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29. 23:18ㆍ길따라 바람따라/해파랑길
제일 짧은 코스, 초곡 촛대바위는 예상 밖의 덤
해파랑길
30코스
용화레일바이크역-황영조기념공원-궁촌레일바이크역
7.0km / 07:30~10:10 (2:40)
2019. 10. 17(목) 흐림, 24℃
30코스는 삼척 동해 구간중
용화리와 궁촌리를 잇는 구간으로
용화레일바크역에서 출발하여 황영조 기념공원을 지나
궁촌레일바이크까지 이어가는 7.0km의 길로 해파랑길
전체 50개 코스 중 가장 짧은 코스다. 31코스 덕산해변까지
한 코스로 묶어도 좋을 것 같은데 구태여 코스를 나눈 이유가
뭘까?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제일 아쉬운 점은 코스 시작
지점과 끝나는 지점에서 대중교통 연결이 잘 되었으면
좋겠고, 위험한 도로, 아스팔트 길을 피해 걸을 수 있게
코스가 보완이 되었으면 좋겠다.
삼척해양레일바이크 용화정거장 주차장에
주차하고 출발, 거리가 짧으니 2시간 만에 끝내면
오늘 31코스 덕산해변을 지나 32코스
삼척터미널까지는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계산을 해 보지만..
여기는 용화고 조금 아래쪽은 장호항이다.
장호항은 풍경이 좋아 첫인상은 좋았는데 좋은 기억은 아니다
저녁 먹으러 간 식당은 7시도 안 되었는데 문을 닫을 거라며
식사가 안된다기에 주차장 공터에서 급하게 저녁을 해결했다.
일출이 별로였지만 기다렸다가 7시에 문을 연다고 한 말을
믿고 시간 맞춰 갔더니 이제는 아직 문을 열 수 없다고 한다.
어제저녁에는 아침 7시에 오라고 해 놓고서..
문을 연 식당이 없어 마트에서 빵과 우유로 때웠다.
요즘은 엿장수도 자기 마음대로 안 하는데..
용화 마을 골목길을 지난다.
조그만 마을이기도 하지만 대로변과
골목길은 사뭇 다른 풍경이다.
마을을 빠져 나오면서 보는 풍경들..
무성한 풀이 덮고, 태풍으로 쓸려 내려가
아슬아슬하게 공중에 떠 있다시피 한 시멘트 길을
따라 구 7번 국도로 올라왔다.
뒤돌아본 용화해변과 삼척해상케이블카 승강장
용화해변이 아름답다.
용화해변 뒤쪽 움푹 들어간 장호항,
식당 주인의 빈말로 유쾌한 추억은 남을 것 같지 않다.
장호항을 생각하면 그 식당이 생각날 것 같다.
아스팔트 위에는 수조 뛰쳐나왔는지..
고등어 두 마리가 유명을 달리했다.
개울은 계곡이 되고,
도로 가장자리 곳곳이 붕괴하고 함몰되었다.
문어와 해삼 증식 다기능 블록 모습이 신기하다.
문어와 해삼은 특별한 집에서 사는 모양이다.
레일바이크 철로를 건너서 황영조 기념공원
1992년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하여
한국 마라톤의 역사에 찬란한 금자탑을 이룩한 세계적인 마라토너
황영조선수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고향인 이곳 삼척시 근덕면 초곡리에
'황영조 올림픽 마라톤 세계제패 기념상'을 세우다.
1998년 5월 삼척시장
황영조 기념공원에서 황영조 집을 찾을 때는
평온해 보였는데..물난리를 당했다고 한다.
골짜기에서 물이 순식간에 몰아쳐 100가구 중 70가구가
잠겼다고 한다. 피할 겨를도 없이 쏟아져 내려왔는데도
그나마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라고 한다.
군인들도 수해복구에 한창이다.
수해복구 하는 주민과 군인들의 분주함과는 달리
평온한 초곡항을 찍고 마을을 빠져나가고 있는데
한 분이 "촛대바위에 갔다 오셨냐?"고 물으신다.
"아뇨 가 보지 않았습니다." 하니
손으로 가리키며 "저기니.. 그냥 가지 말고
한번 들렀다 가세요" 하며 권유한다.
강권(?)에 못 이겨 들린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
삼척 촛대바위를 생각하고 가다가 들리려 했는데..
아 이곳은..? 반신반의하며 찾았는데 데크길도 잘 꾸며
놓았고 풍치도 예상 밖으로 아름답다.
해국..
생명은 위대하다.
저 갈라진 틈에 자리 잡은 해국
결국은 바위를 이기겠지.
거북바위와 촛대바위
오면서 본 모습은 뚱뚱하지는 않아도 튼실해 보였는데
포토존에서 보니 가냘플 정도로 날씬하다.
은빛으로 반사된 바다가 황홀하기까지 하다.
저 가운데 떠 있는 배는 또 다른 곳이 그렇게 반짝이겠지
자신은 빛 가운데 있는 것을 느끼지 못 할지라도
그 자리가 꽃자리인 것을..
이전에 출입 통제 구역을 개방하면서
이렇게 멋진 풍광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직도 데크 공사를 계속 진행 중인데 어디까지
가려나.. 저 끝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 주려나..
지금까지 가능하면 해파랑길 정해진 코스로
걸으려고 노력했다. 물론 종착점까지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해파랑길에서 벗어난 곳은 잘 들리지 않았다.
아니 들리지 못했다. 500m 이내면 몰라도 더 먼 곳은
들릴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밋밋한 이번 코스에서
초곡촛대바위를 들리지 않았다면 너무 허전할 뻔했다.
촛대바위를 꼭 보고 가라는 권유한 마을 분이 고맙게
여겨진다. 이 코스를 지나는 해파랑꾼들은 필히
촛대바위를 보고 가시기를 권한다.
촛대바위에 갔다가 돌아나오면서 다시 본 초곡항
레일바이크에 쫓겨 난 해파랑길은 다시
아스팔트 도로를 따른다. 아스팔트 길이 정말 싫은데..
어디서 이른 아점을 먹으려 했지만 지금까지
식당을 한 곳도 만나지 못했다.
레일바이크 중간 기착지
숲길을 달리는 레일바이크는 좋겠지만
해파랑길은 레일바이크에 쫓겨 이리저리 피해 다니다가
이제 다시 길을 건너 해안으로 이어간다.
레일바이크 철로를 건너 해변으로..
좋다.
원평해수욕장 변 소나무 숲길이 좋다.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는 생각인데 마침
앉기 좋은 바위가 나타나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간다. 아스팔트 길에서 혹사당한 발도
부드러운 모랫길이 편한 모양이다.
펜션 주인 부부는 태풍에 망가진
야외 시설물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태풍으로 다리는 강 가운데서 끊기고,
지붕의 기왓장도 다 날아가고..
삼척 해양레일바이크 궁촌정거장
낭만가도
낭만가도라는 단어를 처음 대하는 순간
어디서 들어본 용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렇다
독일 여행 때 이동한 로만틱 가도가 떠 올랐는데 역시 그랬다.
강원도는 2009년부터 7번 국도와 7번 국도 주변 풍광이 빼어난
지방도와 해안도로를 연결하여 ‘낭만가도'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27개 중세도시를 따라 340여㎞의 관광 루트를 만든 독일의 낭만가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삼척에서 시작해 동해, 강릉, 양양, 속초를 지나
강원도 북쪽 끝 고성까지 240㎞. 7번 국도와 겹치는 구간이 절반 이상,
18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이 도로는 어느 구간이건
기본 이상의 경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궁촌정거장 주차장 입구에 있는 30-31코스 안내판
7km 밖에 안 되어 2시간이면 넉넉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초곡 촛대바위를 둘러본 데다 발바닥이
정상이 아니어서 천천히 걷다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아쉬운 대로 다음 코스도 길이
좀 부드러웠으면 좋겠는데.. 시작부터
아스팔트 도로를 따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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