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9. 19:49ㆍ山情無限/백두대간(完)
백두대간 8차 (10구간 : 우두령에서 추풍령까지)
산행일자 :
산행날씨 : 흐렸다 맑음
산행거리 : 도상거리/21.5㎞ 누적거리 : 166.5km
우두령-985.3봉-여정봉-바람재-형제봉-황악산-백운봉-여시골산-괘방령-가성산-눌의산-추풍령(표지석)
참 석 : 백두대간 종주회 29명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5/12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6:40 형제봉(1,045m)
신선봉.직지사 가는 갈림길
(/23.74㎞/셀파산장자료)
③ 복귀
2. 산행기록
○ 10구간 개요 : 대간 출발한지 8번째로 찾은 10구간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충북 영동군 상촌면, 매곡면, 추풍령면, 경북 김천시의 대항면, 봉산면 등에 걸쳐있다. 10구간의 핵심은 단연 황학산이라고도 하는 황악산이다. 직지사로 유명한 황악산의 정상은 해발1,111.4m의 비로봉이다.
이외의 산봉우리로 바람재로 내려서기 전의 965봉과 북쪽의 형제봉, 황악산 정상을 지나 백운봉(770m), 괘방령을 지나 가성산(710m)과 추풍령으로 내려서기 직전의 눌의산(743m)등을 꼽을 수 있다. 고갯길로는 906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괘방령, 백운봉과 운수봉 사이의 안부와 바람재 등의 크고 작은 고개와 우두령과 추풍령이 들목과 나들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구간은 코스도 길고 능선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특히 몇 곳은 급경사 길이 있고 또 길을 잃기 쉬운 곳이 있어 어려운 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몇 주 연이어 주말에는 비가 왔다. 또 내일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하여 내용물들을 패킹하고 배낭을 꾸리고 나니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잠시 눈을 붙이고 가야겠다며 와이프에게 11시반에 깨워 달랬는데… 깜짝 놀라 눈을 떠 보니 00:20분… 이미 버스가 신복로타리에 도착할 시간이다. 낭패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일..., 사무국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로타리에서 기다려 달라 하고는 쏟아지는 비를 뚫고 차를 내달렸다. 나 때문에 10분이나 기다린 대원들에게 미안하다.
대구를 지나자 빗방울들이 가늘어 지더니 이내 그쳤다. 다행이다. 04시가 조금 넘어 지난 구간 날머리인 우두령에 도착하여 김밥으로 이른 아침을 때운다. 산행채비를 하고는 추풍령을 향해 마치 마라톤 출전자 출발신호 기다리듯 우두령 들머리로 모여든다..
(어둠을 밝히고 지난구간 날머리 우두령을 들머리로 대간을 잇기위한 대장정에 나선다)
04:50 우두령(질매재/720m), 출발
언제나 그러하듯 고개에서 시작은 오르막이다. 헤드랜턴으로 불을 밝히며 얼마간 치고 올라가니 버려진 듯한 무덤이 있는 공터를 지나 이내 작은 봉우리에 도착한다. 벌써 낮이 많이 길어진 것 같다. 벌써 주위가 훤해 지면서 랜턴이 빛을 잃는다. 시야도 시원하게 트이고 자연의 빛으로 보는 대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햇귀가 돌기 시작하자 오공이를 꺼내어 가던 걸음을 멈추고 얼른 몇 컷을 담았다.
(대간길도 이제 한창 초록 옷을 갈아입고 있다)
(05:20 일출)
(구름을 헤집고 장엄한 태양이 동쪽하늘을 붉게 물들인다)
05:35 985.3봉
날씨가 산행하기에 정말 좋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하다. 탁트인 억새로 뒤덮인 지대를 지나는데 저 멀리 이름모를 능선 너머 구름위로 찬란한 아침 해가 솟아오르면서 대간에 축복을 내린다. 산정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요 행복이다.
구름사이로 뻗는 선샤인이 정말 멋있다. 재빨리 전망좋은 곳으로 올라 오공이를 꺼내 초점을 맞추고 셔트를 눌리는데 아뿔싸! 오공이가 삑삑 소리를 내면서 작동을 않는다. 에러 5 메세지가 뜨는데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태양에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cmos가 나갔는가? 걱정이다. 대간길의 이런 풍경을 담으려고 오공이를 구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래서 허리쌕(카메라 가방)까지 차고 우중 산행을 대비해 중무장까지 했는데… 할 수없이 오공이를 배낭에 넣고 여태까지 잘 사용하다 오공이 바람에 뒷전으로 밀려난 콤팩트 카메라를 다시 꺼냈다.
기복이 심하지 않은 길에 듬성듬성 크고 작은 바위가 세워져 있는 길을 전진하니 잡목에 걸어놓은 여정봉(1,030m) 팻말이 나왔다.
06:00 여정봉(1,030m)
이후 완만한 능선길 앞으로 펼쳐진 광경은 정말 감탄스럽다. 연녹의 새잎들이 햇빛을 받아 빛나는 모습은 생명이 춤추는 모습, 온 세상이 생기로 가득 찬듯하다. 이런 길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조금 더 진행하니 조그만 봉우리가 나오고 그 꼭대기에 중계탑(안테나)이 서 있다. 봉우리 허리를 자르며 올라온 임도가 초대하지 않은 손님같이 불쑥 나타났다. 바람재 우측방향에 있는 목장에서 올라온 임도였다. 산을 이렇게 허물어도 되는가?
(연녹의 새 잎들이 빛을 받자 꽃 보다 아름답게 빛난다)
임도를 따라 조금 내려가다 다시 왼쪽으로 나있는 산길로 올라선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인가? 대간길 바로 옆으로 폭이 수십 미터나 되고 산 아래까지 길이가 몇 백 미터나 속살을 드러내고 허물어져 계곡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어 내리막길로 내려서니 저 아래 평탄하고 넓직한 곳에 헬기장이 있는 바람재 안부가 나타났다. 바람재는 김천시 대항면 주례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충북 영동군 상촌면 궁촌리 방향에서 오는 길이 대간과 만나는 곳이다. 바람재 오른쪽은 목장지대다.
06:25 바람재(815m)
바람이 전하는 의미를 알랴마는 계절 탓인지 이름과는 달리 이따금씩 상쾌하게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이 산꾼들의 이마에 난 땀을 식혀 줄 정도다.
출발 후 1시간 30여 분만에 맞는 휴식시간이다.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주위를 돌아보니 진행방향에 봉우리 몇 개가 우뚝하다. 형제봉과 이름모르는 봉우리들이 이어져 있다. 지도에 형제봉 가는 길은 표고차가 200m나 되며 등고선이 촘촘한 급경사 길이다.
바람재를 출발하여 완경사의 오름과 급사면의 오름을 번갈아 진행하니 조금 후 우측으로 난 신선봉 갈림길이 나온다
신선봉.직지사 가는 갈림길
신선봉 갈림길에서 좌측 길로 접어들어 조금 더 진행하자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인다. 직지사에서 올라오는 길인 모양이다. 또 다른 무명봉인가 했는데 형제봉이었다. 표지석이나 삼각점도 없고 쉴만한 공간도 없는 형제봉에 이른다.
(나무보다는 풀들이 먼저 봄을 맞는 것 같다)
06:40 형제봉(1,045m)
형제봉을 지나 완만한 오름길을 조금 진행하니 삼거리 지점이 나타난다. 진행방향의 오른쪽으로는 능여계곡과 직지사로 연결되고, 진행 방향으로는 비로봉쪽이며, 뒤돌아 보면 형제봉 방향임을 가르치는 철판으로 된 이정표가 길손을 반긴다.
(황악산의 대표적인 계곡인 능여계곡은 진달래,벚꽃,산목련이 유명하다.
계곡 저 아래에 직지사가 보인다)
조금 진행하자 이내 황악산 비로봉(1,111.4m) 정상이다. 정상에는 조그마한 공터에 표지석과 삼각점, 그리고 백두대간 해설판 및 나무로 된 키 큰 이정표가 있고, 사방은 잡목 숲과 소나무로 쌓여 있어 조망은 시원한 편이 못되었다.
(황악산 비로봉)
07:10~15 황악산(1,111.4m)
경북 김천시 대항면과 충북 영동군 매곡면·상촌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해발 1,111.4m다. 예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黃鶴山)이라고도 하는 황악산은 서남쪽에 연봉을 이룬 삼도봉(1,177m) ·민주지산(1,242m)과 함께 백두대간의 허리부분에 솟아 있다.
산세는 완만한 편이나 수림이 울창하고 산 동쪽으로 흐르는 계곡 곳곳에 폭포와 소가 그윽한 계곡미를 이루고 있다. 특히 직지사 서쪽 200m 지점에 있는 천롱대에서부터 펼쳐진 능여계곡은 이 산의 대표적 계곡으로 봄철에는 진달래, 벚꽃, 산목련이 볼 만하고, 가을철 단풍 또한 절경을 이룬다. 직지사로 내려가는 동쪽 비탈면에는 있는 능여, 내원, 운수계곡의 경관이 뛰어나다. 북쪽의 괘방령과 남쪽의 우두령을 통해 영동과 김천시를 잇는 지방도가 지난다.
정상 조금 아래 헬기장 오른쪽 바위에 서니 직지사 쪽의 전망이 시원스럽게 트인다. 우리나라 산 이름 중에 악(岳)자 들어가면 대부분이 힘과 기상이 넘치고 경치와 풍광이 빼어난 남성미가 있는 바위산이거나, 골산(骨山)인데 비해 황악산은 산 이름에 악자가 들어갔음에도 모습이 남성이 아닌 봉곳이 솟은 여인의 가슴과도 같은 또는 어머니의 품속 같은 느낌을 주는 전형적인 육산(肉山)이다.
정상에는 아직도 초봄 수준이다. 좁은 공터에서 잠깐의 휴식과 정상 등정의 기념사진 몇 장을 남기고 다시 다음 목적지 괘방령을 향한다.
정상을 내려서니 헬기장이 나오고 이곳에서 대간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더니 곧장 급한 내리막 경사길이 계곡으로 내달린다. 가는 방향의 이정표마다 직지사로 표시되어 있어 독도하기가 까다로워 자칫 길을 잘못 들지나 않았나 싶을 정도다.
(백운봉 가는 길에서 본 지나온 산능들)
07:40 백운봉(770m)
백운봉을 지나 운수봉 오르기 직전에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운수암과 백련암을 거쳐 직지사로 내려서는 길이고, 대간은 곧장 직진하여 운수봉쪽으로 향한다.
울창한 잡목 숲은 연녹의 잎들로 터널을 만들어 힘든 대간길에 새 힘을 준다. 철쭉들도 우리가 오는 줄 알았는지 때맞춰 만발하여 반긴다. 이름 모르는 새들의 지저귐에 귀 기우리면 야생화는 자기들을 보지 않는다고 질투하는듯 살포시 고개를 돌린다. 정말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백운봉에서..., 후미대장,산행대장,홍보담당,필자,위겸씨와)
이런 정경을 두고 갈 수 없어 김대장과 한 컷 남기려는데 너도 나도 달려든다. 그냥 두고 갈 수 없는 모습에 모두들 모델이 되어 사진에 담기에 여념이 없다
(이번 대간길은 연녹의 생명축제다)
(우측으로 가면 직지사 가는 길, 대간길은 여시골산 방향으로 직진길이다)
07:58 직지사/여시골산 갈림길
잠시 숨을 몰아 쉬면서 올라서면 운수봉이다. 운수봉에서 좌측으로 내려보면 잘 만들어진 어촌저수지가 마음을 더욱 깨끗하게 하고 땀을 식혀준다. 작은 재가 있는데 여기가 백년묵은 여우가 살았다는 여시골인가 보다.
(여시골산의 여시(여우)굴)
08:20~30 여시골산(385.4m) / 휴식
전망은 트이지 않지만 이어지는 연녹의 턴널과 철쭉꽃에 취해 봄산행을 묘미를 느끼며, 야생화를 담으며, 우리를 위해 노래하는 새의 모습을 찾으며 느긋하게 진행하는데 선두가 휴식을 하고 있다. 벌써 산행시간이 3시간 반만에 2번째 휴식이다. 표지석도 전망도 트이지 않아 위치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곳이지만 여시골산쯤 되는 것 같다.
여유있게 휴식을 하고 출발하는데 대간길 바로 왼쪽에 수직으로 난 동굴이 있었다. 그렇구나 여기가 백년 묵은 여우(여시)가 살았다는 굴이구나.
급한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곳이 능선 분기점이다. 좌측으로 내려서야 한다. 오히려 괘방령으로 내려가는 길이 계곡으로 가는 길 같아 보이는 곳이다. 철조망을 넘어 한참을 내려가면 대간길에 굵은 철사들이 길에 묻혀있는데 잘못하면 발에 걸릴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할 구간이기도 하다. 우측으로 밭 길을 따라가다 수로를 건너 내려서니 경북 김천시 대항면 항천리와 충북 영동군 매곡면 어촌리을 연결해주는 906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괘방령이다.
왼쪽에 공장 같은 길게 늘어선 건물들이 보이고, 가성산으로 추측되는 산봉우리가 아주 멀리 아득하게 보인다.
(조선시대 과거를 보러가면 급제의 방을 붙혔다는 괘방령,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
09:05 괘방령(掛傍嶺/305m)
괘방령은 충북과 경북 경계에 위치해 있는데 조선시대부터 과거보러 가면 급제를 알리는 방을 붙혔다고 하여 괘방령이 되었다고 한다. 추풍령이 국가업무를 수행하는 관로였다면, 괘방령은 선비들이 과거시험 치러가는 과거길로, 장사꾼들이 넘나들던 상로로서 추풍령 못지않은 큰 길이었다고 한다. 특히.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 박이룡 장군이 왜군을 상대로 격렬한 전투를 벌려 승전한 격전지로 유명하다. 사적지 안내판과 주위에 돌탑과 장승이 세워져 있다.
(괘방령에서 가성산 오르는 들머리)
대간길은 괘방령에서 김천 방향으로 100여 미터를 길을 따라 내려 가다가 대간 시그널이 나부끼는 곳에서 왼쪽 능선으로 붙으면 된다.
아침을 먹은지 5시간이 넘어가는데 오늘도 저 가파른 가성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으려는지 괘방령을 지나쳐 오른다. 그런 생각도 잠시 잡목 숲이 울창한 완만한 능선을 조금 올라가니 선두가 멈춰섰다. 점심 먹을 자리를 잡은 것이다. 역시 사무국장은 멋진 산사나이다. 시장하기 직전 타이밍도 그렇고… 무엇보다 가성산까지 가기에는 너무 멀고 힘들어, 그렇다고 조금 더 가면 식사하고 바로 오르막을 올라야 하니까 이쯤이 정말 적당한 장소같다.
09:30~10:10 418봉 직전 / 점심
대간길은 418m봉을 지나면서 왼쪽으로 크게 껶여 내려 가더니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넘어서 작은 안부가 나오고부터 줄곧 가성산 정상까지 지루한 오르막의 연속이다. 10구간중 가성산 오르는 길이 하이라이트인 것 같다.
가성산까지는 연속해서 4개의 봉우리를 지나게 되어 있었다. 앞서가는 대원들 속도가 떨어지는데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힘겨워 하는 표정들이 역력하다.
꾸준히 전진하다 보니 가성산이 바로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다. 더 전진하니 이젠 코앞에 보이는 느낌이다. 그러나 가성산인줄 알고 올라선 봉우리는 가성산 전위봉에 해당하는 봉우리였다. 정상은 오른쪽으로 보이고 있었다.
점심 먹은 후로 완만한 길이 나오긴 했지만 가성산 가는 길은 1시간 가까이 오름의 연속이다. 연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이마에는 땀이 맺혔다가 떨어진다. 그러나 이 길이 사막이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이랴! 지천인 야생화를 찍는 사이 김대장은 비탈을 한참이나 앞서 가고 있다. 대간길이 쉬운 곳도 있지만 대간꾼들을 녹초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과연 대간길이라는 것과 점의 연결이 선이듯 대간은 한걸음 한걸음의 연결인 것이 실감난다.
정상 조금 못미친 지점에서 산을 오르고 있는 꼬마 산꾼을 만났다. 12살인데 아버지와 함께 대간을 뛰고 있다는 것이다. 괘방령에서 출발을 했다고 한다.
토요일 대간을 타다 보니 그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지는 못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대간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반가운지? 선답자들을 비롯하여 대간을 타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백두대간 672km 노상에는 언제나 거대한 물체에 개미 달라붙듯 수많은 사람들이 때로는 여러 명이, 때로는 부부끼리, 친구끼리 짝지어, 어떤 이는 단독으로 구간 구간에서 자신의 한계상황을 극복하고 자연의 진리를 깨우치며 자연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힘들어 하는 꼬마친구에게 사탕 몇 개를 주며 “넌 대단한 어린이다. 앞으로 이런 결심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못 이룰 것이 없을 것이다” 하며 힘을 돋워주고 조금 더 오르니 헬기장이 나온다.
(가성산의 산행대장, 대간종주를 총지휘하느라 정말 수고하는 분이다)
11:15 가성산(710m)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는 제법 큰 헬기장 있는 곳이 정상인 줄 알았는데, 정상은 조금 더 진행한 곳에 조그만 표지석으로 가성산임을 알리고 있었다. 숨을 고른 후 목을 축이고는 사방을 둘러본다. 가성산 정상에서의 전망은 잡목 숲으로 인해 그렇게 좋은 편이 못되었다. 헬기장에서는 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우리가 지나온 남쪽의 황악산에서부터 가야할 장군봉, 눌이산까지 조망되었는데...
5000분의 1 지형도로는 확인이 되지만 50000분의 1 지도로는 지형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일반적인 대간 구간 고도표에는 가성산에서 눌의산 가는 길은 오르내림없이 계속 고도를 높이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그게 아니다. 가성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눌의산은 10리 밖에 있고 손에 잡힐 듯한 곳에 장군봉이 보이는데 장군봉도 내려갈 때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 한다.
11:35 장군봉(606m)
이름에 얽힌 연유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이름에 비해 초라한 봉우리 장군봉을 거쳐 눌의산으로 향한다. 장군봉은 특별한 표지나 특징이 없었다. 고도가 낮고 잡목들로 인해 역시 조망이 없다.
장군봉에서 눌의산 가는 길은 가파른 길을 내려서면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져 참나무 군락지대를 통과하면 한 두번의 기복이 있은 후 눌의산이 조망되는 633봉이다. 이후 다시 내려섰다가 비탈을 올라 바위지대를 통과하면 사방이 훤히 트인 전망대 눌의산이다.
(눌의산 오르는 길에서 본 가성산, 가성산에서 눌의산 오르는 길도 만만찮다)
(눌의산, 표지석은 눌이산으로 되어있는데 바로 잡아주었으면 좋겠다)
12:20~30 눌의산(743.3m)
괘방령을 지나 눌의산까지 오는 동안, 가성산이나 장군봉, 눌의산 등은 그리 높지 않는 600 ~ 700 고지에 불과 하지만 산행 후반부에 나타난 기복이 심한 지형으로 인해 많은 체력과 인내를 요구하였다.
눌의산 정상은 제법 넓은 공터에 아담한 표지석이 있는 사방으로는 막힘이 없는 최고의 조망처다. 뒤로는 지나온 황악산 일대의 모습과 정상 바로 아래는 추풍령 일대가 손에 잡힐 듯이 내려다보이고 그 옆으로는 경부선의 고속도로, KTX, 국도, 지방도 등이 지나가고 있어 예나 지금이나 숱한 사람들의 한 많은 사연을 간직한 교통의 요충지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우리가 가야 할 다음 구간은 고속도로 너머 아득하게 보이는 추풍령 저수지를 가운데 두고 오른쪽으로 활처럼 휘어져 끼고 돈다. 이후 사기점고개를 지나 작점고개를 거쳐 용문산까지 연결된 장쾌한 대간길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아직까지 남아있는 간식을 펼쳐놓고 오늘 지나온 구간들에 대한 무용담과 복기가 한창이다. 그러나 날듯이 대간길을 달려온 꾼들도 한 가지 걱정이 있으니 내리막길이 보이면 지레 겁부터 난단다.
(녹색턴널, 온몸이 생명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것 같다)
눌의산 정상에서 하산길은 경사가 급하지만 잡목 숲 연녹의 잎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운치가 있는 길이다. 한동안 비탈을 내려오니 솔향기 그윽한 순탄한 소나무 숲 길이 이어지더니 곧 동네 뒷산 길로 변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들의 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린다.
이어 송리마을이 나타나고 대간길은 과수원길로 들어서더니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여, 새로 난 국도의 육교 밑을 지나 경부선 철도를 건넌다. 24번 국도를 따라 김천 쪽으로 100여 미터 올라가니 추풍령 노래비가 나왔다.
8차 10구간은 여기까지로 총 산행시간이 9시간 45분 정도 걸렸다.
(오늘의 목적지 추풍령 표지석,우두령을 출발한지 9시간 45분만에 도착했다)
13:35 추풍령 표지석(221m, 후미/15:20)
추풍령은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과 경북 김천시 봉산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서 표고 221m.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며, 예로부터 영남지방과 중부지방을 잇는 중요한 교통로였다. 88올림픽 성화봉송을 기념하여 88년 9월5일 추풍령 표지석을 영동군에서 세웠다고 한다.
추풍령 당고개 마루 기념비에 새겨진 노래말을 읽어본다.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 가는
추풍령 구비마다 한 많은 사연
흘러간 그 세월을 뒤돌아 보는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 모습 흐렸구나 추풍령 고개"
지금도 경부선 철도의 추풍령역이 있고, 4번 국도가 통하며, 경부고속도로의 중간지점으로 서울이나 부산 어디에서나 214km가 되는 지점에 추풍령 휴게소가 있다. 임진왜란 때에는 군사적 요충지로, 의병장 장지현(張智賢)이 의병 2,000명을 이끌고 왜군 2만 명을 맞아 분전 끝에 물리쳤고(1차 전투), 다시 밀려온 4만 명의 왜군에게 패하여 장렬히 전사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영동에서 추풍령 가는 길인 여기서 멀지않은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는, 6.25 전쟁 당시 무지한 미군에 의해 400여명의 피난민 등 민간인들이 무차별 학살당한 비극적인 현장이다.
15:25분 2시간이나 기다리던 후미가 도착하자 김천으로 이동하여 식사를 한 후 18시 40분 무거로타리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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