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유유자적 거림에서 유평리까지..

2015. 7. 6. 22:43山情無限/지리산

 
 

 
지리산, 유유자적 거림에서 유평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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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7. 2 ~ 3    날씨 : 흐림
○ 거림-장터목대피소-천왕봉-중봉-써리봉-치밭목대피소-유평마을

○ 그림자 벗 삼아..


기말시험 마치자 마자 가려고
일찌감치 대피소 예약까지 다 해놓았는데 뭔 일이
그렇게 많이 생겨 바지 가랭이를 잡아 당기는지?
계획대로만 되고 예상한 대로만 되면 인생이 무슨 재미 있겠냐만
그래도 어느 정도지.. 대피소 예약 취소 위약금을 예약금보다 많이
지불하고 결국은 계획했던 화-대 종주는 못하고
거림에서 유평리까지 걷기로 했다.

아 지리산! 생각만 해도 이렇게 들뜨니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하는 것이 어찌 고통아니겠는가!
설령, 그동안 산을 등한히 한 불경(不敬)의 벌을 받아 발목에
 납덩이를 단듯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것이 힘겹고 고통스러울지라도..
나는 아무래도 배낭을 챙겨 지리산으로 가야겠다.
산에 들어 세상을 잊고 머리도 식혀야 할 것 같다.
정기를 받으면 새 힘이 솟겠지.







(거림, 세석대피소와 도장골 갈림길)

울산에서 진주, 진주에서 덕산, 덕산에서 거림까지..
울산에서 지리산 접근하기가 서울에서 보다도 엄청 멀다.
거림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입산한다.
가뭄이 심한 것 같다. 도장골도 수량이 적다.





(거림탐방지원센터를 통과)

평일이어서 그런지 아무도 없다.









(거림까지 접근하기가 쉽지않지만..)

거림에서 세석대피소 오름길은 길도 완만하고,
오르는 내내 계류의 재잘거림을 들으며 걸을 수 있는
호젓한 길.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까지..





(해발고도 1008m에 있어 천팔교)

첫번째 다리를 건넌다.
거림골에는 천팔교를 시작으로 계곡에는
다리가 많이 놓여있다.







(계속 왼쪽으로 계곡을 끼고 오른다)











(悠悠自適(유유자적))

느긋하고 여유롭게 걷는 걸음이라 힘든 것은 아니지만
폭포를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잠시 계곡으로 내려가 쉬었다 간다.
들머리 입산할 때만해도 푹푹 쪘는데 여기는 별천지다.
기운도 서늘하고, 기분도 상쾌하다.







(거림골에는 계곡에는 다리가 많다)

북해도교를 지나 이름없는 다리 두 개를 더 건넜다.







(드디어 조망대)

거림골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조망되는 곳.
박무로 남해는 보이지 않지만, 외삼신봉-삼신봉-내삼신봉이 전면에
펼쳐진다. 백두대간 영신봉에서 갈래쳐 내려온 남부능선 삼신봉에서
외삼신봉으로 향한 산줄기는 낙남정맥이 되어 김해 신어산을 향하여 이어간다.
삼신봉에서 내삼신봉쪽으로 향하면 쌍계사쪽으로 내려설 수도 있고,
계속 이어지는 마루금은 시루봉을 지나
악양 평사리로 내려설 수 있다.











(세석대피소 1.3km를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니)

마지막 다리 세석교가 나왔다.
세석대피소 턱밑까지 온 것 같다. 시원한 그늘이 드리운
바위에서 재잘거리며 흐르는 계곡를 보고 있노라니..
계류는 자신을 낮추며 낮은 곳 더 낮은 곳으로 흐르건만
인간은 높은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게 대비된다.
물처럼 바람처럼 살 순 없을까!





(의신-세석대피소 갈림길..)

아 추억의 남부능선!
남부능선도 걸어야 하는데..
눈이 펄펄 날릴 때 걸어 볼까
아니면
비가 내리는 날 걸어 볼까?





(세석대피소)

대피소 샘터에서 날진통에 생수만 한 통 가득 채우고는
세석대피소에 들리지 않고 곧바로 촛대봉으로 향한다.
대피소에서 휴식하는 것보다는 촛대봉에서 쉬며
조망을 즐기는 것이 좋겠지..







(직진하면 백무동) 

곳곳에 걸려있는 입산시간 지정제 현수막.
아직은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지키는 사람이 없다.
이제 주요 등산로는 입산시간지정제와 대피소예약제도 정착이 되어
가는 것 같긴한데.. 대피소예약은 성수기 때는 추첨제로 개선을 했다고 해도
인터넷 소외계층인 장년층이 대피소를 이용하고자 할 경우 문제점도 많다.
 
그리고 위약금 정책도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적용하면서 최소한 10일 이전에 취소를 해야 예약금의 100%를 환불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펜션의 경우 성수기를 7.15~8.24, 12.20~2.20일로 1년 3개월 정도로 잡고 있는데 반해,
국립공원대피소는 5월~11월까지 7개월간으로 잡고 있다. 그것도 산방기간
2.5개월을 제하고 나면 실제 비수기는 2.5개월 정도라는 말이다.
성수기 기준이 뭔가? 주말에 예약이 꽉차면 성수기인가?


무엇보다 큰 문제는 예약변경이 되는 것처럼 해 놓고는
정작 예약변경을 하려면 변경이 되지 않는 것이다.
예약된 일정에 사정에 의해 변경하려고 해도 예약취소를 하고
위약금 물고 다시 예약하게 하는 것은 속 보이는 짓이다.

 
 






(세석고원 일대는 야생화 천지)

일월비비추, 눈개승마, 지리터리풀





(四通八達 세석갈림길에서 천왕봉 방향으로..)

백무동-거림-천왕봉-벽소령 갈림길











(??, 지리터리풀, 이고들빼기)





(세석대피소)

그 뒤로 영신봉, 영신봉에서 사작되는 남부능선, 낙남정맥











(??, 흰여로, 곰취, 복원된 세석고원 습지)

이전에 많이 훼손되었던 곳을 복원한 것은 잘한 일이다.





(촛대봉 고개마루)











(촛대봉에서..)

천왕봉은 구름에 가려 모습을 보여줄듯 말듯..





(누가 대신 걸어줄 것도 아니니)

오늘의 목적지 장터목으로 향한다.
지리산은 느긋하게 걸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산이다.
한때는 이틀길을 하루에 걸은 적이 있기도 하지만..







(꿩의다리꽃, 개다래)

분칠을 한듯 하얗게 변한 잎을 달고 있는 개다래나무.
개다래는 6월경에 꽃이 피는데 잎 뒤에 숨어서 밑을 보고 피기 때문에

곤충들이 꽃을 발견하기 쉽지않아 잎의 일부분을 하얗게 만들어 곤충을 유인한다.
곤충은 횐색잎을 보고 날아와 잎 뒤면에 핀 향기로운 꽃을 찾는다고 한다.
수정이 되면 하얀잎은 다시 초록색으로 변하여 열매을 맺는데,
열매는 먹을 수 없어서 개다래라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신비롭지 않은 것이 없다.







(53)









(범꼬리, 양지꽃, 천궁?)

















(연하선경(烟霞仙景), 1807봉에서..)

세석에서 장터목까지 이 구간은 지리산중의 백미.
넋을 놓고 한참을 머물렀다. 신선놀음이 이런 것일까?







(종덩굴열매, ??)







(연하선경을 걷는다)

두 세력이 치열하게 겨루는 능선을 가로질러서..







(연하봉 / 1721m)









(금마타리, 이끼, 범의꼬리)





(일출봉)









(눈개승마, 종덩굴, 산죽꽃)

30년 만에 핀다는 조릿대(산죽, 야생대나무)꽃.
대나무는 꽃이 피면 죽는다는군요.





(생의 의지.. 다 들어나도 뿌리는 뿌리)















(오늘의 목적지 장터목대피소)

오랜만에 온 것이 실감난다.
그동안 변화도 있다. 이전 취사장은 창고로 변하고,
취사장은 신축. 전에 들끓던 X파리들한테서 좀 자유로우려나.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일찍 자리을 배정받았다.
쉬엄쉬엄 걸은 덕분에 그동안 산행을 제대로 못한 것에 
비해서는
힘들지 않은 것 같다. 하긴 나름대로 배낭무게도 줄이면서 대비를 했다.
 인생이 그렇듯 산행도 결국 짐의 크기와 속도의 문제 아니겠는가!
오늘은 구름이 짙어 일몰도 없을 것 같다.





(천왕봉은 구름속..)

자정경 밖을 나와보니 구름이 트인 사이로
보름 막 지난 둥근달이 나와 있길래 카메라를 챙겨 나왔더니
그새 구름속으로 숨어 버렸다. 밤에 비가 내릴 것이라 했는데 비가 오려나.
평일이어서 그런지 장터목대피소도 여유가 있어 한사람 건너 한 사람이
누우니 널널해서 좋다. 장터목대피소에서는 언제나 칼잠 잔 기억뿐.
언제 이렇게 널널하게 대피소에서 호사한 적이 있었던가!
신기하게도 아무도 코를 골지도 않았으니..

오늘 일출 예상 시각은 05:16
3시 반에 일어나 짐챙겨 4시에 천왕봉으로 출발하려는데
가는 빗방울이 듣는다. 천왕봉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하다 출발..
천왕봉을 500m쯤 남겨둔 지점부터는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번 산행은 일몰 일출보다는 그냥 지리에 푹 빠져보고 싶었기에
별다른 기대를 안했다.
그러니 실망도 없다.













(天王日出을 기다리는 사람들..)

정상은 계절이 바뀐듯.. 완전 초겨울 날씨다.
옷을 있는대로 다 껴입었는데도 추울 정도다. 바람이 자는 곳에 자리잡고 앉았다.
일출예상 시각이 한참 지난후까지 기다렸는데 구름은 점점 더 두터워진다.
오늘은 일출을 보여주지 않을 모양이다.
어찌 매번 장엄하여 황홀하기까지 한 天王日出을 보여 주겠는가?
평소에 잘 찾지 않다가 어쩌다 한 번 와서 智異10景중
제1경인 천왕일출을 보려고 하면 그게 욕심이지.
다음에 다시 오라는 뜻도 있을테고..









(인증사진도 한 장 남기고..)







(막 하산 하려는데..)

하늘이 밝아지더니 옅은 구름 사이로 동그란 해가 보인다.
그렇다.. 오늘도 어김없이 태양은 떴다. 단지 태양과 나 사이에
구름이 그것을 가렸을 뿐이다. 비가 오고 날씨가 흐려도
태양은 변함없이 언제나 뜬다는 확신. 그것이 믿음이다.
태양과 마주하려면 마음속 구름을 걷고 볼 일.











(이제는 하산, 유평리(대원사) 방향으로..)

천왕봉에서 하산 방향을 놓고 고심중인 울산 분과
또 다른 산객에게 유평리(대원사) 코스를 추천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까지 합세, 4명이 유평리로 향한다.
하산 시간에 여유가 있고, 걸을 수만 있다면 중봉과 써리봉,
치밭목을 거치는 대원사 코스가 지리산을
 제대로 느끼기에 적격이지..





(천왕봉을 막 내려서려는데..)

일순간 天地開闢(천지개벽)하듯 하늘이 활짝 열리더니
푸른 하늘을 잠깐 보여주고는 커튼을 치듯 하늘을 닫아 버린다.
정말 변화무쌍한 날씨다.









(중봉 가는 길)





(환한 모습으로 반갑게 인사하는 금마타리)









(중봉 / 1875m)

뱀이 허물벗듯.. 껴입고 있던 옷들을 벗고
본격적으로 걷기위해 여름산행 채비를 한다.







(고사목이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나..)

앞길이 창창한 청년이 요절한 것 같아 안타깝다.
지리산 소나무들은 소나무들대로 재선충에 수난당하고.
구상나무는 기후변화로 생장이 쇠퇴하거나 고사당하고 있다.
한라산은 45.9%의 구상나무가 이미 고사했다고 한다.
생태계가 급격한 변화에 들어선 증거 아닐까?

인간이 지구의 생태와 환경을 파괴한 결과다.
파괴된 자연은 부메랑이 되어 인간에게 보복할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전 지구적 환경보호에 나서야 하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써리봉 가는 황금능선에서 풍경)







(122)









(철계단을 오르고 내리면..)





(써리봉 / 1642m)

일급 조망처가 있는 써리봉이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써리봉이 오라는 유혹하고,
써리봉에 오면 멋진 조망을 선사한다.







(아직도 구름 속에 잠겨있는 천왕봉)







(내대리 방향에는 골 가득 운해가..)





























(말이 필요없다! 종일 이렇게 머물고 싶다.)

獨坐敬亭山 (독좌경정산) / 李白

衆鳥高飛盡 (중조고비진)
孤雲獨去恨 (고운독거한)
相看兩不厭 (상간양불염)
只有敬亭山 (지유경정산)

뭇새는 모두 높이 날아 사라지고
외로운 구름 한가로이 홀로 떠나네
아무리 바라보아도 싫지 않은 것은
단지 경정산이 있을뿐..

산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李白이 바라본
경정산(敬亭山)뿐만 아니라 이 순간 써리봉에서
보는 산도 마찬가지니..







(천왕봉에도 구름이 걷혔다)

써리봉에서는 발아래 치밭목대피소도 보인다.





(단풍나무잎은 돋아나면서부터 단풍잎)

 마치 할미꽃이 피면서부터 할미꽃이라 불리듯..
온통 초록잎 세상에서 꽃처럼 빛나는 잎







(다시 시야에 들어온 운해)

여기서는 이렇게 아름답게 보이지만
 저곳 운해속은 五里霧中(오리무중)이겠지..







(바람보다 먼저 눞는 풀)







(올라오는 외국 산객을 만났다)

"굿~모닝"하니 "반갑습니다"한다.
새재에서 들어와 거림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하면서
한국의 산이 정말 아름답다며 원더풀를 연발한다.
청년들과
외국인을 산에서 만나면 기분이 좋다. 산에서 만나는 외국인!
산을 좋아하는 외국인중에는 특별히 부러운 산꾼이 있다.

백두대간을 완주하면서 제일 아쉬운 것이 진부령에서 끝낸 것 아닐까?
아쉬운 마음에 한 발이라도 더 잇고 싶었던 이들은 군부대의 허가를 받아 향로봉까지
한 구간 더 진행하여, 금강산 너머 백두산으로 향하는 대간을 보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것은 되려 갈증날 때 바닷물을 마신듯 더 진한 아쉬움을 남겼을 대간꾼들.
대간꾼들 모두가 부러워 할 진정한 대간꾼. 부럽고도 부러운 대간꾼은
 세계 최초로 명실공히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진 백두대간을 걸은
뉴질랜드 출신 '로저 셰퍼드'일 것이다.
그도 백두대간은 경이로움 그 자체라고 하지 않았던가!
어서 우리 산꾼들도 진부령에서 끊어진 국토의 등줄기를 잇고
백두산까지 이어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해 본다.
이 아침 지리산을 오르는 외국인이 멋있다.







(치밭목대피소가 턱밑)

이정표 있는 곳에서 금선을 넘어 직진하면
구곡산이 있는 구곡능선(황금능선)으로 이어가고,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중봉골..









(치밭목대피소.. 곧 정겨운 이 모습도 사라진다니..)

치밭목대피소도 내년에 공단직영으로 넘어가면서
새 건물이 들어선다고 한다. 새 건물을 짓기위해 오늘
몇 사람들이 찾아와 사전검토를 하고 있었다.
올 년말까지는 이 모습이 유지될듯..

라면으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고
민대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로 1시간이나 보냈다.
특히, 지명과 조선시대 사림과 점필재에 관해서는 나눈 이야기 중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지리산행에는 덕천서원을
들리기로 되어 있었는데 남명선생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민본에 기초한 통치를 강조하고 혁명의 정당성을 인정함으로써
정도전, 정약용과 더불어 주권재민의식이 투철했던 사상가.
당시 이황 등과는 대조적인 입장을 보인 처사. 남명 선생은
자굴산 명경대와도 관련있는 분 아닌가!







(병조회풀)

숲길이 수더분하여 좋다.
유평쪽으로 향한 네 사람 중 두 사람은 중봉에서부터
먼저 가고, 울산분과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혼자인듯
동행인듯 각 자 자신의 스타일대로 걷는다.















(무재치기폭포)

이 길로 오랜만에 들었으니 만나는 풍경 모두가
새롭고, 오랫동안 못만난 친구를 만난듯 반갑다
수량이 많이 줄었다. 가뭄이 정말 심한 것 같다
다음주에는 큰 비가 온다지









(무재치기교를 지나..)







(173)





(새재갈림길)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이 좋다)









(싸리꽃, 딱총나무 열매, 산수국)









(전망바위에서..)

왼쪽능선이 써리봉에서 치밭목방향으로 내려온 치밭목능선.
골이 깊고, 숲이 울창하다.
무재치기 폭포도 당겨본다.





(까치수영이라고도 하지만 큰까치수영이 제이름)

여름 산행 길에서 어김없이 만나는 반가운 꽃.
그런데 왜 안보이나 했는데 전망바위에서 내려서려고 돌아서니
맞은편에 무리지어 반갑게 인사한다. 아직 때가 일러 고도를 낮추니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예쁜 꽃송이들이 모아 마치 카이젤 수염처럼
멋지게 늘어진 꽃차례를 만든다. 더없이 풋풋하고 싱그러워
한여름 산행의 큰 기쁨이 된다.







(이런 산죽숲길을 지나서..)







(능선에 올라 조금 진행하니)

유평 2.6km, 대원사 4.1km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제 유평리까지는 내리막 이후 계속 평지여서 힘들 것 없다.
유평리에서 버스매표소까지는 걸어서 1시간 거리여서 이 길이 초행인
울산분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차편이 많은 덕산까지 택시로
이동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더니 그렇게 하자고 한다.
뙤약볕 아래 포장도로를 1시간 걷고, 다시 매표소에서
버스시간을 기다리는 수고를 덜 수 있으니 서너사람이면
택시로 이동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산수국, 피나물)





(192)









(계곡에서 잠시 땀도 닦고..)





(계곡에는 새 다리도 놓였다)

유평리로 내려오는 길도 정비를 많이 한듯..
목책계단도 만들고 돌계단도 많이 만들었는데
하산 직전에 만나는 돌계단은 실제 부담이 된다.
숲길이 좋다.









(날머리(들머리)를 알리는 안내판.. )









(비비추, 루드베키아, 개망초)

세석고원에서 비비추 꽃봉우리만 보고,
꽃은 못 만났는데 날머리에서 벌써 지고있는 비비추를 보았다.
루드베키아는 언제나 밝고 화사하다, 북아메리카가 고향인 개망초는
자세히 보면 정말 이쁘다. 이쁜 꽃들의 환영을 받으며
1박2일 지리산행을 끝내려 한다.

 





(날머리, 유평리)

2박3일 일정이 1박2일로 줄어들면서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가려던 계획은 거림에서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지리산에 들기를 정말 잘했다.
홀로 걸으니 보조를 맞출 필요도 없었고, 시간도 여유로우니
유유자적하며 내 방식으로 산행을 할 수 있어 좋았다.
이번에는 어쩐 일인지 일몰도 천왕일출도 욕심나지 않았다.
반야봉 낙조와 장엄한 천왕일출을 바라고 올랐다면 이 아름다운 산속에서도
실망의 마음이 생겼으리라. 소유하려 하면 집착하게 되고 집착하면 불행해 지는 것.
채움보다 비움으로 행복해 지는 것. 움켜지면 손 안에 든
한 줌만 내 것이지만 손을 펴면 모두가 내 것 아닌가!
그렇다! 놓을 건 놓고, 내가 보고싶은 것만 보려 하지말고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하자.

치밭목에서 민대장님과의 대화는 짧아서 아쉽긴 했지만
 생각하고 있는 이상의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오는 길에 덕산에 있는 덕천서원을 들렸다.
유평마을에서 덕산까지 이동한 택시비를 부담하며
호의를 베풀어 준 울산 분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행복한 지리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