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2. 21:42ㆍ여백/살아가는이야기
어머님 생신을 기념한 수안보 가족여행
2008. 4. 19 ~ 20
어머님 생신을 맞아 가족들이 수안보에 모이기로 했다.
그동안 한 가정도 빠짐없이 다 모였는데 이번에는 사정이 생긴
막내가족이 참석하지 못하여 아쉽지만 네 가족이 어머님 생신을 기념하여
수안보에 모인다. 평창, 남원, 제주에 이어 올해로 4번째인데 가능하면
가보시고 싶은 곳으로 모셔서 구경도 시켜드리고 생신연을 해드리고 싶다.
이번에는 서울 가족들도 접근하기 쉬운 수안보로 정했는데 이동거리가
멀어 오 가시는 길 어머님이 피곤해 하시지나 않으실지.
드뎌 수안보, 한화콘도에 도착하여...
(수안보 한화콘도)
일찍 시골에 가서 다음 주에 모판 작업할 빈 모판을 논에 실어 놓고,
어머님을 모시고 집을 나섰다. 36번째 의병제로 시껄벅쩍한 의령읍내에서
아예 점심을 먹고 출발하여 3시간 반만에 수안보에 도착하니 우리가 제일 빨랐다.
시내를 한 바뀌 돌고 돌아오니 서울팀이 도착하고 이어 부산팀도 도착하여
사정이 생겨 참석하지 못하는 막내가족 빼고는 모두 도착하였다.
(산장 715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숙한 객실이라네요.)
산장 출입문 옆 벽에는 스텐레스 명판에 봉황무늬를 그려놓고
"박정희 전대통령께서 유숙하신 객실(1978년 11월, 1979년 5월)"이라고 쓰여있다.
(한화콘도 산장, 2~8인 객실이 31실이나 된다)
(산장 계단에 핀 제비꽃들)
수안보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온천에서...
(온천으로 유명한 수안보, 수안보에서도 유명한 파크호텔 온천)
산 중턱에 있는 수안보 파크호텔, 노천탕에서 수안보 시내가 조망된다.
(울산은 벚꽃이 다 졌는데... 여긴 아직...)
(동심은 비누방울처럼 하늘을 날고...)
저녁은 메뉴가 변경되어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만찬준비, 저녁은 넷째가족이 멋진메뉴로 준비하기로 했는데... )
용계탕인가 뭔가하며 자랑하여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요즘 유행하는 조류독감때문에 신경이 쓰여 갑자기 취소하는 바람에
부산 동생은 생선회를 준비하고, 와이프는 먹거리를 준비한다고 바빴다.
덕분에 싱싱하고 맛있는 회와 매운탕으로 저녁을 잘 먹었다.
(건배!)
어머님의 만수무강을 위해!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야경, 마침 수안보는 온천축제中
(수안보 한화콘도... 야경이 더 멋지다.)
(강변로에 줄지어 들어선 야시장)
(시가지는 루미나리에로 치장하여 축제분위기를 조성하고...)
(야시장이 끝나는 곳에 들어선 공연장에 사람들이 다 모인듯)
새벽에 달려 본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조금 더 일찍 나서야 하는데... 벌써 먼동이 터 온다)
(꽃보다 아름다운 연녹의 새잎들이 햇살을 받자 빛을 내기 시작하고...)
(월악 영봉의 자태)
"월악산"은 소백산에서 속리산으로 연결되는 백두대간에서
약간 비껴나 있는 해발 1097m의 산. 산세가 험하고 기암단애가 치솟아
심산유곡과 폭포와 소 등이 어우러져 한껏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영봉을 중심으로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다는 하설산을 비롯하여 용두산, 만수봉 등
수려한 산봉우리들이 즐비하고, 정상인 영봉에 오르면 만고풍상을 견디며 자라온
잣나무가 사계절 푸르고 일망무제 사방으로 훤히 트인 하늘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충주호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와 산객들이 탄성을 지르게 하는 산.
포암산에서 영봉가는 암릉 종주길은 두고두고 있지 못할 멋진 산길.
(여유를 가져보려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앞에서는 늘 마음이 바쁘다)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그러나 서둘러 돌아가야 할 시간)
지척에 있는 월악산을 오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아름다운 수안보의 아침을 그냥 보내기도 아쉬워
이른 아침 차를 몰고 길을 나섰다. 물론, 운전 하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담지 못해 안타까워할 맘을 조금이라도 덜어 보자는 생각도
가져 보지만, 어디 세상 일이 미리 할 일이 따로 있지.
새벽에 본 풍경은 새벽풍경이고 낮에 보는 풍경은 또 다른 모습인걸.
어제의 시간이 오늘의 시간이 아니듯 또 다르게 다가올 모습들...
여유를 가져 보려지만 되레 욕심이 생겨 마음만 바빠진다.
시간맞춰 돌아가기에 너무 먼 길을 온 것 같지만,
그래도 어쩌랴! 또 발길을 잡는데...
어머님 일흔네번째 생신연
(내내 건강하시고 만수무강하시길...)
장회나루에서... 충주호 유람
(아침을 먹고 곧바로 장회나루로 가서 충주호 유람선을 탔다.)
(절경에 감탄, 단풍으로 물들면 더 아름다울 모습)
(관기 두향(杜香)의 묘)
퇴계 이황은 매화(梅花)를 끔직히도 사랑하여 매화를 노래한 시가
1백 수가 넘는데 이렇게 큰 집념으로 매화를 사랑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단양군수 시절에 만났던 관기(官妓) 두향(杜香) 때문이었다고 한다.
퇴계가 단양군수로 부임한 것은 48세, 그리고 두향의 나이는 18세였다.
두향은 첫눈에 퇴계 선생에게 반했지만 처신이 풀먹인 안동포처럼 빳빳했던
퇴계였던지라 한동안은 두향의 애간장은 녹였지만, 당시 부인과 아들을
잇달아 잃고는 그 빈 가슴에 한 떨기 설중매 같았던 두향을 받아들였다.
두향은 시와 서와 가야금에 능했고 특히 매화를 좋아했다고 한다.
짧은 인연, 그들의 사랑은 퇴계가 풍기군수로 가게되어
9개월만에 이별하는 두향이에겐 견딜 수 없는 충격이었다.
이별을 앞둔 마지막 날 밤, 퇴계가 "내일이면 떠난다. 기약이 없으니
두려운 뿐이다."라고 하자 말없이 먹을 갈고 붓을 든 두향은
"이별이 하도 설워 잔 들고 슬피울 때 어느듯 술 다하고
님 마져가는구나 꽃 지고 새 우는 봄날을 어이할까 하노라"
이날 밤의 이별은 결국 너무나 긴 이별로 이어져 1570년 퇴계가
69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21년 동안 한 번도 만나지 못한다.
퇴계를 떠나 보낸 뒤 두향은 관기에서 빠져나와 함께
자주 갔었던 남한강가에 움막을 치고 평생을 그리며 살았다.
그 뒤 공조판서, 예조판서 등을 역임한 후 말년에 안동에 은거하다
세상을 떠난 퇴계의 부음을 들은 두향은 4일을 걸어서 안동을 찾았다.
한 사람이 죽어서야 두 사람은 만날 수 있었다.
다시 단양으로 돌아온 두향은 결국 남한강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두향의 사랑은 한 사람을 향한 지극히 절박하고 준엄한 사랑이었다.
그 때 두향이가 퇴계 선생에게 주었던 매화는 그 대(代)를 잇고
이어 지금 안동의 도산서원 입구에 그대로 피고 있다고 한다.
두향의 묘소는 원래 강선대 30~40m 아래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물에 잠길 것을 염려하여 인근 마을 유지들과
퇴계 후손 집안에서 의견을 모아, 강선대 좌측으로 200 여m,
위쪽으로 40 여m를 옮긴 현 위치로 이장하였다고 한다.
(상류쪽으로 향하던 유람선을 방향을 틀어 단구협을 지나...)
장회나루의 협곡을 단구협(丹丘峽)이라 부르는데
이는 연산군 때 김일손이 이곳을 지나다 그 절경에 도취되어
"열걸음 걷다가 아홉번 뒤돌아 볼 만큼 절경지"라고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고 즉석에서 단구협이라 칭하였다고 한다.
(구담봉 / 330m, 단양팔경중 한 곳에 속하는 산)
충주호에 비치는 바위가 거북 무늬를 띠고 있어 붙여진 이름.
호수에서 보는 절경 못지않게 산행코스도 아기자기하다고 하는데,
제비봉과 금수산, 멀리 월악산이 감싸고 있어 충주호 유람의 백미로 꼽힌다.
퇴계는 "중국 소상팔경이 이보다 나을 수 없을 것"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34)
(옥순봉, 단양8경, 제천10경중 한 곳)
경관이 뛰어나 소금강이라고도 한다.
희고 푸른 여러 개의 봉우리가 마치 대나무 싹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기암괴봉이 거대한 병풍처럼 펼쳐지면서 충주호와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연출하는데
연산군 때 김일손의 '여지승람'과 이중환의 '산수록'에 뛰어난 경치를 칭송하고 있다.
원래는 청풍군에 속하였으나,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로 재직하던 때
암벽에 '단구동문(丹丘東門)'이라고 암각하여 이곳이 단양의 관문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주변에 강선대와 이조대가 마주보고 있는데, 강선대는 높이 15m의 층대가 있고
바위 위는 100여 명이 앉을 수 있을 만큼 넓다.
(옥순봉을 배경으로...)
(39)
(카메라를 들이대자 다소곳해진 개구장이)
(쉴새없이 유람선과 쾌속선이 지나간다)
(보는 방향은 각 각이어도 보이는 것은 한결같은 절경)
(바위 위에 구담봉을 오르려는 산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개구장이 조카 준호도 형과는 죽이맞다)
(옥순봉의 아래 모습)
(돌아오면서 다시 본 구담봉, 꼭데기에 거북모습이 보인다)
(장회나루 선착장, 일찍 나서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수산은 다음에 올라 보기로 하고...
(금수산은 못 올라도... 백운동 금수산 상학안내소까지는 가 보고...)
상학안내소 주차장에 울산 넘버를 단 관광버스가 서 있다.
연녹의 잎들이 꽃보다 곱게 피어나는 계절, 월악영봉이 품고 있는
충주호반이 한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이곳을 이 계절에 찾는 사람들은
정말 산행의 멋을 아는 사람들일거라는 생각을 하며 어떤 사람들일까 했는데
그 버스에 탑승한 산객들은 아니었지만 평사휴게소에서 금수산 갔다오는
태백님과 초록별님을 비롯한 지가사산객들을 만났다. 역시 지가사.
제천시 수산면과 단양군 적성면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1016m의
금수산은 가을이면 비단에 수를 놓은 듯 고운 단풍과 산세가 아름다운 산.
원래 "백운산"이었던 이름을 조선조 중엽 단양군수로 있던 퇴계 이황이
아름다운 가을경치에 감탄하여 "금수산"으로 개명하였다고 한다.
꿩 아니면 닭, 청풍랜드에도 가보고...
(태조왕건 촬영장으로 가는 길에 들린 청풍랜드)
충주호 건설로 수몰위기에 처한 문화재들을 한 곳에 모아 조성한
청풍문화재단지에 들리려 했는데... 청풍대교 위에서부터 꼬리를 물고
줄지어선 차량의 행렬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들린 청풍랜드
(번지줄 하나만 믿고 창공에 몸을 던져 추락의 긴박감을 즐기는 점퍼)
(장래가 촉망되는 예비 클라이머... 오히려 지켜보는 어른들이 안절부절이다)
(꽃피는 좋은 계절, 꽃밭에서 봄을 즐기는 사람들...)
(건너편 청풍문화재단지 들어가는 길은 아직도... 우뚝한 비봉산)
(수경분수에서는 물줄기를 50m나 뿜어 올리고...)
(또 그 모습을 놓칠세라 포즈를...)
태조 왕건 촬영장에서...
(어머님은 걷는 것보다 조망이 좋은 원두막이 좋으신가 보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흔한 정겨운 풍경이었는데...)
(대문을 열고 들어 서려니...)
(충주호 비봉산을 배경으로 선 와이프)
(멀리 월악 영봉도 눈에 들어오고...)
(망중한)
(나른한 오후, 적막감만 도는 세트장)
(촬영장 중앙전망대에서 충주호를 배경으로)
늦은 점심은 "처음 그자리"에서
(2시반이 넘었는데도 식당은 북새통이다)
(기다리는 동안...)
(맛있게 먹은 청풍떡갈비..., 인당 17,000원)
("처음그자리"...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왔다간듯..., )
(이제 돌아갈 길도 가늠해 보고...)
(대표로 참석한 손자와 외손자와 함께)
(헤어지기 전 가족사진도 한장 남기고...)
가족들이 이렇게 모여 어머님 생신을 기념해 드릴 수 있으니
겸사겸사 좋은 점이 많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눈에 띄게 기력이 쇠해 가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더 오래 오래 모시고 다니며 구경시켜드리고 싶은데,
1박2일간의 짧은 여정에 쉬임없이 이곳 저곳을 찾아 다녔지만 이동거리도 멀고
볼 것 많고 찾을 곳 많은 수안보와 단양에서의 24시간은 너무 짧았다.
또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다.
내년에는 더 알차고 편안히 모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함께하지 못한 막내가족도 아쉬운 맘을 달래길 바라며...
이번 모임을 위해 수고하고 애쓴 동생가족들과
와이프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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