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1구간(매봉산(천의봉에서 석개재까지)

2009. 7. 12. 15:50山情無限/낙동정맥(完)



낙동정맥 1구간 (매봉산에서 석개재까지)



○ 산행일자 : 2007. 5. 5(토) 05:15 ~ 19:00 (13시간 45분)
○ 산행날씨 : 맑음, 박무
○ 참석인원 : 김영진, 김위겸, 배용환, 김양미, 시나브로 (5명)
○ 산행거리 : 도상거리/ 24.5㎞           누적거리 : 24.5km
○ 산행코스 : 매봉산(천의봉)-삼수령-느릅재(유령)-통리역-백병산-토산령-구랄산-면산-석개재
○ 소 재 지 : 삼척시 화장면, 도계읍 / 태백시 / 경북 봉화군 석포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5/04 22:00            울산 종합운동장 출발

5/05 01:47~52         석개재 도착

03:00~05:10      매봉산 아래 고냉지 채소밭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5:15            산행시작

05:25~35         매봉산(천의봉/1303.1m)

05:50~55         삼수령

07:15~47         유령산(910m) / 아침

08:28            느릅재(유령)

09:05~20         통리역

12:04            백병산 갈림길

12:10            백병산(1259.3m)

13:15~45         점심

15:00            토산령

15:25~35         구랄산(1071.6m)

17:00~25         면산(1245.2m)

18:45~58         1009.3봉

19:00            석개재

③ 복귀

19:15            석개재 출발

23:55            울산 종합운동장 도착



2. 산행기록



드디어 출정이다.
백두대간길을 걸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정맥길도 이어 가 보고 싶은 욕망이 자라 주체하기 어려울 지경이 되어
낙동정맥부터 먼저 가 보려했으나 기회가 쉽게 닿지 않았다.
작년 년말부터 시작하려던 것이 올 4월까지 뜸을 들이다가
5월에 들어서야 드디서 낙동정맥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낙동정맥 종주를 준비하느라 수고한 영진씨와 위겸씨를
비롯한 동지들이 고맙고 감사하다.

낙동길이 대간길보다 어렵고 힘들다고들 하는데
2구간으로 나누어 가는 첫구간을 1구간으로 묶은데다
주중에 출장까지 다녀오느라 컨디션이 좋지않아 부담스럽다.

낙남은 대간과 낙동 사이에 짬을 내어 가야 할 것 같다.


*   *   *   *   *   *   *


21:55분. 동천 체육관에 도착하니
영진씨, 위겸씨, 동중씨, 용환씨 부부가 먼저 와 있다.
명호씨는..? 첫 구간부터 급한 일 생기면 안되는데...
저 앞쪽에는 2공장 대간팀도 출발준비를 하느라 부산하다.
야밤에 대간길을 떠나는 모습이 미쳐도 보통 미친사람들 같지않다.
그래,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또 저렇게 보지 않을까? 웃음이 나온다.

22:00, 용환씨와 동중씨 차에 분승하여 낙동길 장도에 오른다.
백두산에서 백두대간을 타고 줄기차게 내려오다 천의봉 아래 1060봉에서 갈래쳐
강원도 태백, 삼척시를 거쳐 경북의 9개 시군, 울산의 영남알프스,
경남 양산을 거쳐 부산의 7개 구를 내리달려 사하구 몰운대에서
바다로 스며드는 이전에 태백산맥이라 잘못 불리던
낙동정맥 1000리길 장도에 오른다.

아무쪼록 대원 모두가 무사완주할 수 있기를...





(매봉산에 올라 백두대간 다음 구간 은대봉 방향을 조망하며...)


날머리 석개재에 용환씨 애마를 대기시키고
동중씨 차에 합승하여 낙동정맥 출발점 매봉산으로 향한다.
태백시내에서 35번 도로를 찾느라 조금 지체하기는 했지만
3시경 매봉산(천의봉) 아래 고랭지 채소밭 옆길에 도착하여
날이 밝을 때까지 잠시나마 눈이 붙인다.

5시, 차 밖으로 나오니 바람이 스산할 정도로 차다.
자켓을 챙겨입고 짐을 꾸려 머리 위로 보이던 매봉산에 올라
사방을 살펴본다. 서쪽으로 백두대간 다음구간에서 만날
은대봉 방향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추억의 길, 행복한 길" 낙동정맥기를 앞세우고...)


어디 사진 한 장만 찍어줄 사람없나요?
이 신새벽에 우리 말고는 매봉산에 오른 사람이 없어
누가 찍더라도 6명 모두를 담을 수 없으니 안타깝다.
매봉산(천의봉)에서 낙동종주의 시작을 알리고...





(고랭지 채소밭 위쪽에서 돌고 있는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다.)





(삼수령, 한강, 낙동강, 오십천으로 물길이 나뉘는 곳)


높이 920m로,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분기점이며
삼강(三江:한강,낙동강,오십천)의 발원지이다.

이곳에 떨어지는 빗물은
북쪽으로 흘러 한강을 따라 서해로,
동쪽으로 흘러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남쪽으로 흘러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흐르는 분수령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

또 다른 하나의 이름이 있는데,
삼척 지방 사람들이 난리를 피해 이상향으로 알려진 황지로 가기 위해
넘었기 때문에 '피해 오는 고개'라는 뜻으로 피재라고도 한다.

정상에는 공원으로 꾸며져 전망대와 조형물이 있는데
이곳에서 분수령목장을 지나 매봉산(천의봉)으로 오를 수 있다.





(삼수령에서 다시 채비를 하고 오늘 몫의 먼 길을 떠난다.)





(봄을 알리는 개나리가 이제사 만개한 삼수령)





(여기서 능선으로 들어섰다)


피재에서 개나리가 만개한 35번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오니
왼쪽에 흙무더기가 보이는 공터 입구 쇠말뚝에 대간 시그널이 달려 있다.





(왼쪽은 울창한 숲, 오른쪽은 수자원공사 시설물이...)


산 속으로 들어서자 상큼한 봄 기분이 좋다.
오르내림도 부드러운데다 초록색과 연두색 새순들이
산들바람에 마치 춤추듯 일렁이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울산 근교에서는 보기힘든 할미꽃이 지천이다.)





(솜방망이)





(매봉산 방향을 뒤돌아 보니, )


낙동정맥의 시발점은 천의봉에서 대간길 피재방향으로 약 1km쯤 내려온 1145봉.
예수원 목장이 들어서 있는 능선을 타고 내려 작은피재, 구봉산으로 이어지지만
사유지 예수원 목장을 통과할 수가 없어 삼수령으로 내려서 35번 도로를 따라오다
오십천으로 흐르는 골짝 하나를 넘어 왼쪽으로 난 능선으로 오른다.
물길을 건너게 되어 엄밀한 의미에선 낙동정맥길이 아니다.





(호젓하고 밋밋한 송림길, 오늘, 낙동 첫구간 시작은 좋았건만...)


낙동길은 시작부터 산허리를 가르는 포장도로가 관통한다.
주능선으로 들어서 임도를 따르던 길은 밋밋하기까지 하다.
구봉산(九峰山)은 특별한 정점없이 작은피재 이후로 이어지는
아홉 개의 연이은 봉우리를 이르는 이름이라고 한다.




(정말 산을 망치는게 산꾼들인가? 파헤쳤으면 복구라도 할 것이지...)


계속 좋은 길이 이어지는가 했더니 속살까지 무참히 활퀸 서미촌재
파헤쳤으면 제대로 복구라도 할 것이지... 만신창이 된 산이 애처러워 보인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이어야 하지 않을까!




(봄이 오는 모습. 온 산에 생명이 요동하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그러나, 동중씨는 집에서 온 급한 전화를 받고
가던 길을 되돌아 아쉽게 혼자 울산으로 떠나야 했다.
큰 일이 아니기를 바라며 배웅을 했다.




(이곳에선 아직 진달래가 산의 주인인듯, 자신의 계절을 노래하고...)





(지도에는 우보산이라고 되어있는 유령산)


유령산에서 아침을 먹고,
이후 10여분 가파른 길을 내려서니 넓은 임도가 나타났다.
잣나무가 빼곡한 산에 낸 이 임도는 철탑 설치를 위해 만든 길이란다.
임도를 가로질러 내려서면 바로 유령이라는 느릅령에 이르게 된다.
느릅령은 도계와 황지를 연결하는 옛 고갯길로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는 듯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있다.




(숲을 뚫고 들어 온 햇살은 연두색 순결한 잎새를 찬양하게 하고...)





(봉분은 허물어졌어도 비석과 양쪽에 석상이 지키고 있는 걸로 봐서)


묘비 양 옆으로 난장이 석상 두 개가 거리를 두고 서 있고
낙동정맥 길은 오른쪽 난장이 석상 사이로 지난다.
좌측에 있는 것이 문관석이고 우측에 있는 것이 무관석이라는데
묘는 많이 허물어졌지만 형태로 보아 보통 묘는 아닌 것 같다.
난장이 석상이 있는 것이 특이하다. 유물로도 가치가 있을듯,




(이런 길을 걸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할 수 없는 안타까움)


마치 연녹의 새순에서 생명이 발산되고 있는듯하다.
향연(饗宴)! 정말 말 그대로 향연이다.
산은 우리를 맞아 특별한 모습으로, 융숭하고 황홀한 잔치를 벌인다.
이런 정취를 제대로 전달 못하는 무딘 필설에 애가탄다.




(통리, 왼쪽 아랫쪽에 갈색지붕 통리역이 보인다.)





(통리역, 아담한 산골역 화장실이 정말 깨끗하다.)


1940. 8. 1. 보통역으로 출발, 63. 5. 10 역사를 신축 준공하여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고원관광도시 태백시의 동쪽에 위치한 통리역은
해발 680m의 고산지대로 동쪽에는 백영산 남쪽에는 연화산에 둘러 쌓여 있어
마을 사방의 산이 높고 그 가운데로 길게 골짜기가 형성되어 마치 구유처럼 생겼다하여
'통 통(桶)', '마을 리(里)'를 써서 "통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강원 태백시 황연동 산68-12, 033-552-1788




(마을을 가로지른 길은 이내 가파르고 험준한 산 속으로 들어선다.)





(꽃보다 아름다운 새 순, 연두색 잎들의 향연)


빛은 마술사!
색은 빛을 만날 때 본색을 드러낸다.





(용담인줄 알았는데 큰구슬봉이라고 한다.)


꽃받침이 뒤로 젖혀지면 구슬붕이고
꽃받침이 젖혀지지않으면 봄구슬붕이거나 큰구슬붕이
꽃받침이 젖혀지지않으면서 가지가 갈라지지않으면 봄구슬붕이
꽃받침이 젖혀지지않으면서 가지가 갈라지면 큰구슬붕이

용담인줄 알았는데 비비추님이 큰구슬붕이라 하여
인터넷을 뒤지며 좋은 공부를 했다.





(개별꽃)





(대간길은 신작로, 정맥길은 장애물 경기장)


이제 대간길은 지형도와 나침판없이 다녀도 될 정도로
길이 나고, 흉물스러울 정도로 시그널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그러나 아직 정맥길을 가는 사람이 적어서인지 이 따금씩
장애물 경주하듯한 길을 지나가기도 한다.




(앞에 나타난 봉우리는 얼마나 내려갔다 올라가려나... 앞 봉우리가 백병산 갈림길)





(길섶에서는 얼레지가 힘내라고 응원을 하는듯...)





(백병산 갈림길 오르는 길에는 긴 로프가 쳐져있다.)


낙엽송 벌채지역을 내려서니 우측에 제법 큰 헬기장이 나왔다.
고비덕재 헬기장이다. 백병산 오름길에는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등산로에 로프가 길게 쳐져 있다. 그러나, 몸은 천근만근.
길섶에서는 제비꽃, 얼레지,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반겨주는데...




(금강제비꽃)





(노랑제비꽃)





(백병산 갈림길, 백병산을 갔다오지 않으면 후회될 것 같아서...)


삼십여분을 힘겹게 오르니 편편한 공터가 나오고
면산과 백병산 이정표 표지석이 서 있는 백병산 갈림길이다.

벌써 김 대장과 위겸씨는 백병산을 갔다 오려고 나섰고,
갈까말까 생각한던 양미씨도 두 사람을 뒤따라 나서고,
오름길에서 힘을 소진한 탓에 용환씨와 같이 잠시 쉴까했는데
언제 백병산을 다시 오겠냐 싶어 배낭을 벗어놓고 뒤따랐다.




(낙동정맥길에서 최고봉으로 알고 있는 백병산)


백병산은 낙동정맥 마루금상에는 있지 않지만
갈림길에서 고도차도 별로 안 나고 10여분이면 갔다 올 수 있다.
정상조망은 울창한 숲으로 인해 그다지 볼거리는 없다.


※ 낙동정맥중의 최고봉은,
매봉산(1303.1m)도, 백병산(1259.3m)도 아니다.
매봉산은 낙동정맥이 백두대간에서 분기되는 지점이
매봉산 아래 1060봉이기 때문에 낙동정맥 이전 백두대간에 속하고,
백병산은 정맥길에서 360m나 벗어나 있어 정맥에 포함시키기는 무리다.
실제로 낙동정맥이 통과하는 제일 높은 산은 면산(1245.3m)이고
두번째는 영남알프스 가지산(1240m)으로 보는게 옳겠다.




(가슴팍까지 올라오는 산죽숲이 낙동길을 숨겨도...)





(여기서 잠시 눈을 붙이고 다시 기나긴 행군길에 나선다)


점심을 먹고 한동안 어떻게 걸었는지 모른다.
몸도 무겁지만 눈꺼풀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주저앉고 싶다. 아니 한 숨 푹자고 싶다. 그러나 갈길이 구만리라.
그런데 김대장도 졸리는 모양이다. 두사람은 잠시 눈을 붙이기로 하고
누가 먼저랄 것없이 털썩 드러 누웠다. 10분 정도 자고 났는데 몸이 가뿐하다.

토산령 정상, 분명 토산령(고개)는 아니다.
고갯마루가 있는 한쪽 봉우리 정상을 토산령 정상이라
이름붙인 것이 아닌지?





(여기는 아예 산죽이 키를 넘는다.)





(봉우리를 하나 넘으면 몇 개가 다시 나타난다. 기를 죽인다.)





(노랑무늬붓꽃)





(각시붓꽃)





(저 멀리 보이는 산, 먼 산이 오늘의 최대 고빗길 면산이다.)


대간길이나 정맥길을 힘들게 하는 것은 마지막 힘이 소진될 즈음
우뚝 솟아 오른 산봉우리를 맞아야 하기 때문인데 첫구간부터 녹녹치않다
오늘은 저멀리 보이는 면산을 넘고도 4km를 더 가야 날머리 석개재다.





(구랄산이라고도 하는 1071.6m봉, 면산 오를 일에 긴장된다.)


무거운 발걸음에다 사진 찍느라고 더 쳐져
제일 늦게 구랄산에 오르니 모두 모여 기다린다. 고맙다.
모두 마주 보이는 면산 오를게 내심 걱정되는 모양이다.
위겸씨는 벌써 떠났고, 양미씨도 출발했다.

이미 산행 10시간이 넘어 힘이 소진되어 가는 시간
김대장과 용환씨와 셋이서 건너편에 우뚝솟은 면산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누가 대신 가줄 수 없는 낙동길...
기어코 해 내리라!
용환씨와 모자대신 머리띠를 동여매고 결의를 다지며 나선다.




(현호색 ?)





(옥녀꽃대)





(피나물)





(다 올랐는가 했는데..., 그 새 면산은 더 멀리 달아나 있었다.)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는 길, 산죽숲을 헤치며 오른다.)





(꾸역꾸역 올랐는데 다시 내려서게 하고는 봉우리들을 내 보인다.)





(노루귀)





(개별꽃)





(산괴불주머니 ?)





(나도바람꽃)





(드디어 진짜 면산이 눈에 들어왔다.)


면산 봉우리를 향해 오르는데 띄엄띄엄 군락을 이루던 야생화들이
전부 이리로 이사를 왔는지 온 산에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이 첩첩산중에서 우리를 반기며 미소짓는 야생화를 보며 힘을 내어본다.




(천상의 화원이다. 이렇게 장관인 얼레지 군락지는 처음이다.)


야생화를 만나는 자세가 말이 아니다.
허리를 낮추고 더 구부려 얼레지와 피나물과 나도바람꽃과도
인사를 해야 하지만 황소 양반쳐다보듯 성의없이 꽃밭 사잇길을
터벅터벅 지난다. 지금의 목표는 오직 어떻게 면산을 넘느냐다.

그러나 어쩌랴. 천근만근 무거운 몸이라도
이 산중에서 기다리며 반겨준 너희들을 담지 않으면
두고두고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야.
비록 성의없어 보이지만 꽃들아 슬퍼말아라.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니까!




(기어코 오르고야 만 먼 산, 면산/1245.2m)


낙동정맥중 제일 높은 산,
정상에 오르자 하늘이 훤히 열린다.
오르기 힘든 것에 비해 정상은 넓고 평평하다.
면산에서부터 강원도 태백시와 경북 봉화군 경계를 타고
날머리 석개재까지 이어간다.




(석개재까지는 아직도 4km, 갈 길은 멀고 몸은 늘어지고...)


면산에 올라 제일 먼저 한 일은,
파란 하늘을 보고 산죽 위에 벌렁 드러누운 일인것 같다.
옆의 용환씨는 벌써 코를 드르렁 거린다.
준족인 용환씨도 지난 백운산 종주때 다친 후유증과
2개월만에 처음으로 산행을 하여 무리가 따르나 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큰 오름이 없다는 것. 가파른 내림길을 더 조심해야하지만...)








(길 섶의 얼레지가 조금만 더 힘을 내라는듯...)





(해는 벌써 집으로 돌아가려는듯 붉은 빛을 내기 시작한다.)





("산새들의 합창" 정말 정감가는 시그널, 심심찮게 만난다.)


이름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산새들의 합창"
대간, 정맥을 비롯한 산길에서 자주 만나는 시그널이다.
비록 조그만 시그널이지만 산길을 더 아름답고 정겹게 만들어 준다.
이 시그널의 주인공들은 정말 멋있는 산꾼들일 것 같다.
힘든 산길에서 산새들이 노래하는 것 같아 힘이 난다.




(한참을 뒤틀며 내달리더니 면산의 풍채를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드디어 14시간 여에 걸친 대장정은 끝났다. 날머리 석개재에서...)





(경북 봉화군, 면산에서부터 강원도와 경북 경계를 타고 내려왔다.)


이번 낙동정맥길 1구간에서 신고식을 단단히 치뤘다.
산을 오르기 전 컨디션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무리를 했다.

카메라가 애물단지다. 그러나 이미 한 몸인 것을...
길섶의 야생화가 반기며 배시시 웃으면 외면할 수가 없다.
한 장을 담고나면 천근만근인 걸음은 일행을 뒤따라 붙지 못하고
그 만큼씩 간격이 벌어진다. 그렇다고 그냥 갈 수 없고...
오늘, 면산 오를적에는 천상의 화원을 걸으면서도
그 꽃들에 따뜻한 눈 길 한번 제대로 주지 못했다.
좀더 다가가 이쁘게 찍어야 할 모습도 엉거주춤 서서 찍었다.
조금만 시간을 내었더라도 멋진 장면을 담을 수 있었는데,

오늘 먼 여행을 함께하며 수고한 동지들,
특히, 오고 가는 길 피곤한 가운데도 운전하느라 수고한
동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더 멋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2구간을 맞을 수 있기를...

다음에는 좀 더 몸을 다듬어 산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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