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9차 (33구간 : 미시령 ( ~ 마등령))

2009. 7. 12. 15:11山情無限/백두대간(完)


 


백두대간 29차 (33구간 : 미시령 ( ~ 마등령))



○ 산행일자 : 2006. 2. 2 (토) 05:40 ~ 09:00 (11:45 ~ 15:00)
○ 산행날씨 : 맑음, 온난
○ 참석인원 : 21명 (백두대간 회원 18명, 게스트 3명)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4㎞)       누적거리 : 552.6km
○ 산행코스 : (설악산 대명콘도 앞 미시령 옛길 통제소) - 미시령 - (원점회귀)
○ 소 재 지 : 강원도 고성군 / 인제군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2/ 1 22:00            신복로타리 출발

2/ 2 05:30            미시령 옛길 통제소 도착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5:40            미시령을 향하여

06:58            미시령(767m) 도착

07:05~30         산행시도

09:00            미시령 옛길 통제소로 복귀

09:10~11:30      오대산으로 출발, 상원사 주차장 도착

11:45            산행시작

12:20~50         적멸보궁 앞 / 점심

13:30~58         비로봉(1563.4m)

15:00            상원사 주차장

③ 복귀

15:30            상원사 주차장 출발

20:30            신복로타리 도착



2. 산행기록



요즘 일이 많이 바빠지고 출장이 잦은 관계로
3년 전부터 선약이 되어있는 대간일정에 맞춰 이리저리
스케쥴을 잡아보지만 갈수록 몰려오는 일들을 피하기가 쉽지않다.
8시간 일하고, 8시간 잠자며 휴식하고, 8시간 자신의 일을하며 사는
인간다운 생활은 신기루처럼 잡힐듯 하면서도 점점 멀어져가지만
그래도, 주말은 개인 시간이니 강탈하듯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들게 다녀온 출장으로 파김치가 된 몸으로 눈도 잠깐 붙이지 못한채
밤 10시 신복로타리로 나가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   *   *   *   *   *   *

56번 미시령 옛길은 빙판이었다.
버스가 엉금엉금 기어 오르기를 얼마나 했을까.
아니나 다를까 미시령 옛길 통제소에 이르자 철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여기서 미시령까지는 6.4km. 걷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신새벽이지만 캄캄한 밤
서편에 걸린 그믐달과 초롱초롱한 별빛을 맞으며 빙판길로 미시령으로 오른다.
좋아서 하는 일이란..., 무거웠던 몸으로 불편한 버스를 타고 밤새 왔는데
미시령까지 땀이 날 정도로 빨리 걸었더니 몸이 금새 가뿐해진다.
그래, 살면서 꼭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 아니지만
이왕해야할 일이라면 산행하듯 즐겁게 할 수 있기를...





(통제소, 굳게 닫힌 미시령 옛길)







(1시간 20여분 눈길, 빙판길을 걸어서 오른 미시령)


미시령(彌矢嶺)은,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과 인제군 북면을 잇는 해발 767m의 고개.
진부령, 한계령과 함께 인근의 영동(속초, 고성)과 영서(인제)를 넘는
주요 도로로 기능하였으나, 2006년 5월에 미시령관통도로가 개통된 후
미시령 및 인근의 고개를 넘는 차량의 수가 급감하였다고 한다.

미시령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미시파령(彌時坡嶺)"이라는 이름으로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이전부터 존재했던 고개다. 길이 험하고 산세가 가팔라 사용하지 않다가
성종(成宗, 1457~1494) 때부터 다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에도 미시령은 사용과 폐쇄를 거듭하다가,
1950년경 자동차가 다닐 수 있게 길이 뚫린 뒤,
한국전쟁 이후로 국군 공병단 관리하에서 군작전도로로 이용하다가,
1989년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차관으로 왕복 2차선으로 확포장한 후
민간에게 개방하면서 인제∼속초의 거리를 크게 단축시켰고
1970년 3월 설악산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관광도로로서 중요시되어 왔다.






(미시령의 적설계 눈금은 90cm를 가르키고...)


고개 둔덕에 세워 놓은 적설계의 목까지 찬 눈은
옆 전봇대도 허리까지 차올라 전봇대가 난장이 같아 보인다.
한편, 그렇게 두텁게 쌓인 눈도 미시령 칼바람이 눈을 얼려놓아
표면이 단단하여 몸이 가벼운 사람은 마술부리듯
눈 위를 걸을 수 있을 정도다.






(햇귀가 돌 무렵 들머리 철조망을 통과했는데...)







(발목까지 빠지던 눈은 이내 허벅지까지 빠지게 만들더니...)


러셀하며 전진하던 택명씨도 난감한 표정이다.
갈수록 태산이 아니라 갈수록 수렁에 빠지는 기분.
오늘 산행거리도 만만찮은데 대간길은 눈에 묻혀 흔적도 없고
황철봉 너널도 지나야하니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급기야는...)


오늘은 정말 대간길을 포기해야할듯...
저 위 능선까지라도 올라볼까하고 몇 발을 더 내디디니
종균씨는 허리까지 빠져 헤어나오지도 못한다. 전진하고 싶지만 더 진행할 수가 없다.






(눈에 묻힌 미시령휴게소, 그 뒤로 보이는 상봉)







(눈닿는 저아래 계곡으로 내려서면 용대리인데... 사방이 온통 눈세상이다)







(겁도없이... 미시령지킴터 앞에서)







(10)







(미시령 휴게소는 눈에 갇혀있고... 그나마 오늘은 바람이 자고 있어 다행)


예전과 달리 찾는 이가 부쩍 줄어든 미시령 휴게소
오늘은 길까지 닫혀있으니 우리 말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소백산의 칼바람이 유명하다고 하나 미시령의 큰바람이 한 수 위일듯
다행히 오늘은 바람이 자고 있다.

황동규 시인은 "미시령의 큰 바람"이라는 시에서
"나는 나를 놓칠까봐, 나를 품에 안고 마냥 허덕였다" 고 노래하였듯
미시령 큰 바람에 혼이 난적이 있다.

몇 년전 늦가을,
무에 바람들듯 주체할 수 없는 방랑벽이 도져
몇일 휴가를 내고 애마를 몰고 전국일주 여행에 나섰다.
정동진에서 하루를 묵고 춘천으로 가다 미시령에 들려 차에서 내리려는데
태풍같은 큰바람이 문을 나까채듯 열어 재끼는 바람에 문이 망가져 버렸다
차 안에서 문을 닫을 수 없어 간신히 차에서 내려 혼신의 힘을 다해
문을 닫긴 닫았는데 바람이 얼마나 거친지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문을 열고 다시 차를 탈 수 있느냐이다.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려 보지만 도무지 바람이 잠잠해 지지않는다.
나는 문을 열기가 겁나 엄두도 못내고 있는데...

바로 옆에 경차 1대가 다가섰다.
경차는 태풍같은 바람에 밀려 난간까지 가서야 겨우 멈춰섰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지 않아서 정말 다행.

미시령휴게소에 조망을 즐기기 위해 난간쪽으로
차를 몰고가면 미시령 큰바람에 낭패를 당할 수 있으니
차는 꼭 휴게소 건물 쪽에 세우시기를...






(일출, 속초방향)










(설벽, 제설차가 길은 틔었지만... 아직 차가 다닐정도는 아니다)







(거꾸로 매달려 지구축을 관통하려는 차가운 열정)







(미시령 관통터널로는 이따금 차가 쌩쌩달리고... 터널 위가 미시령 휴게소)


겨울이면 눈으로 교통 통제가 잦았던 미시령 (옛)도로.
2001년 착공해 2,830억원을 들여 관통도로를 개통하는 바람에
운행거리는 종전보다 7㎞나 줄어들었고,
시간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통과할 때보다 20분 정도 단축된다고 한다.
그러나 정취를 아는 감성적인 사람들은 옛도로를 더 찾겠지.













(울산에서 금강산 가다 설악산에서 주저앉았다는 울산바위의 위용)


"능선이 험할수록 산은 아름답다
능선에 눈발 뿌려 얼어붙을수록
산은 더욱 꼿꼿하게 아름답다
눈보라 치는 날들을 아름다움으로 바꾸어 놓은
설악의 저 산맥 보이는가
모질고 험한 삶을 살아온 당신은
그 삶의 능선을 얼마나 아름답게
바꾸어 놓았는가"

도종환님의 "산맥과 파도" 中






(아직도 제설차는 열심히 길을 내고...)







(3시간 반만에 다시 되 돌아와... 이제 어디로 어디로 갈까나)







(하산주가 멋적지만 종균씨가 준비한 구룡포 과메기로 기분을 내고...)







이대로 그냥 돌아갈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 오대산! 오대산으로 가자!





(정오가 다되어 가는 시각 오대산을 오른다.)


얼마전 다른 회사와 버스계약을 하였는데 자주 기사님이 바껴 불편한데
휴식할 시간에 차를 다시 부른데다 오대산으로 가자니까 탐탁찮은 표정이다.
그래도 그냥 집으로 갈 수는 없는 일. 수고료를 더 지불하고 오대산으로 향한다
강릉을 거쳐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2시간 여만에 월정사 입구에 도착하니
어김없이 기다리고 있는 입장료 징수원, 솔찮은 금액을 지불하고서야
통과할 수 있었는데 다행히 상원사 주차장까지 차를 보내 주었다.






(조금씩 다가오더니 이내 우리 가까이 다가온 동박새(?))







(비로봉을 오르는 산객들... 줄지어 오른다)







(이마에 땀이 맺힐즈음 비로봉 정상이 눈 앞에 나타났다)







(첩첩산중, 저 앞으로 백두대간이 지나간다. 하얀 봉우리가 노인봉)







(30)







(오대산 정상에서... 산, 산, 산.... 멀리 설악산 대청봉과, 점봉산, 가리봉도 조망된다)







(오늘 설악 황철봉에서 찍으려 한 단체사진을 여기서...)







(그래도 증명사진은 남겨야겠기에)







(오대산 비로봉은 인산인해..., 인천에서, 대구에서, 부산에서... 울산에서도...)


강원도 평창군, 홍천군, 명주군에 걸쳐있는 높이 1563m.
백두대간에서 두로봉에서 약간 비껴나 솟아있는 전형적인 육산으로
토양이 비옥해 산림자원이 풍부하고 겨울철에는 강설량이 많다.
월정사 입구에서 시작되는 빽빽한 젓나무 숲과 중턱의 사스래나무,
정상 부근의 눈측백나무와 주목 군락, 호령계곡의 난티나무 군락,
가을 단풍, 겨울이면 하얀 설화가 환상적이어서
연중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산이다.






(오늘 형편이 그렇게 되긴했지만 오대산에 와서 비로봉만 올랐다 내려서기에는...)


눈길을 헤치며 효령봉, 비로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까지
한 바퀴 휘-익 두를 수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오늘은 비로봉 오른 것만도 감지덕지








(아직 나무에 엎혀있는 눈들...)







(속을 비우고 사는 법을 터득한듯...)







(흔적)







(39)







(40)







(41)







(쉼터에 소담스럽게 내려앉은 눈)







(관대걸이)


조선 초 세조가 목욕할 때 의관을 걸어둔 곳이라 하여
관대걸이라 부른다. 주변의 나무는 소나무과낙엽침엽 교목
일명 "잎갈나무"라고 부르며 백두산 중턱에 주로 서식하고 있는
수목으로서 수령을 약 100년 정도 된다고 한다.






(꿈은 이루어 진다)


오는 길 삼척 임원항에 들러 다섯번 만에 뜻을 이루었다
그동안 숱하게 7번 국도를 오르내리며 회를 먹어 보려 했는데
처음 한 두번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세번째는 횟집까지 갔는데도
술이 거나한 상태에서 예약을 받은 주인이 매운탕만 준비해 내 놓은 바람에...
또, 그 다음번에는 송년회를 횟집에서 하기로 하고 단단히 벼렸는데
산행중에 멧돼지를 잡는 바람에 그 전리품으로 송년회를 하려고
울산까지 오는 바람에 또 회 먹을 기회를 놓쳤다. 그러다 보니
회 먹을 인연이 아닌것 같다며 모두들 포기하는 분위기였는데
뜻하지 않게 오늘, 이렇게 아담한 임원항에서 싸고 맛있는
회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닿다니...

(회 먹는 장면도 찍어야 하는데 그만 먹는데 바빠서...)






(오늘, 맛있는 회를 장만해 주신 후덕한 "화분회집" 주인 아주머니)







(7번 국도로 삼척근처에 가시면 임원항에 들러 회를 드셔보시길...)


아담한 포구 임원, 줄지어 있는 횟집 서너덧.
우리가 찾은 "화분회집"은 오늘이 제일 바쁘고 손님이 많은 날일듯...
예약을 했지만 우리가 도착할 때까지 준비를 해 놓지 않아
갑자기 22명이나 들이닥치니 할머니 아들 딸까지 혼비백산.
언제나 그렇듯 종업원보다 더 열심히 거들어 준
막내 승환씨 덕분에 수습되긴 했지만...

잠시후 접시에 푸짐하게 담겨 나온 회는 육질도 좋고
맛도 좋았다. 이어나온 얼큰한 매운탕도 회 못지않았고...
그기에다 주당들은 반주까지 곁들였으니 뭐가 더 바랄게 있었을까.
회맛이 우리를 놀라게 했는데... 놀라게 한 것은 그 뿐 아니었다.
22명이 기분좋게 실컷 먹었는데 35만원. 인당 1만5천원 정도.






(임원항 어시장 입구에는...)







(7번국도는 정취가 있는데... 큰 길이 뚫리면 그냥 스쳐 지나가지는 않을지)


눈 덮힌 설악을 찾으러 일정까지 조정하였는데
겨울 한복판의 설악은 우리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처음으로 발길을 돌리며 대간길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계획은 우리가 세워도 모든 것을 섭리하시고 이루시는 분은 절대자이시다.
인간이 자연 앞에 경건해야 하고 겸손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또 있다.
대간이 막바지에 들면서 지금까지 순탄했던 것과는 달리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긴다. 아마, 인간이 자연 앞에 한갓 미물이라는 것을 깨우쳐주며
우리가 산에 들 때 좀더 겸허심을 가지라 교훈하는 것이리라.
그나마 대간길에서 약간 비껴나 있는 명산 오대산에 오를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이며, 오는 길 그동안 벼르고 벼렀던 회까지 먹었으니...
32구간으로 계획했던 대간길이 꼬박 3년이 될 것 같다.
얼마남지않은 구간 회원 모든 분들 몸관리 잘하고,
처음같은 마음으로 모두가 향로봉까지 정진할 수 있기를...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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