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결같은 금정산 장군봉능선 산행

2009. 9. 19. 00:58山情無限/산행기(일반)


 


꿈결같은 금정산 장군봉 능선 산행
(09. 5. 2)




2달전 낙동정맥 부산구간을 지나면서 장군봉에
들렸을 때 낙동강이 훤히 조망되는 장군봉 능선으로
올라보고 싶은 마음을 가졌는데.생각보다 기회가 빨리왔다.

이런걸 전화위복이라 하는거겠지!
오늘은 영축산을 지산리에서 능선을 타는
낙동길이 아닌
왼쪽길로 가보기로 했다. 영남알프스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영알에 자주 들지못해 가능하면 갔던 길 보다는 새 길을 가보려 한다.
차가 언양을 지나 지산리로 들려는데 이게 왠일! 온 사방 길이
모두
꽉막혔다. 그렇다. 석탄일을 이틀 앞둔 오늘이 장날. 여기가 통도사
인근 아닌가? 비상사태다. 목적지를 변경해야겠는데 여기서
갈 곳이란... 이름난 절 있는 곳은 다 그럴 것 같고...
마침 지난번 가고 싶었던 장군봉 능선이 생각났다.
그래, 오늘 금정산 장군봉 능선으로 올라보자.





(산행들머리, 철탑아래에 있는 이정표)

산행들머리는 정확하게 경남 양산시 동읍 다방리 계석마을
마을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정면 산비탈 대정그린파크 아파트 방면으로
오르면 등로는 아파트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이어간다.

장군봉 능선을 다방에서 오른다고 하여 왠 다방인가 했는데
들머리 지명이 양산 다방리였던 것이다.





(금정산 등산 안내도)

간단하게 채비를 하고 오르는데 하늘은 찌부등하고 습도가 높다.
철탑을 지나니 본격적인 산길이 열리고 잠시 후 갈림길이 나왔다.
갈림길에서는 오른쪽 방향. 처음부터 경사가 제법 심하다.





(첫번째 봉우리를 지나니 나타난 평지)

15분 여만에 무덤이 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잠시 평지가 이어지다가
다시 오름길. 조금 더 진행하니 두번째 봉우리가 나왔다.
주변의 송림이 많이 힘이없어 보여 안타깝다. 이제 기후가
아열대권으로 바뀌니 소나무도 기력이 쇠잔해지나 보다.

장군봉을 오르는 서너팀의 등산객을 만났는데
그 중 한팀, 아버지가 어린 아들녀석을 데리고 왔는데 벌써부터
씸통을 부린다. 산행준비도 제대로 안한데다 코스도 길게 잡아
오늘 아들녀석 달래며 가려면 애 좀 태우겠다 싶다.





(길섶에선 각시붓꽃이 우릴 반겨주고...)





(사통팔달 고갯마루, 직진하면 장군봉, 왼쪽으로 가면 외송)

두번째 봉우리에서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벤취가 있는
임도가 나타났다. 이정표에 기대어 사진도 한 장 찍고..





(전망대에 오르니 양산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오고...)







(첫번째 암릉에서는 좌측으로 돌아)

조금 더 오르니 암봉이 앞을 가로 막고 서 있다.
우측으로는 '등산로 폐쇄' 안내표식이 있어 좌측 등로를 따른다.
급경사 등로인데 밧줄이 쳐져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통나무 계단이
놓여져 있는데 그 계단을 올라서니 계석마을 다방리가 보이고
전방으로는 727봉이 우측으로 고당봉이 보인다.





(진행방향의 727봉과 우측으로 고당봉이 조망된다)

점입가경이라 할까? 처음에는 그저 그랬는데 갈 수록 조망이
트이면서 암릉과 봉우리와 연녹의 숲이 아름다움속으로 이끈다.









(둥글레와 제비꽃, 그리고 쥐오줌풀)







(무슨꽃 ?)







(?꽃과 다래꽃)





(두번째 밧줄구간이 눈 앞에 나타났다)

여기까지 오르니 거의 8부 능선에 올라선 듯...
장군봉도 이제 마지막 봉우리 두어개만 남은 것 같다.

이 즈음의 산들도 참 아름답다.
연두색 황홀한 잎들이 이쁘게 옷갈아 입고 산객들을 맞으니
이마에 땀흘리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감동들...





(아름답다. 절제의 미가 돋보이는 것 같다)

꽃들이 통으로 어울려 피는 것도 장관이긴 하지만
적절히 자신의 모습을 개성있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 좋다.
적당한 여백, 연녹의 잎이 배경이 되니 더 좋다.





(오른쪽 김해 돗대산 봉우리는 비구름에 덮혀있고...)

스산한 바람에 비가 묻어 있구나했더니 이내
빗방울이 떨어진다. 큰 비는 아니고 지나가는 비 같다.





(빗방울이 대수랴! 저 앞 무리는 바위를 타고 오른다)





(능선이 아름다운데 철쭉까지 이렇게 단장을 하고 있으니)

다방리에서 오르는 장군봉 능선의 곡선미가 멋있다.
짧은 능선인데 비해 몇 개의 봉우리와 그 봉우리들이 품고 있는
암릉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야 할 곳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피어있는
철쭉이 멋을 더한다. 진행하면서 보는 즐거움도 크고 내려다 보는
아름다움과 뒤돌아 보는 조망의 즐거움이 상존하고 있었다.





(모자는 바람에 날려 쓰지도 못하고...)





(22)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오른쪽의 고당봉)






(신록이 물들어 가는 이쯤의 능선이 참 좋다)





(마치 생의 찬가를 합창하는듯...)





(이 암봉 전 봉우리를 내려서면서 점심을 해결하고...)

장군봉까지 갈까하다가 스산한 바람을 맞으며 걸으니
몸도 춥고 배도 출출하여 장군봉을 조금 남겨둔 봉우리를 넘다가
바위아래 바람자는 조그만 공터를 만나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보니, 장군봉이 앞 봉우리 어깨너머로 성큼 다가섰다)





(금정산 장군봉 / 734m)

오늘은 낮게 내려앉은 구름이 천성산을 가리지만
천성산에서 시작하여 계명봉, (장군봉,) 고당봉, 구덕산, 몰운대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부산구간은 추억이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장군봉에서 바라보는 장군평원 방향)

장군봉에 바라보는 조망이 시원하다.
낙동강을 가로 질러 김해와 양산이 바로 발 아래로 보이고
장군평원과 금정산 주봉인 고당봉과 능선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장군봉은 낙동정맥에서 조금 비껴나 있지만 낙동정맥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의미있는 곳이 되었다





(수달래, 철쭉이라고도 부르는 근래 좋아하게 된 연달래)





(억새평원에 드문드문 피어있는 철쭉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정말 좋다. 이렇게 멋지고 감미로운 길을 걷다니...)







(제 모습을 다 드러내고 피어있는 모습이 좋다)




(아! 좋다. 이 좋은 때 이 길을 걷는 기분이...)









(꽃들끼리 짓이겨진 모습보다 이 모습이 훨씬 아름답지 않은가?)





(사배고개로 내려서기 전 고당봉을 다시 한번 담아보고...)





(41)





(계명봉 아래 사배고개에서 성림목장 방향으로 내려섰다)

보통 다방리에서 고당봉쪽을 지나 능선쪽으로 종주를 하거나,
범어사 방향으로 내려서지만 오늘은 사배고개에서 좌측으로 꺾어 성림목장을
거쳐 사송리로 내려서기로 했다. 짧은 산행이지만 여운은 길게 남을 것 같다.





(무슨꽃 4)

계곡은 그런대로 숲도 울창하고 계곡미도 괜찮았다.
계곡쪽으로 산행객이 많은 것 같지는 않으나 몇 사람은
시원한 계곡에서 때 이른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







(왕벚꽃이 내려앉아 꽃밭을 만들었다)

지난 밤에는 먼 산 남은 눈 녹아 내리고
앞산 진달래 붉게 피었다는 소식 엊그제인데
어허, 금정산 산자락 왕벚꽃
아름다움도 무게가 있는지
나비같이 눈같이 내려앉아
그냥 가기 아쉬워
여기 연분홍 꽃밭 만들었네.





(무슨꽃 3)







(공존, 벌써 아들 딸 출가시켰거나 아직도 청춘이거나)




(계절을 앞서 가는듯... 벌써 단풍이...)





(시멘트 길로 내려서는 목장지대여서 고향냄새가 코를 찌른다)





(생의 의지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육교를 건너 정류장에서 12번 버스를 기다리며...)





(원점회귀, 계석마을로 돌아와서...)

금정산 장군봉 능선... 
낙동정맥을 걷다 한번 꼭 올라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우연찮게 기회가 왔다. 역시 기대했던대로 올망졸망한 봉우리와
그 봉우리들이 품고 있는 암릉, 물감을 칠한듯한 연록의 능선,
요소 요소에 아름답게 핀 철쭉, 능선이 참 아름답다.
학교 다닐때 봄 소풍으로 금정산을 오른 후
30여 년만에 낙도정맥길에서 금정산을 만나고 
이번에는 2달만에 다시 금정산을 찾게 되었는데
아름답고 황홀한 모습으로 단장하고 맞아주어
잊지못할 산행이 된 것 같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