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16구간 (배내고개에서 지경고개까지)

2009. 7. 12. 16:23山情無限/낙동정맥(完)


 


낙동정맥 16구간 (배내고개에서 지경고개까지)


 


○ 산행일자 : 2008. 12. 6(토) 09:38 ~ 16:00 (6시간 22분)
○ 산행날씨 : 맑음, 매우 춥고 바람강함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13.9㎞           누적거리 : 297.2km
○ 산행코스 : 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간월재-신불산-신불대피소-영축산-영취산대피소-지경고개
○ 소 재 지 :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삼남면 / 양산시 원동면,상북면,하남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8:30~55         이동 / 울산-언양(승용차)

09:05~30         이동 / 언양-배내고개(택시)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9:38            배내고개 출발

10:04~07         배내봉 / 966m

10:55            장군메기

11:05            간월산 / 1083m

11:23~28         간월재

12:00~05         신불산 / 1159.3m

12:20~13:10      신불대피소 / 점심

13:45~14:00      영축산 / 1081m

14:30~50         취서산장

15:15            방기리/지내리 갈림길

16:00            지경고개

③ 복귀

16:00~17:00      이동 / 지경고개~언양(버스)

17:25            울산 도착



2. 산행기록



이번 구간과 다음 구간 낙동정맥은
호남정맥 가는 날과 일정이 겹쳐 홀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이번 구간은 원래 배내고개에서 원적고개까지 계획되어 있었으나
빠져야 할 2구간을 조금 짧게 3구간으로 나누어 지경고개에서 끊고,
다음 구간도 원효산 지나 황룡사에서 끊어 접근성을 높이고 차량회수도
용이하게 하여 여유로운 산행이 되게 했다.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언양에서 배내골가는 6:20분 첫차를 타고 배내고개로 가기로 했다.
5:40분에는 집을 나서야 하기에 알람도 잘 맞추어 놓고 잠이 들었다.
그러나, 알람은 5시에 정확하게 울었지만... 조금만 누워있다가 일어나려
했는데 깜빡 잠이 들어 일어나니 6시가 넘어 버렸다. 언양에서 하루에
고작 3번 영알 배내골을 오가는 교통편은 정말 개선되어야 할 것같다.

대중교통을 포기하고 느긋하게 준비하여 집을 나서는데 서늘한 바람
한줄기가 얼굴을 활퀴듯 지나간다. 자동차 외기온도가 -7℃를 가르킨다.
오늘 가려는 영남알프스는 도대체 기온이 몇 도까지 내려갔단 말인가?
계산상으로 고도 100m를 높이면 약 0.6℃씩 온도가 내려가니
고도 1200m면 -14.2℃, 그기에 소문난 영남알프스의 칼바람까지 더하면
체감온도는? 지난 주에 이어 본격적인 겨울산행이 되겠다 싶다.





(매서운 날씨만큼이나 하늘은 푸른데 배내고개 주차장은 한적하다)

늦게 일어난 탓에 18000원 주고 택시로 배내고개에 오르니
부산서 온듯한 버스 1대가 20여 명의 산객을 부려놓고 막 떠난다.
여느때 같으면 차와 사람이 뒤엉겨 시골장터 같았을 배내고개 주차장도
오늘은 날씨가 추운데다 가지산쪽 눈 구경을 하러 갔는지 한산하기
짝이 없다. 산행채비를 하느라 잠깐 서 있는 동안에도 코끝, 귀,
손까지 시리다. 더 이상 지체하지 못하고 빨리 산으로 오른다.





(오늘 이어갈 낙동정맥 16구간 들머리)

지난 구간에 이어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 1000m가 넘는
영남알프스의 준봉들과 장쾌한 신불능선을 지나는데 자주 걷는
본거지 산길이지만 오늘 낙동정맥에서 만나니 새삼스럽다.





(영남알프스 등로를 정비를 한답시고 나무계단으로 칠갑을 해놓았다)

이 나무 계단으로 오르기는 처음인 것 같다.
20여 분 산사면을 비스듬히 타고 오르면 이정표 (간월산2.5km,
장군메기2.0km, 송곳산3.5km, 오두산0.6km)가 서 있는 능선 삼거리
헬기장이다. 왼쪽은 오두산을 거쳐 양등리로 내려설 수 있는데
낙동정맥은 배내봉을 향해 우측으로 진행한다.








(배내봉에서, 오늘 이어갈 낙동정맥 간월산 신불산 방향)





(저 아래가 등억리, 멀리 문수산과 남암산도 보이고...)





(상운산 문복산은 눈이 하얗게 내렸는데...)





(어서 오라는듯 간월산이 성큼 다가선다)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매서운지 부지런히 걷는데도
열이 나지않아 몸이 움추려드는 것 같아 좌측으로 펼쳐지는 단애가 이루는
절경을 한발 물러서서 보거나 우회길로 조심스럽게 오르내린다.





(간월산과 신불산이 품고있는 골짜기들, 우람한 골격은 힘이 넘쳐보인다)





(어제 가지산에 눈이 내릴 때 여기도 눈발이 조금 비치긴 했나보다)





(바람이 매섭고 따가웠다. 간월산(1083m) 정상은 더 심했다)

간월산의 '간월'은 간월(肝月), 간월(看月:김정호의 大東地志),
간월(澗月,肝越)로도 표기되고, 또 관월(觀月)로도 쓰였다.
어쨌든 간월산은 왕봉재(王峰峴:간월재)에서 긴등재(穿火峴) 사이,
즉 상북면 등억리와 이천리 사이에 있는 해발 1083m의 고봉 일대를 말한다.
이 산은 언양팔경(彦陽八景)의 하나로 서쪽(이천리) 계곡에는 천주교 성지인
죽림굴과 파래소폭포 등이 있고 동쪽(등억리) 계곡의 물은
작괘천(酌掛川)의 수원을 이룬다.

언제 맑고 달 밝은 날 간월산에서 관월(觀月:달맞이)을 해 봐야겠다.





(자세를 낮춰 달라붙듯한 소나무를 보면 이곳 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짐작하시리라)











(山情無限!)





(발아래는 간월공룡,등억리, 섬같이 봉긋봉긋한 야산들... 그 너머 언양읍)

낙동정맥은 간월산에서 거의 남동쪽으로 진행한다.
5분여 내려가다 왼쪽으로 만나는 목재데크 전망대와 돌탑있는 곳에서
오른쪽 비탈을 내려서면 신불공룡과 짝을 이루는 간월공룡길이다.





(간월재 데크, 이 시간 이렇게 한적한 적이 있었던가?)





(그 사이 몇 명이 나타났지만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이내 자리를 떤다.)





(저 꼭지가 신불산 정상, 사면의 흐름이 정말 급하다)





(신불산 오르는 길 1159봉 아래 삼거리 데크에서 보는 산군...)





(신불산 방향, 이 추위에도 간간히 한 두사람 보인다)

직진하면 신불산,
반대방향으로 가면 신불산 서릉으로 파래소폭포로 내려설 수 있다.





(날이 너무 추워 부탁하기 미안했지만 증명사진 한 장을 남겼다 )

정상에는 표지석과 삼각점, 그리고 높다랗게 쌓아올린
돌탑이 있다. 표지석에는 신불산의 높이가 1203m로 되어있지만
얼마전 측정한 결과 1159.3m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산높이가
50 여m 낮아졌지만 그래도 영남알프스 제 2봉임에는 변함이 없다.
정상석의 산 높이도 빨리 수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영남알프스 다른 고산들과는 달리 인근 지자체와
경계하지 않고 산 전체가 울주군에 속해있는 신불산은
간혹 간월산 단조봉이라는 지명이 보이기는 하지만
산세에 비해 산이름의 유래는 잘 알 수가 없다.





(신불공룡능선 너머 언양읍, 그 너머 문수산과 남암산 또 그너머 울산...





(이어갈 낙동정맥... 고래등같이 장쾌한 신불능선, 저 끝이 취서산(영축산))

저 아래 신불재에도 목재 데크가 사방으로 설치되었다.
좌측으로 조금 내려서면 신불산대피소가 있고, 바로 앞에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터가 있다. 그 길로 1시간쯤 내려가면 가천이다.
우측길로 백련계곡, 신불산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설 수 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대피소 안은 콩나물 시루... 무려 30여 명이나...)





(대피소가 비좁아 밖에서 라면을 끓여먹고...)

30여 명이 들어있어 북새통인 대피소에 들어섰지만
어디 엉덩이 붙힐 곳도 없어 밖으로 나와 처마밑에서 라면을 끓여
점심을 해결했다. 18명이 1시간 이상 죽치며 오뎅 6000원치 먹고
간다며 새 산장지기는 푸념아닌 푸념을 한다. 꼭 돈을 두고 하는
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 산장지기의 입장이 아니라도 그렇다.
이렇게 추위가 혹독한 날 따뜻한 난로가 있는 대피소에서 오가는
이들이 추위에 언 몸을 녹이고 갈 수 있도록 회전율을 높혔으면 좋겠다.
대피소가 헐빈할 정도로 사람들이 한꺼번에 썰물같이 빠져 나간 후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니 산장지기가 따끈한 커피 한잔을 권한다.
난로 가에서 몸을 뎁힌 후 누가 대신 가줄 수 없는 길을 나선다.





(말잔등같은 신불능선으로 낙동정맥이 이어간다)





(이 매서운 칼바람을 맞받으며 수도사가 고행하듯 이 길을 가는 사람은...)

칼바람의 방향이 어지럽기는 하지만 대체로 남서쪽 방향이다.
기온 자체가 낮은 거야 온 몸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그래도 오른쪽 볼과 오른 손이 집중 공격을 받아 더 춥게 느껴진다.
남서풍이라면 여름에 태풍이 오는 방향 아닌가?
북동풍도 아닌 것이 체감온도를 얼마나 떨어 뜨리는지...
올 겨울 소백산 칼바람 맞지않아도 한해동안 정신이 번쩍들어 있을듯하다.





(아리랑 스리랑 릿지, 오늘따라 더 강렬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은빛물결 일렁이던 억새밭도 갈색으로 옷갈아 입고...)





(단조 늪, 억새도 그 은빛 꽃술을 과년한 딸 시집보내듯 날려버리고...)

오른쪽으로 넓게 펼쳐지는 억새밭이 신불평원이다.
그 억새밭 저 편 너머로 긴 띠를 풀어놓은 듯한 산성터를 볼 수
있는데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북상을 저지하던 단조성(丹鳥城)이다.
이곳 지형이 단지모양을 이룬다 하여 단지성(丹之城)이라고도 하며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취서산고성(鷲棲山古城)으로 기록되어 있다.
신불평원 단조늪은 고산습지로 각종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특수한
자연 생태계가 유지되는 곳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곳이다.





(시살등 오룡산 방향)





(영축산(1028.9m)에서...)

취서산, 영취산, 영축산, 축서산 등 이름으로 불리어 왔는데
지난 2001년 1월 9일 양산시지명위원회에서 "영축산"으로 결정,
공식화 하였다. 그러나 산경표에는 취서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정상에는 이전에 산이름만큼이나 난립하던 정상석 대신
2008년 1월 1일에 양산시에서 세운 큰 정상석이 버티고 있다.
삼각점(언양 ??)과 정상 바로 아래 대피소가 있다.





(낙동정맥은 통도사쪽으로 내려서다 임도왼쪽 능선을 탄다)





(날씨가 쾌청하니 신불산은 지척, 상운산 문복산은 손에 잡힐듯 하다)





(낙동정맥, 영축산까지 이어오던 기세를 바닥까지 낮춘다)

일급 조망처 영축산 독수리 바위에서 조망을 즐기며
이어갈 낙동정맥을 가늠해 본다. 땅고개에서 백운산을 거쳐
고헌산에서 기세를 올리며 본격적으로 영남알프스에 진입한
낙동정맥은 일망무제 가지산에서 절정을 이룬 후 그 위세를
간월산, 신불산을 거쳐 영축산까지 이어오다 급격히 낮추어
35번 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건너 원효산을 향해 치솟는다.





(어느 산 산죽보다 때깔좋은 영축산 푸른 산죽밭)





(가뭄이 심하기는 심한가 보다. 샘터에도 물이 말랐다)








(거의 2년만에 들린 영축산 취서산장)





(따끈한 헛개차 한 잔을 마시며 망중한을 가져본다)

영축산 독수리 바위에서 낙동길로 한참을 내려서니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영축산 취서산장"이 나타났다.
오랫만이다. 2년만인 것 같다. 잠깐 들러 차 한 잔 마시고 가야겠다.
산장지기는 그새 머리에 서리가 많이 내린 것 같다.
맛있는 차 한 잔 달라하니 헛개차를 내어온다.
향짙은 차를 앞에 두고 산중한담을 나누며
잠깐 여유를 부려본다.





(영축산에서 지경고개까지는 길찾는데 신경을 써야한다)

취서산장 오른쪽으로는 넓은 임도가 내려가고
낙동정맥은 시그널들이 안내하는 샛길로 내려선다,
이후로도 지그재그로 연결되는 임도를 시그널을 따라
몇 번 나왔다 들어갔다 해야한다.





(울창한 송림을 지나... 이곳 소나무는 건강한 편이다)





(지내마을 방기리 갈림길. 낙동정맥은 지내마을 방향이다)





(여기도 언제 골프장이... 골프장을 왼쪽으로 끼고 능선을 탄다)





(47)





(뒤돌아 보니 억새밭 위로 방금 내려온 영축산이...)





(임도를 따라가던 길은 삼남목장 앞에는 철책이...)





(지경고개까지 지방도, 국도, 고속도로 각양각색의 도로를 너댓개 건넌다)

통행 차단용 체인이 쳐져있는 시멘트 도로 옆에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도로를 건너면 키 큰 송림이 있는 못안마을인데
못안마을은 못지(池), 안내(內)의 지내마을인 것이다.





(밭 사잇길로 이어가는데... 마지막 가을겆이 하는 농부가 물끄러미 쳐다본다)

송림에 들어서면 몇 기의 묘터가 나오고 그곳을 벗어나면
너른 밭지대가 나타나고, 밭을 통과하면 또 과수원지대가 나온다.
다시 시멘트길을 따라가면 2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구 35번도로)가
나오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꺽어 구 35번도로를 따라가면 나오는
도로표지판과 "진부령황태식당"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4차선 국도가 나타나는데 이 도로가 신 35번 국도다





(배추밭을 지나다 다시 뒤돌아 본 영축산, 품이 넓고 자태가 웅장하다)





(날씨가 추우니 왁짜지껄하던 오른편의 통도환타지아도 쥐죽은듯 조용하다)





(도로를 가로지를 수 없어 에둘러 건널목까지 가서 길을 넘는다)





(토점육교로 지나고 경부고속도로도 건너고...)

1000m를 넘나들던 낙동정맥은 완전히 자세를 낮춰 마을로 내려왔다.
그것도 임도를 지나고 골목길을 지나고, 국도를 지나고 고속도로까지
넘으며 끊어질듯 끊어질듯 하면서도 물길을 가르며 낙동정맥을 이어간다.
마을까지 내려왔지만 분수령은 분수령이다.





(오늘의 종착점 지경고개)





(다음구간 이어갈 들머리도 확인을 하고...)





(무슨 열매, 무채색 겨울풍경에 색감이 돈다)





(지경고개에서 다시 신흥마을까지 돌아나와 버스타고 언양가는 길)





(실루엣으로 비치는 낙동정맥이 지나는 정겨운 영남알프스 능선)

다음구간은 낙동길이 드디어 영남알프스와 작별을 고하고
경부고속도로를 건너 본격적으로 7번국도와 나란히 가는 마루금을 타고
정족산, 천성산, 원효산을 지나 금정산이 있는 부산으로 향하게 된다.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라지만 오늘 겨울을 제대로 만난 것 같다.
언 몸과 손, 얼굴, 칼바람을 맞받으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수도사의 고행같이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여 오늘 몫의 길을
무사히 마쳤다. 무엇이 이 고통스런 길에 나서게 하는가?
시킨다고 할 일은 분명아닐 것이다. 어찌 산행만이겠는가?
삶의 동인(動因), 목적이 삶을 이끌 때 힘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혹독한 추위에 맞서 극복했기에 더 감사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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