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2. 15:52ㆍ山情無限/낙동정맥(完)
낙동정맥 2구간 (석개재에서 답운치까지)
○ 산행일자 : 2007. 6.16(토) 06:15 ~ 16:00 (9시간 45분)
○ 산행날씨 : 맑음, 바람 많음
○ 참석인원 : 배용환, 김양미, 김위겸, 시나브로 (4명)
○ 산행거리 : 도상거리/ 24㎞ 누적거리 : 48.5km
○ 산행코스 : 석개재-묘봉삼거리-용인등봉-삿갓재-임도삼거리-934.5봉-한나무재-진조산-굴전고개-답운치
○ 소 재 지 : 삼척시 가곡면 / 경북 봉화군 석포면 / 울진군 서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6/15 22:40 울산 종합운동장 출발
6/16 02:55 답운치 도착
03:00~04:50 답운치에서 수면
04:55~05:50 석개재로 이동(택시)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6:15 석개재(910m) 출발
07:15 묘봉(1110m) 갈림길
08:00 (용인등봉 1120m) 장성 455 삼각점
08:43~09:25 (삿갓재) ~ 임도
09:25~10:00 임도 삼거리 / 식사
11:00 1136.3봉
11:21 임도 / 휴식
13:00 삼각점(934.5봉)
13:54 한나무재(750m)
14:23 진조산(860m) 갈림길
14:48 굴전고개(780m)
15:25~30 송전 철탑
16:00 답운치(619.8m)
③ 복귀
16:15 답운치 출발
20:45 울산 종합운동장 도착
2. 산행기록
1구간에서 진을 뺏던 탓에 2구간도 은근히 걱정이 된다
정맥길이 대간길보다 힘들다 할 때는 정신력의 차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첫 구간을 갔다 오면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거리상이나 오르내림의 강도도 별 차이가 없는데 등로는 온통 수풀로 엉겨
길을 찾아 헤쳐 나가기도 어렵다. 등로 정비는 고사하고 제대로된 이정표도 없다
그기에다 버스를 이용하는 대간에 비해 밤새 직접 차를 몰고 가야하는 등
여러모로 조건이 좋지않다. 이번 구간도 내심 걱정이 앞서지만
초반에 올랐다가 이후로는 고도를 낮추므로 위안을 해 본다
잠시 눈을 붙여 보려고 자리에 누웠으나 잠이 오지 않는다
동천 체육관에 나가니 대단한 부부 용환씨와 양미씨가 먼저 와 있다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김대장과 위겸씨가 보이지 않길래 전화를 하니
왠걸 위겸씨는 11시 출발인줄 알고 집에서 아직 나서지도 않았고
김대장은 오늘 집안에 급한 일이 생겨 참석을 못한단다.
(답운치, 5시도 되기전에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망양휴게소에서 입수한 울진 택시전화로 1시가 넘은 시간에
답운치에서 석개재까지 7만원에 가기로 용환씨가 네고를 했다
그러나, 울진보다 현동이나 소천 택시가 더 쌀걸로 생각하고 취소하고는
봉화쪽 택시전화 번호를 찾느라고 가는 길 내내 전봇대며 버스정류장을
다 뒤져보지만 전화번호는 찾을 수 없다. 차는 불영계곡을 거쳐 답운재를 넘어
분천을 지나 현동 8km 전까지 가고 있는데 벌써 2시 반을 넘어선다.
조금만 가면 분천인데..., 위겸씨가 7만원에 가자며 1시간 반 전에 취소했던
택시기사에게 다시 전화를 하니 보기 좋게 8만원, 혹을 하나 더 붙히고 말았다
그래, 준비가 부족하면 몸으로나 돈으로 때워야지 별 수가 있나
답운치로 되돌아 와 잠시 차 안에서 눈을 붙이고 있는데
약속한 택시기사가 우리 차 근처에 와서 잠을 깨운시간은 4시 50분
아침부터 붉게 타오르는 하늘을 보며 석개재로 향한다
(참고 : 석포개인택시/054-672-6272, 석포택시/0673-2674
소천택시/673-2866, 소천개인택시/672-7676)
(정맥길도 그저 가는 것이 아니다. 손을 다치고도 출정하는 위겸씨)
답운치에서 석개재까지 가는 길은 멀었다
기사가 졸며 운전하는 바람에 더 멀게 느껴졌던 길도
1시간 여를 달려 지난 구간 날머리 석개재에 도착하였다.
온통 돌로 사방이 막혀 있는 석포에 돌문이 열리면(石開)
1 만 가구 이상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 하여 이름지어졌다는 석개재
산행채비를 하면서 재빨리 배낭 속의 감자를 꺼내어 하나씩 돌렸다.
간단한 요기를 하고 출발하려는 뜻도 있지만 배낭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는 속셈이다. 선수를 빼앗겼다고 아쉬워하는 모습...
(오랫만에 쨍한 날씨지만 울창한 숲은 하늘을 가린다)
(키를 넘는 산죽숲)
(울창한 숲 속 조망도 없고, 이정표도 없어 여기가 어디쯤인지 감도 잡기 어렵다)
(선두에 섰더니 너무 바빠 얼른 후미로 자리를 바꿨다)
(아름드리 적송과 금강송이 산을 지키고 있었다)
(용인등봉/1124m)
(10)
(2시간여 만에 하늘이 열리고, 옆 능선도 잠시 보였다)
(위치를 확인하고 있는 용환씨)
(문지골 6폭포 이정표, 여기서 30분 거리란다)
(삿갓재에 내려 임도를 따라서)
다시 내려서니 숲속에 신작로 같은 임도가 나타나는데
삿갓재다. 삿갓재에서 다시 왼쪽 숲 길으로 들어야 하는데
숲 길 들머리가 보이지 않아 임도에 달린 시그널을 따르다가
바로 위에 있는 삿갓봉(1119.1m)을 지나친 것 같다
삿갓봉은 온 산이 물에 잠겼을 때 봉우리가 삿갓만큼 남아서
삿갓봉이라 한다는데, 여기서부터 강원도 삼척시와는 작별하고
경북 봉화군과 울진군으로 들어서서 남진한다
(멀리 동해도 보이고, 바다엔 배도 보인다)
(다시 산으로 들어섰다)
(임도 길섶에는 초롱꽃이 군락을 이루며 피어있다)
(소광, 석포, 전곡 임도 3거리)
임도 삼거리 이정표 밑에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위겸씨는 언제나 처럼 샌드위치, 용환씨와 양미씨는 컵라면,
나는 주먹밥으로 한 끼 때우는 방법을 강구중이다. 모두가 간단하다.
먹는 재미도 재미지만 무게를 줄이는 일과 식사시간을 줄이는
일은 장시간 산행일 때는 더욱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다시 숲 속으로 들어섰는데)
(임도에 내려섰다가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낙동정맥길과 함께가는 임도, 산을 너무 파헤쳐 놓았다)
"자연보호" 구호는 산림청이나 지자체의 전유물 같은데
멀쩡한 산을 난도질을 하는 곳 또한 지자체나 산림청이다.
무슨 권한과 권리로 이렇게 자연을 훼손할 수 있는가?
당신들이 잠깐 맡고 있을 뿐이지 당신들 것이 아니지 않는가?
과연 자연을 보호하는 행위며 책임을 질 수 있는 행위인지?
등산객이 산을 다 훼손시킨다고 나발불지만 어불성설이고 적반하장이다.
이번 구간만 해도 울창한 숲에 임도 만든다고 파헤쳐 속살을 드러낸
모습이 보기 안타까울 정도다. 자연과 환경파괴로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 올 재앙이 두렵지 않은가. 책임자를 문책하라!
(숲 속 양지바른 곳에는 원추리가 벌써...)
(가을이 되면 이 길은 단풍으로 물들겠지...)
(한참만에 다시 만난 임도, 임도를 건너 바로 숲으로 들었다)
사진 몇 장 찍는 사이 일행과 거리가 벌어졌다
바쁘게 따라붙어 조금 앞에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고 있는 양미씨를 찾았다
숲이 얼마나 울창한지 허리를 굽히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오르는데
도무지 거리가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멀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따라 잡으려고 있는 힘을 다해 걸어도
일행은 꼬리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잡는 것은 포기하고 내 페이스로 걷는다
길이 좋은 것은 빠르게 걷다가도 사진도 찍으며 홀로 산행의 기분을 낸다
얼마나 내달렸을까 저 아래 양미씨가 보인다
곧 이어 나타난 임도에 용환씨와 위겸씨가 기다리고 있다
오랫만에 나타난 임도에서 잠시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확인하니 11시 21분
13km를 5시간 조금 더 걸렸다. 빠르다. 이런 속도라면 4시간 이내에
답운치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지만...
어디 대간이나 정맥길 마지막 길이 그렇게 녹녹한 길인가?
(26)
엉겅퀴 / 하순희
온몸 가득
가시 세워
낭자하게 피 흘리며
사는 일 까마득하여
소리내어 울고 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세상 한편 언덕에.
(조망은 아주 가끔 트인 숲 사이로 보이는 게 고작, 사실 위치확인도 쉽지않다)
(숲 속 희미한 길을 걷기만 한다)
(수풀은 바람이 지나가는 것까지 보여 주었다)
지난번 대간길에서 만났던 숲 속 탐스런 수풀 밭,
그 때는 노출부족으로 제대로 담지 못했는데 오늘 또 여기서 만나다니
일행이야 가든말든 쪼그리고 앉아 밀어도 보고 당겨도 보며 찍는데
보이는 풍경보다 카메라에 담긴 모습은 생각같지 않다
그러는 사이 숲을 뚫고 온 한 줄기 바람에도
삼대 쓰러지듯 바람보다 먼저 눞는 모습들
이런 심심산중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제대로 터득했구나
(잠시 쉬는데... 위겸씨는 또 약(?) 선전이다)
(능선 2개 넘어 보이는 암봉이 주왕산 가메봉)
(이름도 없는 삼각점, 934봉인듯...)
이정표나 안내표시도 없고 봉우리 표시도 없고
어떤 곳은 길도 잘 보이지않는 원시적인(?) 낙동길이다
그기에다 조망도 별로여서 산행의 즐거움은 반감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
(민백미꽃)
(오늘 또 깊은 산중에서 만난 "산새들의 합창")
여기에도 "산새들의 합창" 표지기가...
산길에서 만나는 시그널에 대한 생각이 많지만
특별히 "산새들의 합창" 시그널에 대한 느낌은 각별하다
그렇게 흔하지도 않아, 산길에 들면 오늘도 "산새들의 합창" 시그널을
만날 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어쩌다가 만나면 오래된 친구를 만난듯, 애인이라도 만난듯 반갑기 그지없다
표지기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산꾼들의 모임일 것 같은 "산새들의 합창"은
인터넷에서도 검색되지않는 정말 숲 속의 산새들 같이 순수한
사람들의 모습일 것 같다. 한번 만나보고 싶다
(끊일듯 끊일듯 하면서도 낙동정맥길은 이어간다)
(산발하고 민둥머리가 되어가는 늙은 할미꽃)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숲인지?)
(한나무재에 내려 잠시 숨을 돌리고)
(트인 숲 속으로 나타난 봉우리가 진조산인줄 알았는데...)
(재배한 듯한 싱싱한 붓꽃)
(42)
(숲을 뚫고 들어온 햇살을 받은 연록의 잎이 몸을 뒤틀며 발광한다)
(뒤돌아 본 진조산)
(우거진 숲 길, 시종 같은 모습이지만 이제는 힘이 든다)
(굴전고개, 여기서 임도를 통해 답운치로 탈출할 수 있다)
(노랑갈퀴)
(하늘을 찌를듯이 곧게 자란 젓나무 숲)
(찔레꽃)
(반갑게 맞이한 송전 철탑, 이제 멀지않은 곳에...)
산에 들어선지 9시간이 지났다
납덩이를 단듯 무거워진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기는데
저 앞쪽으로 송전 철탑이 보인다. 남은 거리 앞으로 1km 정도,
고도표는 계속 내리막 길이다.
철탑 아래서 숨을 돌리고 잠깐이면 될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하는데 왠걸, 가파른 내리막이다
산행 후반에 나타나는 가파른 내리막은 오르막 못지않게 힘들다
그리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조심조심 힘들여 내려서니
잘 보이지도 않는 가파른 길로 능선으로 치고 오른다
능선에 오르니 차소리가 크게 들린다
이제 답운치가 가까운가 보다.
(날머리 답운치로 내려서며..)
(꽃밭에서,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워)
(개망초)
(답운치/踏雲峙, 619.8m)
고개가 높아 구름을 밟는다하여 붙여진 이름의 답운치
36번 국도가 지나는 경북 울진군 서면에 위치한 고갯마루로
오른쪽으로 봉화군 소천, 현동을 거쳐 봉화, 태백으로 이어가는데
답운치에서 조금 내려서면 옥방 휴게소가 있다.
왼쪽 길은 불영계곡을 거쳐 동해안 7번 국도로 연결된다
오늘도 무사히 낙동정맥 한 구간을 마쳤다
수고한 용환씨와 양미씨, 손을 다치고도 함께한 위겸씨!
대단한 산꾼들 틈에 끼여 힘들지만 이렇게 낙동정맥을 이어갈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급한 일로 김 대장과 동중씨가 이번 구간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구간을 함께 이어갈 수 있기를...
(아직 이름도 짓지않은) 우리 낙동정맥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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