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웅산, 진달래 만발한 꽃길을 걸으며..

2019. 4. 4. 00:35山情無限/산행기(일반)




진해 웅산, 진달래 만발한 꽃길을 걸으며..


2019. 3. 29

악남악녀산악회 22명

안민고개-팔각정-웅산갈림길-웅산-시루봉-바람재-수리봉-천자봉-대발령







자연은 정말 신비롭고 경탄스럽다.

자세히 보면 기적이 아닌 것이 없는 것 같다.

겨우내 죽은 듯 숨죽이고 있던 대지도 봄이 되면 새싹이 돋아나고

마른 가지에서도 잎이 돋고 꽃이 핀다. 남몰래 봄을 준비하고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주 천성산 얼레지를

찍으러 갔더니 왜 이제 오냐며 기다리다 지친 듯 벌써 꽃이 져 버렸다.

집 앞 무거천변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는가 했는데 어느새 만발했다.

누구도 알려 주는 것 같지 않은데 꽃들은 어떻게 피고 지는 때를 알까?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봄이 되면 온 나라에 벚꽃이 만발한다.

그래도 벚꽃 하면 진해 아니겠는가? 진해 군항제는 아니지만

우리는 그 사연 많은 벚꽃을 보러 간다. 진해 안민고개에서

 대발령까지 걸으러 간다. 조망도 좋은 길..







들머리 안민고개


안민고개 오르는 구도로에 한쪽 차선을 막고

출입통제 표시가 되어있다. 여기서부터 걸어가야 하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진해군항제를 위해 내일부터 통제한다는 것.

다행이다고 생각하면서도 걷기 위해 산에 가는 사람들이 그

걷는 것이 싫어 버스가 갈 수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다니..

벚꽃 만발한 길을 따라 안민고개 만남의 광장에 도착하니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이 경쟁하듯 피어있다.





9:35 산행 시작,

만남의 광장에서 2분 만에 능선에 올라섰다.







언덕 같은 곳으로 몇 걸음 내딛으니 진해 시가지와

바다가 펼쳐졌다. 하지만 미세먼지로 조망이 별로다. 하늘과 바다는

경계가 사라졌고, 진해대로에 만발한 벚꽃도 빛을 잃었다.







능선에 올라 군작전 도로인 임도와 등로가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길섶에서 진달래가 반갑게

맞는다. 벚꽃은 조금 피기도 했지만, 아직 때가 이른 것 같다.

벚꽃 터널을 기대했는데.. 여기가 이 정도니 산을 오르면

벚꽃 볼 기회는 사라질 것 같다. 그래 가을은 산정에서 내려오고

봄은 강에서 올라오는 것. 꿩 아니면 닭이지!







이 길이 벚꽃으로 아름다운 길인 줄만 알았는데

진달래 동산이었구나. 끼 많은 사람이 잠잠히 있다가 때가 되면

실력을 발휘하듯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꽃 피우지 않았다면

진달래 동산인 줄 어떻게 알겠는가!





팔각정에서 잠깐 휴식하며 간단한 입산 주를 곁들인 간식.

국립공원에서 음주를 단속하니 산에서 술 마시는 것도 이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두견화라고도 하는 진달래.

접동새를 두견새라고도 한다.

옛날 중국 촉나라의 마지막 임금 두우는 촉나라가

위나라한테 망하자 복위를 꿈꾸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으면서 그 넋이 두견새가 되었다. 두우의 넋인 두견새는  억울함을

못 이겨 밤낮으로 귀촉, 귀촉 우지짖다가 피를 토하고 토한 피를

삼키면서 울었는데 그  피가 떨어진 곳에 핀 꽃이 진달래라고 한다.

봄이 되면 두견새가 그렇게 우짖는 이유와 진달래가

핏빛 붉은 꽃인 사연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고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암릉미와 오르락내리락 하는

길은 지루하지 않아 좋다. 우뚝한 바위들은 좋은 조망처가 되고..

지금은 창원시로 통합되었지만, 옛 창원시와 진해시의 경계를

이루는 능선이다. 오른쪽으로 진해시가지가 보인다.






하늘도 흐린데 진달래는 화사해서 더 슬퍼 보인다.






조망 좋은 곳에서 잠깐 쉬어 간다.

아 미세먼지.. 앞으로 미세먼지는 줄어들까 더 심해질까?

그건 우리 각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지금 이 상황도 우리가 환경을 파괴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웬 거북이가 산에 올라와 있는지..





아, 이분들은..

지나가는 사람이 없을 때 찍던가

아니면 빨리 한두 장만 찍고 길을 터 줄 일이지..

산행에도 예절이 있다.







산이 높지는 않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철계단도 있고, 로프도  걸려 있다. 바위를 타는 스릴까지..

들고양이같이 까칠한 길이 오히려 애교스럽다.





왼쪽 불모산 가는 갈림길에서 갈리자 마자

나타난 바위산 웅산. 오늘 산행의 최고봉이다.






출렁다리 웅산가교를 지나면서 전방에는 시루봉, 

뒤돌아보니 철탑들이 뾰족뾰족한 장복산이 보인다.

능선길은 올망졸망 걷는 재미도 배가된다. 






멀리서 볼 때 여성의 젖꼭지 같아 보였던 시루봉

가까이서 보니 신비롭기까지 하다. 둘레가 50m, 높이가 10m인

이 바위는 옛사람들도 신성시했다고 한다. 빙 둘러 깔려있는

데크로 암봉을 한 바퀴 둘러본다.





지그재그로 처져 있는 목재 데크..

저 멀리 오늘 마지막 봉우리 천자봉이 보인다.





노랑제비꽃..


그리스의 신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 ‘아티스’가

아름다운 소녀 ‘이아’의 진실한 사랑을 모른 척하자 ‘이아’가 죽어

제비꽃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제비꽃의 꽃말은 ‘겸양’이지만

꽃의 색깔이나 종류만큼이나 많은 꽃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항상 겸손한 태도로 남에게 양보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꽃이다.

고개 숙인 할미꽃은 통과했지만

 방긋 웃고 있는 제비꽃은 데려왔다.







능선에는 아직 이른지 진달래도 제대로 피지 못하고

드문드문 보이더구먼 여기 보란 듯 활짝 핀 꽃이 무리 지어 있다.

능선에 벚꽃이 피려면 10일 이상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꽃은 산벚꽃인데 산벚나무는

잘 보이지 않는다.







수더분한 능선길..

미세먼지는 건강에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산행 중 조망의

즐거움까지 빼앗아 간다. 이 길이 얼마나 아름다운 길인데..

뿌연 하늘과 진해만에 점점이 떠 있는 배들도 가엽다.





능선에는 진달래, 도심에는 벚꽃






마지막 봉우리 천자산에서..

단체 사진도 찍고,  봄은 산에 들에 꽃을 피우듯

감성적인 사람의 마음에도..





봄날 노란 병아리들이

어미 닭을 졸졸 따라가는 모습같이..






날머리 대발령 벚꽃


산길에는 아직 10여 일은 더 지나야

벚꽃이 만개할 것 같다. 들머리와 날머리에서 섭섭잖게

화사한 모습을 보여 주었고 산길에는 진달래가 활짝 피어

반겨 주었다. 벚꽃의 도시 진해에 와서 느끼는 벚꽃,


한때는 일본의 국화로 알려져 일본인들이 진해 시가지에 심었던

벚나무를 베어내었다가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로 밝혀지면서 다시 벚나무를

심어 세계 최대 벚꽃축제 <진해군항제>를 열고 있으니 우리 민족도 참 유별스럽긴 하다.

그런데 왜 벚꽃을 보면 일본이 떠오르고, 일본만 떠 올리면 심기가 불편할까?

과거 우리 민족에게 행한 만행에 대해 진정한 반성과 사과도 없이 적반하장으로 

혐한이 늘고, 독도가 일본 땅이라며 어린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우리의 고유영토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세뇌하, 남북한이 민족문제를

잘 풀어 갈까 봐 방해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있기 때문일 것이다.

힘을 모아 진정한 극일의 방법을 모색해야 할 엄중한 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 한 해에만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가 754만명이나

된다니 일본이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보겠나 싶다. 진정한 극일은 벚나무를

일본보다 많이 심어 벚나무 삼천리강산을 만드는데 있지 않다.


벚꽃이 일본의 국화는 아니나

일본 왕실을 대표하는 꽃으로 지정되어 있고, 일본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꽃이고, 일본 사람들이 퍼뜨린 건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봄만 되면 일본의 문화침략의 저의마저 의심되는 벚꽃이

온 나라를 뒤덮는 모습을 보면서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것은

나만의 감상(感傷)일까?





오늘 걸은 길(역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