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2. 15:21ㆍ山情無限/백두대간(完)
○ 산행일자 : 2008. 5. 10 (토) 04:50 ~ 14:35 (9시간 45분)
○ 산행날씨 : 흐림
○ 참석인원 : 24명 (백두대간 회원 17명, 게스트 7명)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22㎞ 누적거리 : 624.9km
○ 산행코스 : 진고개-동대산-신선목이-두로봉-신배령-만월봉-응복산-약수산-구룡령
○ 소 재 지 :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진부면/ 홍천군 내면/ 강릉시 연곡면/ 양양군 현북면,서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5/10 22:00 신복로타리
04:35 진고개 도착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4:50 진고개(850m) 출발 / 산행시작
05:30~45 동대산(1433.5m)
07:00 신선목이
07:51~57 두로봉(1241.9m)
09:03 신배령
10:10 만월봉(1280.9m)
10:43 응복산(1359.6m)
11:48~55 1261봉
12:55 약수산(1306.2m)
13:15~14:30 구룡령 바로위
14:35 구룡령(1013m)
③ 복귀
15:20 구룡령 출발
22:00 신복로타리 도착
2. 산행기록
지난 1일에 이어 6일도 홀로 낙동정맥 빠졌던 구간을 다녀왔다.
요즘은 산에 가는 시간 내기가 갈 수록 힘이 든다. 그런 가운데서도
백두대간 가는 날을 최우선으로 잡다보니 낙동정맥이나 낙남정맥은 자연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어 이미 끝났어야 하는 낙남정맥은 아직도 고성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여, 시간만 나면 빠진 정맥구간 메꾸기에
급급하여 일반 산행에 나서기는 점점 어려워 지는 것 같다.
오늘도 바쁘게 한 주를 마무리하고 대간길에 나선다.
* * * * * * *
이제 백두대간도 9부 능선에 올라 정상을 눈 앞에 둔 싯점.
많은 일이 그렇듯 정상 직전이 난관도 많고 힘이 든다.
3년 여, 대간종주를 위해 앞만 보고 매진하였기에 목적지를 앞둔 시점에서
대원 모두가 완주하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겠지만 결과는 나늬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정상을 눈 앞에 두고도 아쉽게 발길을 돌리는 대원들과,
여기까지 왔으니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을 보려는 부류가 그것이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한 구간이라도 빠지면 다음 구간가기 전에
얼른 빠진 구간을 잇고 다음 구간을 대비하는 사람들과
한 두번 보이지 않다가 잘 끝내라고 인사하는 사람들,
오늘 또 두 대원이 중도하차 하였고, 빠진 구간을 메꾸려는
게스트가 7명이나 참석하였다. 이번 진고개~구룡령 구간은
백두대간 심장부에 해당되는 오대산국립공원 폐쇄구간과 강원도지역
봄철 산방기간이 해제되지 않아 첩첩산중에서 장애물 경주하듯 이중의 장애를
넘어야 하는 구간. 지난 운영위원회 회의시 남진을 검토하기도 했었다.
통제구간을 무사히 통과하고 구룡령 감시초소를 어떻게 잘 빠져나갈 수
있을지 신경쓰이는 구간이지만 그러나 어쩌랴!
지리산 천왕봉에서부터 1500리 넘게 이어온 길,
버스는 밤을 밝히며 진고개를 향하여 달린다.
(4시 반 진고개 / 960m, 개짖는 소리가 정적을 깬다)
오는 길 ㅌ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ㅌ를 둘러
주문진에서 진부령 가는 6번 도로 구불구불한 길로
진고개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4시 반 어둠 속 바람이 스산하다.
들머리 계단을 몰래 오른다고 랜턴까지 껐는데 개 짖는 소리가 정적을 깬다.
산속으로 숨어 드니 산새들이 노래하며 반기는 호젓한 길도 잠깐
동대산까지 고도를 500m나 높히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른다.
(동대산/1433.5m, )
내심 동대산을 오르면서 그 장관인 노인봉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산정을 덮은 구름이 점점 세력을
넓히더니 이내 우리를 구름속에 가두고 말았다.
오대산은 1563m의 비로봉을 주봉으로
동대산(1433m), 두로봉(1422m), 상왕봉(1491m), 호령봉(1561m) 등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동쪽으로는 따로 떨어져 나온
노인봉(1338m) 아래로는 천하의 절경 청학동 소금강이 자리한다.
월정사 입구의 전나무 숲을 비롯해 온 산이 아름드리 전나무로
빽빽이 들어차 수목의 군락이 절경을 보여주며, 병풍처럼 둘러선
봉우리들을 잇는 능선의 완만한 곡선이 특히 아름답다.
(홀아비바람꽃)
(기묘한 모습의 나무들)
대간길은 연이어 1000m가 넘는 고봉들을 넘는다.
오늘 구간은 백두대간의 심장부답게 골이 깊고 산이 높다.
숲 속의 예사롭지 않은 아름드리 나무들과 고사목, 야생화들이
어울려 큰 산이 주는 깊은 맛의 분위기에 빠져들게 한다.
푸근한 육산의 부드러운 길인데도 제법 가파르다.
평탄한듯하면서도 오르락 내리락하는 그 세력이 만만치 않다.
남녘의 숲은 이미 잎이 무성해지고 녹음이 짙은데
이곳은 이제 연녹의 잎들이 초봄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진달래는 끝물같은데 철쭉은 아직 피지 않았고...
(개별꽃과 피나물)
산을 뒤덮은 안개가 조망의 즐거움은 앗아갔지만
얼레지, 피나물, 개별꽃, 바람꽃 등 수많은 야생화가 반긴다.
모두 카메라에 담아서 데려오고 싶지만 긴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우선 제일 반기는듯한 잘 생긴 녀석 둘만 담아본다.
(동대산에서 두로봉 가는 길에 있는 차돌백이)
지명처럼 두 개의 차돌바위가 능선에 떡 버티고 서 있다.
주변에는 차돌 부서진 조각들이 자갈같이 흩어져 있는데 유독
여기에만 저렇게 큰 차돌바위가 있다는게 신기하다.
(바람꽃과 노란무늬붓꽃)
(머리 하나는 족히 들어갈 만한 구멍이 난 나무)
(신선목이)
(현호색)
(두로봉 직전의 헬기장)
(두로봉)
능선길이 다시 솟아 오르더니 나타난 두로봉 정상.
낙동정맥이 갈리는 매봉산 아래 1060봉이 그렇듯이
두로봉 또한 한강기맥의 시발점인데도 별다른 안내판 하나없이
감시초소 옆에 서 있는 이정표만 비로봉 5.7km를 가르키고 있다.
한강기맥은 두로봉에서 오대산 비로봉을 거쳐 계방산, 운두령,
운무산, 화방재, 갈기산, 용문산을 지나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합수부
양평군 양수리에서 세력을 다해 바다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맥(妓脈)이라 불린다.
오대산 일대에는 소문난 약수터가 많은데
한 때 한강의 발원지라 알려졌던(한강의 발원지는 태백의 검룡소)
'우통수(于筒水)'와 "옛날 이곳에서 화전을 일구고 살던 아낙네가
바위 한가운데 움푹 패인 곳에 곡식을 넣고 방아를 찧다가 바위가
갈라지면서 약수가 솟아나왔다."는 유래를 지닌 '방아다리 약수'와
송천약수, 부연동약수, 명개약수, 불바라기약수 등등이 그렇다
내리막은 경사가 급하고 잡목이 길을 막고 주목들이 자주 눈에 띠고
주목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관리를 위한 고유번호가 붙어 있다.
고도는 1234.5m까지 내려간다.
(출입금지)
두로봉에서 신배령 지나 1210봉까지는 오대산국립공원 폐쇄구간이고,
1210봉에서 구룡령까지는 아직 산방기간이 끝나지 않아 출입금지 구간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들이 )
(연달래라고도 하는 산철쭉)
(관중)
(천상의 화원을 지나)
(지난 대관령-진고개 구간에 이어 이번 구간도 구름속을 걷는다)
(꿩의바람꽃)
(속을 비운 나무)
(속을 태운 나무)
(속을 채우는 나무, 나무 속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앞에 보이는 1210.1봉과 만월봉, 곧 오대산국립공원을 벗어난다.)
(1210.1봉 직전 안부)
오대산국립공원 구역이 끝나는 지점인데 출입금지 방책너머로
빨간 모자를 쓴 두사람이 보인다. 이크, 산불감시원이구나 하며
둘러갈 길을 찾는데 "아 괜찮아요. 그냥 넘어 와요" 하며
"조금 전에 선두가 지나갔다"고 알려준다.
(1210.1봉을 오르는 길 트인 틈으로 보이는 골이 과연 깊어 보인다)
(만월봉 아래 안부에서 식사를 하고...)
(노란제비꽃)
(점심을 먹자마자 만난 만월봉 오르는 나무계단 길)
(가야할 능선, 응복산은 아직 구름에 덮혀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
그것이 살아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항상 같은 틀 안에서 생활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 만족한다면 더 이상 사는게 아니다.
그 곳이 구름 속 미지일지라도 가 보는 것이다.
(만월봉 / 1280.9m)
200여년 전 어느 시인이 이 봉우리를 바라보고
시를 읊었는데 바다에 솟은 달이 온산에 비침으로
만월(滿月)이 가득하다하여 만월봉이라 한다고 한다
(만월봉 정상의 삼각점 연곡 434)
(응복산을 향하여...)
(박새)
(한계령풀)
(큰영영초)
(응복산 / 1359.6m)
(시야가 많이 트여 가야할 능선이 나타나지만 아직 저 앞에는...)
(배추밭을 지나듯... 박새가 온 산 가득하다)
(마늘봉 오르는 길 구름이 걷힌 틈으로 보이는 마천골)
(벌깨덩굴)
(노란 피나물과 하얀 ?가 사이좋게 마주보고)
(한 고비를 넘겼는데 앞에 또 우뚝서는 1261봉)
마늘봉을 지나자 앞에 버티고 서는 봉우리
2보 전진하기 위해 잠깐 숨을 고르며 전열을 가다듬는다.
(46 무슨 꽃?)
(1261봉 오름이 꽤 가파르다)
(힘겹게 오른 1261봉, 날머리 구룡령은 이제 3.98km)
(게스트로 참석한 본산악회 영호씨 일행)
(이 구간에는 괴목들도 많다)
(벌써 제 모습 갖추고 있는 얼레지 만나기도 쉽지않았다)
(유난히 진한 진달래)
(마지막 봉우리 약수봉 오르는 나무계단)
약초가 많다는 대간길. 약수산 직전 안부에 도착하자
세 아주머니가 풀 숲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취나물을 비롯한 산나물을 얼마나 많이 채취했는지
데날리프로 만큼한 자루에 가득하다.
우리나 아주머니들이나 같은 처지지만 의리없게
여기 산나물 채취한다고 신고하고 그 사이 우리가 빠져
나가야 겠다는 농담도 건네며 약수산으로 오른다
오대산을 품고있는 왼쪽 평창군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스키장뿐 아니라 오래 전부터 평창 강냉이(옥수수)와 감자,
봉평 메밀꽃과 더불어 명태를 겨울 내내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대관령 황태덕장의 혹심한 추위에 얼리고 말린 황금빛 북어인
'횡계 황태'가 유명하다.
(노루귀)
(약수산 정상, 이제 가파르게 내려 선 다음 감시초소 빠져나갈 일만 남았다)
코가 땅에 닿을 듯한 1261봉을 넘으니 1280봉이 막아서고
손에 잡힐 듯이 가깝게 느껴지던 약수산이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도
나타나지 않더니 마지막 계단을 오르니 트인 조망과 함께 나타난다.
(구불구불 아홉마리 용이 지나듯...)
구룡령 옛길은 백두대간에서도 가장 산림이 울창한 지역인
설악산과 오대산의 허리에 위치한 대표적인 길로 홍천군 내면 명개리와
양양군 서면 갈천리를 연결하는 구룡령은 영동과 영서 사람들이
설악산, 점봉산, 오대산 등 백두대간 장벽으로 나뉘어 산지와 해안지역을
오가는 것이 힘들었던 시절 두 지역을 연결해 주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영동 북부 양양, 속초 등지에 살았던 이들은 한계령, 미시령,
진부령보다는 주로 구룡령을 통해 홍천이나 평창으로 다녔다고 한다.
도로를 내면서 옛길을 곳곳에서 토막내는 바람에 원형이 많이 사라진
한계령, 미시령, 대관령 등에 비해 구룡령 옛길은 백두대간의 영서와 영동을
연결하는 옛길 가운데 그 원형이 가장 잘 보전돼 있는 길로 꼽힌다.
(저 아래 날머리에는 버스가 이미 잡혀있고...)
약수산 정상에서 조금만 내려서면 날머리 구룡령인데...
약수산을 내려 오는 길은 로프와 나무계단으로 되어있고
내리막 길에 1인용 통나무 의자 10여 개와 통나무로 긴 의자를
만들어 놓은 좋은 쉼터에서 사무국장을 망 보러 내려보내고
40여 분을 기다리며 쉬면서 배낭안의 먹을 것을 처분하다
포도 한 통을 쏟아 버렸다. 물을 붓고 휑궈 건져 먹는다.
다시 구룡령이 빤히 내려보이는 안부로 내려가 구룡령 통과할 묘책을
찾아 보지만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스티커는 한 사람만 끊을테니
인당 2만원씩만 내면 되지않겠냐며 시간 허비하지 말고 그냥 내려 가자고 하는
사람도 있다, 설왕설래... 후미가 올 때까지 기다려 보자며 그러기를 또 40여 분,
그러는 사이 도중에 만났던 다른 팀이 나타나 그냥 부딪혀 본다며 내려가길래
우리도 같이 내려섰다. 그런데..., 이미 우리는 버스가 잡혀있는 바람에
같이 내려간 다른 사람들은 무사히 빠져나가고 우리만 걸려 버렸다.
5일 후, 정확하게 5월 15일이면 봄철 산불감시기간이 끝나는데...
산불감시원은 산방기간이 끝나기 전에 다른 생각이 있는지
술이 거나한 상태에서 알듯말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협상하느라 또 45분. 겨우 구룡령을 빠져 나왔다.
(연어의 고향 양양, 그러나 평창과 경계지점)
(구룡령(1013m) 휴게소, 산림전시관. 이왕 걸린 것... 협상이나 잘 해야할듯...)
아홉마리 용이 지나듯 구불구불한 길을 오르면
고개마루에는 큰 휴게소 건물이 있는데 2층은 산림전시관이고,
휴게소로 사용하던 1층은 현재 폐쇄된 상태다.
홍천과 양양을 잇는 56번 국도가 지나는 구룡령이
다행한 것은 백두대간의 산줄기를 절개해서 만든 도로위에
맨 처음으로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설치한 곳이다.
예로부터 구룡령 주변의 백두대간 지역은 질 좋은 약수터로
이름난 곳이 많은데 여지도에 '방태산(方泰山)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이 일대의 산자락에는 개인약수를 비롯하여 실룬약수라고도 부르는 삼봉약수,
구룡약수, 방동약수, 필례약수, 갈천약수, 불바라기약수 등이
솟아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오다 서면 서림리에 있는 운두령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이제 다음구간 조침령까지 이어가면 그 다음은 지난번 앞당겨 통과한 점봉산,
설악산 구간을 건너 띄고, 미시령 구간을 통과하면 다음 구간은 실질적인 대간길
마지막 종착점 진부령에 도착한다. 그러나 내친김에 갈 수 있는 곳 남쪽 끝 지점
향로봉까지 가서 그곳에서 백두산까지 뻗어가는 북쪽 대간길과 금강산도
조망해 볼 참이다. 벌써 북쪽 대간길을 이어가지 못하는 진한 아쉬움과
북쪽 대간길을 향로봉에서나마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임이 교차한다.
오늘도 무사히 29구간을 진행하여 대간길을 조금 더 이어놓아 감사하고,
구룡령 산불감시초소를 큰 문제없이 빠져 나올 수 있어 감사하다.
다음 조침령 구간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벌써 기다려 진다.
모든 대원들 이제 얼마남지 않은 구간
건강한 모습으로 완주할 수 있기를...
울산백두대간총주회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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