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결인듯, 쪽빛바다를 수 놓은 섬들을 조망하며 노자산에서 망산까지
2009. 6. 30. 08:09ㆍ山情無限/산행기(일반)
꿈결인듯, 쪽빛바다를 수 놓은 섬들을 조망하며 노자산에서 망산까지
○ 일 시 : 2008. 3. 29 (토) 날씨 : 흐림, 온난하나 능선은 세찬바람
○ 참 석 : 산길따라종주산악회 27명
○ 코 스 : 부춘-노자산-뫼바위-진미이재-가라산-다대산성-저구고개-내봉산-망산-명사리
○ 거 리 : 약 16.5km ○ 소요시간 : 6시간 45분
○ 구간별 시간 (후미 기준)
06:00 울산 신복로타리 출발
09:30 부춘리 도착
09:40 산행시작
10:38~45 노자산(565m)
11:52 진미이재
12:15~55 가라산(585m) 안부 / 점심
13:30 다대산성
13:55 저구고개
15:05~12 내봉산(350m)
15:52~58 망산(378m)
16:25 명사리
18:30~22:30 명사리 출발 / 울산 도착
마침 산길따라종주산악회에서 거제 노자산-망산 종주를
한단다. 산길따라 산방에 대한 애정이야 많지만 백두대간과
정맥길을 가느라 함께하지 못해 미안함과 아쉬움이 많은데
이렇게 때 맞춰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을 반가운 님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 더 바랄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번 산행은 거제도의 남북을 잇는 거제기맥 산줄기를 따라
노자산에서 가라산, 저구고개, 내봉산을 거쳐 망산까지...
다도해 쪽빛 바다와 그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을 조망하며
남도의 새 봄 정취를 느끼면서 구름 위들 걷듯 거닐 수 있는 멋진 능선길,
두번으로 나누어도 무방한 길을 산길따라 산방답게 단번에 종주를 한다.
거제의 끄트머리에 자리한 망산까지..., 높이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시원한 한려수도 조망과 숲길, 암릉, 갖출 것은 다 갖춘 아기자기한 길
봄소식을 전하는 생강꽃과 진달래가 반갑고,
이름모를 야생화가 살가운 남도의 봄맞이 산행길
몇일 전부터 마음은 이미 그 멋진 길을 걷고 있었다.
(노자산-망산 산행코스)
보통, 노자산은 자연휴양림 쪽이나 부춘의 혜양사 쪽에서 오른다
우리도 부춘리에서 혜양사를 거쳐 노자산으로 오른다.
(부춘리에서 혜양사 가는 길)
신복로타리에서 6시에 출발한 버스는 3시간 반이나 달려
산행들머리 거제시 동부면 부춘리에 도착하였다. 버스에서 내리기
바쁘게 혜양사 가는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로 들어섰다.
(송림에는 버섯을 재배하는듯...)
(혜양사 부근에는 잘 자란 소나무 숲과 제법 넓직한 주차장도 있고...)
(얼레지도 수줍은듯 하면서도 치마를 살짝 들어 올리고...)
(남산제비꽃, 서울 남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남산제비꽃이라지요)
(한번 숲 속으로 들었던 길은 임도로 나왔다가 다시 숲속으로 든다)
(들별꽃이라고도 하는 개별꽃, 5월부터 꽃이 핀다는데 역시 남쪽이 빠른가 보다)
(현호색)
(꿩의바람꽃)
(큰 괭이밥)
아니나 다를까 숲길에 들자마자 반겨주는 야생화들
길은 가팔라지고 멈칫하는 사이 일행들은 쏜살같이 지나가지만
자꾸만 눈짓하며 발걸음을 붙잡는 야생화들. 조용히 다가가 무릎꿇고
인사를 하니 방긋 웃는다. 그래 조금 늦게 오르면 어떠랴!
많은 사람이 다닌 탓인지 가파르지만 길은 뚜렸하다.
(발 아래 율포만, 그 뒤로 펼쳐지는 다도해)
헬기장을 지나 노자산으로 오르는데
양 옆이 트이더니 쪽빛 바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군데군데 우뚝 솟아있는 바위마다 올라 조망하는 즐거움이란...
노자산 정상에 오르니 일망무제 그칠 것이 없다.
(노자산 정상에서 다도해를 배경으로)
불로초와 절경이 어우러져 늙지않고 신선이 되었다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는 노자산은 거제도의 동남쪽에 위치하여
동부면 구천, 부춘, 학동을 끼고 있으며, 해발 565m나 된다.
남쪽으로 거제 최고봉 가라산(585m)과 연결되어 있다.
학동 몽돌밭에서 바라보는 정상의 모습도 일품이라지만
정상에서 내려다 보면 춤추는 듯 솟아 있는
다도해의 비경이 황홀하기까지 하다.
(560봉의 팔각정전망대가 눈에 들어 온다)
봄이 한 발이나 먼저 온 남도의 능선에서 맞는 바람은
손이 시리도록 차갑고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거세지만
그래도 봄기운이 묻어나는 생기있는 바람이다.
(뫼바위)
암릉을 타면서 내려서던 길이 숲속으로 접어들자
앞을 가로막고 선 뫼바위. 하늘을 오르기라도 하려는듯 곤두 서 있다.
(일엽초)
(뫼바위에서...)
(손을 대면 톡하고 터질듯한 긴장감, 또 한 세상이 열려고 숨 죽이고 있다)
(저 앞쪽으로 유명한 바람의 언덕도 한 눈에 들어오고...)
(청미래덩굴 열매)
(진미이재에서, 우뚝한 가라산이 앞에 다가선다)
(진미이재)
뫼바위를 지나 30여 분 진행하니 가라산을 코 앞에 두고
능선이 잠시 숨을 죽인 아늑한 고갯마루 진마이재가 나타났다.
진미이재에서 사방으로 길이 갈리는데 가라산은 직진.
주능선 직진 길은 가라산 정상을 향해 가파르게 오르는데
거리는 얼마 안되어도 고도차가 커서 힘을 써야하는 구간.
가라산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었다고 한다.
(가라산 / 585m)
가라산은 거제도에서 제일 높은 산.
노자산과 같은 능선 상에 남북으로 자리 잡고 솟아 있는데
가라산은 다대마을 뒷산이고, 지나온 노자산은 학동마을 뒷산이다.
산 이름의 유래는 옛날 가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금관가야의
국경이 북으로는 합천의 가야산, 남으로 거제도의 남쪽 끝 산까지였는데
남쪽의 가야산이 가라산으로 변음되었다고 전해진다.
잡목숲 비좁은 곳에 서 있는 정상석을 지나 안부 헬기장으로 내려가니
먼저 도착한 선두가 전을 벌리고 있다. 출발하면서 몇 무리로
나뉘어 가다 처음으로 모여 함께 점심을 먹었다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 보니...)
(산죽밭도 지나고...)
(다대산성으로 가는 길에서 보는 다대만 모습)
(다대산성)
다대산성은 가라산 남쪽 기슭에 보존이 양호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동쪽으로 가라산 봉수대와 연결되어 있는 다대산성은 탑포, 율포산성과 함께
남부지역의 요새로 구릉 정상부 능선상에 위치하며 일부는 훼손되었지만
거제지역 산성 중 원형이 잘 보존되어있는 산성이라고 한다.
밤부터 남부지방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다대산성을 지날즈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산을 내려설 때까지
많은 비가 오지는 않아야 할텐데...
(다대마을과 저멀리 해금강도 보이고...)
(31)
(다대산성 부근은 마치 온실에 들어온듯 수목이 무성하다)
(저구고개)
다대산성에서 후박나무가 울창한 비교적 완만한 숲길을
25분 정도 내려서니 나타난 저구고개는 동쪽의 다포마을과
서쪽의 명사마을을 연결하는 고개로 망산을 오르는 들머리다.
보통 노자산에서 가리산을 거쳐 저구고개까지 끊고,
다시, 저구고개에서 내봉산, 망산을 거쳐 명사리까지
2구간으로 가기도 하지만 우리는 단번에 이 길을 간다.
오르내려야 산이고, 내려왔으면 의당 올라야 하는 것
망산을 향하여 다시 열린 사립문으로 든다
(꽃이야 아름답지만..., 두견새가 울 때마다 한 송이씩 떨어진다는 슬픈 꽃 두견화)
(각지미에서)
다시 가파른 소나무 숲길과 진달래 만발한 길을 오르니
다다른 각지미. 가야할 망산 능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털제비꽃?)
제비꽃도 종류가 60여가지가 넘는다는군요.
능선에서도 이름모를 많은 야생화가 길옆에 도열하여
반겨주었지만 바람이 심해 담지 못하다가
바람자는 곳에서 보라색 제비꽃을 담았다.
(40)
(비경에 넋을 잃고... 카메라에 담는 것도 잊고... / 성천님 감사...)
(48)
다도해가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펼쳐지는 멋진 조망대.
멀리 남해를 비롯하여 고성만과 한려수도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남서쪽은 한산도, 비진도, 매물도, 가오도, 대소병대도 등
많은 섬들이 파도에 춤추며 밀려 오는듯하다.
(망산 / 397m)
거제도 최남단에 위치한 망산은 거제 10대 명산 중 하나로
산세가 수려하여 기암과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과 다도해의 절경인
대소병대도, 매물도, 장사도 등의 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날씨가 청명하면 대마도, 부산 등의 한려수도 최고의 경치를 볼 수 있다.
망산! 오늘 산행중 최고의 조망처! 조망의 하일라이트!!
망산의 유래는 조선말엽 왜구가 자주 출몰하여
농축산물을 약탈하는 등 피해를 주자 주민들이 산 정상에서 왜구 선박을 감시하고
어부가 고기잡이 것을 망 본다는 뜻의 망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51)
(명사 해수욕장)
모래의 질이 좋고 물이 맑다고 해서 명사.
명사 해수욕장은 아름다운 백사장뿐만 아니라 해수욕장 뒤 울창한 송림도 유명하다.
(53)
하산길은 '칼바위등'으로 스릴감 있는 암릉을 탄다.
아기자기한 암릉을 지나 울창한 숲길로 내려서면 어느덧 숲 사이로
앞이 트이면서 나타나는 사랍문을 통과하면 도로가 나타나고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명사 마을이다.
(딸기꽃, 능선에 핀 야생화들은 바람에 흔들려 담지 못했는데...)
(날머리,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명사리)
두 구간으로 나누어 가는 길을 6시간 45분만에 끝냈으니 아쉬움이 크다.
정겨운 님은 망산을 지나면서 산을 내려서기가 못내 아쉬운 모습이었는데
그나마 마지막에 골짝으로 내려서지 않고 능선암릉을 타고 내리니
조금은 위안이 된듯하지만 못내 아쉽기는 다 마찬가지였으리라.
걸어왔는가 날아왔는가? 그 먼 길도 단숨에 온듯 하다.
절경이나 비경을 지날땐 시간도 빨리가는가?
(해오름 편의점에서의 산행마무리. 산길따라종주산악회를 위하여!)
(순박하고 푸짐한 어심, 해오름 편의점 주인 아저씨)
그 비싼 해삼을 계속 장만하여 갖다주시는 것이
미안할 정도여서 "이렇게 많이 주시면 어떡합니까?" 하니
"그래도 경매로 넘기는 것보다는 조금 비싸게 받는 겁니다."라고 하신다.
(잔치는 끝나고... 끝까지 마무리하는 님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오늘 정말 황홀할 정도로 멋진 길을 걸었다.
산이 섬이고 섬이 곧 산이기에 산행이라 해야겠지만
쪽빛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 구름위를 걸은듯 꿈결같은 길.
바람이 세차긴 했지만 봄 기운이 묻어나고, 도중에 떨어지던 빗방울도
산을 다 내려오고 나서야 비가 되어 내렸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좋은 코스를 계획하고 안내한 한길님과 운영진들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오랫만에 만난 님들, 온라인상에서만 보다 처음으로 만난 님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함께하여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산을 사랑하는 그런 순수한 열정으로 산길따라종주산악회를
더욱 사랑하시고, 하시는 일들 또한 잘 되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특히, 결혼 16주년 귀하고 뜻깊은 날 산길따라 산행에 함께해 주신
'오대양님'과 '할수있다님' 감사하구요 내내 행복하시길...
언제 시간내어 다시 찬찬히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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