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와 매춘부의 아름다운 사랑

2009. 7. 9. 02:16Good News/나눔과섬김



판사와 매춘부의 "진짜 사랑"

  

- 현대판 카츄사와 네훌류드로프 -


 

 

10년전 한 매춘부의 죽음으로
온통 프랑스를 들끓게 했던 이야기다
.
 

삶의 은인이자
연인인 판사의 명예회복을 위해
영혼을 불사른 어느 매춘부의 죽음이
프랑스인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셨던 실화다.

 

한 때 촉망받는 판사였던 필립 르 프리안과
남편의 놀음 빚 때문에 사창가에 팔려간
젊은 매춘부 마리 아르방의
10년간의 순애보가
마리의「자살」을 계기로
세상에 알려졌다고 한 신문이 보도했다.

 

이 소설같은 이야기의 시작은
지금부터
20년 전인 지난 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자 주인공은 당시 리용의 형사담당 소장판사였던 필립.

 

평소 매춘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밤에는 홍등가에 나가 매춘부 계도에 나서곤 했다
.
그의 노력으로 거리의 여인 몇몇은 새 삶을 찾게 되었고
그는 이 과정에서 그의 운명을 갈라 놓게될
마리란 여인을 만난다.

 

평소 포주에게 심한 학대를 받아온
마리
. 그녀는 어느날 목숨마저 위태로운
긴박한 상황에 처하자 필립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그리고 필립은 마리를 자신의 집으로 피신시켰다.
그러나 조직을 끼고 있는 홍등가에서
마리를 구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검은 세계'에서
그녀를 탈출시키는 데 성공한다.

 

격분한 포주는 필립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
결국 필립은 당국의 징계조사위에 회부되어
1년간의 조사 끝에 해임된다. 징계위는
그의 인간애와 청렴 결백성은 높이 샀지만 사적인 활동에
판사의 권한을 남용했다는 이유를 들어 그를 해임한 것.

 

필립은 실의의 나날을 보내고
마리는 그런 필립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
결국 둘 사이엔 사랑이 싹트고 동거를 시작했다.
또한 두 사람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내며
긴 복직싸움을 벌였다. 그러기를 몇 년.
오랜 기다림 끝에 95년 법무장관으로부터 복직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그들의 애틋한 사랑을 비껴갔다.
프랑스의 조기총선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복직 약속은 물거품이 돼버린 것이다.

 

97년. 마리는 문득
자신이 연인의 복직에 장애가 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분의 벽을 뛰어넘은 그의 사랑이 과분하다고 느꼈다.
두 사람은 별거에 들어갔다. 이룰수 없는 사랑이
잠깐 잠깐의 만남으로 애절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필립은 죽을 각오로 지난해 11월 단식투쟁을 벌였다.
그러자 법무부 측에선 복직을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당국이 차일피일 시간을 끌자
이번엔 마리가 필립과 함께
다시
1월말부터 3주간 단식에 돌입했다.
법무장관으로부터 답변은 끝내 오지 않았고
마리는 결국 사랑을 위해 최후의 길을 선택했다.
단식으로 몸이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에서 수면제를 먹은 것이다.

 

"필립의 복권에 걸림돌이 된다면 나는 없어질 것"이라는
유언을 친구에게 남긴 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났다.
그녀의 운구가 있는 날. 파리엔 비가 내렸다.

 

"저는 한낱 창녀일 뿐이에요. 제게 미안할 필요 없어요…"

 

라디오에서는 록오페라「노트르담 드 파리」의 노래가 흐르고
필립과 마리가 못다 부른 세레나데는 온 파리 시민의 가슴을 적셨다
.
필립은 "마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마리의 무덤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노트르담 드 파리 中 "B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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