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의 2박3일
2014. 1. 23. 02:08ㆍ여행/여행기
꿈결같았던 제주에서의 2박3일
(하얀 눈과 파란 하늘 은빛바다 그리고 추억여행)
○ 2014. 1. 14 ~ 16 / 여행하기 좋은 날씨
○ 제주시, 표선, 서귀포, 남원, 조천
여러가지 사정으로 한 달 늦게 제주를 찾게 되었다.
이번에도 부담없이 발길 닿는대로 돌아 다녀보고 싶었지만
제주까지 가서 겨울 한라산 한 번 안 올라보고 오면 허전할 것 같아
한라산 오르고, 올레길도 한 코스 걸어 보고, 또 오름도 한 군데 올라
보려 하니 그만 2박 3일 일정이 꽉찬다. 제주도에 한 달 정도 머물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유유자적 여행다운 여행을 할 수 있으려나..
숙소에 먼저 들리면 짐을 줄여 산행을 할 수 있을텐데..
밤배에서 내려 산으로 직행하려니 짐이 야영배낭 무게다.
집에서 일찍 출발하여 부산 병원에 들러 어머님 뵙고
승용차는 인근 마켓 주차장에 주차시키고 도시철도로 이동.
저녁까지 해결하고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30분 전. 딱 맞췄다.
12시간 동안 밤을 새워 이동하지만 제주 갈 때는 밤배가
낭만도 있고 시간을 벌 수 있으니 좋다.
제주 겨울은 더 멋있겠지..
(빨리 온다고 왔는데..)
시간을 단축하느라 오는 배 안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곧바로 왔는데.. 어리목가는
첫 버스가 동절기에는 8시에 있다는걸 몰랐다. 지금시각 6시 50분,
아직 첫차가 가려면 1시간도 더 남았다.
(어리목탐방지원센터)
제주항 입구에서 어리목까지 20,000원에 가자고 할 때
곧바로 가는 건데.. 터미널에서 다시 거금 15,000원을 주고
택시로 어리목탐방안내소까지 이동했다.
(입산 신고(?) or 인증(?))
표지석 사진 한 장 찍고 어리목에서 산행시작
(하얀 순결한 세상이 펼쳐진다)
설국이다. 백설같은 새하얀 눈이 황홀하기까지 하다.
(점입가경!)
눈꽃이 활짝 피었다. 눈은 겨울나무에 꽃을 피우게 한다.
(눈꽃 만발한 황홀한 숲길)
(윗세오름 오르는 길)
눈꽃지대를 지나니 하얀설원이 펼쳐진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세상에서 제일 맛난.. )
컵라면 한 그릇하고.. 우리는 돈내코 코스로 방향을 잡았다
한라산 눈길산행 바로가기 ☞ 사진 클릭
(여기는 눈꽃이 아니라 아예 눈 범벅이다)
(순백의 설원.. 그저 좋다. 다른 말이 필요없다)
(갑자기 구름에 덮힌 한라산 정상)
눈이 시리도록 파랗던 하늘이 갑자기 구름으로 덮혔다.
새하얀 눈과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대비되어 정말 멋있었는데
우리가 남벽을 돌아 내려서려할 때 구름이 몰려온 것이다.
(돈내코 내려 서는 길)
눈과 소나무는 원래부터 잘 어울렸지.. 송림길이 좋다
1100고지 부터 길에 쌓인 눈이 점점 엷어지기 시작한다.
고도를 낮출수록 눈길에 삐쭉삐쭉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던
(13:50 드디어.. 돈내코지구안내소)
예상보다 빨리 내려왔다.
계단길이 부담스러웠는데 눈이 쌓여 걷기가 편했다.
빨리 내려오긴 했는데.. 대중교통 연결이 어떻게 되려나?
주차장에서 500m 아래쪽에 충혼묘지 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하여
급히 내려 갔더니 시간이 맞지않다. 버스는 가물에 콩나듯 띄엄띄엄..
1km 아래쪽에 또 주차장이 있다고 쓰여 있어 가봤더니 돈내코버스정류장
산객들은 버스 시간을 잘 맞춰 다녀야 할 것 같다.
대중교통은 연결이 안되어 지나가는 포터에 히치하이킹.
시내버스가 연결되는 정류장까지 가는데 맘씨 고운 아줌마가
맛 있다며 밀감 하나를 건넨다. 태워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
시내버스로 동문로타리까지 이동하여 다시 버스로 숙소 해비치가 있는
(이렇게 장관인 일몰 모습을..)
해비치 호텔에 투숙하여 짐을 정리하고 씻으려는데
구름에 덮힌 한라산 정상 쪽에 붉은 빛이 감돌기에 베란다로 나가봤더니..
우와~ 하늘을 불태울듯 격정적으로 타는 일몰이.. 환상적이다.
"전망좋은 방이지요?" "네, 좋은 방향입니다"
아마 카메라와 배낭의 트라이포트를 보고 미리 좋은 방을
일몰까지 볼 수 있는 방으로..
해비치호텔 바로가기 ☞ 사진 클릭
(작년 년말 회사졸업(?) 기념여행으로 오려했는데..)
사정상 오지 못하고.. 이번에 오게 되었다.
다시 올 수 있게 기회를 준 배려에 감사드린다.
(해비치호텔)
이제 올레길 걷고, 한라산 오르기 위해서 해비치에
투숙할 일은 없겠지.. 실은 특급호텔에 등산배낭 메고
등산화로 드나드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웠는데..
(해비치 옆 식당가..)
맛은 있는데 가격은 좀 비싼 편
그래도 아침으로 먹은 성게 미역국은 별미
(일출을 가로막고 있는 구름 장벽)
오늘 일출은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날씨도 춥고, 구름 위로 태양이 솟아 오르려면 시간도
많이 걸릴테고.. 시간이 지나면 붉은 빛을 많이 잃을 것 같아
그냥 갈까 하다가 등대로 이동하여 바다풍경이나 찍고
8시까지 돌아 가려고 했었다.
(그랬는데..)
구름 위로 빛살이 비추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영사기에서 활동사진을 비추는 것 같았다.
빛살이 조금만 더 강해졌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갑자기 두터운 구름사이로 강렬한 빛이 뚫고 나오더니..)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했던가!
균열된 둑이 무너지듯 붉은 불빛이 쏟아져 나온다.
와! 나도 모르게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
숨이 멎을듯 감동적인 순간이다!
특별한 일출 바로가기 ☞ 사진 클릭
(!!!!!)
손가락은 동상이 걸릴듯 시리고 아렸지만
호호 불어가며.. 20여분 간이나 셔트를 수도없이 눌러댔다.
이순간 할 것이라고는 숨 죽이면서 셔트 누르는 것뿐!
망원렌즈와 트라이포트를 가져오기 잘했다.
이 한 장면만으로도 무거운 짐지고 한라산 오른 것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았다.
(남원포구에서 시작되는 올레5코스)
남원포구에서 시작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꼽히는 큰엉 경승지 산책길을 지나
이번에 5구간만 쉬엄쉬엄 걸어 보기로 했다.
(올레5코스를 막 출발하려는데..)
이른 아침 특별한 일출의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바다가 온통 은가루를 뿌린듯.. 바다가 곱다.
오늘은 종일 이 은빛바다와 같이 걸을 것 같다.
(52)
야자수와 원색의 카페, 이국적인 풍경,
동백꽃 활짝 피고 잘 익은 밀감밭을 따라 난 길을 지나..
(서연의 집)
이미 2시를 넘어 위미항을 지날 때부터 배가 고파왔지만
건축학개론의 '서연의 집'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참고 걸었는데
웬걸.. 그냥 카페로 커피와 쥬스, 아이스크림, 베이글, 크림치즈 등
점심으로는 먹기에는 양이 차지 않을 것 같아 휙 둘러 보고 곧바로 나왔다.
젊은이들만 와글와글.. 사실 올레5코스는 해안산책로, 큰엉경승지, 쇠소깍,
이전같으면 메뉴가 뭔지 확인하고 왔을텐데..
이제.. 점심을 어디서 해결하지?
(마치 킬리만자로 설산같이.. 그뿐 아니라)
하루 종일 왼쪽으론 은빛바다.. 오른쪽은 구름인듯
하늘 위에 우뚝하게 솟아있는 하얀 한라산과 함께 걷는다.
(꼭두문화연구소 조형물)
(늦은 점심, 주린 배를 해결한 식당)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는데..
이미 3시가 다 된 시간.. 간간히 보이던 식당들은 모두 휴업중.
근처에는 식당이 없는데 하더니 "저기 칼국수집" 했다.
온 벽면에 올레꾼들의 낙서가 빼곡했다.
올레길에 쉼터같은 식당 같았는데 시장하기도 했지만
파전과 칼국수 맛.. 기가차게 좋았다.
(올레길옆 밀감체험장이 여럿 있었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아 소개해 주고 싶은 집이 있다.
한참 걷고 있는데 밀감 맛보고 가라는 성화에 못이겨 들렸더니
밀감이 갓도 얇고 맛이 좋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먹을만큼 먹고
사진은 다른 농장.. 하필 그 사진도 없어져 버렸다.
농장이름 : 재우농장(010-3690-9112)
올레5코스 바로가기 ☞ 사진 클릭
(쇠소깍, 올레5코스 종점)
제주도 서귀포시 하효동에 있는 쇠소깍은
원래는 소가 누워있는 형태라 하여 쇠둔이라는 지명이었는데,
효돈천을 흐르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 깊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어 '쇠소깍'이라
쇠소깍은 서귀포칠십리에 숨은 비경 중 하나로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과 소나무숲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쇠소깍의 구석구석까지 감상할 수 있다.
(자전거가 있는 풍경..)
(섶섬과 문섬 사이로 떨어지는 태양을..)
어디서 일몰을 보지.. 고민도 잠깐
일단 해를 따라 올레6코스 보목포로를 따라 걸으니
바다가 트인 곳이 나왔다. 보목포구 방파제가 보였다.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였더니 일몰까지 시간 여유가 있다.
일몰을 담고 바다위로 솟은 보름달도 담았다.
'이제 어떻게 돌아가지?' 하고 있는데
맞은편에 시내버스 한 대가 보이는 것 아닌가!
막 달려갔더니 기사님이 잠깐 조느라 출발시간이 늦었다며
곧바로 출발하는 것 아닌가! 정말 절묘한 타이밍이다.
어제는 히치하이킹으로.. 오늘은 또 이렇게..
감사할 일들이다.
(거문오름, 번영로 선화교차로 거문오름입구에서 내려)
거문오름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를 형성한 모체로 알려져 있고,
북동쪽 산사면이 터진 말굽형 분석구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다양한 화산지형들이 잘 발달해 있어 2005년에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444호), 2007년에는 UNESCO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예약을 통해 탐방을 할 수 있다.
(일단은 해설사의 안내를 듣고..)
오전 09:00~13:00까지 1일 400명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코스는 전망대코스(1.8km/1시간),
능선코스(5.0km/2시간),
입장료는 어른 개인 2,000원, 단체 1,000원.
(울창한 삼나무 숲을 지나 전망대에 오르니.. )
한라산은 구름속에 보일듯 말듯..
거문오름 바로가기 ☞ 사진 클릭
(67)
김이 나는 용암동굴과 곶자왈 식생.. 그리고 화산탄
(조림을 했다는 삼나무숲과 능선의 송림)
다른 탐방객들은 수직동굴 조금 지나 출구쪽으로 내려가고
우리와 다른 부부 한 팀은 능선을 타는 전체코스(10km)를 걸었다.
험하지도 않고 호젓한 송림이 좋았다.
(오늘은 버스시간을 확인했는데..)
거문오름을 대중교통으로 이용할 경우,
번영로 제주방향은 매시간 35분과 50분에 있고
함덕방향은 하루 5대가 있다고 한다. "선녀와 나뭇꾼"은
거문오름에서 함덕방향으로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는데
마침 2시30분 차를 타면 될 것 같아 버스를 타러 설흘2리
정류장으로 갔더니 버스는 고장나서 못온다며 그레이스가
대신왔다며 "선녀와 나뭇꾼"까지 태워다 줬다.
(선녀와 나뭇꾼)
9,000원 짜리 티켓을 끊어 향수가 묻어나는
포니픽업이 전시되어 있는 구 서울역으로 입장하여
그리운 어릴적 추억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저자거리, 선데이서울, 만화방)
(헬로우! 미스터 DJ)
선녀와나뭇꾼 바로가기 ☞ 사진 클릭
(요즘 어린이들은 훗날 뭘 추억할까? 스타크래프트..)
잘 안 넘어가는 딱지만든다고 귀한책 많이 버렸지..
(벌 서는 학생들과..)
(찍기는 많이 찍었는데.. 여기가 끝)
앞부분은 부산야경부터 제주도 입항까지,
중간에도 군데군데 이 빠진듯.. 그리고 이 뒷부분에도
작년 초 가을 카메라 메모리를 샌디스크 32GB로 교환하면서 부터 수난이다.
어머님 모시고 가족들과 거제도 다녀온 사진은 통째로 에러가 나 버렸고,
지난가을 산행하면서 산우들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잡았던 모습들도 모두 날려
사진은 메모리 값에 비할 바 아닌데 말이다.
에러가 나서 다운 받지 못한 사진중에
경찰차를 타고 '선녀와 나뭇꾼'에서 함덕까지 간 사진도 있었다.
'선녀와 나뭇꾼'에서 버스시간 맞추느라 빨리나왔는데 버스가 오지않아
큰길까지 가려고 걷고 있었더니.. 마주오던 경찰차가 잠시 후에
되돌아 와서 함덕서우봉해수욕장앞까지 태워다 주는 것 아닌가!
여태 이렇게 경찰에 고마움을 느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중 우호협력)
저녁을 먹으러 들린 동문시장 안 한 식당에서
중국인을 만나 한국말 가르쳐 주고 고맙다하며 함께 찍은 장면.
반갑습니다(나이스 투 미츄, 런스니 헌가오싱).
안녕하세요(헬로우, 니 하오). 감사합니다(댕큐, 셰셰).
그리고, 폰에 사진으로 찍어 온 전복, 갈치 등등..
외국어를 외국인같이 못한다고 기죽을 필요 뭐 있겠냐?
미국사람이 더듬거리며 '안녕하세요'해도 대견해 보이고
중국사람 한국말 몰라 폰에 찍어온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서로 말은 안통해도 의사소통은 다하며
한동안 웃으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부산항, 다시 일상으로..)
여행은 다 그렇지만
특히 이번 제주도 여행은 눈이 호사하고, 많은 느낌과
숲속 눈길, 눈꽃, 새하얀 설원과 대비되어 눈이 시리도록 파랗던 하늘,
하늘을 태울듯 격정적인 일몰의 모습하며 구름장벽을 뚫고 나온 붉은 불기둥은
잘 다녀 올 수 있음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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