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응달은 꽁꽁 얼어 있어도 봄 기운이..

2015. 2. 16. 22:39山情無限/영남알프스

 

 

가지산, 응달은 꽁꽁 얼어 있어도 봄 기운이..

 

○ 2015. 2. 14(토)    날씨 : 맑음

○ 석남사 주차장-중봉-가지산-쌀바위-불당골-석남사 주차장

 


 

일단은 주말마다 산에 들고,
매주 조금씩 산행거리를 늘리면서 몸을 만들기로 하였으나
지난 주는 빼 먹고 말았다. 부담되는 숙제 준비하기도 바쁜상황인데..
생각지도 않았는데 오래 전부터 가고 싶어했던 키나발루 트래킹을 하게 될 것 같다.
산행에 자신이 없고 학교 일정도 나오지 않은터여서 한동안 결정도 못하고 미루고
 있는데 와이프가 재촉하는 바람에 쉬이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가겠다고 했으나..  
정작 본인이 며칠 전 릎을 심하게 다쳐 가지못할 형편이 되고 말았으니..
이 참에 나도 가지 않으려 했으나 이미 지불한 산장 계약금은 환불이 안된다 하여
할 수 없이 한 사람분 페날티만 물고 나는 꼭 가야 할 처지가 된 것.
키나발루는 4000고지가 넘는 고산인데.. 작년부터는 거의 산행을 하지 못한 
터여서 고산 트래킹이 걱정되어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고 갈 때까지 페이스를
끌어 올리려 하지만 지난 주말은 병원 지키느라 산행을 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가지산을 산행거리와 시간을 조금 늘려 걸어 봐야겠다.
 앞으로 2~3번 밖에 산에 갈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

 

 

 

 

오늘은 석남사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중봉, 가지산 정상, 쌀바위를 거쳐 불당골로 내려올 참이다.

 

 

 

 

 

드디어 능선, 능선에 올라섰다.

먼 거리는 아니어도 막판에 만난 긴 암릉구간이 힘을 빼긴 했어도 

조금씩 적응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오늘은 능선에 오를 때까지 사진도 안 찍고

그냥 쉬지않고 걷는데만 열중해 봤다. 조금씩 페이스가 오르는 것 같아 다행이다.

몸을 만들기는 힘들어도 허물어 지기는 쉽듯 산행도 마찬가지다.

 

나와 산행속도가 거의 비슷한듯한 산객 한 분의

폰에서 나오는 기계음이 귀에 많이 거슬려 먼저 보내 주었는데 

빨리 가지않고 적당한 거리가 유지되며 소음이 통째로 전달된다.

나도 음악듣기를 좋아하지만 산에서는 고요함 속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싶다.

새가 우지짖는 소리, 솔바람 소리, 물 흐르는 소리.. 얼마나 좋은가!

산에서 라디오를 듣고 음악을 듣는 것은 자유이나 다른 사람은

그 소리들이 자연의 소리를 방해하는 소음으로 들릴 수도 있으니까

산행 예절을 좀 지켜 주었으면 좋겠다.

 

 

 

 

 

 

중봉에서 바라본 조망, 가지산 정상이 우뚝하다.

 

 

 

 

 

오늘 걸을 길.. 가지산, 쌀바위 지나 불당골로..

 

 

 

 

벌써.. 나무들은 푸른 빛을 띄며 봄 기운을 느끼게 한다.

저 골 아래쪽에 석남사가 보인다

 

 

 

 

쌀바위, 상운산을 당겨 본다. 그 뒤로 문복산(1013.5m)도 보인다.

 

 

 

 

 

백운슬랩이 정겨운 백운산도 당겨보고..

 

 

 

 

제일농원과 석남터널 방향 갈림길,

 

 

 

 

 

 

가지산 정상 오르는 길.. 고봉은 거의 마지막 300m가 힘든다.

어쩜 산행이 인생사와 그렇게 흡사한지..?

 

 

 

 

가지산 헬기장, 그 뒤로 이어지는 운문지맥.

백운산이 기개있는 선비같은 모습으로 고개를 오롯이 치들고 있다.

 

 

 

 

 

 

 

가지산 정상 모습..

오늘도 많은 산객들을 맞이 하느라 바쁜듯하다.

 

 

 

 

가지산 정상에서 갈 길을 가늠해 본다.

북쪽 쌀바위 방향 바로 발 아래부터 빙판이다.

 

 

 

 

 

다져진 눈이 녹았다 어는 바람에 빙판이 되어

아이젠을 착용했는데도 많이 미끄럽다.

 

 

 

 

운문산 생태.경관 보전지역

 

깃대종이란 1993년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식물다양성 국가연구에 관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 특정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동.식물

- 생태계의 여러 종 가운데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종으로

운문산의 깃대종은 담비, 운문산 반딧불이, 꼬리말발도리 등이다.

가지산이 더 놓은데 왜 운문산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는지..?

 

 

 

 

 

 

평소에는 참 호젓한 길인데..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러워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쌀바위 전망대에서..

 

가지산에서 쌀바위까지 내려오는 길은

적당이 거칠면서도 호젓하기까지 하여 걷기가 좋은데..

늘같이 시간이 많이 걸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쌀바위를 모델로 하여..

쌀이 쏟아져 나왔다는 쌀바위는 전설을 차치하더라도

클라이머들에게는 좋은 암벽등반 코스,

 

 

 

 

 북풍한설을 잘 이겨낸 나목들..

벌써 나무에 물 오르는 모습이 확연하다.

봄을 맞이하기 위해 잎도 다 떨구고 홀홀 단신으로 한겨울과 맞선

나목들의 비장함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

 

 

 

 

쌀바위 부근 석남사 첫번째 내림길..

 

 

 

 

상운산 오르는 길

 

 

 

 

 

 

상운산 오름길 부근 전망대에서..

 

 

 

 

또 석남사 내려가는 길.. 상운산 갈림길 부근 (두번째 길)

 

 

 

 

운문령은 임도를 따라 가도 되지만 임도는 둘러가고

이 길은 지름길.. 지름길도 가다 보면 마지막에 석남사 가는 길과 갈린다.

 

 

 

 

 

중간에 임도와 한 번 만났다가 다시 갈린다.

운문령도 계속 지름길로 내려가면 된다.

 

 

 

 

 

마지막으로 임도와 만난 등로.

여기서 운문령은 임도를 따르고 석남사는 내려서는 등로를 따르면 된다.

직진하는 등로는 가지산 온천쪽으로 내려간다.

 

 

 

 

석남사 주변 등로 안내판

 

 

 

 

 

여기서 석남사 방향으로(세번째 길)..

 

 

 

 

 

 

양지바른 육산.. 걷는 느낌이 좋다.

 

 

 

 

 

솔바람 소리가 좋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조그만 바위에 걸터 앉았다. 조선시대 洪世泰의 한시처럼

 너럭바위가 있으면 누워서 들어보고 싶은 솔바람소리.

 

우음(偶吟) /  柳下 洪世泰

 

是非閱來身倦(신비열래신권)
榮辱遣後心空(영욕견후심공)
閉戶無人淸夜(폐호무인청야)
臥聽溪上松風(와청계상송풍)

 

시비를 겪으니 일신이 고달픈데
영욕을 떨치고 나니 마음이 비워진다
인적 없는 밤 문을 닫아놓고
누워서 가만히 시냇가 솔바람 소리를 듣는다

 

 

 

 

한참동안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내려오니 날머리다.

인생은 바람에 날리는 먼지같고, 먼지를 날리는 바람같은 것.

사소한데 목숨 걸지 말고

유유자적 살아 보자

 

 

 

 

드디어 등로 날머리.

 

 

 

 

 

 

개울을 건너 입구로..

 

오늘은 사진을 몇 장 찍지않고 걷는데만 열중했다.

산에서 한 마디도 안했다. 자연의 소리, 내면의 소리를 듣기만 했다.

점심도 안 먹고, 묵언수행하듯 걸었다.

아! 이렇게 걸을 수 있음이 감사하다.

새로운 힘이 솟아 나는 것 같다.

 

 

If You Want Me
Marketa Irglova & Glen Hans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