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14구간 (땅고개에서 외항재까지)

 

낙동정맥 14구간 (땅고개에서 외항재까지)

 

○ 산행일자 : 2008. 10. 18(토) 07:20 ~ 18:20 (11시간 00분)
○ 산행날씨 : 맑음, 햇살 따가움
○ 참석인원 : 김위겸, 장병익, 시나브로 (3명)
○ 산행거리 : 도상거리/ 24.5㎞           누적거리 : 265.8km
○ 산행코스 : 땅고개-OK그린-535봉-소호고개-삼강봉-백운산-소호령-고헌산-외항재
○ 소 재 지 : 경북 경주시 산내면,건천읍,내남면 /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언양읍,상북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5:00~45         문수고-동천체육관-문수고

06:20~34         외항재 도착, 택시기다림

06:35~55         땅고개로 이동(택시)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7:20            땅고개 출발

08:15~25         땅고개갈림길

08:55~09:25      OK그린목장 / 점심

10:15            메아리농장

10:53            청우농산관광단지개발지구

13:00            700.1봉

13:15            소호고개 / 휴식

15:10            삼강봉

15:30            백운산 / 892m

16:45            소호령

17:30~50         고헌산 / 1032.8m

18:20            땅고개(20번 국도)

③ 복귀

18:35            땅고개 출발

19:10            울산 도착



2. 산행기록

지난 구간도 영남알프스군에 속하는 구간이긴 하지만
오늘, 드디어 실질적인 영남알프스 구간에 들어서서 고헌산을 넘는다.
지난 해 5월 강원도 태백시 백두대간 천의봉 아래 1145봉에서 출발하여
700여리를 걸어 드디어 고헌산에 당도한다. 참 많이 에둘러 온 길이다.
그동안 줄기차게 크고 작은 오름을 계속하다 영남알프스를 앞두고
숨을 고르던 낙동정맥은 영남알프스에서 힘차게 치솟아 가지산에서
정점을 이룬다. 그 용솟음치며 오르는 관문이 고헌산이다.
이번 구간은 거리도 먼데다 마지막에 고헌산을 올라야 하기때문에
힘든 구간이기도 한데 오늘은 단 3명이 이어가게 되었다.





(날머리 외항재에 애마를 주차시키고...)

조금 쉽게 가려고 문수고 앞에서 기다렸다 합류하려 했는데
문수고까지 오는 차편이 없단다. 두 사람을 태우러 지금까지의 접선장소
운동장으로 가니 그 새 택시를 타고 문수고로 가고 있는 중이란다.
문수고에서 위겸씨와 병익씨를 태우고 외항재를 향하여 사연교를
지나는데 태화강에서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 오른다.
얼마되지않는 외항재를 집 나선지 1시간 20분만에 도착했는데...
택시기사가 도착하지 않아 잠시 기다렸다 땅고개로 향한다.





(새벽안개가 자욱한 길로 들머리 땅고개로 이동)





(시작부터... 에잉~~ )

들머리를 지나쳐 5분 정도 진행하다가 되돌아 왔다.
땅고개 휴게소 뒷쪽으로 단석산 오르는 이정표가 있었지만
고갯마루의 들머리로 오른다는 것이 들머리를 지나치는 바람에
풀잎에 내려앉은 아침이슬에 신발이 다 젖을 정도로 임도길을
한참동안 갔다가 돌아나와 도로 가까이 있는 들머리로 오르니
얼마 오르지 않아 휴게소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났다.





(땅고개 휴게소 뒷쪽에서 단석산 오르는 길과 만났다)





(안부사거리를 다시 치고올라...)

40여 분,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계속 고도를 높이자
단석산이 눈 앞에 성큼 다가오면서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는가
했더니 지금까지 오른 고도를 거의 다 까먹으려는듯 급경사의
내리막길로 내려서니 말안장같은 잘록한 안부사거리다.
왼쪽은 우중골 골짜기로 내려서는 길이고
오른쪽은 내일리 원골로 내려설 수 있다.





(당고개 갈림길, 직진하면 단석산 정상, 낙동길은 우측방향)

안부에서 다시 치고 오르자 나타난 봉우리는
남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조래봉으로 연결되는 능선분기점.
조래봉 갈림길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단석산과 갈라지는
단석산 삼거리(당고개 삼거리)가 나오는데
낙동정맥에서 800m쯤 비껴나 있는 단석산은 삼거리에서
오던 길로 계속 직진하면 되지만 잠깐 휴식한 후
방향을 틀어 왼쪽 낙동길로 들어섰다.





(아침 햇살을 받은 숲이 찬란하다)





(하루가 다르게 가을색으로 변신해 가고 있는 숲)





(조망바위에서 진행방향 왼쪽 학동 큰고개 방향, 아래는 사곡지)





(참취)





(멧돼지, 가끔씩 산에게 긴장하게 만드는 녀석들)





(역시 가을산은 억새가 있어야 제 맛)





(아라랏산에 걸린 방주마냥... 방주교회)





(OK그린 목장은 억새의 화원)





(용담)





(억새는 가을의 진객, 아니 주인)











(19)





(멀리 수의동이 눈에 들어온다)





(메아리농장, 고랭지 채소밭)

카메라 배터리 수명이 거의 다된 것 같아
인터넷으로 구매신청을 하였는데 어제까지 도착하지 않아
조마조마한 맘에 그 중 나은 배터리 2개를 완충하여 왔는데...
아뿔싸! 우려했던 일이 그만 현실이 되고 말았다.
오늘 갈길을 고작 1/4 남짓 진행했는데 갈아넣은 배터리도
잔량이 한 칸밖에 남지 않았다. 고헌산을 담으려 배터리를
아끼려고 가을색으로 물들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도
셔트 누르고 싶은 유혹을 참으려니 그것도 고통이다.

메아리목장 지나 오른 605봉은 길찾기가 어려웠다.
직진하는 큰 길을 따라 억새가 우거진 밭을 헤치며 정상까지
올랐는데 정상에서 찾은 길은 잡풀이 우거지고 거칠어서
마루금이 아닌 것 같았다. 조금 내려가다 되돌아 오려는데
앞서가던 병익씨가 우회길을 찾았다. 마루금은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좌측으로 꺾여 있었다





(아랫상목골 임도 / 장승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청우농산 관광단지개발지구)

제법 요란하게 선전하는던 관광단지는 잡초만 무성하다.
또 애꿎은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겠다 싶다.
커다란 두 장승 사이로 이어가던 숲속길은 얼마 가지못하고
다시 임도로 나왔는데 임도로 내려서니 가을햇살치고는 따갑다.
좌측에는 잘 꾸민 별장같은 집이 나왔는데 마당에 자가용까지
있는 걸 보니 지금도 사람이 기거하는 것 같다.





(넘어야 할 산)





(윗상목골 납석광산)





(멀리... 웅장한 모습의 고헌산이 눈이 들어왔다)





(700.1봉 / 삼각점 언양 303)





(감국)





(소호고개)

소호고개, 고헌산 오름 직전에는 소호령도 있다.
비포장 임도인 소호고개는 자동차 통행이 가능할 정도로 길이
좋았다. 서남쪽에 있는 소호리에서 이름을 따온 널따란 임도
소호고개는 일명 태종고개라고도 부른다.
소(蘇)는 산악의 높이 솟음을 나타내는 말이고,
호(湖)는 이지역의 지세가 분지이므로 이를 형용한 말로
즉, 높이 솟은 분지마을 이란 뜻이라고 한다.

이제부터 낙동정맥은 몇 달동안 이어오던
경주시를 벗어나 우리 본거지 울산으로 들어섰다.





(지금 산은..., 곱고 아름다운 옷들을 어디다 숨겨두었다가...)

소호고개에서 오르막을 치고 오르자
가을 옷으로 곱게 단장한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진다.
황홀한 모습 앞에서 도저히 참지 못하고 셔트를 누른다.
딱 한 컷만 했는데 몇 컷이나 더 찍을 수 있으려나.





(가지산 방향, 날머리 외항재가 직선으로는 지척이지만...)





(백운산도 빼꼼히 모습을 드러내고...)

백운산이 저멀리 얼굴을 빼꼼히 드러내었다.
조금 더 오르니 앞으로 백운산이 더욱 키가 커지고
좌측으로 국수봉과 치술령, 우측으로는 소호리 넘어
문복산과 외항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뙤약볕이 따갑다. 뙤약볕 아래서는 모자를 썼다가
숲에 들어 그늘이 지면 모자를 버섰다 하기를 계속하는데
싸리를 비롯한 잡목은 목과 팔을 얼마나 활퀴는지...

일행과는 거리가 많이 떨어진 것 같아 내 페이스로
편하게 걷는데 졸음이 밀려와 잠 쉬었다 가려고 그늘이 드리운
너럭바위로 가니 마침 그기서 눈을 붙이고 있던 병익씨가 자기
코고는 소리에 놀랐다며 화들짝 일어난다. 임무교대를 했다.
잠시지만 꿀맛같은 단잠이었다. 자고나니 머리가 개운하다.
조금 더 진행하니 태화강과 형산강과 낙동강이 갈리는
분수령이자 호미기맥의 분기점이기도 한 삼강봉이다.
삼강봉 아래 탑골의 탑샘은 태화강의 발원지?





(삼강봉(三江峰))

태화강이 되고, 형산강이 되고, 낙동강이 되는
3강으로 물길이 갈리는 곳이자 형남기맥 분기점인 삼강봉
큼직한 이정표가 서있지만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산이름.





(웅장한 고헌산이 한 눈에 들어왔다)





(백운산 정상 직전, 로프가 걸려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니... 제법 먼길을 지나왔다)





(백운산/892m, 우리나라 산이름중에 제일 많은 백운산)

빤히 보이던 보이던 백운산을 제법 힘들게 올랐다.
정상은 넓직한 공터와 몇 개의 표지석이 있는데 높이가 각각이고
지도상의 표기와도 다르다. 얼마전부터 각 산악회에서 유행하듯
많은 산에 정상석을 세웠는데...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경쟁적으로 한 봉우리에 몇 개씩 세운 것이나
정상석마다 높이를 다르게 표기한 것이나,
마치 묘지 비석같은 모습으로 세운 것은
오히려 세우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
모양만 해도 이왕 세울 것이라면 산과 어울리는
자연스런 모습으로 하면 좋지 않을까?

백운산에서 보는 고헌산의 모습이 장엄하다.





(소호령, 들고양이 같이 거친 임도로 692.7봉을 지나니 고헌산 턱밑이다)

잠시 숨을 고르고 소호령으로 내려서는데 방화선을 만든다고
산을 얼마나 훼손시켜 놓았는지... 길이라기보다는 계곡에 가까웠다.
도대체 누가 무슨 권한으로 산을 이렇게 훼파해 놓았는가!
뙤약볕에 거친데다 미끄럽기까지한 돌짝밭을 얼마나 걸었을까?
왼쪽 차리에서 올라오던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로 조금 진행하니
이번에는 오른쪽 소호리에서 올라오는 임도가 나타났다.

고헌산 정상부근을 오르고 있는 일행의 모습이 보인다.
대간이나 정맥이 힘드는 건 날머리가 나올듯 나올듯 하면서도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것과 마지막 힘이 소진되었을 때 만나는
높은 봉우리다. 오늘 산행의 클라이막스이자 고비인 고헌산.
소호령에서 400m 이상을 곧바로 치고 올라야 하는데다
끝없이 이어지는 거친 돌밭길이 곳추서서 기다리고 있다.





(시원한 생수 한 바가지를 벌컥벌컥 마시니... 힘이 솟는다)

소호령 좌측에는 고랭지 채소밭과 콘테이너 박스로 만든
간이건물이 있고, 우측에는 파이프로 통해 물이 콸콸 흐르고 있다.
물을 한 바가지 받아서 벌컥벌컥 들이키니 피로가 싹가시면서
힘이 솟는다. 그 사이 고헌산이 많이 낮아진 것 같다.

다시 방화선을 따라 고헌산 정상을 향하여 거친 돌짝밭을 오른다.
또 화가 난다. 누가 왜? 방화선으로? 소방차 진입로로로?
이것도 저것도 안될 것 같다. 훼파된 산이 신음하는 것 같다.





(소호리 방향으로 뻗은 부드러운 능선에 억새가 춤춘다.)





(고헌산 정상방향, 석양으로 가을색이 완연하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일, 다시 꾸역꾸역 오른다.
25분 정도 걸려 오른 정상부근에는 목책계단 설치용 자재들이 널려있다.
목책도 좋지만 목책을 설치하면서 산을 덜 훼손하였으면 좋겠다.
능선마루에 올라서니 벌써 해가 가지산을 넘어가려 한다.
드디어 10시간만에 에둘러 오른 고헌산 정상이다.








(고헌산(高獻山) / 1032.8m)

예로부터 "고언산", "고언뫼"로 불리던 고헌산은,
언양현의 진산(鎭山)으로 '큰 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주변 사람들은 숭산, 성스러운 산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고을 이름인 언양(彦陽)도 그 옛 이름인 헌양(?陽) 또는
헌산(?山)에서 나온 것으로, 한문표기 지명에서 "양"(陽)은
산의 남쪽, 또는 강의 북쪽(한양=한강의 북쪽)을 뜻한다.
언양의 옛 이름 "헌양"은 고헌산 남쪽을 뜻하는 것으로
모두 고헌산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언양팔경중 하나인 서광모설고헌산(瑞光暮雪高窟山)은
진산인 이 고헌산의 늦봄 상서로운 잔설(殘雪)의 풍광(風光)을
묘사한 말. 마치 떡시루를 엎어놓은 듯 장엄하고 우람하게
고을의 지붕처럼 우뚝 솟아 있는 고헌산은
'고함산' 또는 '고디기'란 별칭도 있다고 한다.





(해가 넘어가자 실루엣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가지산, 낙동정맥)





(고헌산 서봉)





(정상에 서서)











(46)

신불평원이나 사자평과는 비할 바 아니지만
고헌산 정상도 억새가 지천으로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방화선을 따라 핀 억새밭을 지나자 또 급비탈 내리막길.
외항재 내려서는 길은 소호령에서 오르는 길만큼 돌짝밭은
아니어도 급비탈이 미끄러운 길이어서 조심조심 길섶 억새밭으로
들어갔다 나왔다하면서 내려서자 길은 숲으로 숨어드는데
숲에 들어서자 랜턴을 켜야할 정도로 어둠이 짙었다.
그렇게 괴롭히던 길은 언제그랬냐는듯 폭신해져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걷고 싶을 충동을 느낄정도로 감촉이 좋다.
헤드맨드 찾으러 간 병익씨를 언제쯤 내려오려나...





(날머리에 내려서자... 정겨운 팻말이 반겨준다)

차소리가 들리고 숲 사이로 불빛이 새어 나오더니
이내 외항리와 소호리를 잇는 921번 지방도가 나타났다.
나무에 왠 팻말인가 했더니 "낙동정맥 외항재 <건강한 몸으로 가세요>"
하루의 피로가 싸악 풀리면서 입가가 미소가 번진다. 멋진 사람.
인기척이 나는가 했는데 조금 있으니 숲속에 불빛이 비친다.
병익씨가 도착하자 곧바로 차를 몰아 울산으로 향한다.

'산은 오른만큼 내려가고 내려간만큼 또 오른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 오늘 제법 힘든 구간이었지만
무사히 산을 내려올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이제 낙동정맥도 5구간 남았다. 최종 목적지
부산 몰운대까지 무사히 완주할 수 있기를...

오늘은 와이프와 약속이 있어 문수고 앞에
두 사람을 내려주고 먼저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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