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설악을 만나러 화채봉을 넘어 토왕성폭포로

2009. 10. 16. 10:04山情無限/산행기(일반)

 

 


만추의 설악을 만나러 화채봉을 넘어 토왕성폭포로



○ 산행일자 : 2009. 10. 11~12(토) 03:55 ~ 15:40 (11시간 45분)
○ 산행날씨 : 맑음
○ 참석인원 : 울산W산악회 40명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약 13.2km          
○ 산행코스 : 상복(03:55)-헬기장(04:52)-화채봉(07:15)-칠성봉(08:40~09:40)-토왕성폭포(10:00~14:00)-비룡폭포(15:00)-설악동(15:40)
○ 소 재 지 :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 속초시 설악동







금단의 땅 화채능-토왕폭를 가보리라.
설악은 지난해 8월 백두대간길을 가면서 미시령 구간이후
처음이니 1년 2개월만으로 실로 오랫만의 만남이다.
만추의 설악을 가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3년전 희운각
내려가는 길목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몇 시간을 기다리며
고생했던 일 이후로는 주말에 설악을 찾지 않기로 한 터여서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주중에 휴가내어 한 번 다녀와야겠다
미뤄오고 있었는데 마침 W산악회에서 월요일 화채능선으로
토왕성폭포를 간다기에 얼른 신청을 했다.
화채능선, 그리고 토왕성 폭포를 가기위해
밤 11시 30분 설레는 맘으로 신복로타리로 나간다.

설악은 크게 외설악과 내설악으로 나누는데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거쳐 대청봉, 공룡능선,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경계로 동쪽을 외설악, 서쪽을 내설악이라 한다.
화채능선은 대청봉에서 시작해서 권금성 봉화대에서 끝나는 산줄기이나
오늘 산행코스는 대청봉부터 화채능 전부가 통제구간인 관계로
물치에서 화채봉으로 올라 칠성봉, 토왕성폭포, 비룡폭포를 거쳐
설악동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산행객보다 오히려 사진작가들이
더 많이 찾는다 할 정도로 외설악의 멋진 조망처인 화채능선과
수십길 3단 폭포로 이루어진 장엄한 토왕성폭포를 겸하여 거닐
수 있으니 위험하기는 해도 정말 멋진 코스다.








(들머리 물치 복골팬션, 온 동네 개가 한꺼번에 짖어대며 정적을 깨트린다)





(상복을 출발한지 2시간 40분만에.. 1216.3봉에 있는 △속초 425)





(1260봉에서, 해는 이미 구름속에서 한뼘이나 올라와 있었다)







(1260.1봉에서)





(1260.1봉에서 바라보는 우뚝한 화채봉)





(1260.1봉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나와 빨치산 산행하듯...)







(정상부는 이미 낙엽이 졌는데 고운 단풍나무들이 우릴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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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은 물론 삼각점도 없고.. 바위에 페인트로 새긴 화채봉 정상의 표식)





(화채능선, 저 꼭지가 설악산 대청봉)

대청봉 맞은편에 화채능의 대표적인 봉우리 화채봉이 솟아있다.
화채능선(華彩綾線) 화채능을 일명 동북(東北)능선이라고도 하는데
대청봉에서 화채봉(1320m), 칠성봉(1077m), 집선봉(920m)를 지나
권금성까지 세찬 기세로 뻗어있는 8km에 이르는 산줄기이다.





(팔도강산님의 망중한)





(시나브로는 팔도강산 카메라에 잡히고...)





(절세미인, 공룡능 방향의 암봉들.. )

"산의 얼굴은 봉우리며, 산의 몸매는 능선이고,
산의 건강은 계곡이고, 산의 피부는 숲이다"라고 한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설악은 사람으로 치면 미인중의 미인이 아닐까.





(대청봉을 다시 한번 더 당겨보고...)





(멀리 트진 구름사이로 비치는 속초의 금빛바다)





(대부분 겨울에 맞서기 위해 옷을 벗는데.. 또 다른 생명의 의지)









(정상부는 겨울을 준비하고 있지만 고도를 낮추자 불타는 가을..)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 선홍의 저 색은 어디서 왔을까?)





(마지막 잎새.. 가을이 가기싫은듯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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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채(華彩), 꽃처럼 고운 빛깔을 수 놓은 능선을 일컬음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우람한 지리를 남성적이라고 해야할까?
골격미를 갖춘 설악을 남성적이라 해야할까?
어머니 품같이 포근히 감싸주는 지리가 여성적일까
아기자기한 산중미인인 설악이 더 여성적일까?
두 산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듯 하지만,
오늘은
설악이 꼭 절세미인의 은밀한 유혹같이 다가온다.





(산에 들면 나도 산이 되고, 바위의 한 부분이 되고..)





(권금성으로 향하는 화채능선, 뾰족봉들..)





(산중미녀 설악.. 칠성봉)





(집선봉을 지나 권금성으로 이어가는 암릉)

화채봉에서 동쪽으로 송암산(松岩山, 767m)까지 뻗어나간 능선을
화채동능선(華彩東綾線)이라고 하고, 화채동능선과 대청봉에서
관모봉으로 뻗어내린 능선사이에 있는 골짜기를 둔전골이라 하며,
화채봉 동북쪽으로 흐르는 계곡을 피골이라 한다.
칠성봉 동쪽에 함지처럼 움푹 들어간 분지를 함지덕이라 하는데
이곳에 옛날 화전민들이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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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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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바위틈에서 생명의 의지를 불태우는 돌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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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능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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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다행이다. 그래, 토왕성폭포로 내려가자)

토왕폭 내려가는 로프를 다 끊어 놓은 바람에
토왕폭으로 내려갈 수 없어 되돌아 가야한다는 말에 모두
실망감이 역력하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려니 엄두고 안나고..
별 대책없이 한참동안 설왕설래하는데.. 한 눈에 캐리어가 상당해 보이는
산꾼 2사람이 칠성봉쪽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 아닌가?
혹시하여 '자일 갖고 왔느냐?' 하니
30m짜리 1벌이 있다고 한다.
이게 무슨 천우신조인가?
그런데, 누군 '그것 가지고 짧아서 안된다'하지만
그들은 가능하다며 토왕폭으로 향한다.
같이 가자며 우루루 따라 간다.





(노적봉의 위용)





(권금성 너머 울산서 금강산 가다 설악에 주저앉았다는 울산바위)







(봄 산은 찬란하고, 가을 산은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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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틈의 에델바이스도 계절을 이기지 못해 쇠잔하여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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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왕폭 내려가는 가파른 내림길, 단풍에 맘을 뺏겨 조심스럽기만..)





(드디어 오늘쪽으로 토왕성폭포가 모습을 드러내고...)





(폭포수는 몇 십길 내려오는 동안 비산되어 형체도 없어지고...)





(절벽의 나무는 폭포와 조화를 이루고..)





(강한 것이 약한 것을 못 이긴다더니.. 물이 바위를 뚫는다)





(역시 바위와 소나무가 어울리니 품격이 달라진다)





(두번째 로프구간)





(마지막 로프구간)







(로프를 타고 내리다 절벽에 붙어있는 에델바이스와 돌단풍도 담으며..)







(토왕폭의 위용, 나이아가라 폭포를 저리가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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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봉들.. 과연 설악의 봉우리답다)







(토왕골, 토왕성폭포의 위용..)

칠성봉 동북쪽 산기슭에서 발원하여
노적봉 오른쪽으로 흐르는 계곡이 토왕골이다.
토왕골에는 육담폭포, 비룡폭포, 토왕성폭포 등 세개의 폭포가 있다.
신광폭포 또는 토왕폭이라고도 하는 토왕성폭포는 설악산을 대표하는
3대 폭포 가운데 하나로 칠성봉 북동쪽 계곡 450m에 있다.
주위 암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절벽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3단 연폭은 멀리서 보면 마치 하얀 비단을 바위 위에
펼쳐 놓은듯 하다. 토왕폭은 겨울이 되면 하얀
빙벽이 되어 클라이머들을 유혹하겠지..





(가을과 함께 먼 길을 떠나는 돌단풍)





(선두로 내려와 중간그룹과 합류하여 후미를 기다리는데..)

위에서 부상자가 생겼다며 진통제를 보내달라는 연락이 왔다.
구급약품을 챙겨 바삐 올라가니 마지막 로프구간에서 아래로 한 분이
떨어져 부상을 당해 있었다. 진통제만 있으면 될줄 알았는데 난감하다.
급경사 내림길인데 걸을 수도없어 팔도강산은 뒤에서 로프로 묶어 잡고
나는 앞에서 받치며 1시간 넘게 후송을 하여 폭포까지 내려왔다.
이후 너덜길을 어떻게 넘을까 난감했는데..





(뒤돌아 보는 토왕골의 비경)





(물위의 낙엽은 맴돌리고..)





(올해는 가을 가뭄으로 단풍이 일찍 말랐지만.. 물가의 단풍은 때깔이 곱다)





(토왕골 3폭포중 중간 폭포, 비룡폭포)





(다람쥐도 이제 사람을 겁내지 않는데.. 좋은 현상은 아닌듯..)





(금단의 땅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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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왕골을 따라.. 비룡폭포를 지나 소공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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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천을 건너.. 설악동 주차장으로..)





(설악동으로 돌아와서.. 탐방안내소 / 팔도강산님 사진)

금단의 땅 화채를 다녀왔다.
그것도 만추의 계절에 꿈결같은 하루를 설악에서 보냈다.
꽃처럼 고운 빛깔을 수 놓은 능선이라 화채능이라 한 말이
전혀 부족함이 없고, 장엄하기까지 한 토왕성폭포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무딘 글로 그 풍경과 그 순간의 감동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만추의 계절에 설악에 들어
화채능을 걷고 하마터면 되돌아 갈뻔 했지만 천우신조로
토왕폭을 내려올 수 있어 정말 멋진 산행이 되었다.
아쉬운 것은 함께가서 모두가 이 아름다운 절경을 즐기고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도중에 불미스런 사고로 옥의 티가
된 것 같아 아쉽다. 결국에는 119를 부르긴 했지만 수고한
멋쟁이 팔도강산님한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진정한 산꾼의
면모를 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 다치신 분의 쾌유를 빌며
모두가 산에 대한 욕심보다는 대상산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하고 안전산행이어 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 수고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