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28. 00:45ㆍ山情無限/지리산
지리산, 칠선폭포의 물방망이를 맞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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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8. 14 날씨 : 맑음
○ 백무동-장터목대피소-천왕봉-칠선계곡-칠선폭포-창암사거리-중백무
이겨내는 불확실성과 곤란함을 추구하는 행위" 아닌가!
백무동 탐방지원 센터를 지나..
장터목 대피소 방향으로..
장터목 대피소까지는 거리는 5 .8km, 고도는 1,200m을 올려야 한다.
하동바위
참샘에서 생수 한 바가지 들이킨다.
과연 물맛 한 번 좋다. 지리산에 많은 샘이 있지만 참샘으로 이름붙은 곳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특별한 샘이다.
생각보다 쉽게 능선에 올라섰다.
종주꾼들과 발을 맞췄다면 쉽게 퍼졌을텐데 내 페이스대로 걸으니
그동안 산행을 하지 못했지만 크게 힘들지 않게 올랐다.
소지봉에 오르니 부드러운 능선 길이 열린다.
오름도 심하지 않고 산죽 사이로 난 길은 호젓하기까지 하다.
길이 참 편하고 좋다. 겨울에도 이 길이 제일 먼저 열린다.
갈 길이 바빠도 전망대에는 들려야지..
장터목대피소가 지척으로 보인다.
언제나 장터같이 북적북적한 장터목 대피소..
그동안 게으름 피운 것에 비해서는 크게 힘들지 않게 올랐다.
산이 많이 봐준 것 같다.
주능선과 일출봉 능선..
반야봉은 박무로 보이지 않지만, 일출봉 능선 암봉은
언제나 야성미 가득한 모습 그대로이다.
장터목 대피소는 언제나 장터같이 붐빈다.
이전엔 취사동이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복잡했는데 취사동이 새로 들어섰다.
대피소 중앙 홀도 낮시간에 개방을 한다고 하니 잘한 것 같다.
다시 천왕봉을 향하여.. 그냥 바로 직행했으면 오히려 나았을듯..
쉬고 나니 다리가 풀려 더 힘이든다. 막걸리 한 잔 한 탓인지도..
갈 길이 바쁜데.. 일행들은 벌써 꼬리도 보이지 않고 내빼버렸는데
발길을 잡는 야생화들.. 그래.. 이렇게 합세하여 반기며 발길을 붙드는데..
빨간 명자꽃, 산오이풀, 개미취, 수리취.. 벌써 가을꽃 구절초까지..
제석봉 고사목.. 이전 고사목과는 또 다른 모습..
지리산에도 생태환경변화로 고사목들이 늘어 나고 있어 안타깝다.
사진 소재로는 한몫 하지만 젊은 나무들이 말라 죽는 것을 보니 마치 앞날이 창창한
청년이 요절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꽃, ??꽃
제석봉 고사목지대를 오르며..
제석봉 전망대에 있는 소나무와 도란도란을 당겨 본다.
주능선 조망.. 아직도 반야봉은 구름속에서 나올 생각을 않는다.
갈 길도 조망해 보고.. 우뚝한 천왕봉이 어서오라고 손짓 하는듯..
제석봉에서 전망대에서..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
천왕봉! 정상석 인증 사진 찍으러 늘어선 줄이 길다.
정상 인증사진은 패스하고 사방을 조망하며 잠시 머물다 내려선다.
모두 잘 걷는 준족들.. 따라가기 벅차다. 격세지감이다.
중국 3대 처세 격언서 '增廣賢文'에 長江後浪推前浪 一代新人換舊人'이라는 말이 있다.
'앞 강물은 뒷 강물에 밀리고 나이든 사람은 새로운 사람에 밀린다'는 의미다.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고,
역사는 그렇게 이어지는 것.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수 밖에..
금선을 넘어 지리 최고의 계곡미를 자랑하는 칠선계곡으로..
오르막 길이 힘들고,
내리막길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산행과 인생이 흡사하다.
칠선계곡 상단은 태풍으로 부러진 아름드리 나무와
한 사람이 쏙 들어갈 수 있을정도로 속이 빈 나무들도 보인다.
왕년엔 야생화 이름도 제법 알았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름을 불러 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처음 만난 마폭
지리산 시인 이원규는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라고 했고,
벌 받은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와서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라 했는데..
한 폭의 추상화 같은 모습
칠선계곡은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함께 한국 3대 계곡의 하나로
원시림에 7개의 폭포와 33개의 沼를 품고 있다. 계곡은 중봉골, 천왕봉, 제석봉에서 내려서
칠선폭포를 거쳐 추성리로 나온다. 계곡미가 아름다운 칠선계곡은
골이 깊고 험해 죽음의 골짜기로도 불린다
계곡 바닥 통바위에 누워 하늘을 떠가는 구름을 본다.
너럭바위에 누워 푸른하늘에 유유히 떠가는 뭉게 구름을 보는 것도 산행의 특별한 멋이다
바쁜 가운데서도 여유를 부려본다.
수많은 폭포와 소를 이루고 있는 칠선계곡.
빼어나게 아름다운 계곡미를 오늘은 아쉽게도 몇 장면밖에 담지 못한다.
지난번 여행갔다 와서 사진 다운 받으려고 빼 놓았던 꽉찬 메모리를 들고 온 탓에
아쉽지만 오늘은 아름다운 이 계곡도 몇 장면밖에 담을 수 없다.
역설적이게도, 사진을 몇 컷 밖에 담을 수 없으니 더 바쁘다.
톨스토이가 시간이 없어 편지를 길게 썼다는 말이 이해된다.
메모리 여유가 없어 찍었다가 지우고, 지우고 다시 찍어 본다.
개인 사진은 못 찍어줘도 모여있는 모습은 멀리서 당겨 찍어본다.
삼층폭포
계곡이 통바위다
( 대륙폭포 )
흐르는 물도 때로는 /
스스로 깨지기를 바란다 /
까마득한 낭떠러지 끝에서 /
처연하게 / 자신을 던지는 그 절망 /
사람들은 거기서 무지개를 보지만 /
내가 만드는 것은 정작 / 바닥 모를 수심(水深)이다 /
굽이치는 소(沼)처럼 / 깨지지 않고서는 /
마음 또한 깊어질 수 없다
오세영의 '폭포' 中
칠선계곡의 계곡미는 가히 일품이다.
칠선계곡을 대표하는 칠선폭포
둔탁하게 내리치는 물 방망이는
정신이 번쩍 들게 했고, 눈이 시리게 맑고 오한이 들 정도로
차거운 계류는 炎天도 한겨울인듯 착각하게 했다.
칠선폭포 바로 아래에 있는 치마폭포.
이 폭포를 마지막으로 아쉽지만 계곡과 작별하고..
칠선폭포에서 창암사거리 가는 들머리를 찾지못해
잠깐 헤맸지만 금새 제 길로 들어섰다. 나침판과 지도로 독도를 하고 있는데..
벌써 네비게이션으로 트랙을 찾아낸다.
창암능 사거리
날머리, 여기서 두지터로 연결된다.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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