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10차(7구간 : 향적봉휴게소-중봉-백암봉에서 빼재까지)

2009. 7. 2. 23:57山情無限/백두대간(完)

 

백두대간 10 (7구간 : 백암봉에서 빼재까지)

 

 

 

산행일자 : 2006. 7. 8(토) 06:25 ~ 15:40 ( 9시간 15분)

산행날씨 : 개였다 짙은 운무

산행거리 : 도상거리/16.51㎞       누적거리 : 206.86km

           향적봉 대피소-중봉-백암봉-횡경재-(송계계곡)-지봉-월음재-대봉-갈미봉-빼봉-빼재

 

    석 : 홀로, 대간팀 중간에 만났으나 헤어지고, 
           지봉부터 김영진 대장과 합류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7/08 05:30~06:10  향적봉 대피소(식사, 산행준비)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6:25        향적봉 대피소 출발

       06:50~07:00  중봉(1,594.3m)

       07:20~35     백암봉(1,503m) 갈림길          / 2.00km
       08:05~15     상여덤(대간팀 만남)
       08:55        귀봉(1.390m)                   / 2.75km

       09:15        횡경재,송계사 갈림길           / 0.34km

                    송계계곡                     

       10:55        송계계곡 합수부

       12:35~40     지봉안(사거리)

       13:00        지봉/못봉(1,342m)              / 1.66km(+ 3.5km)

       13:22        월음재(달음재)                 / 1.20km

       14:07        대봉(1,263m)                   / 1.11km

       14:32        갈미봉(1,210.5m)              

       15:18        빼봉(1,039.3m)                 

 15:40        빼재/신풍령(920m)              / 3.96km

                                 (/13.02㎞ + 3.5km)

 

③ 복귀

       15:50        신풍령 출발

       16:40~18:00  병곡 송어식당/식사, 이동

       18:32~40     서상, 택시로 승용차 회수

       18:50        육십령 출발

       20:20        의령 도착




2. 산행기록



그렇다.
지난 밤 학생들이 떠든다고 책망하던 그 어른들이
새벽에 일어나 랜턴을 켜고 부스럭거리는 바람에 잠을 다 깨어 놓는다.
그 바람에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향적봉 일출도 비경이지만 하늘을 덮은 구름 때문에 일출을 보기가 힘들 것 같다.
야외 식탁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데 구름 사이로 붉은 해가 느닷없이 얼굴을 내민다.
연달아 셔트를 눌러 보지만 그림이 영 시원찮다.

 

휴게소에 라면이 없기도 했지만 점심때쯤이면 빼재에 도착할 것으로 생각하고,
차가운 물만 쪼그라든 PET병에 채우고 배낭을 꾸렸다.
향적봉 대피소는 물이 풍부해서 좋다.



(향적봉 일출, 구름사이 살짝 얼굴을 드러내었다 곧 사라졌다)


(날이 밝아지자 운해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향적봉 대피소 출발,
산을 다녀봤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구름 사이로 간간히 비치는 햇살과 운무가 조화를 이루는 주목과 구상나무 숲,
그리고 이슬 머금은 원추리, 범의꼬리, 이름 모를 꽃들이 만발한 화원…
환상적인 풍경이다.



(중봉에서 대피소 사이에 있는 고사목)


()
 


(열린 구름 틈새로 비치는 햇살이 찬란하다)

아고산대(, subalpine zone)
아고산대는 온대의 산악을 기준으로 하여 만들어진 식물의 수직 분포대로
저산대와 고산대 사이에 있어 온대와 한대의 중간인 아한대 기후대에 해당한다.


아고산대는 상록 침엽수림지대로
좀솔송나무,솔송나무,가문비나무,낙엽송 등의 침엽수가 많은 것이 특징이며,
고채목,단풍류,석남과 식물 등의 활엽수가 침엽수들과 섞여 있다.
습기가 많은 산지에서는 밀집된 관목 군락으로 구성되며,
자작나무류,소나무류,석남류,철쭉류 등 지역에 따라 다르다.

바람과 비가 많아 기온이 낮은 이 구간은
철쭉, 진달래, 조릿대, 원추리, 산오이풀 등이
조화를 이루며 자라는 곳으로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상한대 부근에서는 교목한계(喬木限界)를 나타낸다고 한다.



(덕유평원의 야생화, 말 그대로 화원이다)


덕유평전에서 자라는 원추리(백합과 식물)는
각시원추리, 골잎원추리,노랑원추리와 함께 무리지어 자란다.
원추리가 꽃을 피우는 6~8월이면 덕유평전은 온통 노란 꽃 세상이 된다.
원추리는 해발 1,000m정도의 높은 지역(아고산대)에서 잘 자라며,
지리산 노고단, 소백산 비로봉 등에서도 원추리가 군락을 이루어 자라고 있다.



(원추리, 덕유산은 원추리가 만발하여 더 아름답다) 


오늘 구간은 여유로운 구간이 될 것 같다.
여섯 시간 남짓한 거리에 비도 그쳤으니 맘껏 사진이나 찍으며 갈 수 있겠다.
눈 앞에 전개되는 중봉까지의 주목군락과 고사목 지대, 야생화들…,
호젓한 길에 기분마저 상쾌하다.
중봉에 이르자 백암봉을 타고 넘는 운해가
감탄스런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중봉에서, 백암봉을 타고 오르는 운해가 장관이다)


(피어있는 꽃만 아름다운게 아니었다)


오늘 새벽에 동엽령으로 오르기로 한
대간팀이 나타날 시간이 되었는데 보이지 않는다.
준족들은 이 시간쯤이면 나타날 시간이 되었는데…,
10여분을 기다리다 백암봉으로 향했다.


(순식간에 산봉우리가 삼켰다 드러내었다 한다)



(?)


초록으로 채색된 산야는 싱그럽기 그지없고...,
이른 아침 덕유평전의 상쾌함과 이슬 머금은 야생화의 청량감이 산행의 묘미를 더하며
무아의 경지에 빠지게 한다.


(꿩의다리?)


백암봉(1,490m 송계삼거리),
운해가 너무 높게 솟아 올라 중봉에서 보던 모습보다는
감흥이 덜하지만 그래도 역시 덕유산의 운해다.
예상대로라면 중봉쯤에서 만나야 할 대간팀이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인가? 15분여를 기다리다 할 수없이 왼쪽으로 난 대간길로 들어섰다.



(대간길, 산 너울이 크고 넉넉한 덕유산군을 웅변하는듯하다)


빼재가는 길은 주능선만큼 넓지는 않지만 선명하면서도 부드러운 능선 길이다.
길 옆의 키 작은 잡목들은 한껏 이슬을 머금고 있어 벌써 옷을 다 젖게 했고,
어제 물먹은 등산화는 갈아 신은 양말까지 벌써 첨벙거리게 한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쭈욱 경남과 전북의 경계선을 타고 간다.


(이른 아침 이런 길을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 상쾌한 기분을 모른다)


 

(골에서 피어난 운해가 산위로 솟아 오른다, 장관이다)


상여듬,
야생화의 반김과 안개 뒤덮인 숲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는 호젓한 길을 지나
야트막한 오르막을 오르는데 위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린다.
이 시간에 왠 사람들인가?
가까워지자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그렇다. 우리 대간팀이다.
중봉이나 백암봉에서 만나야 할 대간팀을 여기서 만나다니…
무슨 사연이 있었구나!

이유인즉슨 병곡에서 내려 동엽령으로 올라야 하는데
그만 들머리를 잘못드는 바람에 길을 만들면서 귀봉쪽으로 올라와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있는 것이었다.
여기서 동엽령까지는 2시간 거리고 백암봉까지도 1시간 거리다.
대간팀이 위치를 확인하고 백암봉까지 갔다 오려고 하던 참에 마주친 것이다.
반갑긴 했지만 같이 갔다 오자는 제의를 정중히 사양하고
가는 길은 내가 이슬을 다 털어 놓았으니 잘 다녀오라며,
부러운 시선을 뒤로하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향한다.
빼재까지 4시간 거리인데 대간팀이 백암봉까지 갔다오면
최소한 2시간은 걸릴 테니까 한층 여유롭다.
가면서 어제 제대로 담지못한 야생화나 제대로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조우, 길을 잘못들어 동엽령에서 4km이상이나 떨어진 귀봉 근처로 올라 왔단다)



(안개 자욱한 숲은 신비감마저 준다. 대간팀을 떠나 보내고 다시 혼자서 호젓한 길을 간다)



(왜 그렇게 연녹색이 좋은지...햇살 머금은 연녹색은 더 아름답다)


남덕유산 방향은 운해로 가려지고 백암봉에서 향적봉까지의 덕유산의 옆모습은 아직 선명하다.

상여듬 지나 내리막길로 안부로 떨어지더니 다시 왼쪽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은 것은 이름모르는 꽃들까지 길손을 반기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아름답다, 넋을 잃고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싸리도 자색 꽃을 피우고 반갑게 맞이한다)



(앙징맞다, 예쁘다, 이름을 찾아 불러주마...가는장구채)


(둥글래)


 (노루오줌)

귀봉을 지나고 널찍한 횡경재 삼거리에 도착했다.
큰 간판에는 고도가 1,350m, 송계사까지 2.7km다.
20분이면 지봉안 사거리에 이른다.



(횡경재, 길을 잃을 곳이 아닌데...3시간 넘게 송계계곡을 훑었다)


 (생명은 위대하다, 그것이 인간과 어떤 관계인지는 관계없이...)


곧장 갔으면 되었을텐데
왼쪽이 대간 길이라는 것을 확인했지만,
잠시 쉬면서 무엇에 홀렸는지 무심코 시그널이 많이 달려있는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가파른 길을 한참 내려가다 뭔가 이상하다 싶었지만
현 위치를 확인할 수가 없어 위치가 확인되는 곳까지 가보자며 가는데
도무지 위치를 확인할 수가 없다.

한참 후, 송계매표소 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너무 많이 내려와 있었기 때문에 그냥 송계매표소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작정했다.
그러나 그럴 수도 없는 것이 빼재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송계매표소로 내려왔다고 연락을 하든지 빼재로 돌아가든지 해야 하는데
두 가지다 답이 될 수 없었다.


 
(외로운 길손을 반기는 것은 길 가의 꽃들만이 아니었다)


(참나리, 화장을 않아도 이렇게 이쁘다니...)

차가운 계곡물에 불어터진 발을 담그고,
머리까지 감고 정신을 차려 지도를 보니
송계계곡 합수부에서 지봉안(사거리)로 등산로가 나 있는게 아닌가?
여기서 1시간 만에 지봉안까지 오르면백암봉까지 갔다 온 종주팀를
만날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온다.


 
(낯 익은 엉겅퀴, 자주색 꽃울 피고 이런 곳에서 한 모퉁이를 담당하고 있을줄이야...)

시원한 계곡산행을 기대했지만 그것도 잠시 끝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길…,
곳곳에 멧돼지가 지렁이 잡아 먹느라 파헤친 흔적들,
이 음습한 지대를 벗어나야 하는데 봉우리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지친다. 시간은 이미 1시간 반이 훌쩍 지났다.


(송계계곡, 열대 우림같이 습한 곳이었다)

지봉안(송계매표소 3.4km, 신풍령 6.6km, 횡경재 1.2km),
하늘이 열리고 능선이 나타났다. 드디어 지봉안(사거리)에 도착한 것이다.
싸리듬재라고도 하는 곳이다.
올라왔던 길에서 직진하면 오수자굴, 지봉은 우측방향이다.
호흡을 가다듬고 진행방향을 살펴보니 대간팀이 놓고 간 방향표시지가 많이 젖어 있다.
이 곳을 통과한지 30분은 된듯하다. 한편, 방향표시지를 회수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아직 이곳을 통과하지 않은 대원이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지봉안 사거리, 송계계곡 합수부에서 이곳으로 올라왔다)


키보다 큰 싸리나무를 헤치며 가파른 길을 오르는데 힘이 부치는데 미끄럽기까지 하다.
헬기장에 오르니 뿌연 안개 속에 김 대장이 무전기로 통화를 시도하다 나를 보자 깜짝 놀란다.
당연히 내가 제일 먼저 갔을 것으로 알고 있었으니 놀랄 수 밖에…,
몇 명이나 여기를 통과하였냐니까 4명만 남고 전부 대봉까지 갔다고 한다.
대장은 후미 4명을 찾느라 통화를 시도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나는 그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봉(1,342.7m) 정상석에는 못봉이라 새겨져 있다.
잔뜩 내리 깔린 구름은 시계를 제로로 만들어 주위를 가늠할 수 없었는데
간간히 비까지 내리는데 길은 숲속으로 숨어든다.
후다닥 거리며 급하게 달려오는 두 사람…,
그들도 송계사 방향으로 길을 잘못 들었다가 이제 나타난 것이다.
그들은 우리를 추월해 가 버렸다.


(못봉/지봉)


월음령(달암재)(신풍령 4.7km, 횡경재 3.1km, 송계삼거리 6.8km)
다시 급한 오르막이 기다린다. 내 키보다 큰 싸리나무 사잇길로 치고 오르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가던 길을 멈추고 배낭을 벗어 던지고 길가에 털썩 주저앉았다.
간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해 보지만 중심이 잘 잡히지 않는다.
여기서 동진씨와 제일 후미를 만났다.

  

대봉(1,263m) 좌측은 투구봉(흥덕산)으로 이어지고, 우측이 대간길이다.
오름길 (덕유 07-06) 표시목은 3키로 남았다는 뜻인데…
몸이 지치니 남은 거리가 더 신경이 쓰인다.
“백두2”의 위치를 확인하는 무전이 연신 날아온다.
마음이 조급해 지지만 갈증도 심하고 더 이상 진행할 힘도 없다.
잠깐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참나리가 이쁘게 피어있어 카메라에 담으니
김대장이 보기에는 기진맥진한 사람이 왠 사진이냐 생각했을 것이다.
 

 

산행 후반부에 만나는 봉우리는 고도가 높지 않더라도 부담되는데
오늘은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이 썩어도 준치라고 1,200고지가 넘는 산들이라 더 힘이 든다.
가파르게 비탈을 내려갔다가는 다시 그만큼 올라야 하니 내려가는 것이 2중으로 부담된다.
내려왔던 만큼 힘들게 올라가니 숲 속에 갈미봉 표지석이 나온다.
 

 

납작한 대리석에“갈미봉 1,210.5m 거창군” 새겨져 있다.
줄어 들지 않는 이정표가 반갑기 보다는 부담되는 시간이다.
완만한 능선길로 진행하는데 표지목(덕유01-04)은
아직도 2km가 남았다는 뜻 아닌가?


 (갈미봉, 기진맥진한 상태에서는 1200고지도 그렇게 힘들 수가 없었다)


지쳐서 그렇지 추세는 고도를 낮추고 있는 중이다.
내리막길 건너편에 조그만 봉우리 하나가 나타난다.
저 봉우리만 넘으면 끝이겠지... 왠걸 980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니 헬기장이 나온다.
(덕유07-03) 이제 1.5km... 남은 거리 계산만 하는 내 모습이 너무 나약한 것 같다.
선두는 빼재에 한참 전에 도착하여 “백두2”의 위치를 연신 묻는다.
그럴수록 마음은 더 조급해 진다.

  

마지막 봉우리가 확실하겠지?
재차 백두2”의 현위치를 묻는 “백두1”의 물음에
김 대장은 빼봉을 오르고 있다고 답을 한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아직도 고도계는 1,000m를 넘게 나타내고
(덕유07-02) 표지목은 아직도 빼재까지 1.0km나 남았다는 것 아닌가?
어휴…

 

왠걸, 봉우리가 또 솟아 오른다.
높진 않지만 봉우리는 봉우리다. 빼재가 왜 이리도 먼 곳에 있단 말인가?
가면서 100m씩 잘라 계산해 보지만 역시 산에서의 1km는 여유율을 충분히 주어도
족히 1.5배는 되는 것 같다. 고만고만한 능선은 끝없이 이어진다.
숲길에 안개까지 자욱하니 앞이 보이지 않아 더 답답하다.
급한 내리막길이 나온다. 마지막 표지목이다. 봉우리가 더 이상은 없겠지…
이제 500m만 가면 빼재에 도착하겠지…
마지막 젖 먹던 힘까지 다 내며 또 나타난 봉우리를 오른다.

 

이번이 백두대간 10개월 째인데…
지난 겨울 몸살이 난 상태로 백운산을 오르다
혼이 난적이 있었는데 그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
백두대간은 한 땀 한 땀 이어가는 바느질같이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
대간길이 이어지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다리에 힘이 주어진다.


 (빼재 날머리에서, 김 대장, 대간 종주회를 위해 늘 헌신적이다)

빼재(920m. 수령, 빼재, 신풍령, 삼오정고개)
이동통신 송신탑을 돌아 임도를 따라오다 절개지로 내려서니
수령(秀嶺)이라는 빨간 글씨가 큰 돌에 새겨져 있다.
드디어 대장정, 길고 긴 여정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수령 표지석 사진을 한 장 남기고 휴게소로 내려서 기다리던 버스에 오르니
모두가 반갑게 맞아준다. 그렇지만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민폐를 끼친 것 같아 미안한 맘이다.

 

빼재는 고개 이름이 분분한 만큼이나 이름도 많다.
빼재는 전북 무주군과 경남 거창군을 잇는 37번 지방도로지만 차량통행이 한적하다.



(빼재는 이름도 많다, 빼재, 수령, 신풍령...)


빼재에서 출발한 버스는 병곡 송어 식당에서 덕유산 무지개 송어로 포식을 하고
다시 서상까지 와서 일행과 작별을 하고 택시로 육십령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어제의 고마움을 꼭 만나서 전하여 하였으나 계시지 않아
주방 할머니에게 정말 고마웠다고 전해달라며
아쉬운 마음으로 차를 몰고 시골로 향했다.


(승용차 회수를 위해 다시찾은 육십령 휴게소)

이번 덕유산 구간 땜방 산행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산행이었다.

 

첫째로,
2달 동안(지난날 사량도 갔다 온 것 외에는) 예비산행도 없이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둘째 날 길까지 잘못 들어 이후 구간에서 기진맥진한 상태로 진행한 것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로는 예비산행으로 충분한 몸 만들기와
독도에 우선한 산행을 하여야 겠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둘째로,
형편에 맞게 계획을 세우니 접근하면서 인근지역의 유적지를 찾을 수 있었던 것과
주민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 그 지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어차피 백두대간은 산길 걷는 것 이상으로
이 땅의 지리와 문화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견문을 넓힐 기회를 만들어야 하겠다.
의암 주논개 묘역을 들린 것과
육십령 휴게소 조정자 아주머니를 만난 것은
이번 산행에서 특히, 의미있는 일이다.

 

셋째로.
비가 오고 구름으로 뒤덮인 악천후 속에서도
이틀 동안 100리가 넘는 길을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것도 덕유산 야생화와 운해에 매료되면서 까지…,
무사히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켜주신 에벤에셀의 주님께 감사드리고,
힘들 때 옆에서 힘이 되어준 김 대장에게 감사를 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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