잘 시작했으니
멋진 여정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