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4. 17:18ㆍ山情無限/산행기(일반)
09. 9. 19
오늘은 봄, 가을 연례행사로 갖는
사업부단합 산행이다. 지난번에 미룬 행사를 갑자기
실시하는 바람에 일부 동료들도 스케쥴 조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더군다나 요즘은 벌초철인데다
산에가기 좋은 계절로 산행을 비롯한 선약들이 많은
것 같다. 긴급하게 스케쥴을 조정할 수 밖에..
오랫만에 늦잠 좀 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습관이 생각보다 무섭다. 휴일은 모자라는 잠도
보충할겸 좀 느긋하게 일어나 보려해도 이미 습관이
되어버려 평일보다 더 일찍 잠이 깬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5시도 되기 전에 일어나 할일없이 설친다.
오늘 산행은 생수도 지급되고 점심식사도 계획되어
있으니 배낭도 챙길 필요없이 딸랑 몸만 가면되는데
그것도 2시반에 마치니 하루가 많이 아깝다는 생각.
시간이 남아 돈다고 고민하는게 얼마만인가?
그래, 행사마치고 와이프와 솔마루길을 걷자.
남산에서 아름다운 태화강 야경도 찍고...
(15분 전, 모두 시간을 딱 맞춰 오려는지...)
아직 서너사람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긴 15분이나 남았으니..., 무료하게
시간을 죽이는 것보다야 노란 호박꽃하고
눈맞춤이라도 하려고 밭 쪽으로 가는데
먼저 보라색 도라지가 반기고 파란 닭의장풀도
쬐끔한 이름모를 들꽃도 등달아 인사한다.
그래 나도 반가워. 호박꽃도 이쁘기만한데
누가 못 생겼다 했을까?
(출발하기에 앞서 간단한 요식행위도 하고...)
산행들머리에서 증명사진을 찍고 본격적인 산행을 하는데
문수산 정상까지 왕복 7km 남짓밖에 안되어 빠르게 걸으면
2시간 반이면 충분히 갔다올 수 있는 거리다.
(선두조? 어디가나 선두가 있고 후미가 있다)
(소나무 뿌리가 다 드러낸 등로)
(안영축, 바깥영축 갈림길. 문수산 정상은 직진)
쉬엄쉬엄 걷는데도 선두가 뒤쳐진 것 같다.
코스도 짧은데 이마에 땀도 나지않아 깔딱고개 직전
안부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그냥 내페이스로 겉었다.
(며느리밑씻개도 찍으며... 선두가 오기를 기다려 보지만...)
며느리밑씻개와 고마리는 꽃을 보고 구별하기가 어렵다.
며느리밑씻개는 가시가 강하다. 이전에 시어머니가
미운 며느리에게 밑을 씻으라고 꺾어준데서 연유하여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을 달게 되었다 한다.
고마리도 가시가 있는데
고마리의 가시는 털로봐야 할 정도로 부드럽다.
고마리가 있는 곳은 물이 개끗하게 정화가 되어
고마워서 고마리라고 한다네요.
고마리와 며느리밑씻개는 잎으로도 구별되는데
잎이 길쪽한 삼각형에 잎자루가 있으면 며느리밑씻개,
잎자루가 없이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으면 고마리.
고마리의 잎은 서양방패모양이다.
(이 표지석의 정체는? 오며가며 가지는 의문)
(문수산과 쌍벽을 이루는 남암산 자락, 그 뒤로 보이는 금정산)
(문수산을 오랫만에 오르는데 등로는 군데군데 목책계단이 들어서 있었다)
(깔딱고개 오르기 직전 안부에서)
문수산 정상까지는 0.7km, 고도차 300여 m
문수산이 좋은 건 도심에서 가까운데다 여기까지 오는
부드러운 능선과 이 깔딱고개가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깔딱고개는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데
자기 페이스에 맞게 강도를 맞춰 오르면 높은산 가지 않고도
충분한 운동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아는 사람중에 여기서
정상까지 두세번 오르내리 다 가는 사람도 있다.
(정상에서 기다리는 것은 무뚝뚝한 철제 안내판, 그리고 송신탑)
(정상분위기를 반감시키는 송신탑, 해발 599m를 알리는 정상석)
울산은 영남알프스가 있어서 좋고
도심인근의 문수산과 무룡산이 있어서 좋고
도심 산마루를 통과하는 솔마루 길이 열려서 좋다.
그기다 바다까지 끼고 있으니 더 좋다.
(문수산 정상에도 이른 가을분위기가 느껴진다)
봄은 강에서 올라오고,
가을은 산꼭대기에서 내려온다더니
산아래하고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줌의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다 흘러내린 것 같은 여름의 뒷모습이랄까)
(한낮 뙤약볕이 발버둥을 쳐도 대세는 이미 가을로 기울었다)
(천상 구영리 방향의 조망)
(밤에 오르면 야경이 참 멋진 곳, 공단너머 바다도 어렴풋이...)
(울산시가지와 새로 생긴 울산-부산 고속도로도 보이고...)
(여태 숨겨져 있던 본색을 드러낸다)
이 고운 색깔은 바람에 실려왔을까 빗물에 묻어 왔을까?
(산은 오르기 위해서 내려가고, 내려가기 위해서 오른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가 좋은데..
산길이 훼손된다고 산에 철심을 박고 시멘트로 발라
그 위에 고속도로같이 목책계단을 설치하는 것이
과연 자연을 위하고 보호하는 것일까?
(남암산과 문수산이 품고 있는 평화로운 영축마을)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다랑이논의 벼같이
농심도 풍요로운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너댓살된 꼬마들 모습도 간간히 보인다. 젊은 부모 손에 이끌려 나섰겠지만...)
(벌써 날머리가 다 되어 가는데...)
(타지에서 원정 온듯한 일단의 무리들이 정상으로 향하고...)
(우리는 문수산을 완전히 내려섰다)
8시 20분에 출발하여 11시 35분에 내려왔으니 3시간 15분
선두 기다린다고 쉬고, 후미기다린다고 깔딱고개에서 쉬고
정상에서 정상파티한다고 쉬고... 3시간 15분 중에서
이것저것 빼고 나면 에구 2시간이나 걸었을려나...
마치면 솔마루길이라도 진하게 걸어야겠다.
(다시 후미가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울산 배가 맛있어 미국까지 수출까지 하긴 하는데.. 오늘 얼마나 파실려냐?)
(가을은 도둑같이 담장을 타고 넘어 이미 턱밑까지 왔다)
(이번에는 족구시합)
토요일 반나절의 단합행사지만
1부는 산행,
2부는 족구시합
3부는 식사
그래도 할 것은 다 한다.
(선수는 뙤약볕에서 시합중인데... 그늘에서는...)
(막간, 나른한 오후... 아직 햇살이 따갑다)
(경기도 끝내고...)
(마지막 즐거운 식사시간...)
(창너머로 보이는 가을)
산행은 짧았지만 단합행사를 무사히 마쳤다.
늘 회사에서만 만나던 동료들과 함께 산을 오르고
운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실제 가족들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료들인만큼 서로 배려하고 아끼고 사랑하면서
목표를 향해 단합된 모습으로 매진할 수 있기를..
수고한 손길들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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